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씨 피격사건, 남파된 북한특수공작조가 자행

⊙류근찬 앵커 :

북한 공작원의 범행일 것이라고 추정은 했지만 진범을 잡지 못해서 그동안 미궁에 빠졌던 이한영씨 피격사망사건은 결국 북한 테러요원들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사실은 오늘 적발된 부부간첩단의 진술과 이들의 공작장비를 숨겨둔 드보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수사당국에 의해서 확인됐습니다.

박전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전식 기자 :

귀가중이던 이한영씨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쓰러진 것은 지난 2월 15일 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과 범행수법 등으로 미루어 북한 공작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수사의 가닥을 잡았습니다.

⊙김충남 전 분당서장 수사발표 (지난 2월 16일) :

간첩 소리를 지르면서 의식을 잃은 점,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아서 간첩에 의한 소행이 아닌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박전식 기자 :

방향은 잡았지만 경찰이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는 동안 수사는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피격 9달만인 오늘에서야 이씨의 피격범인들이 특수훈련을 받고 남한으로 직파된 북한의 사살조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고성진 (안기부 대공수사실장) :

일명 수노대라 불리는 특수공작조가 사건발생 약 1개월전에 남파되어 자행한 사건으로서, 이들은 북한 귀환후 영웅칭호를 받고...

⊙박전식 기자 :

이같은 사실은 각종 공작장비를 숨겨놓은 이른바 드보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공작장비와 함께 발견된 편지봉투입니다. 이곳에 찍혀있는 분당 서현동의 주소가 북한에서 직파된 사살조에 의해 이한영씨가 피격됐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편지봉투속에는 볼펜으로 위장된 독침 10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또 장비를 싸고 있던 신문지의 발행날짜를 찢어없애 잠입과 활동시기를 숨기는 치밀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살고자 했던 이한영씨, 그의 작은 소망은 결국 북한의 공작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박전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