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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계면활성제로 “연쇄살인”…日 엽기 간호사의 이중생활
입력 2018.07.09 (18:08) 수정 2018.07.10 (09:49) 특파원 리포트
2016년 가을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요코하마 입원 환자 연쇄 사망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약 2년 만에 검거됐다. 가나가와 현 경찰은 병원의 링거 약병에 계면활성제 성분의 소독액을 넣어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전 수간호사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물질 주입 사망 사건으로 숨진 2명 중 1명에 대한 살인 혐의가 우선 적용됐다.

용의자가 범행을 시인한 것에서 더 나아가 다수의 환자에게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의료진에 의한 환자 연쇄 살인 사건. 의료 복지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었다.

병원 환자 연쇄 사망…계면활성제가 왜 링거에서?

2016년 9월 요코하마 시의 요양전문 오구치 병원에서 88세 남성 입원환자가 갑자기 숨졌다. 사망 직전 맞은 링거에서 계면활성제가 검출됐다. 계면활성제는 의료기 소독 등에 쓰이는데, 누군가 일부러 주사기로 주입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망자의 몸에서도 같은 성분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숨진, 또 다른 88살 환자의 몸에서도 계면활성제 성분이 나왔다.

계면활성제 살인사건 희생자들 (NHK화면)계면활성제 살인사건 희생자들 (NHK화면)

사건이 발생한 4층에서 7월 1일부터 약 석 달 동안 4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많을 때는 하루 네다섯 명이 사망했다. 말기 암 등 중증 노인 환자가 많은 병원이기 때문에, 여느 병원에 비해 사망자가 많기는 했지만, 사망자 수가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시신들이 이미 화장된 뒤여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특정 병동, 그리고 주말에 사망자가 집중되면서 의혹이 더욱 커졌다. 링거액을 책상 위나 세면대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해 온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 측도 “내부 관계자 소행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체포 즉시 신원 공개

수사는 장기화됐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즈음,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번에도 용의자의 상세한 신원은 물론 얼굴까지 즉시 공개했다. A모 씨, B모 씨 등의 익명 처리도 없었고, 화면(사진) 모자이크도 없었다.

NHK 화면NHK 화면

용의자 이름은 구보키 아유미. 31세 여성. 당시, 이른바 말기 환자가 많은 병동 담당으로, 수사 관계자는 물론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미 알려진 인물이었다.

경찰은 구보키가 근무 인수인계 직전 병실에 혼자 들어갔다 나온 뒤,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점을 중시했다. 범행 추정 시간은 야근이 시작되는 오후 5시 이전, 오후 3시부터 4시 55분 사이였다.

경찰에 따르면, 구보키는 “(죽음이 임박한)종말기 의료를 하는 직장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면서 “야근 시간에 환자가 사망하면, 병원 지침에 따라 유족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 싫어서, 내 담당 시간 이전에 숨지도록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환자 20여 명의 링거액에 소독액을 넣었다”고 실토했으며, “죄송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살인마’의 이중생활이었을까?…철저한 자기 방어

구보키는 진작부터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의심받았지만, 사건 관련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지난해(2017년) 9월 NHK와의 인터뷰에서는 “(사건 이전에) 간호사 앞치마가 찢어지고, 진료기록 카드가 분실되고, 음료수에 표백제가 들어가는 등 범죄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서, 괜찮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망자가 많다는 말은 있었지만, 설마 사건으로 사망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적”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나를 보는 시선이 있어서 괴롭다”면서 “요양 병동은 노쇠한 분들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드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차별적이었는지 환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빨리 범인을 찾았으면 좋겠고,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고 싶다”고 태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병원 측 사과 …범행 동기는 미궁 속에

NHK에 따르면, 구보키는 현립 고등학교를 나와 간호전문학교에 다니며 10년 전 간호사 면허를 취득했다. 다른 병원 근무를 거쳐 2015년 5월부터 해당 병원에서 주로 야근 담당으로 일해왔다. 동료들은 “업무량이 많았을지는 모르지만, 업무는 성실하게 해왔다”며 놀라워했다.

