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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中, 잇단 ‘반려견 독살’…인터넷에 독려 글까지
입력 2018.08.28 (17:35) 수정 2018.08.30 (09:24) 특파원 리포트
□중국 전역에서 반려견 독살 사건 잇따라

지난 8월 15일 쓰촨성 청뚜에서 반려견 한 마리가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흰거품을 물고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공안까지 출동했지만 결국 반려견은 숨졌다. 중국 공안 조사결과 공원 곳곳에는 정체 불명의 소시지가 뿌려져 있었고 그 소시지를 헤집어보니 안에 독극물이 들어있는 하얀색 알약이 발견됐다. 지난 7월 27일에는 베이징 스지탄(世紀壇)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반려견 수십 마리가 거품을 물고 발작하며 죽어갔다. 8월 19일에는 베이징 차오양취 파토우 아파트 단지에서 하룻 동안 15마리 강아지가 독살당했다. 이런 현장에서는 여지없이 독이 든 빵이나 소시지가 발견됐다. 중국 전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잇따르는 강아지 독살 사건이다.


반려동물 혐오자들은 인터넷에 반려동물을 해치는 방법을 자세히 올리고 있다반려동물 혐오자들은 인터넷에 반려동물을 해치는 방법을 자세히 올리고 있다

□"올해 목표는 천 마리 죽이는 것"...반려견 혐오자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강아지에게 독을 먹이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글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7월 24일날 게재된 글을 보면 "우리는 이미 행동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개 천 마리를 독살하는 것이다!"라고 돼 있다. 그러면서 타오바오 등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통해 폐결핵 치료제 분말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이를 음식에 넣어 개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찬성하는 댓글도 수백개다. 댓글 내용들을 보면 이들이 왜 그러는 지를 알수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데 대한 반감을 반려견 공격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선 치우지 않은 반려동물의 분뇨가 골칫거리이다. 중국에선 치우지 않은 반려동물의 분뇨가 골칫거리이다.

□등록된 반려 동물만 1억 마리...하지만 공중도덕은 심각한 수준

중국은 등록돼 있는 반려동물만 1억 마리를 이미 3년 전에 돌파했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미등록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동물 대국이다. 하지만 에티켓, 공중도덕은 많이 부족하다.

일단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이 배설을 할 경우 제대로 치우는 사람이 없다. 아침이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오는 중국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강아지들은 이때 도로나 풀숲에 배설을 한다. 이때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는 사람은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기자가 살고 있는 맞은편 집 할머니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가 반려견이 소변을 봤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내려 갈길을 갔다. 퇴근길에 다시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지린내가 진동을 했다. 베이징 한복판 창안대로변에서 반려견의 털을 빗기는 사람도 직접 목격했다. 엄청난 개털이 바람을 타고 사람들이 걷는 인도에 흩날리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반려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지나가는 한 남성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답변이 이렇다. "아파트 관리비 냈잖아요. 아파트 관리회사가 치워야지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동물 분뇨 처리를 호소하는 공원 표지판.반려동물 분뇨 처리를 호소하는 공원 표지판.

□문명 사회건설...기상천외한 방법의 규제들

중국 당국이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는데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다. 상하이와 쓰촨성 청뚜, 산둥성 칭다오 등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반려 동물을 가구당 한 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셰퍼드 같이 덩치가 큰 개들은 사육 자체를 금지시킨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규정집을 보면 길이 70cm 키 50cm 이상은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 산시성 시안에서는 반려견 목줄을 제대로 안하다 적발되면 5년 동안 사육 금지 처분을 내린다. 중국 각 지방정부들은 반려견 등록제와 함께 벌점제를 운영하며 시민들이 알아서(?)지켜야 할 부분까지 법과 행정력을 동원해 강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반려견을 등록조차 하지 않고 키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광견병 창궐하는 중국에서 광견병 백신까지 가짜로 드러나자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광견병 창궐하는 중국에서 광견병 백신까지 가짜로 드러나자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광견병 예방 접종률 극히 낮아...공중 위생까지 위협

중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내 반려견들의 광견병 예방접종률은 25%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으로 예방 접종을 강제해봐야 등록 자체를 안하고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실효성이 없다. 반면 광견병에 걸려 숨지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윈난성 등 여러 지방 정부는 광견병을 막는다는 이유로 유기견을 비롯해 수많은 개들을 도살해 논란이 된 적도 여러차례 있다.

