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외제치장 집 한채 값

입력 1998.02.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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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781-1234

외제치장 집 한채 값


⊙류근찬 앵커 :

지금 온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이 모든게 남의 일인 계층이 아직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온통 외제로 치장된 몇십억하는 호화빌라에 분양자가 몰리는가 하면, 멀쩡한 아파트를 뜯어내고 값비싼 외제 호화 내장제로 바꾸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60여가구가 벌이고 있는 호화치장 경쟁현장을 고발합니다.

현명근 기자입니다.


⊙현명근 기자 :

최근 입주가 시작된 신축 아파트앞 공터에 건축자재 쓰레기들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주민들이 입주전에 새 아파트 내부를 뜯어낸 것입니다. 아파트 계단사이에 뜯겨진 욕조가 보기 흉하게 버려져 있습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장판지와 문짝도 내팽겨쳐져 있습니다. 실내는 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엉망입니다. 화장실은 변기와 욕조는 물론 벽과 바닥 타일까지 모두 뜯어냈습니다. 벽 허물기는 예사입니다. 방을 넓히기 위해 불법으로 방과 베란다 사이의 벽들을 없앴습니다.


⊙개조업자 :

골조만 놔두고 내부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거예요.


⊙현명근 기자 :

이웃 동에서는 바닥재 치장작업이 한창입니다. 벽지도 모두 새로 바릅니다.

⊙개조업자 :

새시 값만 천 몇백만원 이예요. 6천만원 (개조비용) 이 비싼게 아니죠.


⊙현명근 기자 :

완전히 개조된 새집들은 일제 커텐에서부터 이태리 대리석으로 만든 문지방에 이르기까지 온통 외제일색입니다. 제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바닥재는 평당 가격이 30만원을 홋가하는 일제 고급 원목입니다. 장식장이 겸비된 이태리제 싱크대와 독일제 식기세척기도 보입니다.


⊙개조업자 :

이 (미제) 벽지는 1200도에서 특수 가공한 톱밥으로 만들었어요.


⊙현명근 기자 :

소규모 아파트 한채값과 맞먹는 개조비용에도 집주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집주인 :

45평에 걸맞게 고치는 김에 이것저것 많이 고쳤어요.


⊙현명근 기자 :

안전사고를 우려한 공사중단 경고문이 아파트 입구 곳곳에 붙어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관리소 직원 :

막는데까지 막았는데 안돼요, 싸움도 많이 했어요.


⊙현명근 기자 :

입주 한달만에 내부를 개조한 집은 벌써 60여가구에 이릅니다.

KBS 뉴스, 현명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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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외제치장 집 한채 값
    • 입력 1998-02-19 21:00:00
    뉴스 9

@현장추적 781-1234

외제치장 집 한채 값


⊙류근찬 앵커 :

지금 온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이 모든게 남의 일인 계층이 아직도 여전한 것 같습니다. 온통 외제로 치장된 몇십억하는 호화빌라에 분양자가 몰리는가 하면, 멀쩡한 아파트를 뜯어내고 값비싼 외제 호화 내장제로 바꾸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60여가구가 벌이고 있는 호화치장 경쟁현장을 고발합니다.

현명근 기자입니다.


⊙현명근 기자 :

최근 입주가 시작된 신축 아파트앞 공터에 건축자재 쓰레기들이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주민들이 입주전에 새 아파트 내부를 뜯어낸 것입니다. 아파트 계단사이에 뜯겨진 욕조가 보기 흉하게 버려져 있습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장판지와 문짝도 내팽겨쳐져 있습니다. 실내는 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엉망입니다. 화장실은 변기와 욕조는 물론 벽과 바닥 타일까지 모두 뜯어냈습니다. 벽 허물기는 예사입니다. 방을 넓히기 위해 불법으로 방과 베란다 사이의 벽들을 없앴습니다.


⊙개조업자 :

골조만 놔두고 내부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거예요.


⊙현명근 기자 :

이웃 동에서는 바닥재 치장작업이 한창입니다. 벽지도 모두 새로 바릅니다.

⊙개조업자 :

새시 값만 천 몇백만원 이예요. 6천만원 (개조비용) 이 비싼게 아니죠.


⊙현명근 기자 :

완전히 개조된 새집들은 일제 커텐에서부터 이태리 대리석으로 만든 문지방에 이르기까지 온통 외제일색입니다. 제가 지금 밟고 있는 이 바닥재는 평당 가격이 30만원을 홋가하는 일제 고급 원목입니다. 장식장이 겸비된 이태리제 싱크대와 독일제 식기세척기도 보입니다.


⊙개조업자 :

이 (미제) 벽지는 1200도에서 특수 가공한 톱밥으로 만들었어요.


⊙현명근 기자 :

소규모 아파트 한채값과 맞먹는 개조비용에도 집주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집주인 :

45평에 걸맞게 고치는 김에 이것저것 많이 고쳤어요.


⊙현명근 기자 :

안전사고를 우려한 공사중단 경고문이 아파트 입구 곳곳에 붙어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관리소 직원 :

막는데까지 막았는데 안돼요, 싸움도 많이 했어요.


⊙현명근 기자 :

입주 한달만에 내부를 개조한 집은 벌써 60여가구에 이릅니다.

KBS 뉴스, 현명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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