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의 최강시사] 윤여준 “문재인 정부가 국가주의? 동의 어려워”

입력 2018.08.02 (10:49) 수정 2018.08.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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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 무너진 국가 공공성 회복 필요성 있어
- 보수는 작은 정부 큰 시장, 진보는 큰 정부 작은 시장 지향
- 정답은 없어…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합의 구해야
- 김병준의 ‘국가주의’ 화두는 정권의 성격규정 문제, 무시전략은 안 통해
- 김병준의 한국당 인적 쇄신, 민심의 지지에 달려있어
- 기무사 문건에 대한 한국당의 무비판? 집권시절 일이라 곤혹스러울 것
- 사법농단, 출세주의에 빠져 법의 존엄성 훼손된 사건




■ 프로그램명 : 최강욱의 최강시사
■ 코너명 : 〈보수의 품격〉
■ 방송시간 : 8월 2일(목)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최강욱 : 이 시간 때문에 목요일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으시죠. <보수의 품격>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품격은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뜨거운 현안들을 보수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 오늘도 윤여준 전 장관님께서 스튜디오에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장관님.

▷ 윤여준 : 안녕하십니까?

▶ 최강욱 : 오늘은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 이야기를 좀 해봤으면 합니다. 비대위원장이 당에서 추인된 지가 보름가량이 지났고요. 인선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게 일주일가량 됐는데 짧은 시간에 아주 분주한 행보를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 윤여준 : 그렇더군요.

▶ 최강욱 : 지난주에도 좋게 평가해 주셨는데요. 저희 방송하고도 지난 월요일에 인터뷰를 했었어요, 김병준 위원장이. 그런데 가장 눈에 띄는 게 자율이라는 화두를 또 이야기를 했었고요. 그다음에 우리 정치를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으로 바꿔야겠다, 이런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국당은 물론 기존의 보수 정당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어떤 새로운 담론을 제기하는 모습이어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기는 했는데 한편으로는 구체적인 의미가 뭐냐, 여전히 추상적인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던데 장관님은 어떻게 느끼셨어요?

▷ 윤여준 : 김 위원장께서 비대위원장 취임하신 직후에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가 지향해야 될 새로운 가치로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게 자유와 자율이었어요.

▶ 최강욱 : 그랬습니다.

▷ 윤여준 : 물론 당연한 말씀인데 좋은 말씀이고 그런데 이게 자율과 자유라는 건 자유의 핵심이 자율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니까 자율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고 자율이 있는 자유가 참자유다라는 게 학계의 정리된 이론 같은데 굉장히 좋은 가치니까 훌륭한 제안인데 다만 이게 추상성이 너무 높아서 그리고 이게 자유를 얘기하면 자유와 평등의 관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관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관계 복잡한 논쟁을 하게 된다고요. 그래서 이건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 최강욱 : 쉽지는 않습니다, 진짜.

▷ 윤여준 :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 같아서는 결국 이런 정당이 지향하는 가치는 구체적으로는 정책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구체적으로 정책을 통해서 자기들이 추구하는 자유라는 게 뭔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를 얘기하는 것인지 어디까지가 자유라고 보는 것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정책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거죠. 이렇게 추상적인 가치만 던지는 건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나 국민 대중이 알고 따라가기는 어렵다.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한 일이 있습니다.

▶ 최강욱 : 대중의 입장에서도 조금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만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렇게 가치가 정립이 되면 지향해야 될 방향이 정립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유한국당의 개혁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협위원장의 어떤 개편이나 이런 부분들도 그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이런 취지의 언급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취지가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게 나중에 인적쇄신으로 이어질 때는 기준이 뭐냐, 이런 얘기가 또 나올 수 있으니까.