가뜩이나 광견병이 자주 창궐하는 중국에서는 그래서 어린이들이 광견병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데, 하필이면 이번에 그 백신까지도 문제가 됐다. 중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창춘창성 제약의 불량 백신 사태다. 중국에 살면서 새삼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돈으로 살 수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는 그래서 더 소중한.
  • [특파원리포트] 中, 잇단 ‘반려견 독살’…인터넷에 독려 글까지
    • 입력 2018-08-28 17:35:43
    • 수정2018-08-30 09:24:00
    특파원 리포트
□중국 전역에서 반려견 독살 사건 잇따라

지난 8월 15일 쓰촨성 청뚜에서 반려견 한 마리가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흰거품을 물고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공안까지 출동했지만 결국 반려견은 숨졌다. 중국 공안 조사결과 공원 곳곳에는 정체 불명의 소시지가 뿌려져 있었고 그 소시지를 헤집어보니 안에 독극물이 들어있는 하얀색 알약이 발견됐다. 지난 7월 27일에는 베이징 스지탄(世紀壇) 주변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반려견 수십 마리가 거품을 물고 발작하며 죽어갔다. 8월 19일에는 베이징 차오양취 파토우 아파트 단지에서 하룻 동안 15마리 강아지가 독살당했다. 이런 현장에서는 여지없이 독이 든 빵이나 소시지가 발견됐다. 중국 전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잇따르는 강아지 독살 사건이다.


반려동물 혐오자들은 인터넷에 반려동물을 해치는 방법을 자세히 올리고 있다반려동물 혐오자들은 인터넷에 반려동물을 해치는 방법을 자세히 올리고 있다

□"올해 목표는 천 마리 죽이는 것"...반려견 혐오자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강아지에게 독을 먹이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글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7월 24일날 게재된 글을 보면 "우리는 이미 행동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개 천 마리를 독살하는 것이다!"라고 돼 있다. 그러면서 타오바오 등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통해 폐결핵 치료제 분말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이를 음식에 넣어 개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찬성하는 댓글도 수백개다. 댓글 내용들을 보면 이들이 왜 그러는 지를 알수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데 대한 반감을 반려견 공격을 통해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선 치우지 않은 반려동물의 분뇨가 골칫거리이다. 중국에선 치우지 않은 반려동물의 분뇨가 골칫거리이다.

□등록된 반려 동물만 1억 마리...하지만 공중도덕은 심각한 수준

중국은 등록돼 있는 반려동물만 1억 마리를 이미 3년 전에 돌파했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미등록이 훨씬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동물 대국이다. 하지만 에티켓, 공중도덕은 많이 부족하다.

일단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이 배설을 할 경우 제대로 치우는 사람이 없다. 아침이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오는 중국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강아지들은 이때 도로나 풀숲에 배설을 한다. 이때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는 사람은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기자가 살고 있는 맞은편 집 할머니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가 반려견이 소변을 봤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내려 갈길을 갔다. 퇴근길에 다시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지린내가 진동을 했다. 베이징 한복판 창안대로변에서 반려견의 털을 빗기는 사람도 직접 목격했다. 엄청난 개털이 바람을 타고 사람들이 걷는 인도에 흩날리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반려견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지나가는 한 남성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답변이 이렇다. "아파트 관리비 냈잖아요. 아파트 관리회사가 치워야지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려동물 분뇨 처리를 호소하는 공원 표지판.반려동물 분뇨 처리를 호소하는 공원 표지판.

□문명 사회건설...기상천외한 방법의 규제들

중국 당국이 각종 규제를 내놓고 있는데 기상천외한 것들이 많다. 상하이와 쓰촨성 청뚜, 산둥성 칭다오 등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반려 동물을 가구당 한 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특히 셰퍼드 같이 덩치가 큰 개들은 사육 자체를 금지시킨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규정집을 보면 길이 70cm 키 50cm 이상은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 산시성 시안에서는 반려견 목줄을 제대로 안하다 적발되면 5년 동안 사육 금지 처분을 내린다. 중국 각 지방정부들은 반려견 등록제와 함께 벌점제를 운영하며 시민들이 알아서(?)지켜야 할 부분까지 법과 행정력을 동원해 강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반려견을 등록조차 하지 않고 키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광견병 창궐하는 중국에서 광견병 백신까지 가짜로 드러나자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광견병 창궐하는 중국에서 광견병 백신까지 가짜로 드러나자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광견병 예방 접종률 극히 낮아...공중 위생까지 위협

중국 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내 반려견들의 광견병 예방접종률은 25%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으로 예방 접종을 강제해봐야 등록 자체를 안하고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실효성이 없다. 반면 광견병에 걸려 숨지는 사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윈난성 등 여러 지방 정부는 광견병을 막는다는 이유로 유기견을 비롯해 수많은 개들을 도살해 논란이 된 적도 여러차례 있다.

가뜩이나 광견병이 자주 창궐하는 중국에서는 그래서 어린이들이 광견병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데, 하필이면 이번에 그 백신까지도 문제가 됐다. 중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창춘창성 제약의 불량 백신 사태다. 중국에 살면서 새삼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돈으로 살 수도 없고 강제할 수도 없는 그래서 더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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