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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훈의 시사본부] 엄홍길 “힘든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입력 2018.07.25 (16:36) 수정 2018.07.25 (16:37)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 : 오태훈의 시사본부 (FM 97.3 MHz / 월-금 12:20-14:00)
* 진행 : 박노원 앵커 (KBS 아나운서)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5일 수요일
* 출연자 : 산악인 엄홍길


-DMZ국토대장정 350Km, 비가 오나 더우나 가야하기 때문에 가는 것
-나도 똑같은 인간...도봉산 오를 때도 숨 가쁘고 땀이 난다.
-대학생들 해가 갈수록 근성과 패기가 약해지는 것 느껴, 여름은 점점 더워져.
-힘들 때는 더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경험 떠올려... 분명히 지나가고 있는 시간

□ 박노원 / 진행

1%의 희망이 99%의 절망을 이겨낸다는 말을 온몸으로 보여준 산악인이죠. 지금도 끊임없이 희망 나눔을 실천하는 휴머니스트, 산악인 엄홍길 대장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엄홍길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DMZ 평화통일대장정이 지난 일요일에 끝났는데, 잘 다녀오셨어요?

□ 엄홍길

네, 아주 잘 다녀왔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여러분이 안 보이시겠지만 새까맣게 타셨습니다.

□ 엄홍길

껍질이 다 벗겨졌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좀 쉬셨습니까? 일요일에 끝났는데?

□ 엄홍길

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쉬는 거나 걷는 거나 별반 차이 없는 것 같아요.

□ 박노원 / 진행

그런데 지난주 엄청 뜨거웠잖아요.

□ 엄홍길

진짜 대한민국을 지금 절절 끓게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폭염이 지금.

□ 박노원 / 진행

휴전선 길 155마일, 350km를 14박 15일간 걷는 코스였죠. 그러니까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걸으신 겁니까?

□ 엄홍길

올해로 제가 6년째 이걸 하고 있는데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부터 시작을 해서 동에서 서로, 강원도 고성 출발해서 거기서 가서 인제, 그다음에 양구, 화천, 철원, 파주 해서 임진각까지요.

□ 박노원 / 진행

임진각까지.

□ 엄홍길

네, 임진각까지 해서 약 350km를 14박 15일 동안 가는 거죠. 동에서 서로 이렇게 155마일을.

□ 박노원 / 진행

대장님이야 워낙 강골이시니까 괜찮으시지만 우리 대학생 대원들의 건강은 어떻습니까?

□ 엄홍길

진짜 예년에 비해서 올해가 굉장히 엄청나게 많이 뜨겁고 더웠거든요.

□ 박노원 / 진행

어마어마한 더위예요. 보통 더위가 아니거든요.

□ 엄홍길

네. 그런데 저희가 전반기 때 강원도 쪽에서는 비를 또 계속 맞았어요. 한 4일 정도.

□ 박노원 / 진행

비 왔었나요?

□ 엄홍길

네. 거기서는 비를 맞고 걸었어요. 하여튼 비 때문에 고생을 좀 했고, 그런데 오히려 강원도 쪽에는 저희가 더위를 모르고, 비를 맞으며 걸었기 때문에. 오히려 거기서는 잠깐 쉬고 식사를 할 때 점심식사 같은 시간에는 추워서 애들이 덜덜덜 떨면서 판초우의를 입고서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제 후반기 때 화천 평화의 댐에서 거기서 일주일 딱 걸어오면 거기서 하루 쉬거든요. 거기서 쉬고 다시 재정비를 해서 휴식을 취하고,

□ 박노원 / 진행

중간지점이 평화의 댐이군요.

□ 엄홍길

네, 딱 일주일 구간이 평화의 댐입니다. 거기서 딱 하루 쉬는 겁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빨래도 하고 여러 가지로 휴식도 취하고. 그리고 그다음에 일주일 갈 것을 다시 배낭을 패킹을 해서 거기서 이쪽으로 가는데 후반기는 주로 평야지대, 서쪽으로 나오니까 대체로 평야지대고 낮은 지대니까 산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굉장히 덥고 바람도 없고 상당히 더위 때문에 굉장히 고생 많이 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더울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됩니까? 엄홍길 대장의 노하우가 따로 있나요? 워낙 힘든 곳을 많이 다니시기 때문에 혹시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 엄홍길

그런데 저희는 딱 그날그날 일정이 정해져 있거든요. 가야 할 거리가 정해져 있고 그날 또 숙영지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서 가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가지 않으면 그 많은 인원이 숙식, 숙영하는 게 잠자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그 목적지를 가야 되기 때문에 어쨌든 비가 오나 날씨가 더우나 어쨌든 기상에 상관없이 무조건 그냥 가야 되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오늘 목표치를 반드시 채워야 된다. 그 일념으로 더위를 이겨내신 건가요? 우리 산악인 엄홍길 대장에게 여러분 묻고 싶은 것 있으면 #9730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의 정보이용료가 드는 문자 보내주시고요. '콩', 'my K'를 통해서도 질문하실 수가 있습니다. '콩'과 'my K'는 무료입니다. 120명의 대학생들이 함께했다고 들었는데요. 학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뽑았습니까?

□ 엄홍길

전국의 남녀 대학생들을 저희가 공모를 해서요. 거기서 1차 선발을 해서 서류심사를 해서 1차를 걸러내고 2차로 저희가 체력테스트.

□ 박노원 / 진행

체력테스트 어떻게 했어요?

□ 엄홍길

원도봉산이라고 있는데요. 산에 한 번 올라갔다 내려오는 걸로 해서 기본적인 체력테스트를 하고 그다음에 3차는 개별면접을 해서 과연 이 대원은 어떤 의지를 갖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번 평화통일대장정에 참여를 한 것인가, 이런 것들을 저희가 면접을 통해서 최종선발을 3차에 걸쳐서 선발하게 되는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120명이 그래서 최종 선발됐는데.

□ 엄홍길

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100명이 출발했어요. 100명이 출발해서 이번에,

□ 박노원 / 진행

완주는 몇 명이나 했습니까?

□ 엄홍길

82명이 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82% 완주율.

□ 엄홍길

82명이 완주.

□ 박노원 / 진행

그렇죠. 100명이 출발했는데. 18명은 어떤 이유로?

□ 엄홍길

낙오자가 가장, 저희가 걷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게 뭐냐 하면 장시간 걸으니까요. 뙤약볕에 또 더군다나 비를 맞고 계속 걸으니까 발에 문제가 가장 많이 생기는 거거든요. 발에 통증, 물집이 많이 생깁니다. 물집 때문에 그 물집이 계속, 좀 휴식을 취하고 건조시키고 말리고 치료하고 해야 되는데 계속적으로 걸어야 되는 거니까,

□ 박노원 / 진행

그럴 수가 없죠. 또 걸어야 되니까.

□ 엄홍길

그것이 점점 악화되고 해서 물집으로 인해서 퇴교하는 학생들이 많고 그다음에 관절, 무릎이라든가 발목 관절로 인해서 퇴교하는 학생이 있고. 자기가 너무나 도저히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드니까, 정신적으로나, 그러니까 자기가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 박노원 / 진행

맨몸으로 걸은 것 아니죠? 짐도 들었죠, 각자?

□ 엄홍길

그럼요. 왜 그러냐 하면 저희가 일주일 동안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할 때 강원도 화천까지 올 때 일주일 동안에 자기가 필요한 모든,

□ 박노원 / 진행

먹을거리.

