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하루에 -0.3점, 동료도 감점”, 이런 회사 보셨나요?
입력 2018.08.17 (23:24)
수정 2018.08.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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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이 아파서 병가를 내면 인사 감점을 받는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료가 병가를 쓰면 같은 팀원들도 감점된다고 합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무원 정 모 씨는 지난 2015년 병가를 냈습니다.
피부 알레르기가 심해 항공 근무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몸에서부터 시작되더니 나중에 얼굴까지 올라오게 돼버린 거죠. 맨 처음에는 한 3개월 정도 (병가를) 냈죠."]
증상이 계속됐지만 업무에 복귀했다 병이 덧나, 다섯 달 병가를 또 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 인사규정입니다.
병가 1일마다 0.3점씩 감점, 10일을 넘으면 3점이 감점됩니다.
0.1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근무평정에선 치명적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인사평가가 하위 5%가 돼버린 거죠. 몇 년 동안은 진급을 할 수도 없는 거고."]
KBS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8곳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 이스타, 에어서울이 병가 감점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장기 병가 중에도 2~3주에 한 번꼴로 회사에 나와 치료 상태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피해 승무원 B/음성변조 :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데, 승무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아닌가 약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한다고도 합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나와 같이 묶여있는 그룹이 다 나 때문에 점수가 내려가 버리니까 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하게 되고..."]
[김영관/변호사 :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신상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병가를 안 쓴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한 규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하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대한항공은 지난달 병가를 안 쓰는 직원에게 가점을 더 주는 방식으로 바꿨고, 아시아나 항공은 KBS 취재 이후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몸이 아파서 병가를 내면 인사 감점을 받는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료가 병가를 쓰면 같은 팀원들도 감점된다고 합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무원 정 모 씨는 지난 2015년 병가를 냈습니다.
피부 알레르기가 심해 항공 근무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몸에서부터 시작되더니 나중에 얼굴까지 올라오게 돼버린 거죠. 맨 처음에는 한 3개월 정도 (병가를) 냈죠."]
증상이 계속됐지만 업무에 복귀했다 병이 덧나, 다섯 달 병가를 또 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 인사규정입니다.
병가 1일마다 0.3점씩 감점, 10일을 넘으면 3점이 감점됩니다.
0.1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근무평정에선 치명적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인사평가가 하위 5%가 돼버린 거죠. 몇 년 동안은 진급을 할 수도 없는 거고."]
KBS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8곳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 이스타, 에어서울이 병가 감점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장기 병가 중에도 2~3주에 한 번꼴로 회사에 나와 치료 상태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피해 승무원 B/음성변조 :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데, 승무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아닌가 약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한다고도 합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나와 같이 묶여있는 그룹이 다 나 때문에 점수가 내려가 버리니까 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하게 되고..."]
[김영관/변호사 :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신상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병가를 안 쓴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한 규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하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대한항공은 지난달 병가를 안 쓰는 직원에게 가점을 더 주는 방식으로 바꿨고, 아시아나 항공은 KBS 취재 이후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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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8-08-17 23: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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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파서 병가를 내면 인사 감점을 받는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료가 병가를 쓰면 같은 팀원들도 감점된다고 합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무원 정 모 씨는 지난 2015년 병가를 냈습니다.
피부 알레르기가 심해 항공 근무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몸에서부터 시작되더니 나중에 얼굴까지 올라오게 돼버린 거죠. 맨 처음에는 한 3개월 정도 (병가를) 냈죠."]
증상이 계속됐지만 업무에 복귀했다 병이 덧나, 다섯 달 병가를 또 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 인사규정입니다.
병가 1일마다 0.3점씩 감점, 10일을 넘으면 3점이 감점됩니다.
0.1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근무평정에선 치명적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인사평가가 하위 5%가 돼버린 거죠. 몇 년 동안은 진급을 할 수도 없는 거고."]
KBS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8곳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 이스타, 에어서울이 병가 감점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장기 병가 중에도 2~3주에 한 번꼴로 회사에 나와 치료 상태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피해 승무원 B/음성변조 :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데, 승무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아닌가 약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한다고도 합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나와 같이 묶여있는 그룹이 다 나 때문에 점수가 내려가 버리니까 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하게 되고..."]
[김영관/변호사 :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신상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병가를 안 쓴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한 규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하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대한항공은 지난달 병가를 안 쓰는 직원에게 가점을 더 주는 방식으로 바꿨고, 아시아나 항공은 KBS 취재 이후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몸이 아파서 병가를 내면 인사 감점을 받는 회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동료가 병가를 쓰면 같은 팀원들도 감점된다고 합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무원 정 모 씨는 지난 2015년 병가를 냈습니다.
피부 알레르기가 심해 항공 근무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몸에서부터 시작되더니 나중에 얼굴까지 올라오게 돼버린 거죠. 맨 처음에는 한 3개월 정도 (병가를) 냈죠."]
증상이 계속됐지만 업무에 복귀했다 병이 덧나, 다섯 달 병가를 또 내야 했습니다.
해당 항공사 인사규정입니다.
병가 1일마다 0.3점씩 감점, 10일을 넘으면 3점이 감점됩니다.
0.1점 차이로 순위가 뒤바뀌는 근무평정에선 치명적입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인사평가가 하위 5%가 돼버린 거죠. 몇 년 동안은 진급을 할 수도 없는 거고."]
KBS 취재 결과, 국내 항공사 8곳 중 대한항공, 아시아나, 이스타, 에어서울이 병가 감점 규정을 적용했습니다.
장기 병가 중에도 2~3주에 한 번꼴로 회사에 나와 치료 상태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피해 승무원 B/음성변조 :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데, 승무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아닌가 약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한다고도 합니다.
[피해 승무원 정○○/음성변조 : "나와 같이 묶여있는 그룹이 다 나 때문에 점수가 내려가 버리니까 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하게 되고..."]
[김영관/변호사 :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신상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병가를 안 쓴 직원과의 형평성을 위한 규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병가 실적을 그룹 점수에 반영하는 일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대한항공은 지난달 병가를 안 쓰는 직원에게 가점을 더 주는 방식으로 바꿨고, 아시아나 항공은 KBS 취재 이후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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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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