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지역화폐’…“골목상권 활성화” vs “불편”

입력 2018.06.30 (06:50) 수정 2018.06.30 (08: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6.13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이 앞다퉈 '지역 화폐' 도입을 천명하거나, 확대할 계획을 밝히고 나섰습니다.

침체된 골목상권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밥값을 낼 때 건네는 상품권.

성남시에서만 쓸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입니다.

이 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소규모 소매점, 음식점, 그리고 택시 등에서 쓸 수 있는 사실상 '지역 화폐'입니다.

성남시에서는 특히, 청년 배당 등의 명목으로 이같은 지역 화폐 발행이 급증하면서 상품권 내는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정연화/음식점 대표 : "카드 수수료도 안나가고, 현금처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에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지자체들은 앞다퉈 지역 화폐 도입을 천명하고 나섰습니다.

고양시가 '고양페이'를 추진하는 등 예닐곱개 지자체가 지역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 화폐는 식당과 영세 상점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 모바일 결제가 불가능하고, 지역 화폐 수령을 위해 매번 주민센터를 찾아가야 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때문에, 성남시가 아동수당 10만원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거센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시청 게시판 등지에서는 현실에 동떨어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며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김영신/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대표 : "애를 업고 걸리고 기저귀 사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평소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데 이게 지역 화폐로 준다고 하니까 엄마들한테 되게 불편하고 사용할 수가 없는 거죠."]

충분한 논의 없이 섣부르게 지역 화폐 확대 정책이 발표되면서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마저 빛이 바래는 모양샙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너도나도 ‘지역화폐’…“골목상권 활성화” vs “불편”
    • 입력 2018-06-30 06:52:17
    • 수정2018-06-30 08:35:48
    뉴스광장 1부
[앵커]

6.13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이 앞다퉈 '지역 화폐' 도입을 천명하거나, 확대할 계획을 밝히고 나섰습니다.

침체된 골목상권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밥값을 낼 때 건네는 상품권.

성남시에서만 쓸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입니다.

이 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소규모 소매점, 음식점, 그리고 택시 등에서 쓸 수 있는 사실상 '지역 화폐'입니다.

성남시에서는 특히, 청년 배당 등의 명목으로 이같은 지역 화폐 발행이 급증하면서 상품권 내는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정연화/음식점 대표 : "카드 수수료도 안나가고, 현금처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에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 지자체들은 앞다퉈 지역 화폐 도입을 천명하고 나섰습니다.

고양시가 '고양페이'를 추진하는 등 예닐곱개 지자체가 지역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 화폐는 식당과 영세 상점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또, 모바일 결제가 불가능하고, 지역 화폐 수령을 위해 매번 주민센터를 찾아가야 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이때문에, 성남시가 아동수당 10만원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자 거센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시청 게시판 등지에서는 현실에 동떨어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며 항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김영신/성남마더센터 추진모임 대표 : "애를 업고 걸리고 기저귀 사가지고 다닐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평소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데 이게 지역 화폐로 준다고 하니까 엄마들한테 되게 불편하고 사용할 수가 없는 거죠."]

충분한 논의 없이 섣부르게 지역 화폐 확대 정책이 발표되면서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마저 빛이 바래는 모양샙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