▷ 윤여준 : 그럴 수 있겠죠. 가치가 너무 추상적이면 기준 정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혼란이 올 수 있는데 앞으로 이제 막 비대위가 가동을 한 상태니까 앞으로 정말 지향해야 될 가치가 뭐며 그걸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뭔가 정리를 해서 체계적으로 제시를 하지 않겠는가, 당연히 해야 하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죠.

▶ 최강욱 : 알겠습니다. 체계적인 정리를 좀 기대해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런데 현 정부를 규정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는 본 것 같습니다. 국가주의 이렇게 명명을 하고 초중고교 내 커피자판기 설치 금지 문제나 먹방 금지 문제, 이런 걸 언급하셨던데 장관님은 국가주의라는 개념이 와 닿으시던가요?

▷ 윤여준 : 국가주의라는 말이 저도 과거에 몇 번 쓴 일이 있어요. 저는 국가주의라고 하기가 조심스러워서 국가주의적 경향, 국가주의적 성향 이렇게 말을 좀 했는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보니까 국가주의라고 말씀했다가 또 어떤 때는 국가주의적 문화라고 한 발 빼는 것 같은 이런 표현 쓰시는 걸 보면 그분도 국가주의라는 말이 학계에서보다는 정치인들이 권력을 파시즘적인 권력이라고 공격할 목적으로 흔히 국가주의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그 점을 이 분이 조금 염두에 두고 조금 부담스러워서 그렇게 표현을 부드럽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는 지금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라고 하는 것은 저는 좀 동의하기 어렵고 지나친 면이 있고요. 다만 이분이 학자였지만 지금은 정치인 신분이니까 정치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그런 국가주의적 성향을 미리 비판을 하고 공격을 해서 그걸 제어해야겠다는 좋은 취지로 했다고 해석을 하죠.

▶ 최강욱 : 그런데 어쨌거나 그간에 좀 조용하던 민주당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현 정부가 독재라는 말이냐, 우리가 국가주의면 북유럽은 전체주의냐.” 이런 언급을 하신 분이 있고 또 이해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는 국가주의적으로 더 강화되어야 한다. 승자독식의 완전 자유시장에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입장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보세요?

▷ 윤여준 : 저도 그분들 말씀들을 다 봤는데요. 저는 우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부가 국가주의다라고 얘기하고 나서 청와대나 여당이 전혀 대응을 안 하는 걸 보고 저는 정말 그걸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비판을 한 건데 어떻게 이걸 대응을 정면으로 하지 않나, 이걸 인정한다는 뜻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말이 나온 지 2주 가까이 돼서 산발적인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안 보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저는 그것부터가 우선 참 이해하기 곤란하다 생각을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점은 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냐 하면 문재인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재임 9년 동안에 국가의 공공성이라는 가치가 너무 무너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라는 가치가 국가라는 걸 묶어주고 유지시켜주는 핵심 가치라고 학자들이 그러는 만큼 중요한 것인데 이게 너무 무너졌거든요. 그러니까 문 대통령이 이걸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심리적 다급성 같은 게 있을 수 있다고 봤죠. 그러다 보니까 얼핏 보면 국가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런 면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은데 그러나 이런 야당의 지도자로부터 국가주의적이다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굉장히 신경 써야 합니다. 자기는 좋은 취지로 하는 것이더라도 또 지나치게 공공성을 강조하다 보면 그렇죠? 이 공공성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라는 기반 위에 있는 민주적 공공성이 되어야 되는데 자칫 국가가 뭐든지 결정하고 주도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조심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어디서 선을 긋느냐, 결국 이게 국가와 시장의 영역의 문제 아니에요? 대개 보수주의자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주장하고 진보주의자들은 큰 정부, 작은 시장을 주장하는 것 아닙니까, 결국 국가와 시장의 영역의 문제라서 저는 모범 답안은 없다고 보는 거죠. 그 사회마다 그 시대적 상황이 요구되는 어떤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수밖에. 이게 정해진 답안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죠. 그러니까 저는 이런 논쟁이 있는 걸 저는 굉장히 건강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최강욱 : 건전한 정책 논쟁이 하여튼 촉발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 여당이 한 2주 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 김병준 위원장이 정책 담론을 던지면서 프레임을 거니까 여기에 선점당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 전략으로 나간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잖아요.