□ 엄홍길

먹을거리는 저희가 다 제공하고 식사는 다 저희가 제공하고요. 제일 필요한 물품 있잖습니까? 개인의류 같은 것, 개인 세면도구 이런 것들은 자기가 배낭에 다 챙겨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평균 한 15~20kg 됩니다.

□ 박노원 / 진행

배낭 무게가요?

□ 엄홍길

그렇죠. 그다음에 이동할 때 물도 저희가 계속 지급을 해 주거든요. 물도 그 배낭에 자기가 마실 것들 챙겨야 되고. 그러니까 무게가 상당하죠.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각자 15~20kg 정도 되는 배낭을 메고 하루 평균 몇 킬로미터를 소화해내야 됩니까?

□ 엄홍길

하루 평균 한 30km를 걷습니다.

□ 박노원 / 진행

30km 걸으려면 일찍 출발해야 되겠는데요?

□ 엄홍길

그럼요. 저희가 원래 출발시간이 원래 789거든요. 아니, 678인데.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6시 기상,

□ 엄홍길

네, 6시 기상, 7시 식사, 8시 출발인데 저희가 후반기에는, 전반기에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비가,

□ 박노원 / 진행

강원도 쪽. 비 오는 쪽.

□ 엄홍길

네,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덥지 않아서 예정된 시간대로 678을 했는데 후반기에는 너무 더워서 일찍 출발하자고 해서 567로 해서 5시 기상, 6시 식사, 7시 출발 이런 식으로 해서 출발해서, 걷는데도 저희가 이번에 너무 더워서 한 번에 가야 될 거리서 두 번씩 쉬면서 갔어요. 중간 중간씩 쉬면서 한 번씩 더 쉬면서. 그러다 보니까 하루 걷는 시간이 한 12시간씩 걷더라고요.

□ 박노원 / 진행

12시간씩이요?

□ 엄홍길

네, 아침 7시 출발했는데 저녁 6, 7시쯤 돼서 숙영지에 도착한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러니까 이를테면 원래는 한 50분 걷고 10분 휴식 정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한 25분 걷고 또 쉬고 그런 식으로 나눠서 갔다는 얘기인가요?

□ 엄홍길

그걸 매번 그러니까 한 건 아니지만,

□ 박노원 / 진행

기계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 엄홍길

구간에 따라서 힘든 구간은 두 번씩 쉬어서 가고 또 힘들지 않은 구간에 한 번에 그 시간대로 그대로 가고, 1시간 거리를 두고 1시간 간격으로 이렇게.

□ 박노원 / 진행

대장님은 힘들지 않으셨어요?

□ 엄홍길

저요? 저도 물론 힘들죠. 제가 지금 올해로 6년째 이걸 하고 있거든요. 제가 대원들하고 같이 완주를 하고 있는데요. 저도 더위 때문에 많이 힘들고.

□ 박노원 / 진행

제가 어떤 책에서 봤는데요. 그 글을 쓴 분이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올라간 분과 같이 관악산을 올라가는데 관악산 올라가는데 그 사람도 힘들어하더라고 그러더라고요.

□ 엄홍길

네, 산은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 박노원 / 진행

정말 그렇습니까?

□ 엄홍길

그럼요. 올라가는 것 자체는,

□ 박노원 / 진행

엄홍길 대장님 도봉산 많이 가시는데 도봉산 갈 때도 힘드세요?

□ 엄홍길

그럼요. 저도 숨 가쁘고. 그래서 제가 산에 올라갈 때는 올라가면서 제가 땀을 좀 많이 흘리거든요. 더위에 약한 건 아닌데 어쨌든 제가 땀을 좀 많이 흘려요. 그리고 또 저는 옷을 약간 덥게 입어요. 산행할 때 일부러 땀 흘리려고. 사람들이 절 보면서 "대장님도 이런 산 오세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이 계시고 그다음에 "대장님도 힘드신가 봐요. 땀을 흘리시네요." 그러시거든요.

□ 박노원 / 진행

그러니까요. 8,000m 16좌를 완등하셨는데.

□ 엄홍길

저도 사람입니다. 똑같이 사람이고 저도 힘들고요. 저도 땀 흘리고 합니다. 똑같은 인간입니다.

□ 박노원 / 진행

저는 국내 산 정도는 그냥 뭐 가볍게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이렇게 올라가실 줄 알았습니다.

□ 엄홍길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힘들고 땀 흘리고 다 하는데,

□ 박노원 / 진행

이번에도 힘드셨겠어요, 그러면.

□ 엄홍길

물론 힘들죠.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오른쪽 발목이 왜냐하면 히말라야 등반하다가 떨어져서 골절돼서 그걸 수술했는데 발목이 제가 움직이질 않아요.

□ 박노원 / 진행

뒤꿈치가 땅에 안 닿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엄홍길

네, 뒤꿈치가 안 닿습니다. 발목이 굳어서요. 발가락만 움직이는데 그러다 보니까 장시간을 이게 산길로 걷는 건 좀 괜찮은데 오르막, 내리막이 이렇게 굴곡이 있는 길은 그나마 괜찮은데 장시간을 아스팔트, 평지를 오래 걸으면 발목에 무리가 엄청나게 오거든요. 통증이 굉장히 심합니다. 아프고 발목이 붓고. 그래서 걷는 게 일반 우리 대원들보다,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고통도 많이 느끼고 더 힘들고 그런 거죠.

□ 박노원 / 진행

지난 13일에 저희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는데 그때 대장정 일정 가운데 서울에 와 있다고 그랬거든요. 후반부에 다시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다시 합류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엄홍길

그럼요. 저희 단장님께서요. DMZ 평화통일대장정의 단장님을 맡고 계신데요. 몇 년째 지금 하고 계시는데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체력도 대단하시고요. 항상 저랑 선두에 서서 대원들 이끌고 나가거든요. 그런데 배낭 무거운 거 메시고도 전혀 젊은 층에게도 뒤쳐지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를 앞질러서 가실 정도로 그렇게 대단하십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럴 때 대장님 좀 힘드시겠어요. 처질 수도 없고 다른 사람한테 약한 모습 보이기도 좀 그렇고. 그럴 때 고민하지 않으세요?

□ 엄홍길

그래서 제가 "단장님, 조금 속도 조절하셔야겠습니다. 지금 뒤에 대원들이 너무 처진 것 같은데요. 좀 천천히 가야 될 것 같습니다."

□ 박노원 / 진행

대원 핑계를 대면서.

□ 엄홍길

네. 제가 오히려 속도를 이렇게 … 하고 그러니까 완급조절 해달라고 단장님한테 말씀드립니다.

□ 박노원 / 진행

DMZ 평화통일대장정 올해로 여섯 번째인데요. 그러니까 처음 시작했을 때와 여섯 번째 올해까지 비교했을 때 어떤 식으로 달라져왔는지가 궁금해요.

□ 엄홍길

우선 대원들의 평가를 해보자면 확실히 세대가 바뀔수록, 해가 바뀔수록 아무래도 정신력, 체력 이런 부분이 약한 것 같아요. 그게 막 차이가 확 나요. 현격히 차이가 나요. 그리고 근성이라고 할까 패기가 이런 게 없어요. 가다가 좀 힘들면, 아니면 딱 그냥 쉽게 포기하는 거예요. '좋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한번 해보자. 내가 시작했으니까.' 이런 강한 승부욕이나 강한 근성, 패기 이런 게 좀 약한 것 같고. 갈수록 이렇게.

