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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이슈] 억만장자들 유럽 시민권 ‘쇼핑’ 논란
입력 2018.08.02 (20:39) 수정 2018.08.02 (20:58)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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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 부자들을 상대로 대놓고 돈을 받고 시민권을 파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럽 연합에 가입돼 있는 작은 나라들이 돈만 내면 EU 시민이 될 수 있다며 부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제 활성화냐 국적 쇼핑이냐 유럽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홍 기자.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원정출산을 가서 물의를 빚곤 했잖아요.

[기자]

네. 주로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하거나 국가 위기 사태 때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았죠.

[앵커]

네. 그렇죠. 그런데 유럽에서는 아예 대놓고 돈을 받고 시민권을 판다고요?

[기자]

네. 단순히 그 나라에 살 수 있는 영주권이 아니라 아예 국민이 되는 시민권 이야깁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한 '부자들이 두 번째 여권을 사러 가는 곳'이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시민권을 주는 나라로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몰타, 터키, 바누아투 등 10개 국가를 소개했습니다.

의외로 유럽 국가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재미로, 마치 쇼핑을 하듯 여러 시민권을 사는 부자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사례를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앵커]

몰타하면 우리에겐 국정농단 사태 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몰타 국적을 취득하려 했다는 보도가 기억나는데요.

[기자]

네. 몰타는 돈을 내고 EU 시민이 되라고 홍보 영상까지 있습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 90km에 3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인구는 40만 명 정도고요. 면적은 서울의 절반 정돕니다.

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입니다.

십자군 시대부터 존재한 성 요한 기사단의 지배를 받아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습니다.

1964년까지 영국 영토여서 영어를 씁니다.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EU 회원국입니다.

EU 회원국이면 셍겐 조약에 따라 유럽 어디든 여권없이 다닐 수가 있거든요.

몰타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11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 정도를 내면 1년 만에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15억 원 가운데 9억 원은 정부에 현금으로 지불하고, 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이나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입니다.

시민권을 취득하고 5년이 지나면 부동산이나 채권은 되팔 수 있습니다.

[닐 팔존/몰타 인권변호사 : "충분한 돈이 있으면 (정부로부터) 환영을 받고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몰타 정부는 돈이 없는 난민들에겐 냉정합니다.

몰타는 아프리카에서 난민선이 들르는 주요 루트로 알려져 있는데요.

천신만고 끝에 몰타에 와도 최소 10년을 거주해야 시민권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서울 아파트 한 채 비용으로 유럽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틈새 시장을 노린거군요.

그런데 작은 나라인 몰타나 경제가 어려운 터키는 좀 이해가 가는데 잘사는 오스트리아도 있네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오스트리아도 있습니다.

1985년부터 시민권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제일 비싼 곳입니다.

2,375만 달러. 우리 돈으로 268억 원 정도 합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야 합니다.

그래도 억만장자들에게 인기가 좋다는데요.

오스트리아 시민권은 국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속해 있어서 시민권 취득 여부를 숨길 수 있거든요.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주로 러시아 부호들이 불법자금이나 해외 도피처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이른바 시민권 장사가 유럽에까지 유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우리에게 조세 도피처로 많이 알려져 있는 카리브해 국가들의 성공 사례 때문입니다.

시민권을 최초로 팔기 시작한 나라는 세인트키츠네비스입니다.

인구 5만 명의 아주 작은 섬나라인데요.

1984년부터 시민권을 팔기 시작해 현재 15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7천만 원을 내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고요.

세인트루시아, 도미니카, 앤티가 바부다와 같은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나라들도 1억에서 2억 원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들 카리브해 국가들도 유럽을 무비자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요.

이런 점을 노려서 중국인 부호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 "많은 중국인들이 세인트키츠네비스에 와서 부동산을 사갑니다. 부동산이 비싸지 않기 때문이죠."]

러시아도 빠지지 않습니다.

러시아 보안 메신저로 유명한 텔레그램 창설자 파벨 두로프도 이곳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우리에겐 나라에서 국적 장사에 나선다는 게 아무래도 낯선데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국가 입장에서는 시민권 판매 제도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이득이겠죠.

몰타의 경우 시민권 판매 비용 중 대부분을 '국가개발사회기금', 그러니까 교육이나 보건,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하고요.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 국채 등에 200만 유로, 약 26억 원 이상 투자를 하면 90일 만에 시민권을 주는데 2013년 이후 시민권 판매로 5조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나라가 부패 사업가나 정치인에게도 마구잡이로 시민권을 파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신청자의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불법행위로 축적한 부를 해외로 빼돌리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민권 장사가 시민권의 개념을 훼손하고, 잠재적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 [글로벌24 이슈] 억만장자들 유럽 시민권 ‘쇼핑’ 논란
    • 입력 2018-08-02 20:43:26
    • 수정2018-08-02 20:58:13
    글로벌24
[앵커]

전세계 부자들을 상대로 대놓고 돈을 받고 시민권을 파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럽 연합에 가입돼 있는 작은 나라들이 돈만 내면 EU 시민이 될 수 있다며 부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제 활성화냐 국적 쇼핑이냐 유럽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홍 기자.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원정출산을 가서 물의를 빚곤 했잖아요.

