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빠지면서 경기”…뒷걸음질 치는 고교야구 주말 리그

입력 2018.07.20 (21:54) 수정 2018.07.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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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기 중 평일 전국 대회가 부활한 고교 축구에 이어 고교 야구도 평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을 위해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인 야구 주말리그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하무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고교 야구 대회, 전국에서 40개 고등학교가 출전했습니다.

방학 전인 지난주부터 경기가 시작돼 선수들은 수업에 빠지면서 대회에 참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프로 무대나 대학 진학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이후석/장충고 야구부 3학년 : "솔직히 저희가 수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진도를 따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대회가) 확실히 주말리그보다는 조금 더 긴장하고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2011년 고교 야구 주말 리그가 도입됐지만, 전국 대회는 여전히 학기 중 평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결석허용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것도 주말 리그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1년 수업 일수의 3분의 1까지 결석을 허용해 수업에 2달가량 빠질 수 있게 된 겁니다.

지난 8년간 정부가 고교야구 주말리그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 금액만 123억 원.

일관되지 못한 정책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학생 선수들에게까지 혼란을 주고있습니다.

[김유겸/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 "저는 이게 후퇴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는 정도라고 봅니다. 당연히 어느 제도라도 효과를 보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이라는 체육 정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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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업 빠지면서 경기”…뒷걸음질 치는 고교야구 주말 리그
    • 입력 2018-07-20 22:00:43
    • 수정2018-07-20 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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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기 중 평일 전국 대회가 부활한 고교 축구에 이어 고교 야구도 평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을 위해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인 야구 주말리그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하무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 야구장에서 열린 고교 야구 대회, 전국에서 40개 고등학교가 출전했습니다.

방학 전인 지난주부터 경기가 시작돼 선수들은 수업에 빠지면서 대회에 참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프로 무대나 대학 진학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이후석/장충고 야구부 3학년 : "솔직히 저희가 수업에 들어간다고 해서 진도를 따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대회가) 확실히 주말리그보다는 조금 더 긴장하고 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2011년 고교 야구 주말 리그가 도입됐지만, 전국 대회는 여전히 학기 중 평일에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결석허용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것도 주말 리그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1년 수업 일수의 3분의 1까지 결석을 허용해 수업에 2달가량 빠질 수 있게 된 겁니다.

지난 8년간 정부가 고교야구 주말리그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 금액만 123억 원.

일관되지 못한 정책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학생 선수들에게까지 혼란을 주고있습니다.

[김유겸/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 "저는 이게 후퇴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는 정도라고 봅니다. 당연히 어느 제도라도 효과를 보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이라는 체육 정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무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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