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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음주 산행 안 됩니다”…금지 구간 본격 단속
입력 2018.09.27 (08:28) 수정 2018.09.27 (08:45)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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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번주부터 설악산의 단풍이 시작된다고 하죠. 이제 본격적인 등산철인데요.

산에 오르다 보면 막걸리 한 잔 하시며 땀 식히는 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이제 술은 두고 오르셔야겠습니다.

지난 3월 음주산행이 금지된 뒤 6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이번달 중순부터 전국의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에서 음주가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현장으로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5일, 덕유산국립공원.

산 입구에서부터 음주산행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쳤는데요,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첫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9월 12일 자로 저희가 계도기간이 끝났습니다. 현재 과태료 부과를 위해 특별 단속팀이 와서 단속하고 있습니다."]

실제 음주산행이 적발될 경우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첫 주말입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저희 단속구간은 향적봉부터 중봉까지 1.2km 정도 됩니다.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 0.6km고요. 그 사이에 대피소가 있거든요. 여기가 다 음주 금지구간이니까요. 집중단속을 할 계획입니다."]

궂은 날씨에 평소보다 등산객이 적었던 이날, 음주금지구역인 대피소 취사장에 들어서자 허기를 달래는 등산객들 사이로 맥주캔이 눈에 띄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한잔하세요. 컵 더 없어요?"]

잠시 뒤, 암행어사같은 단속반의 등장에 등산객들, 바빠집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안 먹었어요."]

[국립공원관리공단 단속팀 : "계도기간 6개월이었는데요. 그게 12일로 끝나고 이제 단속하고 있습니다. 1차 5만 원, 두 번째 걸리시면 10만 원, 세 번째 걸리면 10만 원."]

취재진이 만난 등산객들은 음주산행이 금지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산에서 술 한 잔 하는 등산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100명 중의 95명 정도는 다 드세요. 저 속리산 갔는데도 여자분이 딱 앉더니 맥주 12개를 딱 꺼내는 거야."]

[등산객/음성변조 : "어휴 많죠. 산에 술 먹으러 오는 사람이 거의 80%인데."]

등산 전에 마시는 '시작주',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정상주', 산을 내려오면서 마시는 '하산주'까지... 등산객들 사이에선 하나의 문화나 다름없다는 건데요.

다음날에는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가봤습니다.

비가 걷힌 뒤라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 복장의 등산객들로 탐방로는 붐볐는데요.

북한산 일대는 봉우리와 산장 등 25곳의 음주금지구역이 지정돼있습니다.

워낙 음주금지구역이 많은 탓에 북한산에 오를 땐 아예 술을 두고 가는 게 맞다 싶은데요,

자 지금부터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

계곡 옆, 바위산 아래 등에서 막걸리를 즐기는 등산객들은 막걸리 예찬론까지 펼쳤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마라톤하면 목이 엄청 갈증 나잖아요. 이온 음료도 먹고 물도 먹고 그러지? 똑같은 거예요."]

[등산객/음성변조 : "물 한 방울 없는데 오아시스야, 막걸리 한 잔이. 땀 쫙 빼고. 산악의 생명수라고요."]

음주산행이 금지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 않는 등산객들이 많은 상황. 등산객들 사이에서도 규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산에 와서 즐기면서 푸는데 그런 것을 규제하는 것은 별로 그렇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등산객/음성변조 : "국립(공원) 아닌데 일반 산이나 계곡 가면 먹자판이고 음악 틀어놓고 유흥가 못지않게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곳도 단속을 이왕 하려면 함께 하던가 아니면 똑같이 규제를 풀든가 그게 좋은 거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음주산행 규제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절대 찬성이요. 인수봉 올라가다가 술 먹고 떨어져 그냥 죽은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아. 특히 등산하는 사람들은 이까짓 거 뭐 서너 잔이야 뭐 별일 없어 하고 야간에도 산행하는 사람이 있어."]

[등산객/음성변조 : "문제가 과한 음주잖아요. 과한 음주를 하는 분 때문에 사고도 많이 나고 사회적 이슈가 되니까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행동들이 자제되면 좋겠죠."]

