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허브공항 경쟁 최종 승자는?

입력 2018.09.08 (22:10) 수정 2018.09.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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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키가 지금 이스탄불에 새로운 공항을 짓고 있습니다.

다음달 1단계가 완성돼 개항할 예정인데, 세계 최대 공항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에 신공항이 생기면서 허브공항 자리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습니다.

김형덕 특파원이 이스탄불 신공항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터키 수도 이스탄불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35㎞ 가량.

이스탄불 신공항 건설 현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공항 터미널로 진입하는 주변은 아직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흑해와 맞닿은 신공항은 활주로와 웅장한 터미널을 갖추고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부지 면적 7,650만 제곱미터, 인천 공항의 3배가 넘습니다.

이스탄불 신공항은 개항과 함께 단숨에 세계 최대 공항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1단계 완공까지 공사기간은 불과 3년 6개월입니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청사와 확 트인 공간이 그 규모를 실감케 합니다.

천장까지 높이가 무려 25m나 됩니다.

[외말 샤힌/이스타불 신공항 건설팀 : "신공항에 들어오자마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터미널의 높은 층고입니다. 이용객들은 먼저 편안함과 시원함을 느낄 겁니다."]

다음 달 말 1단계 개항만으로 연간 처리 가능한 여객은 9천만 명.

현재 세계 1위는 여객 8천7백여만 명의 두바이 공항 이어 런던 히드로 공항과 홍콩 첵랍콕 공항 순입니다.

2030년 4단계까지 모두 완공되면 연간 2억 명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공항 시설 곳곳에는 세심한 미적 감각이 배어 있습니다.

터키 전통 튤립 모양을 형상화한 관제탑은 이 공항의 상징이 될 만합니다.

[도루크 와인타시/이스탄불 신공항 관리팀 : "이 관제탑은 국제 디자인상도 받았습니다. 전통 터키 문양을 바탕으로 지어졌죠."]

공항 측은 여러 첨단 기능도 자랑합니다.

이용객이 이동하는 짐의 위치를 시시각각 알 수 있고 로봇이 안내를 돕는다고 합니다.

먼지가 날리는 공항 한쪽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공항 개항 시 여러 상황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귤세스/이스탄불 신공항 여객서비스팀 : "체크인 시스템이 고장 났을 때, 수동으로 발권하고 수화물에 태그를 붙여 항공기로 보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신공항은 또 전례 없이 건설 중에 시범 운용이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날르/이스탄불 신공항 시험운영팀장 : "42개월 프로젝트입니다. 처음부터 일해 왔는데, 이제 마무리 단계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완성 단계인 거죠."]

세계 공항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초고속의 이스탄불 신공항 사업은 대한민국의 공항 운영 기술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운영 컨설팅을 맡아 차질 없는 개항을 이끌고 있습니다.

[김재호/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사업처 차장 : "건설은 이제 터키 힘으로 하지만 시설 운영 단계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알지를 못하는 겁니다."]

12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 쿠웨이트 터미널 위탁 운영 등으로 검증받은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속성으로 전수받는 셈입니다.

대규모 신공항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이스탄불 신공항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 모든 공항이 부러워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스탄불 천혜의 입지입니다.

[카드리 삼순루/이스탄불 신공항 대표 :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중간 지점입니다. 세계 1위의 두바이 공항보다 더 유리합니다. 3시간 거리에 60개 나라 수도와 130개 취항 도시가 있죠."]

이스탄불 신공항의 등장으로 유럽의 허브 공항들은 당장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너 해 전까지 세계 최대 공항이던 런던 히드로 공항이 10년 숙원 사업이던 활주로 추가 건설을 최근 확정 지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도 공항 확장안은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레일링/영국 교통부 장관 : "히드로 공항 확장으로 공항의 연결성이 확장되면 수십만 개 일자리가 창출돼 미래 세대를 위한 경제 활성화가 이뤄지게 될 겁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도 당초 터미널 확장 계획을 3년 더 앞당겼습니다.

독일 언론은 이스탄불 신공항에 손님을 일부 뺏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시아 공항들도 나섰습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지난해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무인 터미널 시대를 열었습니다.

[리 산/창이 공항 부사장 : "창이 공항 4터미널은 혁신의 명품이라 할 만합니다.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가 결합해 효율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중국은 내년 글로벌 허브공항 개항을 목표로 대규모의 베이징 신공항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세계 항공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30년이면 항공 수요가 현재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매흐맷/이스탄불 신공항 건설사(쟁기스) 회장 : "공항 산업은 확장일로입니다. 물론 투자할 때는 미래 수요 변화를 잘 살펴야 하는데, 공항 산업은 결국 미래에 투자하는 겁니다."]

10위권 밖이던 두바이 공항은 국가적 육성책으로 10년 만에 1위 공항을 차지하며 국가성장 동력으로 우뚝 섰습니다.

이제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이 세계 1등 허브공항을 차지하기 위한 '공항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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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리포트] 허브공항 경쟁 최종 승자는?
    • 입력 2018-09-08 22:48:01
    • 수정2018-09-08 23:02:3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터키가 지금 이스탄불에 새로운 공항을 짓고 있습니다.

