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자국령 세우타 진입 아프리카 난민 116명 추방…이례적

입력 2018.08.25 (04:27) 수정 2018.08.2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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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자국령 세우타에 진입한 난민 116명을 모로코로 전격 추방했습니다.

사회당 내각 출범 뒤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다른 유럽국가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온 스페인 정부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입니다.

인권단체들은 스페인 정부가 법적 절차에 대한 고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서둘러 난민을 추방했다면서 반(反)인권적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서북단의 스페인령 세우타 행정청은 지난 22일 세우타와 모로코를 분리하는 이중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넘어서 진입한 118명의 난민 중 미성년자 2명을 제외한 전원을 하루 뒤인 23일 모로코로 추방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들이 불법적으로 스페인 영토로 진입했다면서 1992년 모로코와 스페인이 체결한 난민송환조약에 따라 이들을 모로코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약에는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 영토로 밀입국한 제3국 출신자를 스페인이 입국 10일 내로 모로코로 추방할 수 있으며, 모로코 정부는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22일 국경수비대원들에게 강한 알칼리성의 생석회(산화칼슘)과 분뇨 등을 뿌리면서 격렬히 저항한 끝에 세우타로 진입한 난민들을 임시수용소에 수용했습니다.

스페인 측은 대부분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출신인 난민들에게 난민 관련 절차와 규정을 변호사와 통역인의 입회하에 고지했지만, 난민 신청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미성년자 2명을 제외한 전원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지만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이런 해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추방의 신속성에 비춰보건대 난민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에 완전히 접근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우파 국민당 내각을 실각시키고 집권한 사회노동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탈리아가 거부한 난민선을 스페인에 입항시키고 불법체류자에 대한 건강보험 제공을 부활하는 등 난민 친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의 난민 입국자 수는 8월 초까지 2만5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으로 급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칼보 부총리는 스페인 정부의 난민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냐는 물음에 "스페인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안전하고 인도적인 방식으로 수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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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자국령 세우타 진입 아프리카 난민 116명 추방…이례적
    • 입력 2018-08-25 04:27:59
    • 수정2018-08-25 04:31:18
    국제
스페인 정부가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자국령 세우타에 진입한 난민 116명을 모로코로 전격 추방했습니다.

사회당 내각 출범 뒤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다른 유럽국가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해온 스페인 정부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입니다.

인권단체들은 스페인 정부가 법적 절차에 대한 고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서둘러 난민을 추방했다면서 반(反)인권적 처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서북단의 스페인령 세우타 행정청은 지난 22일 세우타와 모로코를 분리하는 이중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넘어서 진입한 118명의 난민 중 미성년자 2명을 제외한 전원을 하루 뒤인 23일 모로코로 추방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들이 불법적으로 스페인 영토로 진입했다면서 1992년 모로코와 스페인이 체결한 난민송환조약에 따라 이들을 모로코로 돌려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약에는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 영토로 밀입국한 제3국 출신자를 스페인이 입국 10일 내로 모로코로 추방할 수 있으며, 모로코 정부는 이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22일 국경수비대원들에게 강한 알칼리성의 생석회(산화칼슘)과 분뇨 등을 뿌리면서 격렬히 저항한 끝에 세우타로 진입한 난민들을 임시수용소에 수용했습니다.

스페인 측은 대부분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 출신인 난민들에게 난민 관련 절차와 규정을 변호사와 통역인의 입회하에 고지했지만, 난민 신청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미성년자 2명을 제외한 전원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지만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이런 해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추방의 신속성에 비춰보건대 난민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에 완전히 접근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월 우파 국민당 내각을 실각시키고 집권한 사회노동당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인도적 차원에서 이탈리아가 거부한 난민선을 스페인에 입항시키고 불법체류자에 대한 건강보험 제공을 부활하는 등 난민 친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국제이주기구(IMO)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의 난민 입국자 수는 8월 초까지 2만5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으로 급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칼보 부총리는 스페인 정부의 난민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냐는 물음에 "스페인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들을 안전하고 인도적인 방식으로 수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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