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전기스쿠터가 위험하다고?”…우버도 ‘전기 자전거·스쿠터’로 갈아탄다

입력 2018.08.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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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샌 클레멘테시에선 앞으로 해변에서 전기 자전거 이용이 금지된다. 지난 21일 시 의회는 여름 기간 해변에서 모든 전기 자전거 이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여름이 아닐 때에는 이용 속도가 시속 10마일로 제한되고 위반하면 티켓이 부과된다.

이 같은 조치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 킥보드 운전자가 과속을 한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민인 씨엘 스나이더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가 자동차처럼 빠르게 달려,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팔과 다리가 언제든 부딪힐 수 있다."며 안전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 자전거뿐만 아니라 요즘 미국 서부 도시들에서 각광받고 있는 전기 스쿠터나 킥보드도 이런 우려 때문에 이용을 금지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웨스트할리우드, 베벌리 힐스 시에선 공유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엄격한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전기스쿠터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또 지난 1일 구체적인 규제안이 마련될 때까지 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도 전기스쿠터 이용을 금지하는 조례안이 상정됐다.


□ 건물마다 수백 대씩 주차...공유 서비스 '인기'

요즘 실리콘밸리나 산호세의 웬만한 건물들 앞에는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가 수십 수백 대씩 주차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버드'라는 업체가 공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 전기스쿠터를 빌려서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면 전기스쿠터가 있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스쿠터를 찾아가 스쿠터에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번 빌리는 값은 1달러, 우리 돈 천 원가량이다. 분당 170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이용한 뒤에는 편한 곳에 세워두면 끝이다.

혼잡한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를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버드'를 많이 이용하는데,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버드'외에도 10개가 넘는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가 생겼다. '버드'의 시장 가치는 20억 달러, 우리 돈 2조 2천억 원을 넘어섰다. 미국 30여 개 도시에서 전기스쿠터 공유사업을 하는 이들 기업은 이제 프랑스 파리와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전 세계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 거리에 무단 방치..."이용자와 보행자 안전도 문제"

이렇게 공유서비스가 인기다 보니,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

먼저, 일부 이용자들이 사용한 전기스쿠터나 킥보드를 아무 데나 무단 주차하거나 버려둬, 통행에 불편을 주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는 심지어 전기스쿠터를 쓰레기통에 걸쳐 놓거나, 바다에다 버리기도 하고, 버스 안에 놓고 가버리기도 한다.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전기스쿠터를 이용하다가 도로 턱이나 구멍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또 행인들을 치어 팔이나 다리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최근 베벌리 힐스 경찰국이 전기스쿠터를 단속한 결과, 면허가 없거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 적발된 사람이 100명을 넘었다.

일부 도시에서 전기스쿠터 공유업체에 대한 허가와 전기스쿠터 이용을 제한하는 이유다.



□ "전기스쿠터가 위험하다고?"...도심에선 최고 교통수단

하지만 교통정체가 심한 미국 도심에선 자동차를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또 도심의 비싼 주차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출퇴근 시간 혼잡한 도심 안에서 간단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전기스쿠터나 자전거, 킥보드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학생인 리차드 로페즈 씨는 "전기스쿠터는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 휴대전화와 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각종 부작용과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리는 차원에서 보면 전기스쿠터 공유서비스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대도시에서 이용을 금지하거나 규제하고 있는 것도 어디까지나 공유서비스가 초기인 점을 들어 공유업체들의 허가 기준을 마련하고, 그 뒤에 서비스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 우버도 '자동차'서 '전기 스쿠터'로 갈아탄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도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 사업에 본격 가세하기로 했다. 창업 9년여 만에 핵심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해 사업의 무게 중심을 자동차에서 자전거와 스쿠터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대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시내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자동차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로샤히 CEO는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 1톤 규모의 '금속 헐크'(자동차)는 한 사람이 열 블록을 가는 데는 매우 비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우버는 이미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 '라임'에 투자를 했고, 또 샌타모니카 시에선 라임이나 버드를 제치고 전기 스쿠터 사업권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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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전기스쿠터가 위험하다고?”…우버도 ‘전기 자전거·스쿠터’로 갈아탄다
    • 입력 2018-08-30 17:15:54
    특파원 리포트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샌 클레멘테시에선 앞으로 해변에서 전기 자전거 이용이 금지된다. 지난 21일 시 의회는 여름 기간 해변에서 모든 전기 자전거 이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여름이 아닐 때에는 이용 속도가 시속 10마일로 제한되고 위반하면 티켓이 부과된다.

