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작은공의 마술이 시작됐다

입력 2018.08.11 (09:59) 수정 2018.08.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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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 요금 2만원~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

지난 90년 대학가를 중심으로 많이 불리워졌던 '서울에서 평양까지'라는 노래의 가사 중 일부이다.

이 가사의 내용처럼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서울에서 광주까지의 거리보다 가깝다.하지만 마음의 거리는 여전히 분단이라는 장벽에 가로 막혀 멀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서울에서 평양을 육로로 방북한다는 건 남북정상회담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지 민간 교류에서 이뤄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그동안 불가능했던 것을 이룬 것은 바로 미래의 월드컵 대표를 꿈꾸는 유소년 축구 대회로 인해 가능해졌다.

환호하는 양각도 국제호텔 직원들환호하는 양각도 국제호텔 직원들

8월 13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 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 대회 참가를 위해 남측에선 연천군팀과 강원도 팀이 출전한다.이를 위해 기자단 26명도 방북 취재에 나섰다.6개국 8개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북한의 425체육단과 우즈베키스탄의 명문 축구 클럽인 분요드코르 등이 참가한다.

육로 방북길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2시 30분 임진각을 떠난 일행은 북측 지역에서 입국 심사 및 수하물 검사를 모두 마친뒤 5시가 조금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당초 개성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북측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실제 풍계리 취재때도 그랬고 대부분 커텐을 통해 유리창을 가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바깥 풍경을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간간히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본 평양으로 가는 길차창 밖으로 본 평양으로 가는 길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린지 3시간이 지나 저녁 8시가 되어서 숙소인 평양 양각도 호텔에 도착했다.호텔 직원들이 입장하는 모든 선수단과 취재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강원 선수단과 연천 선수단은 기념 촬영을 하고,숙소에 체크인 하면서 평양에서의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평양에서의 하룻밤을 지낸 선수들은 아침 식사를 한뒤 오후에 있을 첫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에그 샌드위치 대신 닭알겹빵이라 쓰여진 것을 보고 몇몇 선수들이 신기한 듯 크게 웃으며 담소를 나눈다.

닭알겹빵이라고 표기된 에그 샌드위치닭알겹빵이라고 표기된 에그 샌드위치

90년에 km당 택시 요금으로 환산했던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 요금 2만원은 2018년엔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늘어났다.하지만 물리적으론 여전히 광주보다 가까운 거리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작은 축구공이 사상 첫 민간 차원의 육로 방북이란 일을 해냈다.스포츠는 단순한 공놀이일 수 있지만,때로는 아무도 하지 못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이제 미래의 통일 세대 들이 펼칠 작은 공의 마술이 본격적인 대회가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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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작은공의 마술이 시작됐다
    • 입력 2018-08-11 09:59:48
    • 수정2018-08-11 10:00:47
    취재K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 요금 2만원~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

지난 90년 대학가를 중심으로 많이 불리워졌던 '서울에서 평양까지'라는 노래의 가사 중 일부이다.

이 가사의 내용처럼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서울에서 광주까지의 거리보다 가깝다.하지만 마음의 거리는 여전히 분단이라는 장벽에 가로 막혀 멀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서울에서 평양을 육로로 방북한다는 건 남북정상회담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지 민간 교류에서 이뤄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그동안 불가능했던 것을 이룬 것은 바로 미래의 월드컵 대표를 꿈꾸는 유소년 축구 대회로 인해 가능해졌다.

환호하는 양각도 국제호텔 직원들
8월 13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 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 대회 참가를 위해 남측에선 연천군팀과 강원도 팀이 출전한다.이를 위해 기자단 26명도 방북 취재에 나섰다.6개국 8개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북한의 425체육단과 우즈베키스탄의 명문 축구 클럽인 분요드코르 등이 참가한다.

육로 방북길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2시 30분 임진각을 떠난 일행은 북측 지역에서 입국 심사 및 수하물 검사를 모두 마친뒤 5시가 조금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당초 개성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북측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실제 풍계리 취재때도 그랬고 대부분 커텐을 통해 유리창을 가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바깥 풍경을 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간간히 사진 촬영까지 할 수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본 평양으로 가는 길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린지 3시간이 지나 저녁 8시가 되어서 숙소인 평양 양각도 호텔에 도착했다.호텔 직원들이 입장하는 모든 선수단과 취재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강원 선수단과 연천 선수단은 기념 촬영을 하고,숙소에 체크인 하면서 평양에서의 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평양에서의 하룻밤을 지낸 선수들은 아침 식사를 한뒤 오후에 있을 첫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에그 샌드위치 대신 닭알겹빵이라 쓰여진 것을 보고 몇몇 선수들이 신기한 듯 크게 웃으며 담소를 나눈다.

닭알겹빵이라고 표기된 에그 샌드위치
90년에 km당 택시 요금으로 환산했던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 요금 2만원은 2018년엔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늘어났다.하지만 물리적으론 여전히 광주보다 가까운 거리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작은 축구공이 사상 첫 민간 차원의 육로 방북이란 일을 해냈다.스포츠는 단순한 공놀이일 수 있지만,때로는 아무도 하지 못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이제 미래의 통일 세대 들이 펼칠 작은 공의 마술이 본격적인 대회가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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