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개방, 농민이 반대” 핑계대는 환경부…수질 악화 방치
입력 2018.08.16 (21:03)
수정 2018.08.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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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낙동강 수질이 이렇게 나빠졌는데 환경부는 그동안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합니다.
금강이나 영산강처럼 수중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수질이 좀 나아질 수 있을텐데 농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녹색 강물 뒤로 드넓은 경작지가 펼쳐집니다.
보를 열면, 농업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 양수장 중 한 곳입니다.
녹조로 꽉찬 수면 아래로 취수관이 꽂혀 있습니다.
"낙동강 물을 끌어서 논농사를 짓는 곳입니다. 논 바닥에는 이렇게 녹색 녹조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마을 이장에게 올해 초, 한 달 동안 수문을 열었을 때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박영석/경북 고령군 예곡리 이장 : "우리 지역 같은 경우에는 물을 한 4m 빼도 그렇게 농사짓는 게 지장은 많이 없어요./ 심리적으로 그 용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농민들은..."]
이웃마을 얘기도 비슷합니다.
정부가 수문 개방의 대책이나 계획을 알려주지 않으니 두렵고, 그래서 일단 반대하고 본다는 겁니다.
[곽상수/경북 고령군 포2리 이장 : "농민들한테 물(강 수위)을 낮추면 양수하는 데 좀 제약이 있다...우리가 양수시설을 보완하겠다. 얘기를 하면 돼요.]
이 농민 말에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현재 강물 취수구 대부분은 최저수위에 맞춰야 하는 규정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물이 꽉 찬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다보니, 수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물을 퍼올릴 수 없게 됩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난 취수장, 양수장은 모두 157곳, 이 중 73%가 낙동강에 몰려있습니다.
보강 공사를 하려면, 천 2백억 원이 필요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이제서야 예산 확보에 나섰습니다.
[임희자/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영남 주민의 식수원 안정성과 관련된 것입니다.이건 이것대로 진행하고, 농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빠르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피해가 확인된 수막재배 농민들은 별도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농민 핑계만 대며 대책을 미루는 사이, 낙동강 수질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낙동강 수질이 이렇게 나빠졌는데 환경부는 그동안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합니다.
금강이나 영산강처럼 수중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수질이 좀 나아질 수 있을텐데 농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녹색 강물 뒤로 드넓은 경작지가 펼쳐집니다.
보를 열면, 농업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 양수장 중 한 곳입니다.
녹조로 꽉찬 수면 아래로 취수관이 꽂혀 있습니다.
"낙동강 물을 끌어서 논농사를 짓는 곳입니다. 논 바닥에는 이렇게 녹색 녹조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마을 이장에게 올해 초, 한 달 동안 수문을 열었을 때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박영석/경북 고령군 예곡리 이장 : "우리 지역 같은 경우에는 물을 한 4m 빼도 그렇게 농사짓는 게 지장은 많이 없어요./ 심리적으로 그 용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농민들은..."]
이웃마을 얘기도 비슷합니다.
정부가 수문 개방의 대책이나 계획을 알려주지 않으니 두렵고, 그래서 일단 반대하고 본다는 겁니다.
[곽상수/경북 고령군 포2리 이장 : "농민들한테 물(강 수위)을 낮추면 양수하는 데 좀 제약이 있다...우리가 양수시설을 보완하겠다. 얘기를 하면 돼요.]
이 농민 말에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현재 강물 취수구 대부분은 최저수위에 맞춰야 하는 규정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물이 꽉 찬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다보니, 수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물을 퍼올릴 수 없게 됩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난 취수장, 양수장은 모두 157곳, 이 중 73%가 낙동강에 몰려있습니다.
보강 공사를 하려면, 천 2백억 원이 필요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이제서야 예산 확보에 나섰습니다.
[임희자/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영남 주민의 식수원 안정성과 관련된 것입니다.이건 이것대로 진행하고, 농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빠르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피해가 확인된 수막재배 농민들은 별도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농민 핑계만 대며 대책을 미루는 사이, 낙동강 수질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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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 개방, 농민이 반대” 핑계대는 환경부…수질 악화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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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8-16 21:05:48
- 수정2018-08-17 09:45:28
[앵커]
낙동강 수질이 이렇게 나빠졌는데 환경부는 그동안 뭘하고 있었는지 답답합니다.
금강이나 영산강처럼 수중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면 수질이 좀 나아질 수 있을텐데 농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결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녹색 강물 뒤로 드넓은 경작지가 펼쳐집니다.
보를 열면, 농업 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 양수장 중 한 곳입니다.
녹조로 꽉찬 수면 아래로 취수관이 꽂혀 있습니다.
"낙동강 물을 끌어서 논농사를 짓는 곳입니다. 논 바닥에는 이렇게 녹색 녹조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마을 이장에게 올해 초, 한 달 동안 수문을 열었을 때 어땠는지 물었습니다.
의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박영석/경북 고령군 예곡리 이장 : "우리 지역 같은 경우에는 물을 한 4m 빼도 그렇게 농사짓는 게 지장은 많이 없어요./ 심리적으로 그 용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농민들은..."]
이웃마을 얘기도 비슷합니다.
정부가 수문 개방의 대책이나 계획을 알려주지 않으니 두렵고, 그래서 일단 반대하고 본다는 겁니다.
[곽상수/경북 고령군 포2리 이장 : "농민들한테 물(강 수위)을 낮추면 양수하는 데 좀 제약이 있다...우리가 양수시설을 보완하겠다. 얘기를 하면 돼요.]
이 농민 말에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현재 강물 취수구 대부분은 최저수위에 맞춰야 하는 규정대로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물이 꽉 찬 관리수위에 맞춰져 있다보니, 수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물을 퍼올릴 수 없게 됩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난 취수장, 양수장은 모두 157곳, 이 중 73%가 낙동강에 몰려있습니다.
보강 공사를 하려면, 천 2백억 원이 필요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이제서야 예산 확보에 나섰습니다.
[임희자/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영남 주민의 식수원 안정성과 관련된 것입니다.이건 이것대로 진행하고, 농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빠르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피해가 확인된 수막재배 농민들은 별도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농민 핑계만 대며 대책을 미루는 사이, 낙동강 수질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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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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