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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믿는다’는 트럼프, 동상이몽(同床異夢) 극복할까?
입력 2018.07.10 (14:55)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다시 한 번 김정은에 대한 신뢰 입장을 공개 천명하고 나섰다.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 이후 미국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이른바 비핵화 회의론을 반박하고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나선 셈이다. 한편으론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트럼프 식 대북 압박 발언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비핵화 해법을 둘러싸고 '화끈한 한방'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강도적 요구'로 일축하며 종전선언 등 선(先) 체제보장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 사이의 현격한 입장 차 또한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한 달, 기 싸움을 재개한 북한과 미국은 과연 동상이몽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침묵 깬 트럼프의 트윗 "김정은, 계약·약속 지킬 것 확신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의 악수를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I have confidence that Kim Jong Un will honor the contract we signed &, even more importantly, our handshake)"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입장은 9일(현지시간) 예상대로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북미 고위급 후속 회담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나온 첫 입장 표명으로, 지난 5일 "김 위원장이 정말로 북한의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사실이길 바란다"며 북미 후속회담의 성과를 독려하는 트윗을 날린지 나흘 만에 나온 대북 관련 트윗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계약(contract)'으로 표현하며 "김정은(위원장)이 계약을 지킬 것으로 확신하다"고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입장을 다시 밝혔다. 특히 "(계약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악수(handshake)"라며 정상 차원에서 직접 확인한 서로에 대한 신뢰와 합의 이행 의지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We agreed to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고 지적하며 한동안 즐겨 썼던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 표현을 다시 사용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이 우선은 미국 내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협상 국면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한편으론 한 달 전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후속 조치를 조속히 이행하라는 '대북 압박'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면 대중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중국이 (북미) 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 (China, on the other hand, may be exerting negative pressure on a deal because of our posture on Chinese Trade-Hope Not!)"며 중국 배후론을 다시 꺼내 든 점도 주목된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 비핵화 협상 국면에 개입하고, 이를 미·중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내비침으로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겨냥해 경고장을 날린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중국에 휘둘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신뢰'의 근거: '외무성 담화'와 '친서'

미국 언론과 정치권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입장을 고수하는 근거는 뭘까?

우선은 최근 북한을 방문해 고위급 후속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회담 직후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도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북한이 한 약속, 솔직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은 여전하고 더욱 강화됐다(We still have a long ways to go. but the commitment that the North Koreans made, frankly that chairman Kim personally made to President Trump remains, has been reinforced)"고 낙관론을 이어갔다.

특히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을 '강도 같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나온 담화 내용을 봤다. 그것들은 (여러 가지 내용이) 섞여 있었는데, 여러분은 혼재된 내용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회담 이후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약속했던 완전한 비핵화의 희망을 지속해서 표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북한에서 긍정적인 메시지와 부정적인 메시지가 뒤섞여 나오고 있는데도, 미국 언론들이 긍정적인 부분은 외면한 채 부정적인 요소만 부각해 보도하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자 현 협상 국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외무성 담화를 보면,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표현이 다수 포함돼 있다.

담화는 특히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을 통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훌륭한 친분 관계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감정이 이번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앞으로의 대화 과정을 통하여 더욱 공고화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시었다"고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프간 주둔 미군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거듭 피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주민들에게 핵이 없으면 미국 등 서방의 침략을 받을 위기에 처한다고 말해왔다. 지금 미국의 일은 북한 사회 전체가 이 전략적 판단이 잘못됐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고, 내가 그 자리에서 이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런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불과 몇 시간 안에 이런 일이 발생할 걸로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잇따른 '김정은 신뢰' 발언은 일단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커 보이지만, 양국 정상이 수차례 주고받은 친서에 합의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담겨있거나, 실제 북미 간 막후 협상 과정에서 모종의 타협점이 도출되고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북미의 동상이몽(同床異夢): '종전선언' VS '비핵화'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과 북미고위급 회담을 거치면서 북미 정상회담 한 달 만에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 또한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양국 정상이 비록 북미 관계 개선과 대북 체제 안전 보장, 비핵화라는 3대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론, 특히 우선순위를 놓고 확연한 인식 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특히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고 거칠게 비난함으로써 미국의 비핵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관계 개선과 대북 체제안전 보장의 조건으로 핵미사일 시설의 동결->신고->사찰->검증->폐기로 이어지는 이른바 CVID 방식의 완전한 비핵화를 꿈꾸고 있지만,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행동대 행동' 원칙에 기반한 비핵화를 꿈꾸고 있다. 양국이 비핵화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대상과 실현 방식을 놓고선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고 있을 개연성이 큰 것이다.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 세계가 강도"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그만큼 비핵화 방식에 대한 북미 양측의 입장 차가 크고,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당장은 북한이 외무성 담화에서 3차례나 언급했던 선(先) 종전선언 요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가 큰 변수다. 협상 초기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그것은 진짜 시작이자 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종전선언에 적극적이었던 미국은 최근 들어서는 종전선언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잖아도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핵 반출이나 비핵화 시간표 등 가시적인 초기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종전선언 외에 당분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미국 정부가 떠안고 있는 딜레마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신뢰' 발언을 통해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 이후 거센 외풍을 맞았던 북미의 후속 협상은 일단 재시동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틀 뒤 판문점에서 열리는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은 북미 양측의 신뢰와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 수 있는 첫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해 송환의 고비를 넘더라도 수십년의 과제를 해결하기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포스트 싱가포르' 한 달을 맞는 북미 관계의 현주소다.
  • ‘김정은 믿는다’는 트럼프, 동상이몽(同床異夢) 극복할까?
    • 입력 2018-07-10 14:55:50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다시 한 번 김정은에 대한 신뢰 입장을 공개 천명하고 나섰다.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 이후 미국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이른바 비핵화 회의론을 반박하고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나선 셈이다. 한편으론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트럼프 식 대북 압박 발언으로도 읽힌다.

