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무역전쟁에 브라질로 눈 돌리는 중국…한국은?

입력 2018.07.06 (11:44) 수정 2018.07.0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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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탁에 삼바 곡물 '어부지리'】
콩은 중국인의 요리에서 주요한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미국산 콩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브라질산 콩의 구매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콩의 절반은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그 양을 더욱 늘리게 된다는 것이다. 미·중간 무역전쟁속에 일고 있는 세계 곡물시장 변화에 브라질은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액은 지난해 230억 달러를 기록,3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콩 수출이 203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전체 콩 수출량의 80% 가까이가 중국으로의 수출이었다. 올해 브라질 농업소득이 약 51조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배경에는 중국의 수요 급증을 꼽을 정도다.

브라질의 정제시설브라질의 정제시설

【정제시설 건설에 10조 투자...브라질서 존재감 높이는 중국】
최근 중국국영석유기업 (CNPC)은 '라바자투(세차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로 중단됐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정제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됐다. 여기에는 10조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이처럼 중국과 경제규모 세계 9위의 브라질은 더욱 밀착 관계를 지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중국의 양샤오두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이 테메르 대통령을 만나 통상 확대 등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자동차에서 찾을 수 있다.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중국의 자동차 회사는 3곳, 한달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브라질 투자는 2012년 14억 천만 달러에서 2016년과 지난해 백억 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 기업들은 전력과 농업,항만 건설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면에는 미·중간 무역전쟁속에 브라질 제품이 득을 보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브라질 경제단체의 기대감도 깔려 있다.

한국과 FTA 체결한 남미 국가와 협상 개시한 메르코수르한국과 FTA 체결한 남미 국가와 협상 개시한 메르코수르

【한국,메르코수르와 TA 협상 착수】
지난 5월 한국 정부는 브라질을 포함해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 관세동맹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과 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14년간의 사전협의를 마무리하고 협상 출범에 합의한 것이다. 명칭은 무역협정(TA)이지만 자유무역협정 FTA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메르코수르는 남미지역 총인구의 70%인 2억 9천만 명이 거주하고 지역 GDP(국내총생산)의 76%를 차지하는 거대 신흥시장이다. 한국은 메르코수르와의 교역에서 20억 8천만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무역협정 체결시에는 2035년 기준으로 한국의 실질 GDP가 0.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칠레를 시작으로 콜롬비아,페루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메르코수르까지 무역협정을 맺게 되면 남미 대륙의 대부분이 우리의 경제영토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18%로 관련 업체들은 이 장벽을 허물기 위해 부품을 현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현지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세를 낮추는 무역협정이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가전제품을 포함하면 메르코수르 수출이 24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라과이-브라질 접경 상업 지대파라과이-브라질 접경 상업 지대