□ 박노원 / 진행

인솔 입장에서는 그럼 힘들겠는데요?

□ 엄홍길

작년하고 올해하고 또 다르더라고요. 그게 1년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동년배일 텐데 그게 한 해 차이인데 그렇게 많이 차이 나고, 그다음에 더위 때문에 지금 폭염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데 기온이 갈수록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워진다는 거죠. 상승한다는 거죠. 그런 기온변화가 갈수록 극심하게 심하고 온도변화나 이런 것들이,

□ 박노원 / 진행

이런 추이라면 점점 더 힘들어지겠는데요, 통일대장정이? 역사적 의미만 되새기는 게 아니라 기부도 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기금을 적립합니까?

□ 엄홍길

제가 DMZ 평화통일대장정 하니까요. 대원들이 1km를 걸을 때마다 100원씩.

□ 박노원 / 진행

대원 한 사람당 1km에 100원씩.

□ 엄홍길

네, 100원씩 해서 저희가 35,000원어치를 걷어서요. 그걸 저희가 대원들 총 모아서 그것을 통일나눔재단에 기부를 합니다.

□ 박노원 / 진행

통일나눔재단, 그렇군요. 학생들 소감 같은 건 어떻게들 하던가요?

□ 엄홍길

대원들 시작할 때는 물론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이 걱정도 되기도 하고 마음속에 많이 두렵기도 하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과연 내가 350km라는 것을,

□ 박노원 / 진행

대장정이에요, 사실.

□ 엄홍길

생각해 보세요. 딱 중간에 하루 쉰 거거든요. 일주일을 쉬지 않고 걷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30km씩을 매일,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 박노원 / 진행

하루 30km 하루만 하기도 힘든데.

□ 엄홍길

글쎄 말입니다. 힘든 길을 일주일씩 걸어야 되고 배낭 그대로 메고 다녀야 되고 날씨에 다 적응을 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길이 또 평지도 아니고 오르막길, 내리막길 있고 평지도 있고 다양한 길 자체도 그렇고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 악조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연 대원들이 여기 신청해서 자신의 인생 큰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막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어쨌든 하루하루를 이렇게 버티면서 이겨내면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어쨌든 완주를 했을 때 그 성취감이라는 것은, 그 기쁨이라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죠.

□ 박노원 / 진행

마지막 도착해서 막 울고 그랬을까요?

□ 엄홍길

도착할 때 되면 옆에서 군악대가 팡파르 울려주고요. 그러면 도착하면 순간적으로 그 억압되었던 참고 있었던 그것이 막 폭발하는 겁니다. 그 순간 눈물 흘리고 끌어안고 그 감정은 대단하죠.

□ 박노원 / 진행

그때 뿌듯하셨겠어요.

□ 엄홍길

그럼요. 본인 스스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놀라겠습니까? 자신이 승리자가 된 것 아닙니까? 자신을 이겨내고 극복했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자기 자신의 자부심도 들고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깨달음을 갖게 되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박노원 / 진행

네팔 이야기도 좀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세계 최초로 8,000m 16좌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에게 네팔은 참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곳일 텐데, 지난 6월에 네팔 또 다녀오셨다고.

□ 엄홍길

네, 제가 6월 달에도 갔다 왔는데 네팔에 제가 학교를 계속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제가 학교 짓는 것, 14번째 학교를 공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의 공사 진행 상황,

□ 박노원 / 진행

14번째 학교. 총 몇 개 학교를 짓겠다는 약속을 하신 거예요?

□ 엄홍길

제가 8,000m 16좌를 올라갔기 때문에 성공했기 때문에 저도 히말라야에 있는 신이 저에게 꿈을 이루고 성공을 거두게 해 주고 살려서 산을 내려보내주셨어요. 그러니까 제가 도움을 받은 것을, 은혜를 제가 나누면서 베풀며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깨우침 받고 내려왔어요. 16개 학교를 짓는 것이 제 목표고.

□ 박노원 / 진행

그중에 그러면 이번에 14호까지 개교를 한 건가요?

□ 엄홍길

15번째는 벌써 완공이 됐고요. 오픈식을 했고. 15번째가 먼저 완공이 됐어요. 14번째가 공사가 좀 더뎌서 늦게 진행됐고. 그래서 제가 이번에 가서 14번째 학교를 현장 둘러보고 공사진행상황을 체크해 보고. 그다음에 제가 16번째 학교 가서 부지, 학교 현황도 둘러보고 학교 건물 위치선정 같은 것도 보고.

□ 박노원 / 진행

워낙 지대가 높고 그래서 차량진입도 어렵고 그럴 것 같아서 공사가 매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엄홍길

그게 지역에 따라 좀 다릅니다. 저희가 첫 번째 학교 같은 경우는 제1호 학교를 2010년도 5월 5일 날 지었는데요. 그것은 학교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자리 잡고 있는 4,060m '팡보체'라는 마을이에요. 거기에 저희가 학교를 지었는데 거기는 모든 건축자재를 다 비행기로 수송을 했고 수송한 다음에 한 2,800m까지는 비행기로 수송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거기서 야크라는 동물을 이용해서, 소과,

□ 박노원 / 진행

벽돌이며 시멘트며 다 야크가 나르는 겁니까?

□ 엄홍길

사람이 나른다든가. 그렇게 포터를 고용해서 사람 써서 나르고요. 포터가 거기서도 3일을 올라가야 됩니다.

□ 박노원 / 진행

3일이요?

□ 엄홍길

네, 3일을 가야지 학교를 짓는 곳에 도착하는 겁니다. 급한 것은 헬리콥터로 수송을 하고요. 그리고 다른 지역은 주로 낮은 지대, 저지대에 학교를 지었는데 그것들조차도 물론 오지여서요. 거의 일반도로가 제대로 된 곳이 아니고 비포장길이고 10시간씩 트랙터 같은 데에 건축자재를 싣고 가야 되고,

□ 박노원 / 진행

학교 하나하나 지을 때마다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 엄홍길

어느 한 지역은 '마칼루'라는 8,463m 산이 있는 산자락의 마을은요. 차도 못 들어가죠, 거기도 그렇다고 사람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래서 거기는 모든 건축자재를 헬리콥터가 다 수송을 해서 학교를 지은 그런 지역도 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얘기 나누다 보니까 산에 쏟던 열정을 지금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계시다는 느낌이 드는데, 지금 한 달에 한 번 매달 중학생들과 등산하신다고요?

□ 엄홍길

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강북구거든요. 강북구에 살고 있는데 관내에 12개 남녀중학교가 있습니다. 그 남녀중학교에서 학교장 선생님한테 5명씩을 추천을 받아서요.

□ 박노원 / 진행

학교당 5명이요. 60명이네요?

□ 엄홍길

네, 학교당 5명, 한 60명의 남녀 학생들을, 거기 다양한 형태의 학생들이죠. 그래서 그 학생들 데리고 서울 근교의 산들을 올라갑니다.

□ 박노원 / 진행

중학생들이 산 좋아하나요?

□ 엄홍길

처음에는 막 짜증내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드는데,

□ 박노원 / 진행

중학생들이 엄 대장님 잘 모를 것 같은데.