▷ 윤여준 : 대개 이슈를 대응하는 전략 중에 여러 가지가 있죠. 이슈를 바꾸는 전환시키는 전략이 있고 더 큰 이슈로 이슈를 덮어버리는 전략도 있고 무시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거라서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런 판단이었다면 이건 중대한 오판인 거죠.

▶ 최강욱 : 그러면 김병준 위원장의 일종의 프레임 전략은 성공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윤여준 : 저는 이걸 프레임을 만들려고 했다고까지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김병준 위원장이 학자 출신이기도 하고 성격 자체가 그렇게 음모론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저는 프레임을 만들어서 상대방을 씌워야겠다,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보지는 않고 평소 학자로서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입각해서 한 얘기라고 보는 거죠, 저는.

▶ 최강욱 : 당의 방향이나 가치에 관해서 얘기를 했다면 이제 인적쇄신을 이분이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여전히 관심인데요. 김병준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교체 권한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인적쇄신의 최선이 뭐라고 보세요?

▷ 윤여준 : 그러니까 우선적으로 본인도 그런 얘기를 했죠. 새로운 가치를 정립을 해서 당원의 동의를 얻고 또 국민의 동의도 받아야겠죠?

▶ 최강욱 : 네,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윤여준 : 그런 다음에 그 가치에 입각해서 같이 갈 사람, 같이 못 갈 사람을 정한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직은 가치조차 제시가 안 되고 있는 초기 상황이니까 우선 그것부터 작업을 해서 정리를 하고 나중에 거기에 기준해서 인적청산은 있어야 되지만 당협위원장을 그렇다고 대거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고요. 다만 그 기준이 정해지면 그게 당원의 동의를 얻는 수준까지 가면 나중에 총선 때 공천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는 그런 좋은 계기가 되겠죠.

▶ 최강욱 : 결국 그 가치가 얼마만큼 민심의 지지를 얻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 윤여준 : 그렇죠, 그게 관건이죠.

▶ 최강욱 : 그런데 지금 김성태 원내대표가 보이는 행보는 지금 김병준 비대위원장하고는 좀 다른 결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기무사 계엄 문건과 관련해서 이게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유출 경위에 초반에 초점을 맞추더니 그다음에는 이것을 발표한 군인권센터의 소장을 대상으로 해서 성 정체성이 어떻다, 메신저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김병준 위원장도 그냥 완곡하게 김성태 대표의 좋은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두둔하고 나서기는 했습니다만 이게 밖에서 보기에는 둘이 호흡이 안을 맞고 좀 엇나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 윤여준 : 엇나간다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왜냐하면 김성태 위원장이 평상시에 지금까지 했던 언행이 있어요. 전혀 그렇지 않다가 지난 며칠 사이에 그랬다 그러면 이게 뭔가 이상하지만 홍준표 전 대표 수준의 막말은 아니었어도 김성태 원내대표가 그동안 쭉 해왔던 언행이 있습니다. 거기서 크게 벗어나는 것 같지는 않던데요. 그런데 지금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그렇다고 정면으로 비판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입장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죠.

▶ 최강욱 : 그런데 저는 정말로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자유한국당을 계엄령 문건에서 협조를 구해야 될 정당 그다음에 자신들이 요구하면 국회에도 출석하지 않을 정당, 이런 식으로 묘사를 해놨잖아요. 굉장히 모욕적이고 불쾌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거는 그냥 헛소리한 거다 이러면서 마치 이거를 방어하는 데 급급한 모습으로 보이거든요.

▷ 윤여준 :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벌어지는 일들이고 지금 상당히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 문제를 끌고 간다고 보니까 이럴 때 야당은 항상 반대 쪽에 서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 최강욱 : 밀리지 않겠다, 이런 건가요?

