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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남의 일”…대기업 협력업체는 과로에 인격침해
입력 2018.07.10 (21:36) 수정 2018.07.10 (22:0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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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정 노동 시간이 단축된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달라진 일상의 시간표에 따라 이제는 일과 삶의 양립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하지만 이런 논의조차 사치로 느껴질만큼 살인적인 초과 근로와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들인데요.

그 실태를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은행은 임원들의 운전기사로 파견업체 직원들을 쓰고 있습니다.

박 씨도 그 중에 한 명입니다.

박씨의 1년치 시간외 근무일지를 보면, 새벽 5시 집에서 나와 밤 11시, 12시 퇴근이 다반사입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종일 일만 한 셈으로, 시간외 근무만 한 달 최대 200시간에 이릅니다.

[박OO/시중은행 파견 직원/음성변조 : "너무 힘들다 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일만 한 거죠. 전혀 일상이 없었어요."]

은행에 출장비 등 일한 댓가를 요구했더니 대뜸 반말과 욕설이 쏟아집니다.

[관리자/음성변조 : "야, 이 XX, 니가 뭔데 양심을 어쩌고저쩌고 지껄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직원/음성변조 : "왜 욕을 하시죠?"]

[관리자/음성변조 : "내가 너한테 욕했어? 네가 뭔데..."]

이 일이 있은 뒤, 박씨는 파견업체로 돌려보내졌습니다.

한 대형카드사의 콜센터.

여기서 일하는 상담사들은 도급업체 소속입니다.

쉴새없이 전화가 걸려오는 동안, 온라인 공간에선 관리자와 상담사 사이에 대화가 오갑니다.

"화장실 다녀오겠다" "물 떠오겠다"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보고는 필수입니다.

"왜 자주 화장실을 가냐"는 등 인격 침해도 예사입니다.

[김OO/콜센터 직원/음성변조 : "다 큰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시·초·분마다 다 보고를 한다는게...(화장실을) 벌써 또 가느냐는 식으로 계속 너무 눈치를 주니까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원청인 카드사에서 상담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다 보니 상담사의 휴가도 제한합니다.

[당시 대화/음성변조 : "오늘 목표가 200개인데 200개 달성 못 했어요. 연차를 못 쓰게 해도요. 법적으로 문제 하나도 안 돼요. 왜인지 아세요? 돈으로 주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협력업체 노동자에겐 그저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조용히 해, 그거 왜 네가 따져. 내가 알아서 챙겨주는 거지. 시간 외 (수당) 줬잖아."]

["일단 실적을 내시고 얘기하세요. 실적 내세요. 실적 내보라고."]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 “‘워라밸’은 남의 일”…대기업 협력업체는 과로에 인격침해
    • 입력 2018-07-10 21:40:01
    • 수정2018-07-10 22:03:08
    뉴스 9
[앵커]

법정 노동 시간이 단축된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달라진 일상의 시간표에 따라 이제는 일과 삶의 양립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하지만 이런 논의조차 사치로 느껴질만큼 살인적인 초과 근로와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들인데요.

그 실태를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은행은 임원들의 운전기사로 파견업체 직원들을 쓰고 있습니다.

박 씨도 그 중에 한 명입니다.

박씨의 1년치 시간외 근무일지를 보면, 새벽 5시 집에서 나와 밤 11시, 12시 퇴근이 다반사입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종일 일만 한 셈으로, 시간외 근무만 한 달 최대 200시간에 이릅니다.

[박OO/시중은행 파견 직원/음성변조 : "너무 힘들다 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일만 한 거죠. 전혀 일상이 없었어요."]

은행에 출장비 등 일한 댓가를 요구했더니 대뜸 반말과 욕설이 쏟아집니다.

[관리자/음성변조 : "야, 이 XX, 니가 뭔데 양심을 어쩌고저쩌고 지껄여.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직원/음성변조 : "왜 욕을 하시죠?"]

[관리자/음성변조 : "내가 너한테 욕했어? 네가 뭔데..."]

이 일이 있은 뒤, 박씨는 파견업체로 돌려보내졌습니다.

한 대형카드사의 콜센터.

여기서 일하는 상담사들은 도급업체 소속입니다.

쉴새없이 전화가 걸려오는 동안, 온라인 공간에선 관리자와 상담사 사이에 대화가 오갑니다.

"화장실 다녀오겠다" "물 떠오겠다"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보고는 필수입니다.

"왜 자주 화장실을 가냐"는 등 인격 침해도 예사입니다.

[김OO/콜센터 직원/음성변조 : "다 큰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시·초·분마다 다 보고를 한다는게...(화장실을) 벌써 또 가느냐는 식으로 계속 너무 눈치를 주니까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원청인 카드사에서 상담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다 보니 상담사의 휴가도 제한합니다.

[당시 대화/음성변조 : "오늘 목표가 200개인데 200개 달성 못 했어요. 연차를 못 쓰게 해도요. 법적으로 문제 하나도 안 돼요. 왜인지 아세요? 돈으로 주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협력업체 노동자에겐 그저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조용히 해, 그거 왜 네가 따져. 내가 알아서 챙겨주는 거지. 시간 외 (수당) 줬잖아."]

["일단 실적을 내시고 얘기하세요. 실적 내세요. 실적 내보라고."]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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