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사장도 노조원? 권리 찾기 나선 日 자영업자들

입력 2018.09.27 (07:30) 수정 2018.09.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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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편의점 사장같은 프랜차이즈 점주는 경영인일까요?

본사의 지침대로 운영해야 하니까 직원으로 봐야 할까요?

사장과 직원의 중간쯤에 놓인 점주들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데다 경영난까지 심해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편의점주들이 노조를 결성해 권리 찾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윤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해 편의점을 차린 사카이 다카노리 씨.

한때는 벌이가 괜찮았지만, 인근에 같은 브랜드 점포가 생기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사카이 다카노리/'편의점 가맹점 노조' 집행위원장 : "800미터 떨어진 곳에 같은 간판의 편의점이 생기자, 매출이 (하루) 55만 엔에서 35만 엔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출혈 경쟁에서 살아남은 뒤, 사카이 씨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뜻이 같은 편의점주들을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한 겁니다.

[사카이 다카노리/'편의점 가맹점 노조' 집행위원장 : "저희 가게 매출이 줄고, 동시에 새로 생긴 가게의 매출도 오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같은 본사의 운영) 시스템 자체에 의문이 생긴 것이죠."]

본사의 출점 방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점주가 떠안는 등 불리한 계약 조항을 개선하도록 단체교섭권을 갖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오사카 지역 최저임금은 25% 넘게 올랐지만 본사 이익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점주에게 전가됐다는 겁니다.

[나카무라 도모히코/고베국제대학 경제학부 교수 : "힘이 센 대기업을 개인이 혼자 상대하기는 무리가 있죠. 프랜차이즈를 경영하는 점주들이 연계해 협상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노조에 가담한 이른바 사장님들은 130여 명.

지방 노동위원회 2곳이 이들을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했고, 일본 중앙 노동위원회에서도 현재 재심 중입니다.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일본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도전, 한국의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상생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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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7 07:47:54
    • 수정2018-09-27 08: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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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장같은 프랜차이즈 점주는 경영인일까요?

본사의 지침대로 운영해야 하니까 직원으로 봐야 할까요?

사장과 직원의 중간쯤에 놓인 점주들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데다 경영난까지 심해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편의점주들이 노조를 결성해 권리 찾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윤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직해 편의점을 차린 사카이 다카노리 씨.

한때는 벌이가 괜찮았지만, 인근에 같은 브랜드 점포가 생기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사카이 다카노리/'편의점 가맹점 노조' 집행위원장 : "800미터 떨어진 곳에 같은 간판의 편의점이 생기자, 매출이 (하루) 55만 엔에서 35만 엔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출혈 경쟁에서 살아남은 뒤, 사카이 씨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뜻이 같은 편의점주들을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한 겁니다.

[사카이 다카노리/'편의점 가맹점 노조' 집행위원장 : "저희 가게 매출이 줄고, 동시에 새로 생긴 가게의 매출도 오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같은 본사의 운영) 시스템 자체에 의문이 생긴 것이죠."]

본사의 출점 방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점주가 떠안는 등 불리한 계약 조항을 개선하도록 단체교섭권을 갖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오사카 지역 최저임금은 25% 넘게 올랐지만 본사 이익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점주에게 전가됐다는 겁니다.

[나카무라 도모히코/고베국제대학 경제학부 교수 : "힘이 센 대기업을 개인이 혼자 상대하기는 무리가 있죠. 프랜차이즈를 경영하는 점주들이 연계해 협상하는 것은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노조에 가담한 이른바 사장님들은 130여 명.

지방 노동위원회 2곳이 이들을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했고, 일본 중앙 노동위원회에서도 현재 재심 중입니다.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일본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도전, 한국의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상생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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