▷ 윤여준 : 하여간 그런 생각으로 저러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는 얼른 납득하기가 어렵거든요.

▶ 최강욱 : 그거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그래서 당에 손해가 갈 것 같지는 않은데.

▷ 윤여준 : 그리고 또 이게 말하자면 이런 음모가 문건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과거에는 자기가 그 시절 집권당 아니었습니까? 본인들 책임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 저런 것 때문에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딱하고 그러니까 저 정도로 어떤 견제를 한다고 그럴까. 야당으로서 입장을 밝힌다고 그럴까 그런 것 아닌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거겠죠.

▶ 최강욱 : 알겠습니다. 지금 또 하나가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 법원이 추가로 공개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문건을 보시면 조선일보를 언급하면서 직접 돈을 지원하고 거래하는 부분까지 나왔고 또 더 충격적인 건 ‘상고법원이 도입만 되면 이게 정부가 관련된 주요 사안들을 대법원에서 처리하되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정부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해서 반영하겠다.’ 이런 내용을 담았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이러면 삼권분립이 도대체 어떤 의미가...

▷ 윤여준 : 그렇죠. 저는 그걸 보면서 정말 평상시에 법원의 중요한 사람에 대한 특히 재벌총수들에 대한 판결이 있을 때마다 언론 보도 제목으로 나오는 게 뭐였습니까?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고요. 그러니까 유전무죄와 무전유죄라는 게 국민적 상식이 되다시피 해서 사실은 사법부의 독립이랄까, 사법부의 권위가 부분적으로 무너진 지는 오래됐습니다, 사실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믿는 국민들이 별로 없었잖아요. 그랬는데 이번에 대법원의 문건을 보니까 일부 판사들이 만든 거라고는 하지만 저 정도까지였을까 개인적으로 참담한 그런 심정이 들던데요. 변호사님께서 더 잘 아실테죠. 대법원청사 정문 현관 위에.

▶ 최강욱 : 자유, 평등, 정의.

▷ 윤여준 : 모든 하급법원에도 다 아마 현관에 있을 텐데요. 법관들이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될 가치 아니겠어요? 자유, 평등, 정의라는 게. 이걸 스스로 무너뜨렸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는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가 법의 존엄성? 법의 가치? 법치주의? 이것을 얘기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갔거든요.

▶ 최강욱 : 그러니까 뭐가 그렇게 절실해서 이렇게까지 갔을까요.

▷ 윤여준 : 제가 볼 때는 아주 고상하게 말하면 한국문화의 모든 분야에 뿌리 내리고 있는 입신양명, 쉽게 말하면 출세주의 문화 때문에 그렇다고 봐요. 그러니까 출세가 입신양명이 우선하는 가치인 거예요. 이게 한국 사회를 지배한 지가 오래됐죠. 그 뿌리가 어디 있든 간에 이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다 보니까 법관들마저도 법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존재인 법관들마저도 출세를 위해서는 모든 걸 지금 희생한 거잖아요, 우습게 안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저는 이번 기회에 법이나 법의 존엄성이나 법원의 사법부의 존엄성을 위해서는 뭔가를 너무 까발리는 게 해로운 것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차피 저 정도까지 드러났으면 저는 이번 기회에 사법부 스스로 일대 쇄신을 해서 정말 법의 존엄성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최강욱 : 입신양명에 빠져서 근본적인 가치를 져버렸다는 말씀이 굉장히 무겁고 아프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말씀 감사합니다.

▷ 윤여준 : 수고하셨습니다.