병원 측은 “피해자 유족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의료관계자와 지역 주민 여러분께 막대한 불안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냈다. 또한 “약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보안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왜 간호사가 이러한 일을 저질렀는지 그 동기를 정확히 알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 [특파원리포트] 계면활성제로 “연쇄살인”…日 엽기 간호사의 이중생활
    • 입력 2018-07-09 18:08:40
    • 수정2018-07-10 09:49:00
    특파원 리포트
2016년 가을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요코하마 입원 환자 연쇄 사망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약 2년 만에 검거됐다. 가나가와 현 경찰은 병원의 링거 약병에 계면활성제 성분의 소독액을 넣어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전 수간호사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물질 주입 사망 사건으로 숨진 2명 중 1명에 대한 살인 혐의가 우선 적용됐다.

용의자가 범행을 시인한 것에서 더 나아가 다수의 환자에게 비슷한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가 경악했다. 의료진에 의한 환자 연쇄 살인 사건. 의료 복지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었다.

병원 환자 연쇄 사망…계면활성제가 왜 링거에서?

2016년 9월 요코하마 시의 요양전문 오구치 병원에서 88세 남성 입원환자가 갑자기 숨졌다. 사망 직전 맞은 링거에서 계면활성제가 검출됐다. 계면활성제는 의료기 소독 등에 쓰이는데, 누군가 일부러 주사기로 주입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망자의 몸에서도 같은 성분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숨진, 또 다른 88살 환자의 몸에서도 계면활성제 성분이 나왔다.

계면활성제 살인사건 희생자들 (NHK화면)계면활성제 살인사건 희생자들 (NHK화면)

사건이 발생한 4층에서 7월 1일부터 약 석 달 동안 4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많을 때는 하루 네다섯 명이 사망했다. 말기 암 등 중증 노인 환자가 많은 병원이기 때문에, 여느 병원에 비해 사망자가 많기는 했지만, 사망자 수가 지나칠 정도로 많았다.

시신들이 이미 화장된 뒤여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특정 병동, 그리고 주말에 사망자가 집중되면서 의혹이 더욱 커졌다. 링거액을 책상 위나 세면대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해 온 사실도 드러났다. 병원 측도 “내부 관계자 소행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체포 즉시 신원 공개

수사는 장기화됐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즈음,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번에도 용의자의 상세한 신원은 물론 얼굴까지 즉시 공개했다. A모 씨, B모 씨 등의 익명 처리도 없었고, 화면(사진) 모자이크도 없었다.

NHK 화면NHK 화면

용의자 이름은 구보키 아유미. 31세 여성. 당시, 이른바 말기 환자가 많은 병동 담당으로, 수사 관계자는 물론 취재진 사이에서는 이미 알려진 인물이었다.

경찰은 구보키가 근무 인수인계 직전 병실에 혼자 들어갔다 나온 뒤,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점을 중시했다. 범행 추정 시간은 야근이 시작되는 오후 5시 이전, 오후 3시부터 4시 55분 사이였다.

경찰에 따르면, 구보키는 “(죽음이 임박한)종말기 의료를 하는 직장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면서 “야근 시간에 환자가 사망하면, 병원 지침에 따라 유족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것이 싫어서, 내 담당 시간 이전에 숨지도록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환자 20여 명의 링거액에 소독액을 넣었다”고 실토했으며, “죄송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살인마’의 이중생활이었을까?…철저한 자기 방어

구보키는 진작부터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의심받았지만, 사건 관련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지난해(2017년) 9월 NHK와의 인터뷰에서는 “(사건 이전에) 간호사 앞치마가 찢어지고, 진료기록 카드가 분실되고, 음료수에 표백제가 들어가는 등 범죄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서, 괜찮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망자가 많다는 말은 있었지만, 설마 사건으로 사망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적”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나를 보는 시선이 있어서 괴롭다”면서 “요양 병동은 노쇠한 분들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드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차별적이었는지 환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빨리 범인을 찾았으면 좋겠고,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고 싶다”고 태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병원 측 사과 …범행 동기는 미궁 속에

NHK에 따르면, 구보키는 현립 고등학교를 나와 간호전문학교에 다니며 10년 전 간호사 면허를 취득했다. 다른 병원 근무를 거쳐 2015년 5월부터 해당 병원에서 주로 야근 담당으로 일해왔다. 동료들은 “업무량이 많았을지는 모르지만, 업무는 성실하게 해왔다”며 놀라워했다.

병원 측은 “피해자 유족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의료관계자와 지역 주민 여러분께 막대한 불안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냈다. 또한 “약제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보안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왜 간호사가 이러한 일을 저질렀는지 그 동기를 정확히 알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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