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시설 장애 여성 ‘강제피임 시술’ 의혹

입력 2018.09.22 (06:34) 수정 2018.09.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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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복지시설에서 수 년 전 지체장애 여성들에게 강제로 피임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장애 여성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당시 의무 기록조차 없어 사후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복지시설에서 생활했던 지체장애인 김모 씨는 올해 초 아랫배가 불편해 병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소견을 들었습니다.

피임 기구인 '루프'가 자궁에 엉겨붙었다는 겁니다.

[김OO/지체장애인/음성변조 : "그게 (피임기구)인지도 몰랐어요. 그거 많이 오래 하면 암도 걸리고 몸도 안 좋다고..."]

김 씨가 피임 시술을 받은 건 8년 전.

남성 입소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자 시설장이 다른 여성장애인 6명과 함께 본인동의서도 받지 않은 채 시술을 시켰다고 말합니다.

당시 시술을 받았던 나 모 씨도 조기 폐경이 찾아와 아기를 낳지 못하게 됐습니다.

5년마다 피임 기구를 교체해야 하지만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나OO/피임 시술 장애인/음성변조 : "건강검진 한다고 해서 갔어. (루프가 뭔지 아셔요?) 그거는 잘 몰라. (건강검진하는 줄 알았어요?) 응."]

복지시설 의무 기록에도 관련 내용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복지시설 직원/음성변조 : "그 때 시설장님이 결정하신 사안이고, (직원들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얘기했죠."]

[당시 복지시설장/음성변조 : "본인의 동의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보호자가 있는 경우는 아마...그것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복지시설 측은 뒤늦게 검진에 나섰고, 현재 생활하고 있는 장애여성 2명이 피임 시술을 받은 사실을 추가 확인했습니다.

[목포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래요? 금시초문인데요. 이 관계는 저희가 한번 신속하게 조사를 해야겠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임신과 출산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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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 시설 장애 여성 ‘강제피임 시술’ 의혹
    • 입력 2018-09-22 06:37:08
    • 수정2018-09-22 07: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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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복지시설에서 수 년 전 지체장애 여성들에게 강제로 피임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장애 여성들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당시 의무 기록조차 없어 사후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복지시설에서 생활했던 지체장애인 김모 씨는 올해 초 아랫배가 불편해 병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소견을 들었습니다.

피임 기구인 '루프'가 자궁에 엉겨붙었다는 겁니다.

[김OO/지체장애인/음성변조 : "그게 (피임기구)인지도 몰랐어요. 그거 많이 오래 하면 암도 걸리고 몸도 안 좋다고..."]

김 씨가 피임 시술을 받은 건 8년 전.

남성 입소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자 시설장이 다른 여성장애인 6명과 함께 본인동의서도 받지 않은 채 시술을 시켰다고 말합니다.

당시 시술을 받았던 나 모 씨도 조기 폐경이 찾아와 아기를 낳지 못하게 됐습니다.

5년마다 피임 기구를 교체해야 하지만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나OO/피임 시술 장애인/음성변조 : "건강검진 한다고 해서 갔어. (루프가 뭔지 아셔요?) 그거는 잘 몰라. (건강검진하는 줄 알았어요?) 응."]

복지시설 의무 기록에도 관련 내용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복지시설 직원/음성변조 : "그 때 시설장님이 결정하신 사안이고, (직원들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얘기했죠."]

[당시 복지시설장/음성변조 : "본인의 동의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보호자가 있는 경우는 아마...그것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복지시설 측은 뒤늦게 검진에 나섰고, 현재 생활하고 있는 장애여성 2명이 피임 시술을 받은 사실을 추가 확인했습니다.

[목포시 담당 공무원/음성변조 : "그래요? 금시초문인데요. 이 관계는 저희가 한번 신속하게 조사를 해야겠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임신과 출산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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