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가족 대신 만나도 “한 풀었습니다”

입력 2018.08.20 (21:05) 수정 2018.08.20 (21: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산가족들 대부분이 고령의 노약자들이라서 모진 세월을 다 기다리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뜬 경우도 많습니다.

돌아가신 부모 대신 가족 친지가 나와서 북쪽의 가족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혹이 있는데 혹, 어디.."]

["네, 네, 아버지 여기 있었습니다."]

["거기 혹 있어?"]

["네네, 여기. 맞습니다."]

혈육임이 확인되는 순간, 덥썩 두 손을 맞잡습니다.

난생 처음 본 조카의 얼굴에는 그리운 형의 모습이 녹아 있습니다.

[김종삼/79살/북측 조카 상봉 : "아유, 우리 형님 만난 것 같아.. 아우 우리 형님.."]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오빠의 아들.

성큼성큼 다가와 부둥켜 안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소..."]

14살에 헤어졌던 오빠의 아내와 눈물로 인사를 나눕니다.

처음 보는 큰아버지에게 깍듯이 인사를 올리고,

["독고란이 큰아버님이 맞습니까? (맞네.)"]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기서 태어났어. 훈장증이구만."]

서먹함은 금새 사라집니다.

내 아버지, 또는 남편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사람.

얼마나 그리워하며 눈을 감았는지 알기에, 만남은 더욱 애틋합니다.

[김학수/북측 조카 : "'아버지, 왜 웁니까?' 하면 '고향 생각 나서 운다'. 그래서 아버지 남쪽 방향에다 묘를 썼습니다."]

조카와 매부, 그리고 처남과 형수...

67년의 기나긴 세월 끝에 마침내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그저 감사했던 하루.

상봉단은 아쉬움에, 그리고 반가움에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먼저 떠난 가족 대신 만나도 “한 풀었습니다”
    • 입력 2018-08-20 21:05:31
    • 수정2018-08-20 21:12:32
    뉴스 9
[앵커]

이산가족들 대부분이 고령의 노약자들이라서 모진 세월을 다 기다리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뜬 경우도 많습니다.

돌아가신 부모 대신 가족 친지가 나와서 북쪽의 가족들을 만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강푸른 기자입니다.

[리포트]

["혹이 있는데 혹, 어디.."]

["네, 네, 아버지 여기 있었습니다."]

["거기 혹 있어?"]

["네네, 여기. 맞습니다."]

혈육임이 확인되는 순간, 덥썩 두 손을 맞잡습니다.

난생 처음 본 조카의 얼굴에는 그리운 형의 모습이 녹아 있습니다.

[김종삼/79살/북측 조카 상봉 : "아유, 우리 형님 만난 것 같아.. 아우 우리 형님.."]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오빠의 아들.

성큼성큼 다가와 부둥켜 안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소..."]

14살에 헤어졌던 오빠의 아내와 눈물로 인사를 나눕니다.

처음 보는 큰아버지에게 깍듯이 인사를 올리고,

["독고란이 큰아버님이 맞습니까? (맞네.)"]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기서 태어났어. 훈장증이구만."]

서먹함은 금새 사라집니다.

내 아버지, 또는 남편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사람.

얼마나 그리워하며 눈을 감았는지 알기에, 만남은 더욱 애틋합니다.

[김학수/북측 조카 : "'아버지, 왜 웁니까?' 하면 '고향 생각 나서 운다'. 그래서 아버지 남쪽 방향에다 묘를 썼습니다."]

조카와 매부, 그리고 처남과 형수...

67년의 기나긴 세월 끝에 마침내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그저 감사했던 하루.

상봉단은 아쉬움에, 그리고 반가움에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