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보라카이’ 문 닫았더니…에메랄드빛 되찾다!

입력 2018.08.05 (07:08) 수정 2018.08.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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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없는 '보라카이'....옛모습 되찾고 있어

필리핀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보라카이 섬'은 지금 한창 새 단장 중이다. 보라카이 중심가 곳곳에는 중장비가 동원돼 도로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다. 도로확장 공사와 하수관 공사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리조트들도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정화시설을 다시 설치하는 등 분주하다.


보라카이 유명 해변에선 주민들이 모래 깊숙이 박혀있는 쓰레기를 줍고, 바닷물에 떠다니는 물놀이용품 등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리고 경찰과 군인은 '외부인'이 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감시를 벌이고 있다.

관광객이 없는 보라카이 바다는 다시 에메랄드 빛을 되찾고 있다. 모래사장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해안가는 그동안 시끄러운 음악과 보트 소리가 가득 메웠지만, 지금은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라카이가 옛날 모습을 하나씩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보석섬 쓰레기장으로 돌변…. 6개월간 문 닫기로


4월 26일 필리핀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한 해 관광객 2백만 명 이상이 찾는 '보라카이' 섬이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섬이 환경 오염 문제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보석을 급기야 '쓰레기 섬' 이라고 지칭했다.

당시 보라카이의 한 호수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뒤덮였고, 해안가 일대에 조성된 곳곳의 리조트 건물에선 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 보내졌다. 해안가 모래엔 쓰레기 더미가 쌓여서, 생활 쓰레기도 바다에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필리핀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섬을 6개월 동안 폐쇄하기로 한 이유다.

섬이 문을 닫으면 관광수입이 크게 줄어 지역 경제가 휘청거릴 거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급기야 기념품점 상인과 리조트 직원들은 섬 폐쇄가 결정되자 곧바로 문을 닫고 섬을 떠나기도 했다. 더구나 이곳은 관광지역이라 물가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서 현지인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었다.

보라카이 폐쇄를 결정하고 난 후 필리핀 당국은 복구 프로젝트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총 13억 6,000여 페소(한화 275억 6,000여만 원)의 비용을 투자해 리조트마다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섬 내의 습지가 남아있는 6개 지역의 불법 거주자들을 이주시키는 등 보라카이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인 인기여행지 '보라카이'…. 10월 26일 재개방


필리핀 관광부의 2017년 연간 관광객 표본조사 결과, 세부, 칼리보, 보라카이 등이 한국인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 현지에서 사용한 비용은 약 1억 2천만 페소(약 25억 원)로 추정되며, 하루 평균 지출이 2016년 192.5달러(216,254원)에서 작년 246.67달러(277,109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70만 6천여 명으로 필리핀 전체 관광객의 22.20%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 여행사들은 보라카이 재개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보라카이가 재개방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기대감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환경부 장관이 지목한 재개장 날짜는 10월 26일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하반기 관광객을 바로 모집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리핀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재개장 된다는 것은 여행업계에도 큰 호재"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 섬의 폐쇄와 복구 사업으로 인해 약 19억 6,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당장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휴식시간을 갖은 뒤 섬을 찾는 관광객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개장 이후 자연 보존 '과제'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기 전 보라카이는 물고기, 조개껍데기, 야생 잡초, 해변을 달리는 말, 섬을 뒤덮고 있는 과일 등 값진 광경들로 가득했다. 밤이 되면 모닥불을 피우고, 노래를 부르며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추억처럼 말을 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보라카이 재개장 이후에도 환경법을 준수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제재를 할 방침이다. 나데트 로물로 푸야트 필리핀 관광 장관은 "자연을 보존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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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5 07:08:21
    • 수정2018-08-05 14: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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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없는 '보라카이'....옛모습 되찾고 있어

필리핀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보라카이 섬'은 지금 한창 새 단장 중이다. 보라카이 중심가 곳곳에는 중장비가 동원돼 도로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다. 도로확장 공사와 하수관 공사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리조트들도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정화시설을 다시 설치하는 등 분주하다.


보라카이 유명 해변에선 주민들이 모래 깊숙이 박혀있는 쓰레기를 줍고, 바닷물에 떠다니는 물놀이용품 등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리고 경찰과 군인은 '외부인'이 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감시를 벌이고 있다.

관광객이 없는 보라카이 바다는 다시 에메랄드 빛을 되찾고 있다. 모래사장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해안가는 그동안 시끄러운 음악과 보트 소리가 가득 메웠지만, 지금은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라카이가 옛날 모습을 하나씩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보석섬 쓰레기장으로 돌변…. 6개월간 문 닫기로


4월 26일 필리핀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한 해 관광객 2백만 명 이상이 찾는 '보라카이' 섬이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섬이 환경 오염 문제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보석을 급기야 '쓰레기 섬' 이라고 지칭했다.

당시 보라카이의 한 호수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뒤덮였고, 해안가 일대에 조성된 곳곳의 리조트 건물에선 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 보내졌다. 해안가 모래엔 쓰레기 더미가 쌓여서, 생활 쓰레기도 바다에 둥둥 떠다니기도 했다. 필리핀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섬을 6개월 동안 폐쇄하기로 한 이유다.

섬이 문을 닫으면 관광수입이 크게 줄어 지역 경제가 휘청거릴 거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급기야 기념품점 상인과 리조트 직원들은 섬 폐쇄가 결정되자 곧바로 문을 닫고 섬을 떠나기도 했다. 더구나 이곳은 관광지역이라 물가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서 현지인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었다.

보라카이 폐쇄를 결정하고 난 후 필리핀 당국은 복구 프로젝트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총 13억 6,000여 페소(한화 275억 6,000여만 원)의 비용을 투자해 리조트마다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섬 내의 습지가 남아있는 6개 지역의 불법 거주자들을 이주시키는 등 보라카이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인 인기여행지 '보라카이'…. 10월 26일 재개방


필리핀 관광부의 2017년 연간 관광객 표본조사 결과, 세부, 칼리보, 보라카이 등이 한국인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 현지에서 사용한 비용은 약 1억 2천만 페소(약 25억 원)로 추정되며, 하루 평균 지출이 2016년 192.5달러(216,254원)에서 작년 246.67달러(277,109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70만 6천여 명으로 필리핀 전체 관광객의 22.20%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 여행사들은 보라카이 재개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보라카이가 재개방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기대감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환경부 장관이 지목한 재개장 날짜는 10월 26일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하반기 관광객을 바로 모집하고 있지는 않지만, 필리핀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재개장 된다는 것은 여행업계에도 큰 호재"라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 섬의 폐쇄와 복구 사업으로 인해 약 19억 6,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당장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휴식시간을 갖은 뒤 섬을 찾는 관광객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개장 이후 자연 보존 '과제'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기 전 보라카이는 물고기, 조개껍데기, 야생 잡초, 해변을 달리는 말, 섬을 뒤덮고 있는 과일 등 값진 광경들로 가득했다. 밤이 되면 모닥불을 피우고, 노래를 부르며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추억처럼 말을 하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보라카이 재개장 이후에도 환경법을 준수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제재를 할 방침이다. 나데트 로물로 푸야트 필리핀 관광 장관은 "자연을 보존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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