□ 엄홍길

그런데 중학생들 중에서 딱 중학교 2학년 애들만 하는 겁니다. 중2병이 아주 심하지 않습니까? 질풍노도의 시기가 중학교 2학년 아닙니까? 그래서 그 아이들을 제가 중학교 2학년만 해서 산을 데려가는데. 그런데 첫 번째, 두 번째, 횟수가 거듭될수록 산행 속도라든가 아이들이 산을 좋아하는 게, 자연을 좋아하는 게 딱 나타납니다. 거기만 오면 애들이 그렇게 맑고 밝고 서로가 의사소통이 잘 되고 각기 다른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말 소통이 잘 되고 굉장히 화기애애하고,

□ 박노원 / 진행

그게 산이 주는 힘일까요?

□ 엄홍길

그렇죠. 자연이 주는 힘이죠. 자연이 주는 에너지, 힘이죠. 그래서 그 학생들이 여름철에는 8월 초에 또 제가 2박 3일 강원도 인제 군부대의 신병훈련소 들어가요. 나라사랑병영캠프라고 해서요. 아이들 데리고 들어가서,

□ 박노원 / 진행

아, 그 아이들 데려가서?

□ 엄홍길

네, 데리고 들어가서 군부대에 입소를 시켜서요.

□ 박노원 / 진행

산 데리고 가는 것도 힘든데 왜 또 군부대까지.

□ 엄홍길

군부대 가서 거기서 환복,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거기서 병영체험 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거기서 기본으로 밤에 불침번 서고 자기가 직접 식기 들고서 밥도 타먹고 설거지도 하고 그러면서 어머니가 밥해 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건가, 맛있는 건가.

□ 박노원 / 진행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그 중학생 아이들과.

□ 엄홍길

저희가 올해로 7년째 되어가고 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방학기간에도 하나요?

□ 엄홍길

그렇죠. 하계캠프를 들어가는 거죠, 방학 때는.

□ 박노원 / 진행

아니, 매달 중학생들과 등산하는 것.

□ 엄홍길

그렇죠. 7월 달은 쉬고 8월 달 하계캠프를 하고 9월 달부터 또 계속 몇 달.

□ 박노원 / 진행

그 일을 지금 7년째 해오고 계신 거고.

□ 엄홍길

네. 그래서 12월 달 넘어서 1월 달 되면 새해에 마지막으로 수료등반을 하는 거예요. 그때는 강원도 태백산 겨울산행을 하는 겁니다. 눈 쌓이고 눈보라 치는 겨울 산을 올라가면요. 그 1년 동안의, 첫 산행할 때는 굉장히 어리고 가냘프고 약하고 힘들어하고 짜증내던 아이들이 그 몇 개월 사이에 딱, 다음 해 1월 달에 태백산 올라갈 때는요. 진짜 중학교 2학년이 아닌 고등학생, 대학생 그 정도로 아이들이 성숙되고 의지라든가 강인함, 결연함이 딱 풍긴다니까요.

□ 박노원 / 진행

참가 학생의 얘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혹시 대장님만 좋아하시는 것 아닌가요?

□ 엄홍길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게 딱 나타나요. 보입니다. 부쩍 성장되고요. 부쩍 애들이 성장해서 아주 의젓해지고 굉장히 좋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 학생들 거기 태백산 올라가서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면 겨울바람 맞으면서 내려와서 제가 간단하게 경험담 좀 얘기해 주시고 그리고 서울 올라가서 수료합니다. 수료증 나눠주고.

□ 박노원 / 진행

이래서 자연과 함께해야 돼요.

□ 엄홍길

그래서 거기서 또 2명의 모범생을 선발합니다. 남녀 학생. 남학생 하나, 여학생 하나 모범생, 1년 동안 잘한 학생. 걔들 데리고 제가 엄홍길휴먼재단에서 해서 네팔의 학교 착공식을 준공식 할 때 그것도 데려가는 거예요. 현지의 여러 가지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의 교육현황을 좀 둘러보게 하고 너희가 얼마나 대한민국에서 공부를 하고 여기 산다는 것에 대해서 좋은 기회를 가져야 되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된다, 소중함을 알아야 된다. 너희 또래 아이들을 봐라, 여기 학교 상황을 봐라, 이 아이들 주거환경시설을 봐라. 아이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옵니다.

□ 박노원 / 진행

일단 자연과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른 학교에도 전파가 막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곳곳이 산인데요.

□ 엄홍길

네. 그런데 하여튼 다른 데에서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제가 몸이 하나니까 그렇게 할 수는 없고요.

□ 박노원 / 진행

혹시 학생들이 대장님께 이런 질문 안 해요? 대장님 하면 인내, 극복의 상징인데 등반하다 너무너무 힘들었을 때 진짜 포기하고 싶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포기하지 않는, 더 나아가게 하는 심리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걸 견뎌냈는지 그런 질문 같은 것 할 것 같아요.

□ 엄홍길

그럴 때는 제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는 거죠. 지난날의, 지난 과거의 지난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때도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이걸 극복하고 이겨내고 내가 그때 헤쳐나가고 내가 정상을 갔는데, 살아서 내려왔는데 이 순간은 이것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하면 나는 올라갈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고 성공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이런 과정은 분명히 다 겪는 것이다. 이것을 내가 이겨내느냐 이겨내지 못하느냐, 극복해내느냐 극복해내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 여기서 성패가 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이겨내야 된다, 극복해야 된다고 그 힘들고 어렵던 시기를 같이 비교를 하면서.

□ 박노원 / 진행

그 눈보라 치는 높은 산에서 비박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세요?

□ 엄홍길

그렇죠. 그런 극한 상황에서 항상 나는 해내야 된다,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목표와 신념에 대한 그것을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버리지 않는 거죠.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이런 단계가 다 있다. 이 단계를 다 넘어서야만 목적지를 갈 수 있는 것이고 정상에 갈 수 있는 것이다, 하는 것을 스스로 잠을 자다가 하면서 이겨내자, 이겨내야 된다, 극복해야 된다, 극복해내야 된다, 스스로 이렇게 채찍질을 하는 거죠.

□ 박노원 / 진행

그렇게 생각해도 해가 밝지 않고 날이 밝아오지 않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오죠?

□ 엄홍길

그럼요. 결국에는 그것을 이겨냈을 때 좋은 결과가 나타나게 되고 성공하게 되고. 그렇게 하는 거죠.

□ 박노원 / 진행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너무 힘들어지고 있으니까요, 더더욱. 그럴 때 좀 교훈이 됐으면 해서 이 질문을 드렸던 거거든요.

□ 엄홍길

제가 항상 그런 얘기를 해요. 시간은 흐르고 있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있고 시간은 멈추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그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딱 거기서 정지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분명히 지나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누구나 다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거기서 과연 얼마만큼 이걸 빨리 내가 떨쳐내고 앞으로 한 걸음 먼저 나가느냐, 박차고 나가느냐. 그것에 따라서 목적지를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 아니면 아예 후퇴를 하느냐, 아니면 주저앉는 것이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항상 모든 걸 이겨내라는 것이죠.