정부가 음주산행을 규제하는 이유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인데요,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립공원에서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는 64건, 사망 사고는 10건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산행이 과태료 부과만으로 해결될까하는 우려도 많습니다.

도로도 아닌 넓은 산 곳곳을 다니며 어떻게 단속하느냐, 결국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춘호/북한산국립공원 구조전담반 : "저희가 음주단속을 하는 이유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인데 사실 밑에서 먹고 올라오는 분들은 안전의 위험성이 있어서 저희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이 날, 실제 탐방로를 벗어난 샛길이나 숲에서 음주행위를 하는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우리는 올라갔다 하산 다 안전한 데기 때문에 한 잔만 먹고 내려가려고. 안전은 자기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한 잔 정도 먹으면 힘들었을 때 활력도 되고 많이 먹으면 위험하니깐 한두 잔 정도는……."]

산 속을 구석구석 단속하기 불가능한 상황에서 등산객들 사이에선 술을 다른 병에 담아 숨기는 꼼수도 나온다고 합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이제 우리부터도 먹고 싶으면 페트병에다 소주 담아서 오지 소주 병째 이렇게 들고 올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음성변조 : "술병을 안 가지고 오고 물병을 가지고 오시는데 우리가 그걸 물병까지 뺏어서 맡아볼 수는 없잖아요. 막걸리 같은 거 우유병에다 가져왔는데 우리가 우유인지 막걸리인지 어떻게 알아요."]

음주산행 금지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국립공원사무소 측은 결국 안전을 위해선 등산객들 스스로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국립공원을 찾아오시는 건 좋은 경치와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오시는데 정상주를 마시고 내려가실 때 안전사고들이 발생할 수 있고 위험하니까 산행을 만끽하시고 하산하셔서 안전한 장소에서 하산주를 마시고 들어가시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습니다."]

등산 준비하면서 가방에 술 챙기셨던 분들 단속 과태료 때문이 아니라 건강한 산행 문화와 안전을 위해 그동안의 습관을 바꿔보시는건 어떨까요?
  • [뉴스 따라잡기] “음주 산행 안 됩니다”…금지 구간 본격 단속
    • 입력 2018-09-27 08:29:37
    • 수정2018-09-27 08:45:15
    아침뉴스타임
[기자]

이번주부터 설악산의 단풍이 시작된다고 하죠. 이제 본격적인 등산철인데요.

산에 오르다 보면 막걸리 한 잔 하시며 땀 식히는 분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그런데, 이제 술은 두고 오르셔야겠습니다.

지난 3월 음주산행이 금지된 뒤 6개월 계도기간을 거쳐 이번달 중순부터 전국의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에서 음주가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현장으로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15일, 덕유산국립공원.

산 입구에서부터 음주산행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그동안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쳤는데요,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첫 단속이 시작됐습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9월 12일 자로 저희가 계도기간이 끝났습니다. 현재 과태료 부과를 위해 특별 단속팀이 와서 단속하고 있습니다."]

실제 음주산행이 적발될 경우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첫 주말입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저희 단속구간은 향적봉부터 중봉까지 1.2km 정도 됩니다.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 0.6km고요. 그 사이에 대피소가 있거든요. 여기가 다 음주 금지구간이니까요. 집중단속을 할 계획입니다."]

궂은 날씨에 평소보다 등산객이 적었던 이날, 음주금지구역인 대피소 취사장에 들어서자 허기를 달래는 등산객들 사이로 맥주캔이 눈에 띄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한잔하세요. 컵 더 없어요?"]

잠시 뒤, 암행어사같은 단속반의 등장에 등산객들, 바빠집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안 먹었어요."]

[국립공원관리공단 단속팀 : "계도기간 6개월이었는데요. 그게 12일로 끝나고 이제 단속하고 있습니다. 1차 5만 원, 두 번째 걸리시면 10만 원, 세 번째 걸리면 10만 원."]

취재진이 만난 등산객들은 음주산행이 금지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산에서 술 한 잔 하는 등산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100명 중의 95명 정도는 다 드세요. 저 속리산 갔는데도 여자분이 딱 앉더니 맥주 12개를 딱 꺼내는 거야."]

[등산객/음성변조 : "어휴 많죠. 산에 술 먹으러 오는 사람이 거의 80%인데."]

