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80여구, 다섯달 째 방치
입력 2003.01.24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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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신 90여 구가 산 속에 방치되어 있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반문하실 겁니다.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마는 지난해 수해 때 사설 공동묘지에서 유실된 시신들이 이렇게 다섯 달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권혁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9월 초.
묘 800기가 무너져내린 강원도 강릉의 한 사설 공원묘지입니다.
유골들이 속속 발굴됐지만 90여 기는 끝내 연고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섯 달이 지난 뒤 문제의 현장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싸늘한 땅바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유골들이 폭설에 푹 파묻혀 버렸습니다.
보다 못한 유가족들이 손으로 쌓인 눈을 걷어냅니다.
유골이 드러나자 울분을 참지 못합니다.
⊙최근춘(강릉시 사천면): 너무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보니까 또 울고 싶고 또 눈물이 나고 그러네요.
⊙기자: 유골이 이처럼 마냥 방치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가족들은 유골의 유전자 감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묘원측은 2억 원에 가까운 비용부담 때문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묘지 관리소장: 유전자 검사가 미뤄진다는 자체는 돈 때문에 그렇겠죠.
대표이사가 유전자 검사를 미뤄온 거죠.
⊙기자: 문제는 또 있습니다.
유실된 묘지 가운데 20기 정도는 아직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 당국은 사설 묘지라는 점을 들어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홍명기(강릉시청 노인복지 담당): 저희들 시에서는 어떤 보상문제나 이런 것을 어떻게 조치할 그런 게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고 아무 유골이나 가져다 모실 수 없는 처지여서 유가족들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박인호(강릉시 내곡동): 굉장히 불효라고 생각하거든요.
돌아가신 분들한테.
그런 분들한테 또 이런 죄를 저지르는구나...
⊙기자: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유골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리는 유가족들의 눈물은 멎을 줄 모릅니다.
KBS뉴스 권혁일입니다.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마는 지난해 수해 때 사설 공동묘지에서 유실된 시신들이 이렇게 다섯 달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권혁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9월 초.
묘 800기가 무너져내린 강원도 강릉의 한 사설 공원묘지입니다.
유골들이 속속 발굴됐지만 90여 기는 끝내 연고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섯 달이 지난 뒤 문제의 현장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싸늘한 땅바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유골들이 폭설에 푹 파묻혀 버렸습니다.
보다 못한 유가족들이 손으로 쌓인 눈을 걷어냅니다.
유골이 드러나자 울분을 참지 못합니다.
⊙최근춘(강릉시 사천면): 너무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보니까 또 울고 싶고 또 눈물이 나고 그러네요.
⊙기자: 유골이 이처럼 마냥 방치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가족들은 유골의 유전자 감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묘원측은 2억 원에 가까운 비용부담 때문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묘지 관리소장: 유전자 검사가 미뤄진다는 자체는 돈 때문에 그렇겠죠.
대표이사가 유전자 검사를 미뤄온 거죠.
⊙기자: 문제는 또 있습니다.
유실된 묘지 가운데 20기 정도는 아직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 당국은 사설 묘지라는 점을 들어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홍명기(강릉시청 노인복지 담당): 저희들 시에서는 어떤 보상문제나 이런 것을 어떻게 조치할 그런 게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고 아무 유골이나 가져다 모실 수 없는 처지여서 유가족들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박인호(강릉시 내곡동): 굉장히 불효라고 생각하거든요.
돌아가신 분들한테.
그런 분들한테 또 이런 죄를 저지르는구나...
⊙기자: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유골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리는 유가족들의 눈물은 멎을 줄 모릅니다.
KBS뉴스 권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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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3-01-24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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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신 90여 구가 산 속에 방치되어 있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반문하실 겁니다.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마는 지난해 수해 때 사설 공동묘지에서 유실된 시신들이 이렇게 다섯 달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권혁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해 9월 초.
묘 800기가 무너져내린 강원도 강릉의 한 사설 공원묘지입니다.
유골들이 속속 발굴됐지만 90여 기는 끝내 연고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섯 달이 지난 뒤 문제의 현장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싸늘한 땅바닥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유골들이 폭설에 푹 파묻혀 버렸습니다.
보다 못한 유가족들이 손으로 쌓인 눈을 걷어냅니다.
유골이 드러나자 울분을 참지 못합니다.
⊙최근춘(강릉시 사천면): 너무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보니까 또 울고 싶고 또 눈물이 나고 그러네요.
⊙기자: 유골이 이처럼 마냥 방치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유가족들은 유골의 유전자 감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묘원측은 2억 원에 가까운 비용부담 때문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묘지 관리소장: 유전자 검사가 미뤄진다는 자체는 돈 때문에 그렇겠죠.
대표이사가 유전자 검사를 미뤄온 거죠.
⊙기자: 문제는 또 있습니다.
유실된 묘지 가운데 20기 정도는 아직까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 당국은 사설 묘지라는 점을 들어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홍명기(강릉시청 노인복지 담당): 저희들 시에서는 어떤 보상문제나 이런 것을 어떻게 조치할 그런 게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고 아무 유골이나 가져다 모실 수 없는 처지여서 유가족들은 그저 답답할 뿐입니다.
⊙박인호(강릉시 내곡동): 굉장히 불효라고 생각하거든요.
돌아가신 분들한테.
그런 분들한테 또 이런 죄를 저지르는구나...
⊙기자: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유골을 뒤로 한 채 발길을 돌리는 유가족들의 눈물은 멎을 줄 모릅니다.
KBS뉴스 권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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