□ 박노원 / 진행

인내, 극복, 희망 상징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마무리한 DMZ 대장정 얘기, 그리고 산, 아이들 그리고 삶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엄홍길

네, 감사합니다.
  • [오태훈의 시사본부] 엄홍길 “힘든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 입력 2018-07-25 16:36:32
    • 수정2018-07-25 16:37:23
    최영일의 시사본부
* 방송 : 오태훈의 시사본부 (FM 97.3 MHz / 월-금 12:20-14:00)
* 진행 : 박노원 앵커 (KBS 아나운서)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5일 수요일
* 출연자 : 산악인 엄홍길


-DMZ국토대장정 350Km, 비가 오나 더우나 가야하기 때문에 가는 것
-나도 똑같은 인간...도봉산 오를 때도 숨 가쁘고 땀이 난다.
-대학생들 해가 갈수록 근성과 패기가 약해지는 것 느껴, 여름은 점점 더워져.
-힘들 때는 더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경험 떠올려... 분명히 지나가고 있는 시간

□ 박노원 / 진행

1%의 희망이 99%의 절망을 이겨낸다는 말을 온몸으로 보여준 산악인이죠. 지금도 끊임없이 희망 나눔을 실천하는 휴머니스트, 산악인 엄홍길 대장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엄홍길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DMZ 평화통일대장정이 지난 일요일에 끝났는데, 잘 다녀오셨어요?

□ 엄홍길

네, 아주 잘 다녀왔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여러분이 안 보이시겠지만 새까맣게 타셨습니다.

□ 엄홍길

껍질이 다 벗겨졌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좀 쉬셨습니까? 일요일에 끝났는데?

□ 엄홍길

쉬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쉬는 거나 걷는 거나 별반 차이 없는 것 같아요.

□ 박노원 / 진행

그런데 지난주 엄청 뜨거웠잖아요.

□ 엄홍길

진짜 대한민국을 지금 절절 끓게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폭염이 지금.

□ 박노원 / 진행

휴전선 길 155마일, 350km를 14박 15일간 걷는 코스였죠. 그러니까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걸으신 겁니까?

□ 엄홍길

올해로 제가 6년째 이걸 하고 있는데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부터 시작을 해서 동에서 서로, 강원도 고성 출발해서 거기서 가서 인제, 그다음에 양구, 화천, 철원, 파주 해서 임진각까지요.

□ 박노원 / 진행

임진각까지.

□ 엄홍길

네, 임진각까지 해서 약 350km를 14박 15일 동안 가는 거죠. 동에서 서로 이렇게 155마일을.

□ 박노원 / 진행

대장님이야 워낙 강골이시니까 괜찮으시지만 우리 대학생 대원들의 건강은 어떻습니까?

□ 엄홍길

진짜 예년에 비해서 올해가 굉장히 엄청나게 많이 뜨겁고 더웠거든요.

□ 박노원 / 진행

어마어마한 더위예요. 보통 더위가 아니거든요.

□ 엄홍길

네. 그런데 저희가 전반기 때 강원도 쪽에서는 비를 또 계속 맞았어요. 한 4일 정도.

□ 박노원 / 진행

비 왔었나요?

□ 엄홍길

네. 거기서는 비를 맞고 걸었어요. 하여튼 비 때문에 고생을 좀 했고, 그런데 오히려 강원도 쪽에는 저희가 더위를 모르고, 비를 맞으며 걸었기 때문에. 오히려 거기서는 잠깐 쉬고 식사를 할 때 점심식사 같은 시간에는 추워서 애들이 덜덜덜 떨면서 판초우의를 입고서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제 후반기 때 화천 평화의 댐에서 거기서 일주일 딱 걸어오면 거기서 하루 쉬거든요. 거기서 쉬고 다시 재정비를 해서 휴식을 취하고,

□ 박노원 / 진행

중간지점이 평화의 댐이군요.

□ 엄홍길

네, 딱 일주일 구간이 평화의 댐입니다. 거기서 딱 하루 쉬는 겁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빨래도 하고 여러 가지로 휴식도 취하고. 그리고 그다음에 일주일 갈 것을 다시 배낭을 패킹을 해서 거기서 이쪽으로 가는데 후반기는 주로 평야지대, 서쪽으로 나오니까 대체로 평야지대고 낮은 지대니까 산이 없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굉장히 덥고 바람도 없고 상당히 더위 때문에 굉장히 고생 많이 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더울 때 어떻게 대처해야 됩니까? 엄홍길 대장의 노하우가 따로 있나요? 워낙 힘든 곳을 많이 다니시기 때문에 혹시 그런 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 엄홍길

그런데 저희는 딱 그날그날 일정이 정해져 있거든요. 가야 할 거리가 정해져 있고 그날 또 숙영지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서 가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가지 않으면 그 많은 인원이 숙식, 숙영하는 게 잠자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그 목적지를 가야 되기 때문에 어쨌든 비가 오나 날씨가 더우나 어쨌든 기상에 상관없이 무조건 그냥 가야 되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오늘 목표치를 반드시 채워야 된다. 그 일념으로 더위를 이겨내신 건가요? 우리 산악인 엄홍길 대장에게 여러분 묻고 싶은 것 있으면 #9730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의 정보이용료가 드는 문자 보내주시고요. '콩', 'my K'를 통해서도 질문하실 수가 있습니다. '콩'과 'my K'는 무료입니다. 120명의 대학생들이 함께했다고 들었는데요. 학생들은 어떤 기준으로 뽑았습니까?

□ 엄홍길

전국의 남녀 대학생들을 저희가 공모를 해서요. 거기서 1차 선발을 해서 서류심사를 해서 1차를 걸러내고 2차로 저희가 체력테스트.

□ 박노원 / 진행

체력테스트 어떻게 했어요?

□ 엄홍길

원도봉산이라고 있는데요. 산에 한 번 올라갔다 내려오는 걸로 해서 기본적인 체력테스트를 하고 그다음에 3차는 개별면접을 해서 과연 이 대원은 어떤 의지를 갖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번 평화통일대장정에 참여를 한 것인가, 이런 것들을 저희가 면접을 통해서 최종선발을 3차에 걸쳐서 선발하게 되는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120명이 그래서 최종 선발됐는데.

□ 엄홍길

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100명이 출발했어요. 100명이 출발해서 이번에,

□ 박노원 / 진행

완주는 몇 명이나 했습니까?

□ 엄홍길

82명이 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82% 완주율.

□ 엄홍길

82명이 완주.

□ 박노원 / 진행

그렇죠. 100명이 출발했는데. 18명은 어떤 이유로?

□ 엄홍길

낙오자가 가장, 저희가 걷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게 뭐냐 하면 장시간 걸으니까요. 뙤약볕에 또 더군다나 비를 맞고 계속 걸으니까 발에 문제가 가장 많이 생기는 거거든요. 발에 통증, 물집이 많이 생깁니다. 물집 때문에 그 물집이 계속, 좀 휴식을 취하고 건조시키고 말리고 치료하고 해야 되는데 계속적으로 걸어야 되는 거니까,

□ 박노원 / 진행

그럴 수가 없죠. 또 걸어야 되니까.

□ 엄홍길

그것이 점점 악화되고 해서 물집으로 인해서 퇴교하는 학생들이 많고 그다음에 관절, 무릎이라든가 발목 관절로 인해서 퇴교하는 학생이 있고. 자기가 너무나 도저히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드니까, 정신적으로나, 그러니까 자기가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 박노원 / 진행

맨몸으로 걸은 것 아니죠? 짐도 들었죠, 각자?

□ 엄홍길

그럼요. 왜 그러냐 하면 저희가 일주일 동안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할 때 강원도 화천까지 올 때 일주일 동안에 자기가 필요한 모든,

□ 박노원 / 진행

먹을거리.

