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추석에 선물하기 좋은 책 4권’ 골라봤습니다
입력 2018.09.23 (09:01) 취재K
※ 민족의 대명절 추석 선물은 뭘로 준비하시나요? 과일이나 한과? 건강식품이나 현금? 책을 좋아하는 문화부 기자들이 모여 '추석에 선물하기 좋은 책'을 골라봤습니다. 책을 선물할 때는 내가 읽어서 좋은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받는 사람을 떠올리며 그에 어울릴 만한 책을 고르게 되죠. 여러분께 이 책을 드리고 싶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의 두 번째 에세이입니다. 헌법을 줄줄 꿰며 우리가 국가 앞에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깨우쳐 주던 김제동의 말발을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왔습니다. 헌법을 읽으면서 이게 우리 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지 짚어봅니다.

헌법 12조 5항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에 대한 설명을 볼까요? 고문을 겪은 수많은 사람이 몸으로 그 조항을 펼친 덕분에 지켜지기 시작했고, 모든 국민이 고문받지 않은 세상이 온 거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붙인 이름이 '음덕조항'입니다. 주제가 헌법이고, 저자가 김제동이다 보니(?) 대통령 탄핵사태부터 '땅콩 안 까줬다고 무릎 꿇리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시사적인 장면도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헌법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가지고도 쉽고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국내외의 헌법학자들도 만나보고, 우리가 왜 헌법을 알아야 하느냐를 생각해봅니다. 법도 있고 상식도 있지만, 그게 이 땅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 무너질 때 어디에 가서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할지 알려주는 곳, 그게 바로 헌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사회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에게 선물하기도 좋겠습니다.『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김제동, 나무의마음


요즘은 그야말로 '취향'의 홍수입니다. '개인취향존중'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돌아다니다 보면 내 취향이 너무 촌스럽고 초라해 보일 때도 있죠.『하루의 취향』의 저자이자 카피라이터인 김민철 씨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 봅니다. 작가는 취향이라고 하면 왠지 고급스럽고 독특하고 새로워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취향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찾아보곤 취향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결국, 취향은 내 마음의 방향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내 마음의 방향을 알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마음이 가는 것에 시간을 들이고 돈을 쓰고, 실패도 하고 절망도 하고 그러다 운 좋게 남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마음의 방향, 취향이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취향이 만들어지기까지 참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비록 촌스럽고, 볼품없고 웃기더라도 내 취향을 기준점으로 삼아 하루를 꾸려나가야 한단 겁니다. 왜냐하면 나의 취향이 오늘도 나를 나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너의 취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격려하고 싶은 분께 선물하기 좋겠습니다.『하루의 취향』김민철, 북라이프


마냥 잘 될 것이란 위로가 공감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막연한 희망을 품는다고 팍팍한 현실이 나아지진 않으니까요. 영화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따뜻한 위로 대신 냉정한 철학을 건넵니다. 환상은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고 말입니다.

[공각기동대] [이노센스]을 연출하고 [인랑] 원작의 기획·각본을 맡으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낸 감독의 조언이라기엔 뜬금없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같은 허구를 창출하면서 더욱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입사 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신입사원에게 감독은 "'자기찾기'처럼 의미 없는 일은 그만두고 좀 더 포지션에 연연하라"고 조언합니다. "회사 안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 때까지 다녀보라"며 "두꺼운 가면을 준비하라"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의 형태가 딱 들어맞는 이상적인 사회를 찾아 영원히 방황하기 십상" 이라면서요. 사는 건 어리광부릴 만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인생 선배의 '철학이라고 부를 만한' 조언. 달콤한 연휴 끝 다시 일상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철학이라 할만한 것』오시이 마모루, 원더박스


명절 연휴마다 가족들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역시 역사물이죠. 이번 연휴 극장가도 [안시성] [명당] [물괴] 같은 사극 영화들이 점령했습니다.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한 밑그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여 호평을 받기도 하지만 역사 고증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만약 영화를 보면서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라면, 책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전쟁 이후의 한국사』는 영화 [안시성]을 재밌게 즐겼던 관객이라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연개소문이 지었다고 알려진 '김해병서' 이야기를 통해 안시성 전투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밖에도 한국사를 결정지은 주요 전쟁의 승자와 패자들이 각각 어떤 미래를 선택했는지, 그 선택들이 어떤 역사를 불러왔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쟁에 관심이 많은 남자분께 선물하면 좋겠습니다.『전쟁 이후의 한국사』이상훈, 추수밭

