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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할수록 손해?…‘24시간 영업’ 편의점 실태
입력 2018.09.27 (21:25) 수정 2018.09.27 (22:2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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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4 시간 영업.

편의점의 상징같은 문구죠.

소비자들은 필요한 물건을 언제라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밤새 장시간 노동을 버텨내야 하는 편의점주들의 고달픈 삶이 함께 있다는 얘기입니다.

편의점 심야영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 보고, 또 해법이 무엇인지 윤지연, 홍진아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시간.

인적 끊긴 골목길에 편의점 한 곳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손님 없는 편의점을 지키는 건 점주 뿐, 명절 쇠러 간 직원 몫까지 하루 20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윤영택/편의점주 : "단기 아르바이트를 쓰고 싶어도 명절에는 다 쉬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어요, 저희가 되게. 그러다보니까 저희들이 그냥 아내하고 제가 할 수밖에 없죠."]

편의점을 시작한 뒤로는 휴일은 물론, 명절도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명절) 쇠고는 싶은데... 저희가 지금 부모님도 아픈데 못 가고 있어요."]

야심한 시각 또 다른 편의점.

이곳 역시 손님이 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어제는 10시간 동안 (손님이) 30명 정도 있었어요. 평소랑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죠."]

사정은 다 비슷합니다.

[편의점주/음성변조 : "명절 때가 (매출이) 많이 떨어지죠. 여기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까. 시내 같은 데는 (매출 하락이) 더 심하죠."]

날이 샌 후, 간밤에 들렀던 편의점을 다시 찾았습니다.

자정부터 7시간 동안 이곳을 찾은 손님은 모두 6명, 번 돈은 3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수익을 따지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정도 (매출) 나와서는 유지 자체도 쉽지 않으신 거죠?"]

[편의점주 : "인건비 자체도 안 나오고. 저희가 이렇게 나와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요. 저희도 지금 답답하죠. 이 정도 매출이면 지금... 어떻게 말을 못 하겠네. 가슴이 답답하네."]

보신 것처럼 대학가나 사무실이 많은 지역의 경우 명절 연휴나 주말 심야 시간에는 장사를 할수록 적자가 나는 편의점이 적지 않습니다.

만약 수익이 너무 적으면 자정부터 6시 사이엔 영업을 잠시 중단해도 됩니다.

법으로 보장돼 있는데요.

그런데도 점주들이 24시간 영업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심야영업을 중단하면 본사의 전기요금 지원을 못 받거나, 수익금 배분 때 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편의점 수가 4만 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대략 7~8곳 중 1곳이 심야에는 문을 닫습니다.

얼핏 들으면 많다 싶지만, 따져보면 지하철역 점포처럼 밤 늦게는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점주가 자발적으로 영업을 안 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종일 영업을 한다는 건데, 서울시 조사 결과 편의점주의 90% 가까이는 연휴 때 영업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길 원했고, 60%는 심야영업을 아예 중단하고 싶어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본사는 이익, 점주는 손해” 日도 심야영업 중단 움직임

[리포트]

이른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도 우리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토에서 15년 째 편의점을 운영한 오오우찌 씨, 영업시간을 줄이고자 최근 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오오우찌/편의점주 : "7월에는 400시간을 일했다고... 이번 달에 또 한 명이 그만두면 450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죠."]

일본의 과로사 기준 근로시간은 한달에 170시간.

그런데 상당수 편의점주들은 30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영업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오우찌/편의점주 : "경찰과 프랜차이즈 본부가 (밤에는) 2명이 근무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심야 시간에 직접 일하는 점주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점주들이 밤샘 근무에 나서도 벌이는 썩 좋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교토 지역 6개 편의점의 심야영업 매출 내역을 확인해보니, 본사의 권고대로 2명이 일할 때는 6곳 모두 적자였습니다.

점주 혼자 철야로 운영해야만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사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흑자였습니다.

장시간 일해도 수익은 낮은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24시간 영업으로 이득을 보는 건 결국 본사인 셈입니다.

[기타 겐이치/'편의점을 하면 안 되는 이유' 저자 :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 시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업 단축으로) 손님과 특별한 마찰이 일어나고 있지 않고요."]

