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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하면 돈의 축복”…지식인 길들이기
입력 2018.07.05 (23:18) 수정 2018.07.06 (00:06) 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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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어제부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정원이 벌인 민간인 사찰 내용이 담긴 문건을 연속으로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학계 교수들에게 국정원이 뻗친 사찰의 정황과 정부 연구비를 이용해 찬반 교수들을 편가르고 길들이기 한 실태를 고발합니다.

탐사보도부 최준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먼저 탐사보도부가 입수한 문건 내용부터 다시 짚어볼까요?

지금 들고 있는 게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이 문건인데요.

어제 환경부가 장관에게도 보고된 국정원 문건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제목이 <4대강 사업 관련 민간인 사찰 등 활동 내역>이라고 돼 있습니다.

환경부가 국정원에 4대강 사업 관련해서 공작을 한 게 있냐, 있으면 내역을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고, 국정원이 직접 조사해서 보낸 내용입니다.

[앵커]

문건 내용을 보면, 환경단체 핵심인물의 신원자료, 개인비리를 수집한다, 이런 내용도 있던데, 교수들을 상대로도 사찰을 벌였다는 내용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건이 총 9개 항목으로 정리가 돼 있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부분이 바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한 교수들을 상대로한 부분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학계 반대 교수들의 동향을 수집한다'거나 '국고지원금, 연구용역비 감사를 추진한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교수들을 사찰도 하고, 동시에 연구비를 차단하는 방법도 써서 4대강 반대운동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앵커]

문건 내용대로 실행이 됐을지도 관건인데, 교수들 직접 만나봤죠?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취재진이 만난 교수들의 말만 들어보면, 문건 내용이 거의 그대로 실행이 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 소속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이원영 수원대 교수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이원영/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 "귀국하자마자 그 다음 날 전화가 온 거예요. '국정원에 있는 누구누구인데, 교수님 독일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의 동선을 다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요."]

국정원이 일반 교수가 해외출장을 간 것까지 알고 있을 필요는 없을 텐데요.

사찰을 했다는 얘기 밖에 안 되는 거죠.

이 교수는 2009년부터는 연구용역도 아예 끊겼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4대강 반대학자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취재진이 만나봤는데요.

연구용역을 따내고, 계약단계까지 갔다가 '그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연구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나왔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앵커]

4대강 사업에 반대해서 연구 용역 수주를 못 했다, 이런 말인데, 별도로 분석을 했죠?

[기자]

네, 그 부분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찬성, 반대한 교수들에게 연구용역을 어떻게 나눠줬는지 전수조사를 해 봤습니다.

비교적 명확히 찬반 의견을 낸 교수들로 한정해서 반대 집단 110명, 찬성 집단 258명, 모두 368명의 교수들을 선정했고요.

이걸 토대로 정부 용역 연구비 집행 내역이 등록되는 '국가 과학기술 지식정보서비스', NTIS라는 웹사이트를 분석했습니다.

기간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8년부터 2016년까지로 잡았는데, 지원 건수를 봤더니, 찬성집단에는 평균 2.86건, 반대 집단에는 1.98건이 지원된 걸로 나왔습니다.

찬성 쪽이 평균 한 건 정도 더 많이 지원을 받은 겁니다.

[앵커]

한 건 정도라고 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는데 액수 차이는 어떻습니까?

[기자]

액수로 보면 차별적 지원이 눈에 띄는 수준으로 달라집니다.

찬성 집단에는 1인당 평균 10억 2천여만 원, 반대 집단은 2억 6천여만 원, 이렇게 집계가 됐습니다.

차이가 4배 가까이 나는 겁니다.

연도별 추이도 분석을 해 봤는데요.

반대 그룹은 9년 동안 1인당 평균 연구비가 다소 낮아지거나 비슷했는데, 찬성 그룹은 눈에 띄게 상승하다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될 시점인 2014년을 기점으로 떨어지는데, 그래도 반대 그룹보다는 높았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정부 발주 연구비를 4대강 찬성 교수들에게 몰아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국정원 문건이 기획만 된 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실행 됐다는 게 명확해진 건데 지식인 사회에 대해 정부가 만행을 저질렀다,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 “찬성하면 돈의 축복”…지식인 길들이기
    • 입력 2018-07-05 23:23:46
    • 수정2018-07-06 0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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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어제부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정원이 벌인 민간인 사찰 내용이 담긴 문건을 연속으로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히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학계 교수들에게 국정원이 뻗친 사찰의 정황과 정부 연구비를 이용해 찬반 교수들을 편가르고 길들이기 한 실태를 고발합니다.

