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자폐증 학생에게 한자쓰기 벌칙 강요는 ‘괴롭힘’”…교사 징계 권고

입력 2018.07.23 (12:00) 수정 2018.07.23 (12: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자폐증 장애학생에게 한자쓰기를 강요하고,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을 수행평가에서 배제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과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는 자폐증이 있는 학생에게 벌칙으로 한자쓰기를 강요하고,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는 수행평가 시험지를 주지 않아 시험에서 배제한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를 징계하라고 강원도교육감에게 권고했습니다.

지난해 8월 교사 A씨는 교실 청소가 불량하다며, 자폐증이 있는 피해학생을 포함한 반 아이들 모두에게 한자능력급수 쓰기 3급 이상의 한자 약 240자를 쓰도록 벌칙을 줬습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수행평가를 진행하면서 지적장애가 있는 또다른 학생에게 수행평가 시험지를 주지 않아 평가에서 배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피해 학생들의 부모는, 자녀가 교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한자쓰기를 강요받아 불안과 스트레스 병원치료를 받았고, 지적 장애가 있는 또 다른 학생은 수행평가에 참여하지 못해 차별을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교사는 자폐증 학생의 경우 학급의 연대감을 강조하기 위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모두에게 한자쓰기 벌칙을 부과한 것이고, 해당 학생은 충분한 학습능력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적장애 학생은 수행평가 때에 스스로 시험지를 받지 않겟다며 거부해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가 같은 반에 있는 학생들과 동료 교사 등에게 당시의 상황을 조사한 결과, 해당 교사는 '자폐증 학생의 한자쓰기 과제를 줄여달라'는 특수교사의 요청에도 과제를 강요하고, 수행평가 시간에는 지적장애 학생에게 시험지가 전달되지 않았는데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자폐증 증상을 가진 피해학생의 강박적 특성과 지적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벌칙을 강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처음부터 피해자를 제외한 채 수행평가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끝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보고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권위 “자폐증 학생에게 한자쓰기 벌칙 강요는 ‘괴롭힘’”…교사 징계 권고
    • 입력 2018-07-23 12:00:56
    • 수정2018-07-23 12:49:12
    사회
자폐증 장애학생에게 한자쓰기를 강요하고,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을 수행평가에서 배제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과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는 자폐증이 있는 학생에게 벌칙으로 한자쓰기를 강요하고,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에게는 수행평가 시험지를 주지 않아 시험에서 배제한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를 징계하라고 강원도교육감에게 권고했습니다.

지난해 8월 교사 A씨는 교실 청소가 불량하다며, 자폐증이 있는 피해학생을 포함한 반 아이들 모두에게 한자능력급수 쓰기 3급 이상의 한자 약 240자를 쓰도록 벌칙을 줬습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수행평가를 진행하면서 지적장애가 있는 또다른 학생에게 수행평가 시험지를 주지 않아 평가에서 배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피해 학생들의 부모는, 자녀가 교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한자쓰기를 강요받아 불안과 스트레스 병원치료를 받았고, 지적 장애가 있는 또 다른 학생은 수행평가에 참여하지 못해 차별을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교사는 자폐증 학생의 경우 학급의 연대감을 강조하기 위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모두에게 한자쓰기 벌칙을 부과한 것이고, 해당 학생은 충분한 학습능력이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적장애 학생은 수행평가 때에 스스로 시험지를 받지 않겟다며 거부해 평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가 같은 반에 있는 학생들과 동료 교사 등에게 당시의 상황을 조사한 결과, 해당 교사는 '자폐증 학생의 한자쓰기 과제를 줄여달라'는 특수교사의 요청에도 과제를 강요하고, 수행평가 시간에는 지적장애 학생에게 시험지가 전달되지 않았는데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자폐증 증상을 가진 피해학생의 강박적 특성과 지적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벌칙을 강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처음부터 피해자를 제외한 채 수행평가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끝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라고 보고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