▶ 최강욱 : <보수의 품격> 윤여준 전 장관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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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욱의 최강시사] 윤여준 “문재인 정부가 국가주의? 동의 어려워”
    • 입력 2018-08-02 10:49:59
    • 수정2018-08-03 09:34:56
    최강시사
-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 무너진 국가 공공성 회복 필요성 있어
- 보수는 작은 정부 큰 시장, 진보는 큰 정부 작은 시장 지향
- 정답은 없어…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합의 구해야
- 김병준의 ‘국가주의’ 화두는 정권의 성격규정 문제, 무시전략은 안 통해
- 김병준의 한국당 인적 쇄신, 민심의 지지에 달려있어
- 기무사 문건에 대한 한국당의 무비판? 집권시절 일이라 곤혹스러울 것
- 사법농단, 출세주의에 빠져 법의 존엄성 훼손된 사건




■ 프로그램명 : 최강욱의 최강시사
■ 코너명 : 〈보수의 품격〉
■ 방송시간 : 8월 2일(목) 7:25~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최강욱 : 이 시간 때문에 목요일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으시죠. <보수의 품격>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와 품격은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뜨거운 현안들을 보수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 오늘도 윤여준 전 장관님께서 스튜디오에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장관님.

▷ 윤여준 : 안녕하십니까?

▶ 최강욱 : 오늘은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 이야기를 좀 해봤으면 합니다. 비대위원장이 당에서 추인된 지가 보름가량이 지났고요. 인선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게 일주일가량 됐는데 짧은 시간에 아주 분주한 행보를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 윤여준 : 그렇더군요.

▶ 최강욱 : 지난주에도 좋게 평가해 주셨는데요. 저희 방송하고도 지난 월요일에 인터뷰를 했었어요, 김병준 위원장이. 그런데 가장 눈에 띄는 게 자율이라는 화두를 또 이야기를 했었고요. 그다음에 우리 정치를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으로 바꿔야겠다, 이런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국당은 물론 기존의 보수 정당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어떤 새로운 담론을 제기하는 모습이어서 신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기는 했는데 한편으로는 구체적인 의미가 뭐냐, 여전히 추상적인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던데 장관님은 어떻게 느끼셨어요?

▷ 윤여준 : 김 위원장께서 비대위원장 취임하신 직후에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가 지향해야 될 새로운 가치로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게 자유와 자율이었어요.

▶ 최강욱 : 그랬습니다.

▷ 윤여준 : 물론 당연한 말씀인데 좋은 말씀이고 그런데 이게 자율과 자유라는 건 자유의 핵심이 자율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니까 자율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고 자율이 있는 자유가 참자유다라는 게 학계의 정리된 이론 같은데 굉장히 좋은 가치니까 훌륭한 제안인데 다만 이게 추상성이 너무 높아서 그리고 이게 자유를 얘기하면 자유와 평등의 관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관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관계 복잡한 논쟁을 하게 된다고요. 그래서 이건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 최강욱 : 쉽지는 않습니다, 진짜.

▷ 윤여준 :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 같아서는 결국 이런 정당이 지향하는 가치는 구체적으로는 정책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구체적으로 정책을 통해서 자기들이 추구하는 자유라는 게 뭔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를 얘기하는 것인지 어디까지가 자유라고 보는 것인지 이런 것들이 이제 정책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거죠. 이렇게 추상적인 가치만 던지는 건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나 국민 대중이 알고 따라가기는 어렵다.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한 일이 있습니다.

▶ 최강욱 : 대중의 입장에서도 조금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만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렇게 가치가 정립이 되면 지향해야 될 방향이 정립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유한국당의 개혁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협위원장의 어떤 개편이나 이런 부분들도 그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할 것이다.” 이런 취지의 언급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취지가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게 나중에 인적쇄신으로 이어질 때는 기준이 뭐냐, 이런 얘기가 또 나올 수 있으니까.

▷ 윤여준 : 그럴 수 있겠죠. 가치가 너무 추상적이면 기준 정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혼란이 올 수 있는데 앞으로 이제 막 비대위가 가동을 한 상태니까 앞으로 정말 지향해야 될 가치가 뭐며 그걸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뭔가 정리를 해서 체계적으로 제시를 하지 않겠는가, 당연히 해야 하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죠.

