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태풍, 제주서 하루 정체…이유는?

입력 2018.08.23 (21:04) 수정 2018.08.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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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의 이동속도가 어젯밤(22일)부터 조금씩 느려졌습니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이동경로가 남쪽으로 내려갔고 집중적인 피해 예상지역도 그만큼 남하했습니다.

왜 그런건지 서병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19호 태풍 '솔릭'은 제주도까지 시속 20km 안팎의 속도로 쉼 없이 북상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또렷했던 태풍의 눈이 흩어지면서 갑자기 멈춰선 듯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북상 속도가 사람 걸음 정도인 시속 4km, 어제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이러다 보니 제주도는 24시간가량 '솔릭'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한반도 주변으로 형성된 지향류가 매우 약하게 형성되면서 태풍을 견인해 줄 바람이 매우 약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우리나라로 향하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미끄러지듯 북상하는데, 이를 '지향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지향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더구나 '시마론'과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후지와라 효과'도 '솔릭'을 느림보 태풍으로 만들었습니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흐름을 타는데 '시마론'에서 생기는 북동기류가 '솔릭'의 북상을 저지한 겁니다.

이 때문에 애초 예측과는 달리 태풍은 수도권을 향하지 못하고 호남에서 충청과 강원도를 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수도권은 태풍의 중심부에서 다소 멀어진 반면, 호남지방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륙 이후 '솔릭'의 이동 속도는 보통 태풍과 비슷하게 시속 20km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속도가 느려지면서 '솔릭'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은 애초 예상보다 긴 내일(24일) 오후까지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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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가는’ 태풍, 제주서 하루 정체…이유는?
    • 입력 2018-08-23 21:05:55
    • 수정2018-08-24 12:58:12
    뉴스 9
[앵커] 태풍의 이동속도가 어젯밤(22일)부터 조금씩 느려졌습니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이동경로가 남쪽으로 내려갔고 집중적인 피해 예상지역도 그만큼 남하했습니다. 왜 그런건지 서병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19호 태풍 '솔릭'은 제주도까지 시속 20km 안팎의 속도로 쉼 없이 북상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또렷했던 태풍의 눈이 흩어지면서 갑자기 멈춰선 듯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북상 속도가 사람 걸음 정도인 시속 4km, 어제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이러다 보니 제주도는 24시간가량 '솔릭'의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한반도 주변으로 형성된 지향류가 매우 약하게 형성되면서 태풍을 견인해 줄 바람이 매우 약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됩니다."] 우리나라로 향하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미끄러지듯 북상하는데, 이를 '지향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빠르게 북상하면서 '지향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더구나 '시마론'과 가까워지면서 생기는 '후지와라 효과'도 '솔릭'을 느림보 태풍으로 만들었습니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흐름을 타는데 '시마론'에서 생기는 북동기류가 '솔릭'의 북상을 저지한 겁니다. 이 때문에 애초 예측과는 달리 태풍은 수도권을 향하지 못하고 호남에서 충청과 강원도를 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수도권은 태풍의 중심부에서 다소 멀어진 반면, 호남지방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륙 이후 '솔릭'의 이동 속도는 보통 태풍과 비슷하게 시속 20km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속도가 느려지면서 '솔릭'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은 애초 예상보다 긴 내일(24일) 오후까지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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