다음달 1단계가 완성돼 개항할 예정인데, 세계 최대 공항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터키에 신공항이 생기면서 허브공항 자리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습니다.

김형덕 특파원이 이스탄불 신공항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터키 수도 이스탄불 중심에서 북서쪽으로 35㎞ 가량.

이스탄불 신공항 건설 현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공항 터미널로 진입하는 주변은 아직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흑해와 맞닿은 신공항은 활주로와 웅장한 터미널을 갖추고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부지 면적 7,650만 제곱미터, 인천 공항의 3배가 넘습니다.

이스탄불 신공항은 개항과 함께 단숨에 세계 최대 공항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1단계 완공까지 공사기간은 불과 3년 6개월입니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청사와 확 트인 공간이 그 규모를 실감케 합니다.

천장까지 높이가 무려 25m나 됩니다.

[외말 샤힌/이스타불 신공항 건설팀 : "신공항에 들어오자마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터미널의 높은 층고입니다. 이용객들은 먼저 편안함과 시원함을 느낄 겁니다."]

다음 달 말 1단계 개항만으로 연간 처리 가능한 여객은 9천만 명.

현재 세계 1위는 여객 8천7백여만 명의 두바이 공항 이어 런던 히드로 공항과 홍콩 첵랍콕 공항 순입니다.

2030년 4단계까지 모두 완공되면 연간 2억 명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공항 시설 곳곳에는 세심한 미적 감각이 배어 있습니다.

터키 전통 튤립 모양을 형상화한 관제탑은 이 공항의 상징이 될 만합니다.

[도루크 와인타시/이스탄불 신공항 관리팀 : "이 관제탑은 국제 디자인상도 받았습니다. 전통 터키 문양을 바탕으로 지어졌죠."]

공항 측은 여러 첨단 기능도 자랑합니다.

이용객이 이동하는 짐의 위치를 시시각각 알 수 있고 로봇이 안내를 돕는다고 합니다.

먼지가 날리는 공항 한쪽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공항 개항 시 여러 상황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귤세스/이스탄불 신공항 여객서비스팀 : "체크인 시스템이 고장 났을 때, 수동으로 발권하고 수화물에 태그를 붙여 항공기로 보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신공항은 또 전례 없이 건설 중에 시범 운용이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투날르/이스탄불 신공항 시험운영팀장 : "42개월 프로젝트입니다. 처음부터 일해 왔는데, 이제 마무리 단계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완성 단계인 거죠."]

세계 공항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초고속의 이스탄불 신공항 사업은 대한민국의 공항 운영 기술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운영 컨설팅을 맡아 차질 없는 개항을 이끌고 있습니다.

[김재호/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사업처 차장 : "건설은 이제 터키 힘으로 하지만 시설 운영 단계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알지를 못하는 겁니다."]

12년 연속 서비스 세계 1위, 쿠웨이트 터미널 위탁 운영 등으로 검증받은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속성으로 전수받는 셈입니다.

대규모 신공항 사업이 무리하게 진행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이스탄불 신공항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 모든 공항이 부러워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스탄불 천혜의 입지입니다.

[카드리 삼순루/이스탄불 신공항 대표 :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중간 지점입니다. 세계 1위의 두바이 공항보다 더 유리합니다. 3시간 거리에 60개 나라 수도와 130개 취항 도시가 있죠."]

이스탄불 신공항의 등장으로 유럽의 허브 공항들은 당장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너 해 전까지 세계 최대 공항이던 런던 히드로 공항이 10년 숙원 사업이던 활주로 추가 건설을 최근 확정 지었습니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에도 공항 확장안은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레일링/영국 교통부 장관 : "히드로 공항 확장으로 공항의 연결성이 확장되면 수십만 개 일자리가 창출돼 미래 세대를 위한 경제 활성화가 이뤄지게 될 겁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도 당초 터미널 확장 계획을 3년 더 앞당겼습니다.

독일 언론은 이스탄불 신공항에 손님을 일부 뺏길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시아 공항들도 나섰습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지난해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무인 터미널 시대를 열었습니다.

[리 산/창이 공항 부사장 : "창이 공항 4터미널은 혁신의 명품이라 할 만합니다. 최첨단 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가 결합해 효율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중국은 내년 글로벌 허브공항 개항을 목표로 대규모의 베이징 신공항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세계 항공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30년이면 항공 수요가 현재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매흐맷/이스탄불 신공항 건설사(쟁기스) 회장 : "공항 산업은 확장일로입니다. 물론 투자할 때는 미래 수요 변화를 잘 살펴야 하는데, 공항 산업은 결국 미래에 투자하는 겁니다."]

10위권 밖이던 두바이 공항은 국가적 육성책으로 10년 만에 1위 공항을 차지하며 국가성장 동력으로 우뚝 섰습니다.

이제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이 세계 1등 허브공항을 차지하기 위한 '공항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김형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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