▶ 최강욱 : 알겠습니다. 체계적인 정리를 좀 기대해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런데 현 정부를 규정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는 본 것 같습니다. 국가주의 이렇게 명명을 하고 초중고교 내 커피자판기 설치 금지 문제나 먹방 금지 문제, 이런 걸 언급하셨던데 장관님은 국가주의라는 개념이 와 닿으시던가요?

▷ 윤여준 : 국가주의라는 말이 저도 과거에 몇 번 쓴 일이 있어요. 저는 국가주의라고 하기가 조심스러워서 국가주의적 경향, 국가주의적 성향 이렇게 말을 좀 했는데 김 위원장도 이번에 보니까 국가주의라고 말씀했다가 또 어떤 때는 국가주의적 문화라고 한 발 빼는 것 같은 이런 표현 쓰시는 걸 보면 그분도 국가주의라는 말이 학계에서보다는 정치인들이 권력을 파시즘적인 권력이라고 공격할 목적으로 흔히 국가주의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그 점을 이 분이 조금 염두에 두고 조금 부담스러워서 그렇게 표현을 부드럽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저는 지금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라고 하는 것은 저는 좀 동의하기 어렵고 지나친 면이 있고요. 다만 이분이 학자였지만 지금은 정치인 신분이니까 정치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그런 국가주의적 성향을 미리 비판을 하고 공격을 해서 그걸 제어해야겠다는 좋은 취지로 했다고 해석을 하죠.

▶ 최강욱 : 그런데 어쨌거나 그간에 좀 조용하던 민주당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현 정부가 독재라는 말이냐, 우리가 국가주의면 북유럽은 전체주의냐.” 이런 언급을 하신 분이 있고 또 이해찬 의원 같은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는 국가주의적으로 더 강화되어야 한다. 승자독식의 완전 자유시장에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이런 입장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보세요?

▷ 윤여준 : 저도 그분들 말씀들을 다 봤는데요. 저는 우선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문재인 정부가 국가주의다라고 얘기하고 나서 청와대나 여당이 전혀 대응을 안 하는 걸 보고 저는 정말 그걸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게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비판을 한 건데 어떻게 이걸 대응을 정면으로 하지 않나, 이걸 인정한다는 뜻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말이 나온 지 2주 가까이 돼서 산발적인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안 보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저는 그것부터가 우선 참 이해하기 곤란하다 생각을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점은 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냐 하면 문재인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재임 9년 동안에 국가의 공공성이라는 가치가 너무 무너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성이라는 가치가 국가라는 걸 묶어주고 유지시켜주는 핵심 가치라고 학자들이 그러는 만큼 중요한 것인데 이게 너무 무너졌거든요. 그러니까 문 대통령이 이걸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심리적 다급성 같은 게 있을 수 있다고 봤죠. 그러다 보니까 얼핏 보면 국가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런 면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은데 그러나 이런 야당의 지도자로부터 국가주의적이다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굉장히 신경 써야 합니다. 자기는 좋은 취지로 하는 것이더라도 또 지나치게 공공성을 강조하다 보면 그렇죠? 이 공공성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라는 기반 위에 있는 민주적 공공성이 되어야 되는데 자칫 국가가 뭐든지 결정하고 주도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드는 것은 조심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어디서 선을 긋느냐, 결국 이게 국가와 시장의 영역의 문제 아니에요? 대개 보수주의자는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주장하고 진보주의자들은 큰 정부, 작은 시장을 주장하는 것 아닙니까, 결국 국가와 시장의 영역의 문제라서 저는 모범 답안은 없다고 보는 거죠. 그 사회마다 그 시대적 상황이 요구되는 어떤 사회적 합의를 구하는 수밖에. 이게 정해진 답안이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죠. 그러니까 저는 이런 논쟁이 있는 걸 저는 굉장히 건강한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최강욱 : 건전한 정책 논쟁이 하여튼 촉발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 여당이 한 2주 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 김병준 위원장이 정책 담론을 던지면서 프레임을 거니까 여기에 선점당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무시 전략으로 나간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잖아요.

