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독립성 전문성 확보가 관건

입력 2018.07.21 (07:43) 수정 2018.07.21 (07: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윤제춘 해설위원]

국민연금이 이달 말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노후 자산인 국민연금 기금이 투자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과거 국민연금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전례가 많아 경영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충직한 재산관리인처럼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라는 행동지침입니다. 일부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도입했지만, 국민연금으로 확대되면 파급 효과가 큽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의 7%, 주요 대기업 지분 10% 가량을 차지합니다.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개입한 의혹으로 관련자들이 사법처리 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국민연금이 정치적 목적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해 경영 참여로 인식되는 사외이사와 감사 추천 등은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의결권 행사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구조라서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한항공 사태처럼 기업 가치가 훼손될 경우 즉각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자칫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관건은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주요 간부 인사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연금을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활용하려는 유혹을 차단해야 기금 고갈 위기에 놓인 국민연금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독립성 전문성 확보가 관건
    • 입력 2018-07-21 07:45:39
    • 수정2018-07-21 07:56:37
    뉴스광장
[윤제춘 해설위원]

국민연금이 이달 말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노후 자산인 국민연금 기금이 투자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게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과거 국민연금이 정치적으로 악용된 전례가 많아 경영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충직한 재산관리인처럼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라는 행동지침입니다. 일부 민간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도입했지만, 국민연금으로 확대되면 파급 효과가 큽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의 7%, 주요 대기업 지분 10% 가량을 차지합니다.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개입한 의혹으로 관련자들이 사법처리 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국민연금이 정치적 목적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해 경영 참여로 인식되는 사외이사와 감사 추천 등은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의결권 행사를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구조라서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한항공 사태처럼 기업 가치가 훼손될 경우 즉각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자칫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관건은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국민연금 이사장과 주요 간부 인사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면 독립성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연금을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활용하려는 유혹을 차단해야 기금 고갈 위기에 놓인 국민연금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