□ 엄홍길

먹을거리는 저희가 다 제공하고 식사는 다 저희가 제공하고요. 제일 필요한 물품 있잖습니까? 개인의류 같은 것, 개인 세면도구 이런 것들은 자기가 배낭에 다 챙겨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평균 한 15~20kg 됩니다.

□ 박노원 / 진행

배낭 무게가요?

□ 엄홍길

그렇죠. 그다음에 이동할 때 물도 저희가 계속 지급을 해 주거든요. 물도 그 배낭에 자기가 마실 것들 챙겨야 되고. 그러니까 무게가 상당하죠.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각자 15~20kg 정도 되는 배낭을 메고 하루 평균 몇 킬로미터를 소화해내야 됩니까?

□ 엄홍길

하루 평균 한 30km를 걷습니다.

□ 박노원 / 진행

30km 걸으려면 일찍 출발해야 되겠는데요?

□ 엄홍길

그럼요. 저희가 원래 출발시간이 원래 789거든요. 아니, 678인데.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6시 기상,

□ 엄홍길

네, 6시 기상, 7시 식사, 8시 출발인데 저희가 후반기에는, 전반기에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비가,

□ 박노원 / 진행

강원도 쪽. 비 오는 쪽.

□ 엄홍길

네, 비가 많이 오고 날씨가 덥지 않아서 예정된 시간대로 678을 했는데 후반기에는 너무 더워서 일찍 출발하자고 해서 567로 해서 5시 기상, 6시 식사, 7시 출발 이런 식으로 해서 출발해서, 걷는데도 저희가 이번에 너무 더워서 한 번에 가야 될 거리서 두 번씩 쉬면서 갔어요. 중간 중간씩 쉬면서 한 번씩 더 쉬면서. 그러다 보니까 하루 걷는 시간이 한 12시간씩 걷더라고요.

□ 박노원 / 진행

12시간씩이요?

□ 엄홍길

네, 아침 7시 출발했는데 저녁 6, 7시쯤 돼서 숙영지에 도착한 겁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러니까 이를테면 원래는 한 50분 걷고 10분 휴식 정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한 25분 걷고 또 쉬고 그런 식으로 나눠서 갔다는 얘기인가요?

□ 엄홍길

그걸 매번 그러니까 한 건 아니지만,

□ 박노원 / 진행

기계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 엄홍길

구간에 따라서 힘든 구간은 두 번씩 쉬어서 가고 또 힘들지 않은 구간에 한 번에 그 시간대로 그대로 가고, 1시간 거리를 두고 1시간 간격으로 이렇게.

□ 박노원 / 진행

대장님은 힘들지 않으셨어요?

□ 엄홍길

저요? 저도 물론 힘들죠. 제가 지금 올해로 6년째 이걸 하고 있거든요. 제가 대원들하고 같이 완주를 하고 있는데요. 저도 더위 때문에 많이 힘들고.

□ 박노원 / 진행

제가 어떤 책에서 봤는데요. 그 글을 쓴 분이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올라간 분과 같이 관악산을 올라가는데 관악산 올라가는데 그 사람도 힘들어하더라고 그러더라고요.

□ 엄홍길

네, 산은 높은 산이나 낮은 산이나,

□ 박노원 / 진행

정말 그렇습니까?

□ 엄홍길

그럼요. 올라가는 것 자체는,

□ 박노원 / 진행

엄홍길 대장님 도봉산 많이 가시는데 도봉산 갈 때도 힘드세요?

□ 엄홍길

그럼요. 저도 숨 가쁘고. 그래서 제가 산에 올라갈 때는 올라가면서 제가 땀을 좀 많이 흘리거든요. 더위에 약한 건 아닌데 어쨌든 제가 땀을 좀 많이 흘려요. 그리고 또 저는 옷을 약간 덥게 입어요. 산행할 때 일부러 땀 흘리려고. 사람들이 절 보면서 "대장님도 이런 산 오세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이 계시고 그다음에 "대장님도 힘드신가 봐요. 땀을 흘리시네요." 그러시거든요.

□ 박노원 / 진행

그러니까요. 8,000m 16좌를 완등하셨는데.

□ 엄홍길

저도 사람입니다. 똑같이 사람이고 저도 힘들고요. 저도 땀 흘리고 합니다. 똑같은 인간입니다.

□ 박노원 / 진행

저는 국내 산 정도는 그냥 뭐 가볍게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이렇게 올라가실 줄 알았습니다.

□ 엄홍길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힘들고 땀 흘리고 다 하는데,

□ 박노원 / 진행

이번에도 힘드셨겠어요, 그러면.

□ 엄홍길

물론 힘들죠.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오른쪽 발목이 왜냐하면 히말라야 등반하다가 떨어져서 골절돼서 그걸 수술했는데 발목이 제가 움직이질 않아요.

□ 박노원 / 진행

뒤꿈치가 땅에 안 닿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엄홍길

네, 뒤꿈치가 안 닿습니다. 발목이 굳어서요. 발가락만 움직이는데 그러다 보니까 장시간을 이게 산길로 걷는 건 좀 괜찮은데 오르막, 내리막이 이렇게 굴곡이 있는 길은 그나마 괜찮은데 장시간을 아스팔트, 평지를 오래 걸으면 발목에 무리가 엄청나게 오거든요. 통증이 굉장히 심합니다. 아프고 발목이 붓고. 그래서 걷는 게 일반 우리 대원들보다,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고통도 많이 느끼고 더 힘들고 그런 거죠.

□ 박노원 / 진행

지난 13일에 저희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했는데 그때 대장정 일정 가운데 서울에 와 있다고 그랬거든요. 후반부에 다시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다시 합류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엄홍길

그럼요. 저희 단장님께서요. DMZ 평화통일대장정의 단장님을 맡고 계신데요. 몇 년째 지금 하고 계시는데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체력도 대단하시고요. 항상 저랑 선두에 서서 대원들 이끌고 나가거든요. 그런데 배낭 무거운 거 메시고도 전혀 젊은 층에게도 뒤쳐지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를 앞질러서 가실 정도로 그렇게 대단하십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럴 때 대장님 좀 힘드시겠어요. 처질 수도 없고 다른 사람한테 약한 모습 보이기도 좀 그렇고. 그럴 때 고민하지 않으세요?

□ 엄홍길

그래서 제가 "단장님, 조금 속도 조절하셔야겠습니다. 지금 뒤에 대원들이 너무 처진 것 같은데요. 좀 천천히 가야 될 것 같습니다."

□ 박노원 / 진행

대원 핑계를 대면서.

□ 엄홍길

네. 제가 오히려 속도를 이렇게 … 하고 그러니까 완급조절 해달라고 단장님한테 말씀드립니다.

□ 박노원 / 진행

DMZ 평화통일대장정 올해로 여섯 번째인데요. 그러니까 처음 시작했을 때와 여섯 번째 올해까지 비교했을 때 어떤 식으로 달라져왔는지가 궁금해요.

□ 엄홍길

우선 대원들의 평가를 해보자면 확실히 세대가 바뀔수록, 해가 바뀔수록 아무래도 정신력, 체력 이런 부분이 약한 것 같아요. 그게 막 차이가 확 나요. 현격히 차이가 나요. 그리고 근성이라고 할까 패기가 이런 게 없어요. 가다가 좀 힘들면, 아니면 딱 그냥 쉽게 포기하는 거예요. '좋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한번 해보자. 내가 시작했으니까.' 이런 강한 승부욕이나 강한 근성, 패기 이런 게 좀 약한 것 같고. 갈수록 이렇게.