▷ 윤여준 : 대개 이슈를 대응하는 전략 중에 여러 가지가 있죠. 이슈를 바꾸는 전환시키는 전략이 있고 더 큰 이슈로 이슈를 덮어버리는 전략도 있고 무시하는 전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는 거라서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그런 판단이었다면 이건 중대한 오판인 거죠.

▶ 최강욱 : 그러면 김병준 위원장의 일종의 프레임 전략은 성공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윤여준 : 저는 이걸 프레임을 만들려고 했다고까지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김병준 위원장이 학자 출신이기도 하고 성격 자체가 그렇게 음모론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저는 프레임을 만들어서 상대방을 씌워야겠다,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보지는 않고 평소 학자로서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입각해서 한 얘기라고 보는 거죠, 저는.

▶ 최강욱 : 당의 방향이나 가치에 관해서 얘기를 했다면 이제 인적쇄신을 이분이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여전히 관심인데요. 김병준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교체 권한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인적쇄신의 최선이 뭐라고 보세요?

▷ 윤여준 : 그러니까 우선적으로 본인도 그런 얘기를 했죠. 새로운 가치를 정립을 해서 당원의 동의를 얻고 또 국민의 동의도 받아야겠죠?

▶ 최강욱 : 네,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 윤여준 : 그런 다음에 그 가치에 입각해서 같이 갈 사람, 같이 못 갈 사람을 정한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직은 가치조차 제시가 안 되고 있는 초기 상황이니까 우선 그것부터 작업을 해서 정리를 하고 나중에 거기에 기준해서 인적청산은 있어야 되지만 당협위원장을 그렇다고 대거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고요. 다만 그 기준이 정해지면 그게 당원의 동의를 얻는 수준까지 가면 나중에 총선 때 공천 기준으로 정해질 수 있는 그런 좋은 계기가 되겠죠.

▶ 최강욱 : 결국 그 가치가 얼마만큼 민심의 지지를 얻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 윤여준 : 그렇죠, 그게 관건이죠.

▶ 최강욱 : 그런데 지금 김성태 원내대표가 보이는 행보는 지금 김병준 비대위원장하고는 좀 다른 결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기무사 계엄 문건과 관련해서 이게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유출 경위에 초반에 초점을 맞추더니 그다음에는 이것을 발표한 군인권센터의 소장을 대상으로 해서 성 정체성이 어떻다, 메신저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김병준 위원장도 그냥 완곡하게 김성태 대표의 좋은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두둔하고 나서기는 했습니다만 이게 밖에서 보기에는 둘이 호흡이 안을 맞고 좀 엇나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 윤여준 : 엇나간다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왜냐하면 김성태 위원장이 평상시에 지금까지 했던 언행이 있어요. 전혀 그렇지 않다가 지난 며칠 사이에 그랬다 그러면 이게 뭔가 이상하지만 홍준표 전 대표 수준의 막말은 아니었어도 김성태 원내대표가 그동안 쭉 해왔던 언행이 있습니다. 거기서 크게 벗어나는 것 같지는 않던데요. 그런데 지금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그렇다고 정면으로 비판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입장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죠.

▶ 최강욱 : 그런데 저는 정말로 조금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자유한국당을 계엄령 문건에서 협조를 구해야 될 정당 그다음에 자신들이 요구하면 국회에도 출석하지 않을 정당, 이런 식으로 묘사를 해놨잖아요. 굉장히 모욕적이고 불쾌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거는 그냥 헛소리한 거다 이러면서 마치 이거를 방어하는 데 급급한 모습으로 보이거든요.

