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희망”…반도체 직업병 인정 쉬워진다

입력 2018.08.06 (23:23) 수정 2018.08.0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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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 동안 번번이 산재 인정의 문턱에서 아픔을 겪었던 특수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노동부가 반도체 직업병의 산재 인정이 쉬워지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흩어지는 초점을 잡아주는 특수 안경과 몸을 가눌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이동하는 것도 버거운 이 사람.

시력·보행·언어장애 1급인 뇌종양 환자 한혜경 씨입니다.

[한혜경/前 삼성전자 직원/뇌종양 투병 중 : "한 사람의 팔자를 이렇게 바꿔놓을 수 있어요?"]

혜경 씨는 95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일했습니다.

반도체 회로기판에 솔더크림과 열처리기를 이용해 납땜하는 작업을 맡았습니다.

퇴직한 지 4년 만인 2005년 뇌종양 판정을 받아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일했던 공장은 사라졌고, 삼성은 기밀을 이유로 화학물질 정보를 주지 않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도 입증이 안 된다며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시녀/한혜경 씨 어머니 : "역학조사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니었었고, 또한 혜경이의 진료기록을 제대로 건강검진 받은 진료기록을 한번도 볼 수도 없었고, 이런 데에서 패소 당했다는 게 저는 굉장히 억울했었어요."]

노동부가 내놓은 개선안은 혜경 씨 같은 피해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습니다.

법원 판결 등 인정 사례가 있는 백혈병과 뇌종양 등 8개 질병에 대해 역학조사를 생략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역학조사에만 반년 넘게 걸렸습니다.

또, 회사 측이 정보 요청과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산재 신청자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이종란/반올림 공인노무사 : "입증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노동자 보호에 있다는 그런 취지에 입각해서 폭 넓게 유사공정에 대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부는 개선안으로 매년 10명 안팎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가 혜택을 보고, 승인 절차는 기존 400일에서 170일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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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만의 희망”…반도체 직업병 인정 쉬워진다
    • 입력 2018-08-06 23:25:11
    • 수정2018-08-07 0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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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0년 동안 번번이 산재 인정의 문턱에서 아픔을 겪었던 특수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노동부가 반도체 직업병의 산재 인정이 쉬워지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흩어지는 초점을 잡아주는 특수 안경과 몸을 가눌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혼자 이동하는 것도 버거운 이 사람.

시력·보행·언어장애 1급인 뇌종양 환자 한혜경 씨입니다.

[한혜경/前 삼성전자 직원/뇌종양 투병 중 : "한 사람의 팔자를 이렇게 바꿔놓을 수 있어요?"]

혜경 씨는 95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일했습니다.

반도체 회로기판에 솔더크림과 열처리기를 이용해 납땜하는 작업을 맡았습니다.

퇴직한 지 4년 만인 2005년 뇌종양 판정을 받아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일했던 공장은 사라졌고, 삼성은 기밀을 이유로 화학물질 정보를 주지 않았습니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도 입증이 안 된다며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시녀/한혜경 씨 어머니 : "역학조사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조건도 아니었었고, 또한 혜경이의 진료기록을 제대로 건강검진 받은 진료기록을 한번도 볼 수도 없었고, 이런 데에서 패소 당했다는 게 저는 굉장히 억울했었어요."]

노동부가 내놓은 개선안은 혜경 씨 같은 피해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습니다.

법원 판결 등 인정 사례가 있는 백혈병과 뇌종양 등 8개 질병에 대해 역학조사를 생략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역학조사에만 반년 넘게 걸렸습니다.

또, 회사 측이 정보 요청과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산재 신청자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이종란/반올림 공인노무사 : "입증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노동자 보호에 있다는 그런 취지에 입각해서 폭 넓게 유사공정에 대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부는 개선안으로 매년 10명 안팎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가 혜택을 보고, 승인 절차는 기존 400일에서 170일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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