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되살아난 호화묘지

입력 1998.03.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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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진 앵커 :

경기도 용인 일대의 임야 수백평을 불법으로 훼손하고 호화묘지를 조성한 현장들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호화묘지를 조성하려는 일부 계층의 과시욕과 그릇된 효심이 좁은 국토를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웅수 기자입니다.


⊙ 이웅수 기자 :

무송윤 씨의 종중묘지가 들어선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야산입니다. 호랑이상 두 마리가 버티고 선 종중회관 앞, 흙을 걷어내자 대리석 계단 난간이 드러납니다. 불법 시설물들입니다. 무송윤 씨의 장용공파 측은 이곳에 불법추모비를 세우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자 저렇게 나무들로 가려놓았습니다. 묘지앞 계단도 흙으로 덮어 위장했습니다. 비닐끈채 심은 묘목들은 손쉽게 뽑히고 한 쪽에서는 묘목들이 말라 갑니다. 부근 논 30평도 메워 묘지땅으로 불법전용 했습니다. 이렇게 훼손된 숲은 6백여 평으로 허가면적의 3배가 넘습니다.


⊙ 용인시 녹지과장 :

숫자상으로 훼손 면적이 많은 것 같지만 회관과 묘역 사이 훼손부분만 좀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이웅수 기자 :

이곳에 불법묘지를 조성한 종중의 임원 가운데 한 명은 바로 이 지역 시장, 1년 후 뒤늦게 자신이 고발하고도 원상복구는 회피합니다.


"추모비는 걷어내시는 겁니까?"


⊙ 용인 시장 :

내 고민이 그겁니다. 추모비를 없애야 되느냐 하는.


⊙ 이웅수 기자 :

용인시 이동면에 다른 가족묘지, 600평의 묘역에 묘는 단 두 개뿐입니다. 기존면적을 5백평이나 초과해 말썽이 되자 수십 그루의 비싼 향나무를 심었지만 자연경관은 망가졌습니다. 돌계단은 흙으로 덮어 감추었습니다. 이 부근의 또 다른 가족묘지, 이곳도 허가면적을 초과한 곳에 나무를 심어 복구했지만 자연은 이미 파괴됐습니다. 지난 93년 시설기준을 어겨 철거된 망부석 1쌍도 다시 세워놨습니다.


⊙ 인근 주민 :

과시욕 남들이 보기에 참 잘 해놨다. 나이 드신 분들은 서로 비교를 합니다.


⊙ 이웅수 기자 :

법을 어기면서 호화묘지를 조성하려는 일부 부유층과 관계당국의 무관심으로 좁은 국토는 더욱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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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되살아난 호화묘지
    • 입력 1998-03-22 21:00:00
    뉴스 9

⊙ 김종진 앵커 :

경기도 용인 일대의 임야 수백평을 불법으로 훼손하고 호화묘지를 조성한 현장들이 K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호화묘지를 조성하려는 일부 계층의 과시욕과 그릇된 효심이 좁은 국토를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웅수 기자입니다.


⊙ 이웅수 기자 :

무송윤 씨의 종중묘지가 들어선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야산입니다. 호랑이상 두 마리가 버티고 선 종중회관 앞, 흙을 걷어내자 대리석 계단 난간이 드러납니다. 불법 시설물들입니다. 무송윤 씨의 장용공파 측은 이곳에 불법추모비를 세우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자 저렇게 나무들로 가려놓았습니다. 묘지앞 계단도 흙으로 덮어 위장했습니다. 비닐끈채 심은 묘목들은 손쉽게 뽑히고 한 쪽에서는 묘목들이 말라 갑니다. 부근 논 30평도 메워 묘지땅으로 불법전용 했습니다. 이렇게 훼손된 숲은 6백여 평으로 허가면적의 3배가 넘습니다.


⊙ 용인시 녹지과장 :

숫자상으로 훼손 면적이 많은 것 같지만 회관과 묘역 사이 훼손부분만 좀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이웅수 기자 :

이곳에 불법묘지를 조성한 종중의 임원 가운데 한 명은 바로 이 지역 시장, 1년 후 뒤늦게 자신이 고발하고도 원상복구는 회피합니다.


"추모비는 걷어내시는 겁니까?"


⊙ 용인 시장 :

내 고민이 그겁니다. 추모비를 없애야 되느냐 하는.


⊙ 이웅수 기자 :

용인시 이동면에 다른 가족묘지, 600평의 묘역에 묘는 단 두 개뿐입니다. 기존면적을 5백평이나 초과해 말썽이 되자 수십 그루의 비싼 향나무를 심었지만 자연경관은 망가졌습니다. 돌계단은 흙으로 덮어 감추었습니다. 이 부근의 또 다른 가족묘지, 이곳도 허가면적을 초과한 곳에 나무를 심어 복구했지만 자연은 이미 파괴됐습니다. 지난 93년 시설기준을 어겨 철거된 망부석 1쌍도 다시 세워놨습니다.


⊙ 인근 주민 :

과시욕 남들이 보기에 참 잘 해놨다. 나이 드신 분들은 서로 비교를 합니다.


⊙ 이웅수 기자 :

법을 어기면서 호화묘지를 조성하려는 일부 부유층과 관계당국의 무관심으로 좁은 국토는 더욱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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