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어기고 혼자 문제 검토” 상피제 거둬들인 서울시교육청

입력 2018.08.30 (08:14) 수정 2018.08.3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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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 쌍둥이 학생의 성적이 갑자기 오르는 일이 있었죠.

공교롭게도 쌍둥이가 해당 학교 교사의 자녀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교육청이 감사에 들어갔는데요, 결과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감사 결과 쌍둥이가 이 학교에서 치른 모든 시험의 문제와 정답을 교사이면서 교무부장 직책을 맡고 있는 아버지가 직접 검토하고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는 '자녀의 시험지를 공개된 장소인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을 했었는데요,

이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는데요,

정기고사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에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는데요,

적어도 50분동안 시험지를 볼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또 학교에 다닌 기간에 6차례의 정기고사에서 시험 문제를 잘못 내 나중에 정답이 수정한 문제들이 11개였는데요,

이렇게 정답을 수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수정 전의 정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나 되는데요,

그것도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해서요.

이 자녀들에게 사전에 시험 문제와 답이 유출된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할수 밖에 없는데요.

쌍둥이 자녀는 학교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이외에도 외부 기관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도 보긴 했는데요,

학교 시험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은 교사인 학부모와 자녀인 학생이 한 학교에 다닐 때, 자녀의 시험 평가에서 학부모 교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어긴 책임을 물어 교무부장과 교장 등을 정직시키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습니다.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교육청은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황은 있지만 증거는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부모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게 하는 이른바 '상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교육부가 내놓은 상피제를 시행하자면 교육청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름만 상피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서울의 고등학교 52곳 가운데 무려 50곳이 사립학교인 상황인데요.

재단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사립학교에는 교육청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도 교사 학부모와 학생인 자녀가 한 학교에 배정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수준에 머무는데요,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내신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구요,

교사에 대한 불신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비난 여론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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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30 08:16:17
    • 수정2018-08-30 08: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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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고에서 쌍둥이 학생의 성적이 갑자기 오르는 일이 있었죠.

공교롭게도 쌍둥이가 해당 학교 교사의 자녀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험문제가 유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교육청이 감사에 들어갔는데요, 결과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감사 결과 쌍둥이가 이 학교에서 치른 모든 시험의 문제와 정답을 교사이면서 교무부장 직책을 맡고 있는 아버지가 직접 검토하고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는 '자녀의 시험지를 공개된 장소인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형식적인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을 했었는데요,

이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혼자 시험지를 본 경우가 수 차례였는데요,

정기고사 담당 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야 할 경우에는 교무부장 자리에 시험지를 놓고 갔고, 수업이 끝나면 거두어 갔는데요,

적어도 50분동안 시험지를 볼 시간이 있었던 겁니다.

또 학교에 다닌 기간에 6차례의 정기고사에서 시험 문제를 잘못 내 나중에 정답이 수정한 문제들이 11개였는데요,

이렇게 정답을 수정한 문제에서 교무부장 자녀들이 '수정 전의 정답'을 쓴 문제는 모두 9개나 되는데요,

그것도 서술형에 준하는 주관식 문제도 포함해서요.

이 자녀들에게 사전에 시험 문제와 답이 유출된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할수 밖에 없는데요.

쌍둥이 자녀는 학교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이외에도 외부 기관에서 주관하는 모의고사도 보긴 했는데요,

학교 시험처럼 '압도적 1등'은 아니었습니다.

교육청은 교사인 학부모와 자녀인 학생이 한 학교에 다닐 때, 자녀의 시험 평가에서 학부모 교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침이 어긴 책임을 물어 교무부장과 교장 등을 정직시키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습니다.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교육청은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황은 있지만 증거는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부모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게 하는 이른바 '상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교육부가 내놓은 상피제를 시행하자면 교육청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름만 상피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서울의 고등학교 52곳 가운데 무려 50곳이 사립학교인 상황인데요.

재단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사립학교에는 교육청이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청이 내놓은 대책도 교사 학부모와 학생인 자녀가 한 학교에 배정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수준에 머무는데요,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내신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구요,

교사에 대한 불신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비난 여론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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