하지만 비핵화 해법을 둘러싸고 '화끈한 한방'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를 '강도적 요구'로 일축하며 종전선언 등 선(先) 체제보장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 사이의 현격한 입장 차 또한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한 달, 기 싸움을 재개한 북한과 미국은 과연 동상이몽을 극복하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침묵 깬 트럼프의 트윗 "김정은, 계약·약속 지킬 것 확신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의 악수를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I have confidence that Kim Jong Un will honor the contract we signed &, even more importantly, our handshake)"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입장은 9일(현지시간) 예상대로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북미 고위급 후속 회담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나온 첫 입장 표명으로, 지난 5일 "김 위원장이 정말로 북한의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사실이길 바란다"며 북미 후속회담의 성과를 독려하는 트윗을 날린지 나흘 만에 나온 대북 관련 트윗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계약(contract)'으로 표현하며 "김정은(위원장)이 계약을 지킬 것으로 확신하다"고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입장을 다시 밝혔다. 특히 "(계약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악수(handshake)"라며 정상 차원에서 직접 확인한 서로에 대한 신뢰와 합의 이행 의지의 진정성을 믿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We agreed to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고 지적하며 한동안 즐겨 썼던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 표현을 다시 사용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이 우선은 미국 내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협상 국면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한편으론 한 달 전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후속 조치를 조속히 이행하라는 '대북 압박'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면 대중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중국이 (북미) 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 (China, on the other hand, may be exerting negative pressure on a deal because of our posture on Chinese Trade-Hope Not!)"며 중국 배후론을 다시 꺼내 든 점도 주목된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활용해 비핵화 협상 국면에 개입하고, 이를 미·중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내비침으로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겨냥해 경고장을 날린 동시에 북한을 향해서도 중국에 휘둘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신뢰'의 근거: '외무성 담화'와 '친서'

미국 언론과 정치권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입장을 고수하는 근거는 뭘까?

우선은 최근 북한을 방문해 고위급 후속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회담 직후 "거의 모든 주요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도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북한이 한 약속, 솔직히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은 여전하고 더욱 강화됐다(We still have a long ways to go. but the commitment that the North Koreans made, frankly that chairman Kim personally made to President Trump remains, has been reinforced)"고 낙관론을 이어갔다.

특히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을 '강도 같다'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나온 담화 내용을 봤다. 그것들은 (여러 가지 내용이) 섞여 있었는데, 여러분은 혼재된 내용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면서 "회담 이후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약속했던 완전한 비핵화의 희망을 지속해서 표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북한에서 긍정적인 메시지와 부정적인 메시지가 뒤섞여 나오고 있는데도, 미국 언론들이 긍정적인 부분은 외면한 채 부정적인 요소만 부각해 보도하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자 현 협상 국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의 외무성 담화를 보면,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긍정적인 표현이 다수 포함돼 있다.

담화는 특히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을 통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맺은 훌륭한 친분 관계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감정이 이번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앞으로의 대화 과정을 통하여 더욱 공고화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시었다"고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프간 주둔 미군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거듭 피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주민들에게 핵이 없으면 미국 등 서방의 침략을 받을 위기에 처한다고 말해왔다. 지금 미국의 일은 북한 사회 전체가 이 전략적 판단이 잘못됐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고, 내가 그 자리에서 이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런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불과 몇 시간 안에 이런 일이 발생할 걸로 생각하는 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잇따른 '김정은 신뢰' 발언은 일단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커 보이지만, 양국 정상이 수차례 주고받은 친서에 합의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담겨있거나, 실제 북미 간 막후 협상 과정에서 모종의 타협점이 도출되고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북미의 동상이몽(同床異夢): '종전선언' VS '비핵화'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과 북미고위급 회담을 거치면서 북미 정상회담 한 달 만에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 또한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양국 정상이 비록 북미 관계 개선과 대북 체제 안전 보장, 비핵화라는 3대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론, 특히 우선순위를 놓고 확연한 인식 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특히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안을 들고 나왔다"고 거칠게 비난함으로써 미국의 비핵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관계 개선과 대북 체제안전 보장의 조건으로 핵미사일 시설의 동결->신고->사찰->검증->폐기로 이어지는 이른바 CVID 방식의 완전한 비핵화를 꿈꾸고 있지만, 북한은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행동대 행동' 원칙에 기반한 비핵화를 꿈꾸고 있다. 양국이 비핵화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대상과 실현 방식을 놓고선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고 있을 개연성이 큰 것이다.

"우리의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 세계가 강도"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그만큼 비핵화 방식에 대한 북미 양측의 입장 차가 크고,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당장은 북한이 외무성 담화에서 3차례나 언급했던 선(先) 종전선언 요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가 큰 변수다. 협상 초기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그것은 진짜 시작이자 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종전선언에 적극적이었던 미국은 최근 들어서는 종전선언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다.

그러잖아도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핵 반출이나 비핵화 시간표 등 가시적인 초기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종전선언 외에 당분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협상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미국 정부가 떠안고 있는 딜레마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신뢰' 발언을 통해 '폼페이오의 빈손 방북' 이후 거센 외풍을 맞았던 북미의 후속 협상은 일단 재시동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틀 뒤 판문점에서 열리는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은 북미 양측의 신뢰와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 수 있는 첫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해 송환의 고비를 넘더라도 수십년의 과제를 해결하기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포스트 싱가포르' 한 달을 맞는 북미 관계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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