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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뜨거운 한반도
폭염속, 마트 달걀로 병아리 부화 도전하기
입력 2018.07.25 (14:55) 수정 2018.07.25 (19:57) 취재K
극심한 열대야가 이어진 24일 새벽 강릉시 사천면에 사는 최호준(59) 씨는 베란다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다. 최 씨는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새가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베란다 문을 열었다. 앗! 병아리였다.

베란다에 놓아둔 달걀에서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고 나온 것이다. 까만 털을 가진 병아리는 깨진 껍질 사이로 작은 날개를 버둥거리며 목청껏 어미를 찾고 있었다.

그는 집 앞마당에서 기르는 닭이 알을 낳으면 이를 모아 친지들에게 주려고 평소 주택 베란다에 달걀을 놓아두었다고 한다. 최 씨는 “병아리가 자연 부화할 정도니 이번 더위가 정말 실감이 난다”며 “무더위가 어미 닭 대신 달걀을 품었다”고 말했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서는 암탉의 품과 같은 35도 이상의 온도가 유지돼야 한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폭염으로 고온이 유지되면서 식용 달걀이 자연 부화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24일 오후부터 SNS상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해당 기사는 리트윗 1위를 기록 중이다.

폭염에 자연 부화한 병아리 [최호준 씨 제공=연합뉴스]폭염에 자연 부화한 병아리 [최호준 씨 제공=연합뉴스]

이처럼 고온 날씨에 달걀이 자연 부화하는 일은, 흔치는 않지만, 종종 여름에 발생한다.

2016년 8월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서는 냉장고 위에 보관 중이던 달걀이 자연 부화해 무려 3마리의 병아리가 태어난 일도 있다. 당시에도 달걀은 집안 상온에서 보관했는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달걀이 부화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강보석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은 “유정란은 25도 이상에서 세포 분열을 통해 발육을 시작한다”며 “온도가 37도 정도 일정하게 유지되면 병아리 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트 달걀도 병아리로 부화?

그렇다면 일반 가정집에서도 달걀을 베란다에 내놓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유정란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유정란은 암탉과 수탉이 교미해 낳은 알이다. 즉 유정란의 노른자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수정란이기 때문에 병아리로 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부화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이뤄진다. 자연부화에서는 어미 닭이 21일간 헌신적으로 알을 품고 있어야 자연부화에 성공한다.

게다가 유정란 부화를 위해서는 온도뿐 아니라 습도(60~65%)와 환기, 전란(轉卵· 15 일차까지 알 굴리기)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한다. 파각 과정에서 병아리가 죽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마트 유정란을 이용해 자연 부화에 성공했다는 체험기가 간간이 올라온다.

더구나 대부분 가정에서 먹는 달걀은 무정란이다. 이는 암탉과 수탉이 교미해서 낳은 것이 아니라 혼자 낳은 알이다. 따라서 수정되지 않아 병아리로 부화할 수 없다.

유정란과 무정란

최근엔 백화점 등에서 유정란이 건강에 좋다며 유정란을 고가에 파는 마케팅이 활발하다. 비닐 하우스나 대규모 방목장에서 방사한 닭이 자연 교미해 낳은 알을 파는 것인데, 무정란보다 값이 2배 이상이다. 그러나 시판되는 유정란 중에는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영양학적으로는 유정란과 무정란이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농업진흥청에서 발표한 식품성분표 연구조사에 따르면 영양성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유정란 업체들은 “자연 방목해 키운 닭에서 나온 달걀은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나온 알이어서 유익하다”고 말한다.
  • 폭염속, 마트 달걀로 병아리 부화 도전하기
    • 입력 2018-07-25 14:55:43
    • 수정2018-07-25 19:57:59
    취재K
극심한 열대야가 이어진 24일 새벽 강릉시 사천면에 사는 최호준(59) 씨는 베란다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다. 최 씨는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새가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베란다 문을 열었다. 앗! 병아리였다.

베란다에 놓아둔 달걀에서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고 나온 것이다. 까만 털을 가진 병아리는 깨진 껍질 사이로 작은 날개를 버둥거리며 목청껏 어미를 찾고 있었다.

그는 집 앞마당에서 기르는 닭이 알을 낳으면 이를 모아 친지들에게 주려고 평소 주택 베란다에 달걀을 놓아두었다고 한다. 최 씨는 “병아리가 자연 부화할 정도니 이번 더위가 정말 실감이 난다”며 “무더위가 어미 닭 대신 달걀을 품었다”고 말했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기 위해서는 암탉의 품과 같은 35도 이상의 온도가 유지돼야 한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폭염으로 고온이 유지되면서 식용 달걀이 자연 부화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24일 오후부터 SNS상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해당 기사는 리트윗 1위를 기록 중이다.

폭염에 자연 부화한 병아리 [최호준 씨 제공=연합뉴스]폭염에 자연 부화한 병아리 [최호준 씨 제공=연합뉴스]

이처럼 고온 날씨에 달걀이 자연 부화하는 일은, 흔치는 않지만, 종종 여름에 발생한다.

2016년 8월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서는 냉장고 위에 보관 중이던 달걀이 자연 부화해 무려 3마리의 병아리가 태어난 일도 있다. 당시에도 달걀은 집안 상온에서 보관했는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달걀이 부화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강보석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은 “유정란은 25도 이상에서 세포 분열을 통해 발육을 시작한다”며 “온도가 37도 정도 일정하게 유지되면 병아리 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트 달걀도 병아리로 부화?

그렇다면 일반 가정집에서도 달걀을 베란다에 내놓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유정란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유정란은 암탉과 수탉이 교미해 낳은 알이다. 즉 유정란의 노른자는 난자와 정자가 결합한 수정란이기 때문에 병아리로 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부화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이뤄진다. 자연부화에서는 어미 닭이 21일간 헌신적으로 알을 품고 있어야 자연부화에 성공한다.

게다가 유정란 부화를 위해서는 온도뿐 아니라 습도(60~65%)와 환기, 전란(轉卵· 15 일차까지 알 굴리기)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한다. 파각 과정에서 병아리가 죽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마트 유정란을 이용해 자연 부화에 성공했다는 체험기가 간간이 올라온다.

더구나 대부분 가정에서 먹는 달걀은 무정란이다. 이는 암탉과 수탉이 교미해서 낳은 것이 아니라 혼자 낳은 알이다. 따라서 수정되지 않아 병아리로 부화할 수 없다.

유정란과 무정란

최근엔 백화점 등에서 유정란이 건강에 좋다며 유정란을 고가에 파는 마케팅이 활발하다. 비닐 하우스나 대규모 방목장에서 방사한 닭이 자연 교미해 낳은 알을 파는 것인데, 무정란보다 값이 2배 이상이다. 그러나 시판되는 유정란 중에는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영양학적으로는 유정란과 무정란이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농업진흥청에서 발표한 식품성분표 연구조사에 따르면 영양성분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유정란 업체들은 “자연 방목해 키운 닭에서 나온 달걀은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나온 알이어서 유익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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