▷ 윤여준 :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지금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벌어지는 일들이고 지금 상당히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 문제를 끌고 간다고 보니까 이럴 때 야당은 항상 반대 쪽에 서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 최강욱 : 밀리지 않겠다, 이런 건가요?

▷ 윤여준 : 하여간 그런 생각으로 저러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고서는 얼른 납득하기가 어렵거든요.

▶ 최강욱 : 그거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그래서 당에 손해가 갈 것 같지는 않은데.

▷ 윤여준 : 그리고 또 이게 말하자면 이런 음모가 문건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만들어진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과거에는 자기가 그 시절 집권당 아니었습니까? 본인들 책임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 저런 것 때문에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딱하고 그러니까 저 정도로 어떤 견제를 한다고 그럴까. 야당으로서 입장을 밝힌다고 그럴까 그런 것 아닌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거겠죠.

▶ 최강욱 : 알겠습니다. 지금 또 하나가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 법원이 추가로 공개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문건을 보시면 조선일보를 언급하면서 직접 돈을 지원하고 거래하는 부분까지 나왔고 또 더 충격적인 건 ‘상고법원이 도입만 되면 이게 정부가 관련된 주요 사안들을 대법원에서 처리하되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정부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해서 반영하겠다.’ 이런 내용을 담았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이러면 삼권분립이 도대체 어떤 의미가...

▷ 윤여준 : 그렇죠. 저는 그걸 보면서 정말 평상시에 법원의 중요한 사람에 대한 특히 재벌총수들에 대한 판결이 있을 때마다 언론 보도 제목으로 나오는 게 뭐였습니까?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고요. 그러니까 유전무죄와 무전유죄라는 게 국민적 상식이 되다시피 해서 사실은 사법부의 독립이랄까, 사법부의 권위가 부분적으로 무너진 지는 오래됐습니다, 사실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믿는 국민들이 별로 없었잖아요. 그랬는데 이번에 대법원의 문건을 보니까 일부 판사들이 만든 거라고는 하지만 저 정도까지였을까 개인적으로 참담한 그런 심정이 들던데요. 변호사님께서 더 잘 아실테죠. 대법원청사 정문 현관 위에.

▶ 최강욱 : 자유, 평등, 정의.

▷ 윤여준 : 모든 하급법원에도 다 아마 현관에 있을 텐데요. 법관들이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될 가치 아니겠어요? 자유, 평등, 정의라는 게. 이걸 스스로 무너뜨렸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는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가 법의 존엄성? 법의 가치? 법치주의? 이것을 얘기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갔거든요.

▶ 최강욱 : 그러니까 뭐가 그렇게 절실해서 이렇게까지 갔을까요.

▷ 윤여준 : 제가 볼 때는 아주 고상하게 말하면 한국문화의 모든 분야에 뿌리 내리고 있는 입신양명, 쉽게 말하면 출세주의 문화 때문에 그렇다고 봐요. 그러니까 출세가 입신양명이 우선하는 가치인 거예요. 이게 한국 사회를 지배한 지가 오래됐죠. 그 뿌리가 어디 있든 간에 이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다 보니까 법관들마저도 법의 존엄성을 상징하는 존재인 법관들마저도 출세를 위해서는 모든 걸 지금 희생한 거잖아요, 우습게 안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저는 이번 기회에 법이나 법의 존엄성이나 법원의 사법부의 존엄성을 위해서는 뭔가를 너무 까발리는 게 해로운 것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차피 저 정도까지 드러났으면 저는 이번 기회에 사법부 스스로 일대 쇄신을 해서 정말 법의 존엄성을 다시 회복하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최강욱 : 입신양명에 빠져서 근본적인 가치를 져버렸다는 말씀이 굉장히 무겁고 아프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말씀 감사합니다.

▷ 윤여준 : 수고하셨습니다.

▶ 최강욱 : <보수의 품격> 윤여준 전 장관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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