노태우 전 대통령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압송

입력 1995.12.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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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앵커 :

오늘 전두환 씨를 안양교도소로 실어 나른 승용차는 공교롭게도 17일전에 노태우 씨를 서울 구치소로 태우고 갔던 차였습니다. 하극상을 통해서 권좌에 오르고 다시 그 자리를 대물림 했던 두 사람은 결국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는 데까지 한배 아닌 한차를 탄 셈이 됐습니다.

보도에 김환주 기자입니다.


김환주 기자 :

서울 2버에 4442번 검정색 프린스, 범인 호송엔 사용되지 않았던 이 고급승용차가 지난달 16일 대검청사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심판의 길을 떠나는 노태우 씨를 호송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출고된 지 2년이 채 안된 신형차인데다 대검찰청의 업무용 차량으로는 유일한 중형 승용차였기 때문입니다. 후송차는 온통 국민의 지탄을 받던 노 씨를 한시라고 빨리 내려놓으려는 듯 서울구치소까지 한달음에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도착 직전에 노 씨에게 날아드는 돌과 계란세례와 계란세례를 대신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직대통령의 구속수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다시 되풀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열이레가 지난 오늘새벽 4,2번은 다시 경상남도 합천까지 밤을 새워 5시간 반을 달렸습니다. 이번엔 비자금 사건대신 내란수괴죄의 대가를 치러야할 전두환 씨를 교도소로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전 씨를 태우자마자 다시 머리를 돌려 320km를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또 한 번의 수난을 치른 뒤에야 고된 임무는 끝났습니다. 운명적으로 만났던 두 전직대통령은 얄궂게도 같은 차에 실려 서로 다른 감옥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KBS 뉴스, 김환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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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전 대통령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압송
    • 입력 1995-12-03 21:00:00
    뉴스 9

김종진 앵커 :

오늘 전두환 씨를 안양교도소로 실어 나른 승용차는 공교롭게도 17일전에 노태우 씨를 서울 구치소로 태우고 갔던 차였습니다. 하극상을 통해서 권좌에 오르고 다시 그 자리를 대물림 했던 두 사람은 결국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는 데까지 한배 아닌 한차를 탄 셈이 됐습니다.

보도에 김환주 기자입니다.


김환주 기자 :

서울 2버에 4442번 검정색 프린스, 범인 호송엔 사용되지 않았던 이 고급승용차가 지난달 16일 대검청사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심판의 길을 떠나는 노태우 씨를 호송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출고된 지 2년이 채 안된 신형차인데다 대검찰청의 업무용 차량으로는 유일한 중형 승용차였기 때문입니다. 후송차는 온통 국민의 지탄을 받던 노 씨를 한시라고 빨리 내려놓으려는 듯 서울구치소까지 한달음에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도착 직전에 노 씨에게 날아드는 돌과 계란세례와 계란세례를 대신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직대통령의 구속수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다시 되풀이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열이레가 지난 오늘새벽 4,2번은 다시 경상남도 합천까지 밤을 새워 5시간 반을 달렸습니다. 이번엔 비자금 사건대신 내란수괴죄의 대가를 치러야할 전두환 씨를 교도소로 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전 씨를 태우자마자 다시 머리를 돌려 320km를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또 한 번의 수난을 치른 뒤에야 고된 임무는 끝났습니다. 운명적으로 만났던 두 전직대통령은 얄궂게도 같은 차에 실려 서로 다른 감옥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KBS 뉴스, 김환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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