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이 화재경보기 꺼”…피해 키운 안전불감증

입력 2018.09.20 (07:36) 수정 2018.09.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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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근로자 9명이 숨진 인천 남동공단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를 경비원이 끈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회사 측이 평소 이 같은 지시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물 4층에서 검은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먹통이었습니다.

결국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참사로 번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화재경보기는 경비원이 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보기가 울리자 경비원은 경비실에 설치된 복합수신기를 껐습니다.

복합수신기를 끄면 화재경보기와 대피 안내방송이 모두 차단됩니다.

경비원은 "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평소 경보기가 울리면 곧바로 끈 다음에 불이 났는지 확인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이 같은 행동이 경비원의 개인적인 판단인지 회사 측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2월 4명이 숨진 경기도 화성 동탄의 초고층 건물 화재 당시에도 화재경보기 등 소방설비가 꺼져있었습니다.

건물 관리업체가 오작동을 우려해 화재 사흘 전에 소방설비를 끈 겁니다.

화성 동탄과 남동공단 화재 모두 화재 피해를 키운 건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고의라고 얘기하긴 뭐하고, 정상적으로 됐다면 거기 있는 분들 다 대피가 가능했을 거예요. 시간적으로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화재는 4층 천장에서 전선이 끊어지면서 처음 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해당 회사 안전담당자와 경비원 등 4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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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비원이 화재경보기 꺼”…피해 키운 안전불감증
    • 입력 2018-09-20 07:38:54
    • 수정2018-09-20 1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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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근로자 9명이 숨진 인천 남동공단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를 경비원이 끈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회사 측이 평소 이 같은 지시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물 4층에서 검은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먹통이었습니다. 결국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참사로 번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화재경보기는 경비원이 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보기가 울리자 경비원은 경비실에 설치된 복합수신기를 껐습니다. 복합수신기를 끄면 화재경보기와 대피 안내방송이 모두 차단됩니다. 경비원은 "경보기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평소 경보기가 울리면 곧바로 끈 다음에 불이 났는지 확인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이 같은 행동이 경비원의 개인적인 판단인지 회사 측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2월 4명이 숨진 경기도 화성 동탄의 초고층 건물 화재 당시에도 화재경보기 등 소방설비가 꺼져있었습니다. 건물 관리업체가 오작동을 우려해 화재 사흘 전에 소방설비를 끈 겁니다. 화성 동탄과 남동공단 화재 모두 화재 피해를 키운 건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고의라고 얘기하긴 뭐하고, 정상적으로 됐다면 거기 있는 분들 다 대피가 가능했을 거예요. 시간적으로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화재는 4층 천장에서 전선이 끊어지면서 처음 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해당 회사 안전담당자와 경비원 등 4명을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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