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지율 반토막’…이유는?

입력 2018.09.20 (10:49) 수정 2018.09.20 (11: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

18세기에 프랑스 루이 16세의 부인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이런 말을 해서 시민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비슷한 실언을 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잇단 실언이 마크롱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입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을 개방하는 행사….

마크롱 대통령이 20대 청년과 즉석에서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저는 정원사예요. 모든 곳에 이력서를 보냈는데 채용이 안 됐어요."]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당신만 준비 돼 있다면 일자리는 있어요. 제가 가는 곳마다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해요. 길 하나만 건너면 당신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죠."]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습니다.

'공감 능력이 결여됐다',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사실 마크롱 대통령이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그는 자신의 노동 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게으름뱅이'로 불러 빈축을 샀고, 지난달엔 프랑스 국민들을 '변화를 거부하는 민족'이라고 깎아내려 비판을 받았습니다.

덴마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덴마크인들은 생각이 열려있다고 치켜세우는 와중에 자국민 폄하 발언을 내뱉은 겁니다.

[로랑 보키에/프랑스 공화당 대표/지난달 30일 : "프랑스 대통령에 부합하는 발언이 아닙니다. 그가 해외에 공식 방문했을 때 그는 프랑스의 최고위급 대사입니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마크롱 특유의 말투는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64%로 최고치를 찍었던 마크롱의 지지율은 올 들어 2월 이후 40%대에 머무르더니, 7월에 최측근 보좌관의 시민 폭행 사건으로 40% 선마저 무너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9%로, 지난해 5월 집권 이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불렸던 전임자 프랑수아 올랑드의 취임 후 같은 기간 지지율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필리페 모로 시보레/정치 분석가 : "마크롱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온 이후 자제력을 잃을 듯해요. 모든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고 지금은 그에게 정말 끔찍한 시간입니다."]

일각에선 부유세 축소, 자본소득 누진세 폐지 등 친기업적 정책으로 서민층의 지지를 잃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크롱이 고비용·저효율의 '프랑스 병'을 고치겠다며 여러 가지 개혁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국민들이 '개혁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메로트/파리 시민 : "마크롱이 전임 대통령보다 더 강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않고 행동하지 않고 국가 재정을 채우느라 시민들의 계좌를 텅 비게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취임 후 고작 1년 남짓 지난 상황….

마크롱 대통령이 추락하는 지지율에도 개혁의 동력을 살려 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지지율 반토막’…이유는?
    • 입력 2018-09-20 10:52:40
    • 수정2018-09-20 11:10:39
    지구촌뉴스
[앵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

18세기에 프랑스 루이 16세의 부인인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이런 말을 해서 시민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비슷한 실언을 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는 상황에서 잇단 실언이 마크롱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속으로'입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을 개방하는 행사….

마크롱 대통령이 20대 청년과 즉석에서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저는 정원사예요. 모든 곳에 이력서를 보냈는데 채용이 안 됐어요."]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당신만 준비 돼 있다면 일자리는 있어요. 제가 가는 곳마다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해요. 길 하나만 건너면 당신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죠."]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습니다.

'공감 능력이 결여됐다', '현실을 모르는 발언이다' 등의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사실 마크롱 대통령이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그는 자신의 노동 개혁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게으름뱅이'로 불러 빈축을 샀고, 지난달엔 프랑스 국민들을 '변화를 거부하는 민족'이라고 깎아내려 비판을 받았습니다.

덴마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덴마크인들은 생각이 열려있다고 치켜세우는 와중에 자국민 폄하 발언을 내뱉은 겁니다.

[로랑 보키에/프랑스 공화당 대표/지난달 30일 : "프랑스 대통령에 부합하는 발언이 아닙니다. 그가 해외에 공식 방문했을 때 그는 프랑스의 최고위급 대사입니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마크롱 특유의 말투는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64%로 최고치를 찍었던 마크롱의 지지율은 올 들어 2월 이후 40%대에 머무르더니, 7월에 최측근 보좌관의 시민 폭행 사건으로 40% 선마저 무너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9%로, 지난해 5월 집권 이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불렸던 전임자 프랑수아 올랑드의 취임 후 같은 기간 지지율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필리페 모로 시보레/정치 분석가 : "마크롱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온 이후 자제력을 잃을 듯해요. 모든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고 지금은 그에게 정말 끔찍한 시간입니다."]

일각에선 부유세 축소, 자본소득 누진세 폐지 등 친기업적 정책으로 서민층의 지지를 잃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크롱이 고비용·저효율의 '프랑스 병'을 고치겠다며 여러 가지 개혁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국민들이 '개혁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메로트/파리 시민 : "마크롱이 전임 대통령보다 더 강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않고 행동하지 않고 국가 재정을 채우느라 시민들의 계좌를 텅 비게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취임 후 고작 1년 남짓 지난 상황….

마크롱 대통령이 추락하는 지지율에도 개혁의 동력을 살려 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