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없다]② ‘부부’도 ‘남’도 아닌…사각지대 놓인 ‘데이트폭력’

입력 2018.09.25 (21:31) 수정 2018.09.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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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난 입법 공백 문제를 살펴보는 순서 오늘(25일)은 두 번째로 데이트 폭력 처벌 문제입니다.

부부도 아니지만 남도 아닌,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해야 될까요?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 실태를 윤봄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헤어진 남자친구가 찾아오는 건, 공포였습니다.

무작정 집에 들이닥친 그 날,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주차장에서 만난 그의 손엔 흉기가 들려있었습니다.

화가 많이 나 보였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도대체 무얼 한 걸까요?

왜 풀어준 걸까요?

경찰도 할 말이 있습니다.

이들이 부부였다면 경찰은 아마 둘을 분리했을 겁니다.

가정폭력처벌법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수사를 받고 피해자는 분리돼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폭행을 하는 경우라면 즉시, 긴급조치도 취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는 곳에서 쫓아내거나 여자에게 100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두 사람은 법적 부부가 아니어서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습니다.

부부처럼 친밀한 관계... 언제든지 보복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모든 게 가정폭력과 양상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일반 폭행사건으로 처리되는 겁니다.

바로,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엔 데이트 폭력 관련 법안이 7건 발의돼 있습니다.

피해자를 가해자와 분리해 보호하고 구급대원 등에게 신고 의무를 지우는 등의 내용입니다.

경범죄로 취급되는 스토킹을 징역형으로 처벌하자는 안도 있습니다.

이들 법안은 국회가 오랫동안 검토만 하고 있는 이른바 사골 법안입니다.

[조주은/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15대 국회, 16대, 17대, 18대, 19대, 지금이 20대 국회잖아요. 스토킹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법안이 매 대에 계속적으로 발의됐어요."]

지난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사람만 만 명, 스토킹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4백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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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이없다]② ‘부부’도 ‘남’도 아닌…사각지대 놓인 ‘데이트폭력’
    • 입력 2018-09-25 21:35:36
    • 수정2018-09-27 21: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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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난 입법 공백 문제를 살펴보는 순서 오늘(25일)은 두 번째로 데이트 폭력 처벌 문제입니다.

부부도 아니지만 남도 아닌, 연인 사이에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해야 될까요?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 실태를 윤봄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헤어진 남자친구가 찾아오는 건, 공포였습니다.

무작정 집에 들이닥친 그 날,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풀려났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주차장에서 만난 그의 손엔 흉기가 들려있었습니다.

화가 많이 나 보였습니다.

이렇게, 피해자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찰은 도대체 무얼 한 걸까요?

왜 풀어준 걸까요?

경찰도 할 말이 있습니다.

이들이 부부였다면 경찰은 아마 둘을 분리했을 겁니다.

가정폭력처벌법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수사를 받고 피해자는 분리돼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폭행을 하는 경우라면 즉시, 긴급조치도 취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는 곳에서 쫓아내거나 여자에게 100미터 안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두 사람은 법적 부부가 아니어서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습니다.

부부처럼 친밀한 관계... 언제든지 보복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모든 게 가정폭력과 양상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일반 폭행사건으로 처리되는 겁니다.

바로,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엔 데이트 폭력 관련 법안이 7건 발의돼 있습니다.

피해자를 가해자와 분리해 보호하고 구급대원 등에게 신고 의무를 지우는 등의 내용입니다.

경범죄로 취급되는 스토킹을 징역형으로 처벌하자는 안도 있습니다.

이들 법안은 국회가 오랫동안 검토만 하고 있는 이른바 사골 법안입니다.

[조주은/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15대 국회, 16대, 17대, 18대, 19대, 지금이 20대 국회잖아요. 스토킹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법안이 매 대에 계속적으로 발의됐어요."]

지난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된 사람만 만 명, 스토킹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4백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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