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만에 만나는 딸·동생…“살아 있어 고맙다”

입력 2018.08.20 (08:04) 수정 2018.08.20 (08: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 속초의 밤은 잠 못이루는 밤이었을 것 같습니다.

행여 오늘 만남때 그리던 북녁 가족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일텐데요,

꿈에 그리던 만남을 앞둔 이산가족들을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잠깐만 집을 떠나오겠다던 게 평생 이별이 될 줄 몰랐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6살짜리 여동생을 지켜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67년 세월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민병현/82살/북측 여동생 상봉 예정 : "부모는 전쟁통에 다 돌아가셨고... 제대로 생각하면 뭐... 말로 표현을 못 하지."]

전쟁통에 아내와 헤어질 때 뱃속에 딸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여든 아홉 나이가 돼서야 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유관식 할아버지.

무엇을 좋아할 지 고민하다 가방 한가득 선물을 담아왔지만, 그저 부족해 보이기만 합니다.

[유관식/89살/북측 딸 상봉 예정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가슴이 정말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피난길 인파 속에서 놓치고 말았던 4살 아들.

엄마 없이 어떻게 컸을까, 노모는 밤잠을 설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 예정 : "살았겠나 죽었겠나 했는데 소식을 들으니까 '아 살았구나'...어떻게 살았을까 누가 키웠을까 71살 되도록..."]

지난 세월 동안 못다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하고 싶다는 가족들.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 속에 설렘 가득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68년 만에 만나는 딸·동생…“살아 있어 고맙다”
    • 입력 2018-08-20 08:07:11
    • 수정2018-08-20 08:10:20
    아침뉴스타임
[앵커]

어제 속초의 밤은 잠 못이루는 밤이었을 것 같습니다.

행여 오늘 만남때 그리던 북녁 가족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일텐데요,

꿈에 그리던 만남을 앞둔 이산가족들을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잠깐만 집을 떠나오겠다던 게 평생 이별이 될 줄 몰랐습니다.

부모님을 대신해 6살짜리 여동생을 지켜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67년 세월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민병현/82살/북측 여동생 상봉 예정 : "부모는 전쟁통에 다 돌아가셨고... 제대로 생각하면 뭐... 말로 표현을 못 하지."]

전쟁통에 아내와 헤어질 때 뱃속에 딸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여든 아홉 나이가 돼서야 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유관식 할아버지.

무엇을 좋아할 지 고민하다 가방 한가득 선물을 담아왔지만, 그저 부족해 보이기만 합니다.

[유관식/89살/북측 딸 상봉 예정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가슴이 정말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피난길 인파 속에서 놓치고 말았던 4살 아들.

엄마 없이 어떻게 컸을까, 노모는 밤잠을 설쳤습니다.

[이금섬/92살/북측 아들 상봉 예정 : "살았겠나 죽었겠나 했는데 소식을 들으니까 '아 살았구나'...어떻게 살았을까 누가 키웠을까 71살 되도록..."]

지난 세월 동안 못다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가장 먼저하고 싶다는 가족들.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 속에 설렘 가득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