【내륙국가 파라과이가 주목받는 이유】
메르코수르 4개국 가운데 인구 670만의 내륙국가 파라과이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볼리비아 사이에 낀 파라과이는 제조업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밀무역과 마약,총기의 대량 밀수 통로로 여겨졌던 파라과이와 브라질 접경은 최근 상업과 공장 지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브라질의 제조공장들이 브라질을 떠나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무엇보다 낮은 인건비와 '마킬라 제도'로 불리는 세금 혜택 때문이다. 파라과이에서 만든 제품을 메르코수르 국가로 수출할 경우 매출액의 1%만 법인세로 내면 된다. 다른 3개 회원국들은 관세를 전혀 물지 않고 제품을 수입할 수 있다. 46살의 마리오 베니테스 상원의원이 파라과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근 연간 4%의 성장을 기록한 파라과이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 또한 친시장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관세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한국과 오랜 빗장을 풀려는 메르코수르 국가 가운데 중심 국가는 인구 2억명이 넘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노무비용과 행정처리 지연 등의 브라질 코스트로 불리는 높은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최근 열린 한국과 브라질 경제인의 밤 행사에서 브라질 최고의 경제연구소 제툴리우 바르가스 연구소의 소장은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알려진 의약,식품 분야에서 가장 큰 진입 장벽이었던 위생감시국의 인증을 합리적이면서 간편하게 손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TA 협상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이지만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 3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 정부는 4강 외교에서 다자외교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의 경제단체장들을 잇따라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중산층이 점차 확대되고 자동차와 고급 가전에 대한 수요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의약품, 의료용품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브라질 등 메르코수르에 K-팝 열풍이 분 것처럼 경제 한류 바람이 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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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6 11:44:36
    • 수정2018-07-06 11:45:12
    특파원 리포트
【중국 식탁에 삼바 곡물 '어부지리'】 콩은 중국인의 요리에서 주요한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미국산 콩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브라질산 콩의 구매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이 수입하는 콩의 절반은 브라질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그 양을 더욱 늘리게 된다는 것이다. 미·중간 무역전쟁속에 일고 있는 세계 곡물시장 변화에 브라질은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셈이다. 브라질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액은 지난해 230억 달러를 기록,3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콩 수출이 203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전체 콩 수출량의 80% 가까이가 중국으로의 수출이었다. 올해 브라질 농업소득이 약 51조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배경에는 중국의 수요 급증을 꼽을 정도다. 브라질의 정제시설 【정제시설 건설에 10조 투자...브라질서 존재감 높이는 중국】 최근 중국국영석유기업 (CNPC)은 '라바자투(세차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로 중단됐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정제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됐다. 여기에는 10조 원이 투자될 예정이다.이처럼 중국과 경제규모 세계 9위의 브라질은 더욱 밀착 관계를 지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중국의 양샤오두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이 테메르 대통령을 만나 통상 확대 등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자동차에서 찾을 수 있다.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중국의 자동차 회사는 3곳, 한달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2년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브라질 투자는 2012년 14억 천만 달러에서 2016년과 지난해 백억 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 기업들은 전력과 농업,항만 건설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이면에는 미·중간 무역전쟁속에 브라질 제품이 득을 보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브라질 경제단체의 기대감도 깔려 있다. 한국과 FTA 체결한 남미 국가와 협상 개시한 메르코수르 【한국,메르코수르와 TA 협상 착수】 지난 5월 한국 정부는 브라질을 포함해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 관세동맹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과 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14년간의 사전협의를 마무리하고 협상 출범에 합의한 것이다. 명칭은 무역협정(TA)이지만 자유무역협정 FTA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메르코수르는 남미지역 총인구의 70%인 2억 9천만 명이 거주하고 지역 GDP(국내총생산)의 76%를 차지하는 거대 신흥시장이다. 한국은 메르코수르와의 교역에서 20억 8천만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무역협정 체결시에는 2035년 기준으로 한국의 실질 GDP가 0.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칠레를 시작으로 콜롬비아,페루와 FTA를 체결한 데 이어 메르코수르까지 무역협정을 맺게 되면 남미 대륙의 대부분이 우리의 경제영토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18%로 관련 업체들은 이 장벽을 허물기 위해 부품을 현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현지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관세를 낮추는 무역협정이 큰 이점이 될 수 있다. 가전제품을 포함하면 메르코수르 수출이 24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라과이-브라질 접경 상업 지대 【내륙국가 파라과이가 주목받는 이유】 메르코수르 4개국 가운데 인구 670만의 내륙국가 파라과이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볼리비아 사이에 낀 파라과이는 제조업의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밀무역과 마약,총기의 대량 밀수 통로로 여겨졌던 파라과이와 브라질 접경은 최근 상업과 공장 지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브라질의 제조공장들이 브라질을 떠나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무엇보다 낮은 인건비와 '마킬라 제도'로 불리는 세금 혜택 때문이다. 파라과이에서 만든 제품을 메르코수르 국가로 수출할 경우 매출액의 1%만 법인세로 내면 된다. 다른 3개 회원국들은 관세를 전혀 물지 않고 제품을 수입할 수 있다. 46살의 마리오 베니테스 상원의원이 파라과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근 연간 4%의 성장을 기록한 파라과이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 또한 친시장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관세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한국과 오랜 빗장을 풀려는 메르코수르 국가 가운데 중심 국가는 인구 2억명이 넘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노무비용과 행정처리 지연 등의 브라질 코스트로 불리는 높은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최근 열린 한국과 브라질 경제인의 밤 행사에서 브라질 최고의 경제연구소 제툴리우 바르가스 연구소의 소장은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알려진 의약,식품 분야에서 가장 큰 진입 장벽이었던 위생감시국의 인증을 합리적이면서 간편하게 손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TA 협상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이지만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 3월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 정부는 4강 외교에서 다자외교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의 경제단체장들을 잇따라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중산층이 점차 확대되고 자동차와 고급 가전에 대한 수요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의약품, 의료용품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브라질 등 메르코수르에 K-팝 열풍이 분 것처럼 경제 한류 바람이 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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