탐사보도부 최준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최 기자, 먼저 탐사보도부가 입수한 문건 내용부터 다시 짚어볼까요?

지금 들고 있는 게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이 문건인데요.

어제 환경부가 장관에게도 보고된 국정원 문건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제목이 <4대강 사업 관련 민간인 사찰 등 활동 내역>이라고 돼 있습니다.

환경부가 국정원에 4대강 사업 관련해서 공작을 한 게 있냐, 있으면 내역을 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고, 국정원이 직접 조사해서 보낸 내용입니다.

[앵커]

문건 내용을 보면, 환경단체 핵심인물의 신원자료, 개인비리를 수집한다, 이런 내용도 있던데, 교수들을 상대로도 사찰을 벌였다는 내용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건이 총 9개 항목으로 정리가 돼 있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부분이 바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한 교수들을 상대로한 부분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학계 반대 교수들의 동향을 수집한다'거나 '국고지원금, 연구용역비 감사를 추진한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교수들을 사찰도 하고, 동시에 연구비를 차단하는 방법도 써서 4대강 반대운동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앵커]

문건 내용대로 실행이 됐을지도 관건인데, 교수들 직접 만나봤죠?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취재진이 만난 교수들의 말만 들어보면, 문건 내용이 거의 그대로 실행이 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 소속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이원영 수원대 교수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이원영/수원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 : "귀국하자마자 그 다음 날 전화가 온 거예요. '국정원에 있는 누구누구인데, 교수님 독일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의 동선을 다 파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에요."]

국정원이 일반 교수가 해외출장을 간 것까지 알고 있을 필요는 없을 텐데요.

사찰을 했다는 얘기 밖에 안 되는 거죠.

이 교수는 2009년부터는 연구용역도 아예 끊겼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4대강 반대학자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취재진이 만나봤는데요.

연구용역을 따내고, 계약단계까지 갔다가 '그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연구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나왔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앵커]

4대강 사업에 반대해서 연구 용역 수주를 못 했다, 이런 말인데, 별도로 분석을 했죠?

[기자]

네, 그 부분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찬성, 반대한 교수들에게 연구용역을 어떻게 나눠줬는지 전수조사를 해 봤습니다.

비교적 명확히 찬반 의견을 낸 교수들로 한정해서 반대 집단 110명, 찬성 집단 258명, 모두 368명의 교수들을 선정했고요.

이걸 토대로 정부 용역 연구비 집행 내역이 등록되는 '국가 과학기술 지식정보서비스', NTIS라는 웹사이트를 분석했습니다.

기간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된 2008년부터 2016년까지로 잡았는데, 지원 건수를 봤더니, 찬성집단에는 평균 2.86건, 반대 집단에는 1.98건이 지원된 걸로 나왔습니다.

찬성 쪽이 평균 한 건 정도 더 많이 지원을 받은 겁니다.

[앵커]

한 건 정도라고 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는데 액수 차이는 어떻습니까?

[기자]

액수로 보면 차별적 지원이 눈에 띄는 수준으로 달라집니다.

찬성 집단에는 1인당 평균 10억 2천여만 원, 반대 집단은 2억 6천여만 원, 이렇게 집계가 됐습니다.

차이가 4배 가까이 나는 겁니다.

연도별 추이도 분석을 해 봤는데요.

반대 그룹은 9년 동안 1인당 평균 연구비가 다소 낮아지거나 비슷했는데, 찬성 그룹은 눈에 띄게 상승하다가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될 시점인 2014년을 기점으로 떨어지는데, 그래도 반대 그룹보다는 높았습니다.

사실상 정부가 정부 발주 연구비를 4대강 찬성 교수들에게 몰아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국정원 문건이 기획만 된 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실행 됐다는 게 명확해진 건데 지식인 사회에 대해 정부가 만행을 저질렀다,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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