등산 전에 마시는 '시작주',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정상주', 산을 내려오면서 마시는 '하산주'까지... 등산객들 사이에선 하나의 문화나 다름없다는 건데요.

다음날에는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가봤습니다.

비가 걷힌 뒤라 이른 아침부터 형형색색 복장의 등산객들로 탐방로는 붐볐는데요.

북한산 일대는 봉우리와 산장 등 25곳의 음주금지구역이 지정돼있습니다.

워낙 음주금지구역이 많은 탓에 북한산에 오를 땐 아예 술을 두고 가는 게 맞다 싶은데요,

자 지금부터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

계곡 옆, 바위산 아래 등에서 막걸리를 즐기는 등산객들은 막걸리 예찬론까지 펼쳤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마라톤하면 목이 엄청 갈증 나잖아요. 이온 음료도 먹고 물도 먹고 그러지? 똑같은 거예요."]

[등산객/음성변조 : "물 한 방울 없는데 오아시스야, 막걸리 한 잔이. 땀 쫙 빼고. 산악의 생명수라고요."]

음주산행이 금지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 않는 등산객들이 많은 상황. 등산객들 사이에서도 규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산에 와서 즐기면서 푸는데 그런 것을 규제하는 것은 별로 그렇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등산객/음성변조 : "국립(공원) 아닌데 일반 산이나 계곡 가면 먹자판이고 음악 틀어놓고 유흥가 못지않게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곳도 단속을 이왕 하려면 함께 하던가 아니면 똑같이 규제를 풀든가 그게 좋은 거지……."]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음주산행 규제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절대 찬성이요. 인수봉 올라가다가 술 먹고 떨어져 그냥 죽은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아. 특히 등산하는 사람들은 이까짓 거 뭐 서너 잔이야 뭐 별일 없어 하고 야간에도 산행하는 사람이 있어."]

[등산객/음성변조 : "문제가 과한 음주잖아요. 과한 음주를 하는 분 때문에 사고도 많이 나고 사회적 이슈가 되니까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그런 행동들이 자제되면 좋겠죠."]

정부가 음주산행을 규제하는 이유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인데요,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국립공원에서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는 64건, 사망 사고는 10건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음주산행이 과태료 부과만으로 해결될까하는 우려도 많습니다.

도로도 아닌 넓은 산 곳곳을 다니며 어떻게 단속하느냐, 결국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춘호/북한산국립공원 구조전담반 : "저희가 음주단속을 하는 이유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인데 사실 밑에서 먹고 올라오는 분들은 안전의 위험성이 있어서 저희가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이 날, 실제 탐방로를 벗어난 샛길이나 숲에서 음주행위를 하는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우리는 올라갔다 하산 다 안전한 데기 때문에 한 잔만 먹고 내려가려고. 안전은 자기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한 잔 정도 먹으면 힘들었을 때 활력도 되고 많이 먹으면 위험하니깐 한두 잔 정도는……."]

산 속을 구석구석 단속하기 불가능한 상황에서 등산객들 사이에선 술을 다른 병에 담아 숨기는 꼼수도 나온다고 합니다.

[등산객/음성변조 : "이제 우리부터도 먹고 싶으면 페트병에다 소주 담아서 오지 소주 병째 이렇게 들고 올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음성변조 : "술병을 안 가지고 오고 물병을 가지고 오시는데 우리가 그걸 물병까지 뺏어서 맡아볼 수는 없잖아요. 막걸리 같은 거 우유병에다 가져왔는데 우리가 우유인지 막걸리인지 어떻게 알아요."]

음주산행 금지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국립공원사무소 측은 결국 안전을 위해선 등산객들 스스로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신현대/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 "국립공원을 찾아오시는 건 좋은 경치와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오시는데 정상주를 마시고 내려가실 때 안전사고들이 발생할 수 있고 위험하니까 산행을 만끽하시고 하산하셔서 안전한 장소에서 하산주를 마시고 들어가시는 게 제일 나을 것 같습니다."]

등산 준비하면서 가방에 술 챙기셨던 분들 단속 과태료 때문이 아니라 건강한 산행 문화와 안전을 위해 그동안의 습관을 바꿔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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