□ 박노원 / 진행

인솔 입장에서는 그럼 힘들겠는데요?

□ 엄홍길

작년하고 올해하고 또 다르더라고요. 그게 1년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동년배일 텐데 그게 한 해 차이인데 그렇게 많이 차이 나고, 그다음에 더위 때문에 지금 폭염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데 기온이 갈수록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워진다는 거죠. 상승한다는 거죠. 그런 기온변화가 갈수록 극심하게 심하고 온도변화나 이런 것들이,

□ 박노원 / 진행

이런 추이라면 점점 더 힘들어지겠는데요, 통일대장정이? 역사적 의미만 되새기는 게 아니라 기부도 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기금을 적립합니까?

□ 엄홍길

제가 DMZ 평화통일대장정 하니까요. 대원들이 1km를 걸을 때마다 100원씩.

□ 박노원 / 진행

대원 한 사람당 1km에 100원씩.

□ 엄홍길

네, 100원씩 해서 저희가 35,000원어치를 걷어서요. 그걸 저희가 대원들 총 모아서 그것을 통일나눔재단에 기부를 합니다.

□ 박노원 / 진행

통일나눔재단, 그렇군요. 학생들 소감 같은 건 어떻게들 하던가요?

□ 엄홍길

대원들 시작할 때는 물론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이 걱정도 되기도 하고 마음속에 많이 두렵기도 하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과연 내가 350km라는 것을,

□ 박노원 / 진행

대장정이에요, 사실.

□ 엄홍길

생각해 보세요. 딱 중간에 하루 쉰 거거든요. 일주일을 쉬지 않고 걷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30km씩을 매일,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 박노원 / 진행

하루 30km 하루만 하기도 힘든데.

□ 엄홍길

글쎄 말입니다. 힘든 길을 일주일씩 걸어야 되고 배낭 그대로 메고 다녀야 되고 날씨에 다 적응을 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길이 또 평지도 아니고 오르막길, 내리막길 있고 평지도 있고 다양한 길 자체도 그렇고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 악조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연 대원들이 여기 신청해서 자신의 인생 큰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막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어쨌든 하루하루를 이렇게 버티면서 이겨내면서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어쨌든 완주를 했을 때 그 성취감이라는 것은, 그 기쁨이라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죠.

□ 박노원 / 진행

마지막 도착해서 막 울고 그랬을까요?

□ 엄홍길

도착할 때 되면 옆에서 군악대가 팡파르 울려주고요. 그러면 도착하면 순간적으로 그 억압되었던 참고 있었던 그것이 막 폭발하는 겁니다. 그 순간 눈물 흘리고 끌어안고 그 감정은 대단하죠.

□ 박노원 / 진행

그때 뿌듯하셨겠어요.

□ 엄홍길

그럼요. 본인 스스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놀라겠습니까? 자신이 승리자가 된 것 아닙니까? 자신을 이겨내고 극복했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자기 자신의 자부심도 들고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깨달음을 갖게 되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박노원 / 진행

네팔 이야기도 좀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세계 최초로 8,000m 16좌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에게 네팔은 참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곳일 텐데, 지난 6월에 네팔 또 다녀오셨다고.

□ 엄홍길

네, 제가 6월 달에도 갔다 왔는데 네팔에 제가 학교를 계속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제가 학교 짓는 것, 14번째 학교를 공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의 공사 진행 상황,

□ 박노원 / 진행

14번째 학교. 총 몇 개 학교를 짓겠다는 약속을 하신 거예요?

□ 엄홍길

제가 8,000m 16좌를 올라갔기 때문에 성공했기 때문에 저도 히말라야에 있는 신이 저에게 꿈을 이루고 성공을 거두게 해 주고 살려서 산을 내려보내주셨어요. 그러니까 제가 도움을 받은 것을, 은혜를 제가 나누면서 베풀며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깨우침 받고 내려왔어요. 16개 학교를 짓는 것이 제 목표고.

□ 박노원 / 진행

그중에 그러면 이번에 14호까지 개교를 한 건가요?

□ 엄홍길

15번째는 벌써 완공이 됐고요. 오픈식을 했고. 15번째가 먼저 완공이 됐어요. 14번째가 공사가 좀 더뎌서 늦게 진행됐고. 그래서 제가 이번에 가서 14번째 학교를 현장 둘러보고 공사진행상황을 체크해 보고. 그다음에 제가 16번째 학교 가서 부지, 학교 현황도 둘러보고 학교 건물 위치선정 같은 것도 보고.

□ 박노원 / 진행

워낙 지대가 높고 그래서 차량진입도 어렵고 그럴 것 같아서 공사가 매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엄홍길

그게 지역에 따라 좀 다릅니다. 저희가 첫 번째 학교 같은 경우는 제1호 학교를 2010년도 5월 5일 날 지었는데요. 그것은 학교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자리 잡고 있는 4,060m '팡보체'라는 마을이에요. 거기에 저희가 학교를 지었는데 거기는 모든 건축자재를 다 비행기로 수송을 했고 수송한 다음에 한 2,800m까지는 비행기로 수송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거기서 야크라는 동물을 이용해서, 소과,

□ 박노원 / 진행

벽돌이며 시멘트며 다 야크가 나르는 겁니까?

□ 엄홍길

사람이 나른다든가. 그렇게 포터를 고용해서 사람 써서 나르고요. 포터가 거기서도 3일을 올라가야 됩니다.

□ 박노원 / 진행

3일이요?

□ 엄홍길

네, 3일을 가야지 학교를 짓는 곳에 도착하는 겁니다. 급한 것은 헬리콥터로 수송을 하고요. 그리고 다른 지역은 주로 낮은 지대, 저지대에 학교를 지었는데 그것들조차도 물론 오지여서요. 거의 일반도로가 제대로 된 곳이 아니고 비포장길이고 10시간씩 트랙터 같은 데에 건축자재를 싣고 가야 되고,

□ 박노원 / 진행

학교 하나하나 지을 때마다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 엄홍길

어느 한 지역은 '마칼루'라는 8,463m 산이 있는 산자락의 마을은요. 차도 못 들어가죠, 거기도 그렇다고 사람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래서 거기는 모든 건축자재를 헬리콥터가 다 수송을 해서 학교를 지은 그런 지역도 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얘기 나누다 보니까 산에 쏟던 열정을 지금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계시다는 느낌이 드는데, 지금 한 달에 한 번 매달 중학생들과 등산하신다고요?

□ 엄홍길

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강북구거든요. 강북구에 살고 있는데 관내에 12개 남녀중학교가 있습니다. 그 남녀중학교에서 학교장 선생님한테 5명씩을 추천을 받아서요.

□ 박노원 / 진행

학교당 5명이요. 60명이네요?

□ 엄홍길

네, 학교당 5명, 한 60명의 남녀 학생들을, 거기 다양한 형태의 학생들이죠. 그래서 그 학생들 데리고 서울 근교의 산들을 올라갑니다.

□ 박노원 / 진행

중학생들이 산 좋아하나요?

□ 엄홍길

처음에는 막 짜증내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드는데,

□ 박노원 / 진행

중학생들이 엄 대장님 잘 모를 것 같은데.