문화부 이수연, 서병립, 김수연, 장혁진 기자
  • ‘추석에 선물하기 좋은 책 4권’ 골라봤습니다
    • 입력 2018-09-23 09:01:52
    취재K
※ 민족의 대명절 추석 선물은 뭘로 준비하시나요? 과일이나 한과? 건강식품이나 현금? 책을 좋아하는 문화부 기자들이 모여 '추석에 선물하기 좋은 책'을 골라봤습니다. 책을 선물할 때는 내가 읽어서 좋은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받는 사람을 떠올리며 그에 어울릴 만한 책을 고르게 되죠. 여러분께 이 책을 드리고 싶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의 두 번째 에세이입니다. 헌법을 줄줄 꿰며 우리가 국가 앞에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깨우쳐 주던 김제동의 말발을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왔습니다. 헌법을 읽으면서 이게 우리 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지 짚어봅니다.

헌법 12조 5항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에 대한 설명을 볼까요? 고문을 겪은 수많은 사람이 몸으로 그 조항을 펼친 덕분에 지켜지기 시작했고, 모든 국민이 고문받지 않은 세상이 온 거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붙인 이름이 '음덕조항'입니다. 주제가 헌법이고, 저자가 김제동이다 보니(?) 대통령 탄핵사태부터 '땅콩 안 까줬다고 무릎 꿇리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시사적인 장면도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헌법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가지고도 쉽고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국내외의 헌법학자들도 만나보고, 우리가 왜 헌법을 알아야 하느냐를 생각해봅니다. 법도 있고 상식도 있지만, 그게 이 땅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 무너질 때 어디에 가서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 할지 알려주는 곳, 그게 바로 헌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사회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에게 선물하기도 좋겠습니다.『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김제동, 나무의마음


요즘은 그야말로 '취향'의 홍수입니다. '개인취향존중'이라는 말도 있지만,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돌아다니다 보면 내 취향이 너무 촌스럽고 초라해 보일 때도 있죠.『하루의 취향』의 저자이자 카피라이터인 김민철 씨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 봅니다. 작가는 취향이라고 하면 왠지 고급스럽고 독특하고 새로워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취향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찾아보곤 취향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취향 :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결국, 취향은 내 마음의 방향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거죠. 하지만, 내 마음의 방향을 알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마음이 가는 것에 시간을 들이고 돈을 쓰고, 실패도 하고 절망도 하고 그러다 운 좋게 남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마음의 방향, 취향이라는 것이기 때문이죠. 취향이 만들어지기까지 참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누구나 자신의 취향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비록 촌스럽고, 볼품없고 웃기더라도 내 취향을 기준점으로 삼아 하루를 꾸려나가야 한단 겁니다. 왜냐하면 나의 취향이 오늘도 나를 나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니까요. 너의 취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격려하고 싶은 분께 선물하기 좋겠습니다.『하루의 취향』김민철, 북라이프


마냥 잘 될 것이란 위로가 공감이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막연한 희망을 품는다고 팍팍한 현실이 나아지진 않으니까요. 영화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따뜻한 위로 대신 냉정한 철학을 건넵니다. 환상은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고 말입니다.

[공각기동대] [이노센스]을 연출하고 [인랑] 원작의 기획·각본을 맡으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낸 감독의 조언이라기엔 뜬금없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같은 허구를 창출하면서 더욱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입사 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신입사원에게 감독은 "'자기찾기'처럼 의미 없는 일은 그만두고 좀 더 포지션에 연연하라"고 조언합니다. "회사 안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 때까지 다녀보라"며 "두꺼운 가면을 준비하라"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의 형태가 딱 들어맞는 이상적인 사회를 찾아 영원히 방황하기 십상" 이라면서요. 사는 건 어리광부릴 만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인생 선배의 '철학이라고 부를 만한' 조언. 달콤한 연휴 끝 다시 일상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철학이라 할만한 것』오시이 마모루, 원더박스


명절 연휴마다 가족들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역시 역사물이죠. 이번 연휴 극장가도 [안시성] [명당] [물괴] 같은 사극 영화들이 점령했습니다.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한 밑그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여 호평을 받기도 하지만 역사 고증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만약 영화를 보면서 아쉬움을 느끼는 분이라면, 책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전쟁 이후의 한국사』는 영화 [안시성]을 재밌게 즐겼던 관객이라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연개소문이 지었다고 알려진 '김해병서' 이야기를 통해 안시성 전투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밖에도 한국사를 결정지은 주요 전쟁의 승자와 패자들이 각각 어떤 미래를 선택했는지, 그 선택들이 어떤 역사를 불러왔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쟁에 관심이 많은 남자분께 선물하면 좋겠습니다.『전쟁 이후의 한국사』이상훈, 추수밭

문화부 이수연, 서병립, 김수연, 장혁진 기자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