[기자]

네. 주로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하거나 국가 위기 사태 때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았죠.

[앵커]

네. 그렇죠. 그런데 유럽에서는 아예 대놓고 돈을 받고 시민권을 판다고요?

[기자]

네. 단순히 그 나라에 살 수 있는 영주권이 아니라 아예 국민이 되는 시민권 이야깁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한 '부자들이 두 번째 여권을 사러 가는 곳'이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시민권을 주는 나라로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몰타, 터키, 바누아투 등 10개 국가를 소개했습니다.

의외로 유럽 국가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재미로, 마치 쇼핑을 하듯 여러 시민권을 사는 부자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사례를 먼저 소개할까 합니다.

[앵커]

몰타하면 우리에겐 국정농단 사태 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몰타 국적을 취득하려 했다는 보도가 기억나는데요.

[기자]

네. 몰타는 돈을 내고 EU 시민이 되라고 홍보 영상까지 있습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 90km에 3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인구는 40만 명 정도고요. 면적은 서울의 절반 정돕니다.

전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입니다.

십자군 시대부터 존재한 성 요한 기사단의 지배를 받아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습니다.

1964년까지 영국 영토여서 영어를 씁니다.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EU 회원국입니다.

EU 회원국이면 셍겐 조약에 따라 유럽 어디든 여권없이 다닐 수가 있거든요.

몰타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11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억 원 정도를 내면 1년 만에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15억 원 가운데 9억 원은 정부에 현금으로 지불하고, 6억 원 상당의 부동산이나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입니다.

시민권을 취득하고 5년이 지나면 부동산이나 채권은 되팔 수 있습니다.

[닐 팔존/몰타 인권변호사 : "충분한 돈이 있으면 (정부로부터) 환영을 받고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몰타 정부는 돈이 없는 난민들에겐 냉정합니다.

몰타는 아프리카에서 난민선이 들르는 주요 루트로 알려져 있는데요.

천신만고 끝에 몰타에 와도 최소 10년을 거주해야 시민권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서울 아파트 한 채 비용으로 유럽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틈새 시장을 노린거군요.

그런데 작은 나라인 몰타나 경제가 어려운 터키는 좀 이해가 가는데 잘사는 오스트리아도 있네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오스트리아도 있습니다.

1985년부터 시민권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제일 비싼 곳입니다.

2,375만 달러. 우리 돈으로 268억 원 정도 합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야 합니다.

그래도 억만장자들에게 인기가 좋다는데요.

오스트리아 시민권은 국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속해 있어서 시민권 취득 여부를 숨길 수 있거든요.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주로 러시아 부호들이 불법자금이나 해외 도피처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이른바 시민권 장사가 유럽에까지 유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우리에게 조세 도피처로 많이 알려져 있는 카리브해 국가들의 성공 사례 때문입니다.

시민권을 최초로 팔기 시작한 나라는 세인트키츠네비스입니다.

인구 5만 명의 아주 작은 섬나라인데요.

1984년부터 시민권을 팔기 시작해 현재 15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7천만 원을 내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고요.

세인트루시아, 도미니카, 앤티가 바부다와 같은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나라들도 1억에서 2억 원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들 카리브해 국가들도 유럽을 무비자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요.

이런 점을 노려서 중국인 부호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 "많은 중국인들이 세인트키츠네비스에 와서 부동산을 사갑니다. 부동산이 비싸지 않기 때문이죠."]

러시아도 빠지지 않습니다.

러시아 보안 메신저로 유명한 텔레그램 창설자 파벨 두로프도 이곳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우리에겐 나라에서 국적 장사에 나선다는 게 아무래도 낯선데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국가 입장에서는 시민권 판매 제도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이득이겠죠.

몰타의 경우 시민권 판매 비용 중 대부분을 '국가개발사회기금', 그러니까 교육이나 보건,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하고요.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 국채 등에 200만 유로, 약 26억 원 이상 투자를 하면 90일 만에 시민권을 주는데 2013년 이후 시민권 판매로 5조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나라가 부패 사업가나 정치인에게도 마구잡이로 시민권을 파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신청자의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불법행위로 축적한 부를 해외로 빼돌리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민권 장사가 시민권의 개념을 훼손하고, 잠재적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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