이 같은 조치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 킥보드 운전자가 과속을 한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민인 씨엘 스나이더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가 자동차처럼 빠르게 달려,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팔과 다리가 언제든 부딪힐 수 있다."며 안전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 자전거뿐만 아니라 요즘 미국 서부 도시들에서 각광받고 있는 전기 스쿠터나 킥보드도 이런 우려 때문에 이용을 금지하는 도시들이 늘고 있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웨스트할리우드, 베벌리 힐스 시에선 공유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엄격한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전기스쿠터 이용을 전면 금지했다. 또 지난 1일 구체적인 규제안이 마련될 때까지 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도 전기스쿠터 이용을 금지하는 조례안이 상정됐다.


□ 건물마다 수백 대씩 주차...공유 서비스 '인기'

요즘 실리콘밸리나 산호세의 웬만한 건물들 앞에는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가 수십 수백 대씩 주차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버드'라는 업체가 공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 전기스쿠터를 빌려서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먼저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면 전기스쿠터가 있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스쿠터를 찾아가 스쿠터에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번 빌리는 값은 1달러, 우리 돈 천 원가량이다. 분당 170원 정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이용한 뒤에는 편한 곳에 세워두면 끝이다.

혼잡한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를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버드'를 많이 이용하는데, 인기를 끌면서 현재는 '버드'외에도 10개가 넘는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가 생겼다. '버드'의 시장 가치는 20억 달러, 우리 돈 2조 2천억 원을 넘어섰다. 미국 30여 개 도시에서 전기스쿠터 공유사업을 하는 이들 기업은 이제 프랑스 파리와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전 세계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 거리에 무단 방치..."이용자와 보행자 안전도 문제"

이렇게 공유서비스가 인기다 보니,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

먼저, 일부 이용자들이 사용한 전기스쿠터나 킥보드를 아무 데나 무단 주차하거나 버려둬, 통행에 불편을 주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일부는 심지어 전기스쿠터를 쓰레기통에 걸쳐 놓거나, 바다에다 버리기도 하고, 버스 안에 놓고 가버리기도 한다.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전기스쿠터를 이용하다가 도로 턱이나 구멍에 걸려 넘어지면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또 행인들을 치어 팔이나 다리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최근 베벌리 힐스 경찰국이 전기스쿠터를 단속한 결과, 면허가 없거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 적발된 사람이 100명을 넘었다.

일부 도시에서 전기스쿠터 공유업체에 대한 허가와 전기스쿠터 이용을 제한하는 이유다.



□ "전기스쿠터가 위험하다고?"...도심에선 최고 교통수단

하지만 교통정체가 심한 미국 도심에선 자동차를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또 도심의 비싼 주차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출퇴근 시간 혼잡한 도심 안에서 간단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전기스쿠터나 자전거, 킥보드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학생인 리차드 로페즈 씨는 "전기스쿠터는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 휴대전화와 앱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각종 부작용과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리는 차원에서 보면 전기스쿠터 공유서비스는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대도시에서 이용을 금지하거나 규제하고 있는 것도 어디까지나 공유서비스가 초기인 점을 들어 공유업체들의 허가 기준을 마련하고, 그 뒤에 서비스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 우버도 '자동차'서 '전기 스쿠터'로 갈아탄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도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 사업에 본격 가세하기로 했다. 창업 9년여 만에 핵심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해 사업의 무게 중심을 자동차에서 자전거와 스쿠터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대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시내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자동차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로샤히 CEO는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에 1톤 규모의 '금속 헐크'(자동차)는 한 사람이 열 블록을 가는 데는 매우 비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우버는 이미 전기 스쿠터 공유 업체 '라임'에 투자를 했고, 또 샌타모니카 시에선 라임이나 버드를 제치고 전기 스쿠터 사업권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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