□ 엄홍길

그런데 중학생들 중에서 딱 중학교 2학년 애들만 하는 겁니다. 중2병이 아주 심하지 않습니까? 질풍노도의 시기가 중학교 2학년 아닙니까? 그래서 그 아이들을 제가 중학교 2학년만 해서 산을 데려가는데. 그런데 첫 번째, 두 번째, 횟수가 거듭될수록 산행 속도라든가 아이들이 산을 좋아하는 게, 자연을 좋아하는 게 딱 나타납니다. 거기만 오면 애들이 그렇게 맑고 밝고 서로가 의사소통이 잘 되고 각기 다른 학교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말 소통이 잘 되고 굉장히 화기애애하고,

□ 박노원 / 진행

그게 산이 주는 힘일까요?

□ 엄홍길

그렇죠. 자연이 주는 힘이죠. 자연이 주는 에너지, 힘이죠. 그래서 그 학생들이 여름철에는 8월 초에 또 제가 2박 3일 강원도 인제 군부대의 신병훈련소 들어가요. 나라사랑병영캠프라고 해서요. 아이들 데리고 들어가서,

□ 박노원 / 진행

아, 그 아이들 데려가서?

□ 엄홍길

네, 데리고 들어가서 군부대에 입소를 시켜서요.

□ 박노원 / 진행

산 데리고 가는 것도 힘든데 왜 또 군부대까지.

□ 엄홍길

군부대 가서 거기서 환복, 군복으로 갈아입히고 거기서 병영체험 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거기서 기본으로 밤에 불침번 서고 자기가 직접 식기 들고서 밥도 타먹고 설거지도 하고 그러면서 어머니가 밥해 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 건가, 맛있는 건가.

□ 박노원 / 진행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그 중학생 아이들과.

□ 엄홍길

저희가 올해로 7년째 되어가고 있습니다.

□ 박노원 / 진행

그러면 방학기간에도 하나요?

□ 엄홍길

그렇죠. 하계캠프를 들어가는 거죠, 방학 때는.

□ 박노원 / 진행

아니, 매달 중학생들과 등산하는 것.

□ 엄홍길

그렇죠. 7월 달은 쉬고 8월 달 하계캠프를 하고 9월 달부터 또 계속 몇 달.

□ 박노원 / 진행

그 일을 지금 7년째 해오고 계신 거고.

□ 엄홍길

네. 그래서 12월 달 넘어서 1월 달 되면 새해에 마지막으로 수료등반을 하는 거예요. 그때는 강원도 태백산 겨울산행을 하는 겁니다. 눈 쌓이고 눈보라 치는 겨울 산을 올라가면요. 그 1년 동안의, 첫 산행할 때는 굉장히 어리고 가냘프고 약하고 힘들어하고 짜증내던 아이들이 그 몇 개월 사이에 딱, 다음 해 1월 달에 태백산 올라갈 때는요. 진짜 중학교 2학년이 아닌 고등학생, 대학생 그 정도로 아이들이 성숙되고 의지라든가 강인함, 결연함이 딱 풍긴다니까요.

□ 박노원 / 진행

참가 학생의 얘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혹시 대장님만 좋아하시는 것 아닌가요?

□ 엄홍길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게 딱 나타나요. 보입니다. 부쩍 성장되고요. 부쩍 애들이 성장해서 아주 의젓해지고 굉장히 좋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그 학생들 거기 태백산 올라가서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면 겨울바람 맞으면서 내려와서 제가 간단하게 경험담 좀 얘기해 주시고 그리고 서울 올라가서 수료합니다. 수료증 나눠주고.

□ 박노원 / 진행

이래서 자연과 함께해야 돼요.

□ 엄홍길

그래서 거기서 또 2명의 모범생을 선발합니다. 남녀 학생. 남학생 하나, 여학생 하나 모범생, 1년 동안 잘한 학생. 걔들 데리고 제가 엄홍길휴먼재단에서 해서 네팔의 학교 착공식을 준공식 할 때 그것도 데려가는 거예요. 현지의 여러 가지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의 교육현황을 좀 둘러보게 하고 너희가 얼마나 대한민국에서 공부를 하고 여기 산다는 것에 대해서 좋은 기회를 가져야 되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된다, 소중함을 알아야 된다. 너희 또래 아이들을 봐라, 여기 학교 상황을 봐라, 이 아이들 주거환경시설을 봐라. 아이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옵니다.

□ 박노원 / 진행

일단 자연과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른 학교에도 전파가 막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곳곳이 산인데요.

□ 엄홍길

네. 그런데 하여튼 다른 데에서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제가 몸이 하나니까 그렇게 할 수는 없고요.

□ 박노원 / 진행

혹시 학생들이 대장님께 이런 질문 안 해요? 대장님 하면 인내, 극복의 상징인데 등반하다 너무너무 힘들었을 때 진짜 포기하고 싶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포기하지 않는, 더 나아가게 하는 심리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걸 견뎌냈는지 그런 질문 같은 것 할 것 같아요.

□ 엄홍길

그럴 때는 제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는 거죠. 지난날의, 지난 과거의 지난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때도 그런 상황에서도 내가 이걸 극복하고 이겨내고 내가 그때 헤쳐나가고 내가 정상을 갔는데, 살아서 내려왔는데 이 순간은 이것을 이겨내지 못한다고 하면 나는 올라갈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고 성공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이런 과정은 분명히 다 겪는 것이다. 이것을 내가 이겨내느냐 이겨내지 못하느냐, 극복해내느냐 극복해내지 못하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 여기서 성패가 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과정을 이겨내야 된다, 극복해야 된다고 그 힘들고 어렵던 시기를 같이 비교를 하면서.

□ 박노원 / 진행

그 눈보라 치는 높은 산에서 비박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세요?

□ 엄홍길

그렇죠. 그런 극한 상황에서 항상 나는 해내야 된다,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목표와 신념에 대한 그것을 끝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버리지 않는 거죠.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이런 단계가 다 있다. 이 단계를 다 넘어서야만 목적지를 갈 수 있는 것이고 정상에 갈 수 있는 것이다, 하는 것을 스스로 잠을 자다가 하면서 이겨내자, 이겨내야 된다, 극복해야 된다, 극복해내야 된다, 스스로 이렇게 채찍질을 하는 거죠.

□ 박노원 / 진행

그렇게 생각해도 해가 밝지 않고 날이 밝아오지 않는 것 같아도 언젠가는 오죠?

□ 엄홍길

그럼요. 결국에는 그것을 이겨냈을 때 좋은 결과가 나타나게 되고 성공하게 되고. 그렇게 하는 거죠.

□ 박노원 / 진행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너무 힘들어지고 있으니까요, 더더욱. 그럴 때 좀 교훈이 됐으면 해서 이 질문을 드렸던 거거든요.

□ 엄홍길

제가 항상 그런 얘기를 해요. 시간은 흐르고 있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있고 시간은 멈추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그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딱 거기서 정지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분명히 지나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누구나 다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거기서 과연 얼마만큼 이걸 빨리 내가 떨쳐내고 앞으로 한 걸음 먼저 나가느냐, 박차고 나가느냐. 그것에 따라서 목적지를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 아니면 아예 후퇴를 하느냐, 아니면 주저앉는 것이냐,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항상 모든 걸 이겨내라는 것이죠.

□ 박노원 / 진행

인내, 극복, 희망 상징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 마무리한 DMZ 대장정 얘기, 그리고 산, 아이들 그리고 삶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엄홍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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