편의점 심야 영업은 일본이나 우리나라 모두 치안 유지와 상비약 판매 등의 공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지역별, 시간대별로 영업점을 지정해 운영하는 보다 정교한 '권리찾기'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 영업할수록 손해?…‘24시간 영업’ 편의점 실태
    • 입력 2018-09-27 21:33:12
    • 수정2018-09-27 22:23:43
    뉴스 9
[앵커]

24 시간 영업.

편의점의 상징같은 문구죠.

소비자들은 필요한 물건을 언제라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밤새 장시간 노동을 버텨내야 하는 편의점주들의 고달픈 삶이 함께 있다는 얘기입니다.

편의점 심야영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 보고, 또 해법이 무엇인지 윤지연, 홍진아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시간.

인적 끊긴 골목길에 편의점 한 곳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손님 없는 편의점을 지키는 건 점주 뿐, 명절 쇠러 간 직원 몫까지 하루 20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윤영택/편의점주 : "단기 아르바이트를 쓰고 싶어도 명절에는 다 쉬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어요, 저희가 되게. 그러다보니까 저희들이 그냥 아내하고 제가 할 수밖에 없죠."]

편의점을 시작한 뒤로는 휴일은 물론, 명절도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명절) 쇠고는 싶은데... 저희가 지금 부모님도 아픈데 못 가고 있어요."]

야심한 시각 또 다른 편의점.

이곳 역시 손님이 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어제는 10시간 동안 (손님이) 30명 정도 있었어요. 평소랑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죠."]

사정은 다 비슷합니다.

[편의점주/음성변조 : "명절 때가 (매출이) 많이 떨어지죠. 여기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까. 시내 같은 데는 (매출 하락이) 더 심하죠."]

날이 샌 후, 간밤에 들렀던 편의점을 다시 찾았습니다.

자정부터 7시간 동안 이곳을 찾은 손님은 모두 6명, 번 돈은 3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수익을 따지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정도 (매출) 나와서는 유지 자체도 쉽지 않으신 거죠?"]

[편의점주 : "인건비 자체도 안 나오고. 저희가 이렇게 나와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요. 저희도 지금 답답하죠. 이 정도 매출이면 지금... 어떻게 말을 못 하겠네. 가슴이 답답하네."]

보신 것처럼 대학가나 사무실이 많은 지역의 경우 명절 연휴나 주말 심야 시간에는 장사를 할수록 적자가 나는 편의점이 적지 않습니다.

만약 수익이 너무 적으면 자정부터 6시 사이엔 영업을 잠시 중단해도 됩니다.

법으로 보장돼 있는데요.

그런데도 점주들이 24시간 영업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심야영업을 중단하면 본사의 전기요금 지원을 못 받거나, 수익금 배분 때 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편의점 수가 4만 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대략 7~8곳 중 1곳이 심야에는 문을 닫습니다.

얼핏 들으면 많다 싶지만, 따져보면 지하철역 점포처럼 밤 늦게는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점주가 자발적으로 영업을 안 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종일 영업을 한다는 건데, 서울시 조사 결과 편의점주의 90% 가까이는 연휴 때 영업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길 원했고, 60%는 심야영업을 아예 중단하고 싶어했습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본사는 이익, 점주는 손해” 日도 심야영업 중단 움직임

[리포트]

이른바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도 우리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교토에서 15년 째 편의점을 운영한 오오우찌 씨, 영업시간을 줄이고자 최근 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오오우찌/편의점주 : "7월에는 400시간을 일했다고... 이번 달에 또 한 명이 그만두면 450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죠."]

일본의 과로사 기준 근로시간은 한달에 170시간.

그런데 상당수 편의점주들은 30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습니다.

365일, 24시간 영업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오우찌/편의점주 : "경찰과 프랜차이즈 본부가 (밤에는) 2명이 근무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심야 시간에 직접 일하는 점주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점주들이 밤샘 근무에 나서도 벌이는 썩 좋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교토 지역 6개 편의점의 심야영업 매출 내역을 확인해보니, 본사의 권고대로 2명이 일할 때는 6곳 모두 적자였습니다.

점주 혼자 철야로 운영해야만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사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흑자였습니다.

장시간 일해도 수익은 낮은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24시간 영업으로 이득을 보는 건 결국 본사인 셈입니다.

[기타 겐이치/'편의점을 하면 안 되는 이유' 저자 :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가 시간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면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업 단축으로) 손님과 특별한 마찰이 일어나고 있지 않고요."]

편의점 심야 영업은 일본이나 우리나라 모두 치안 유지와 상비약 판매 등의 공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지역별, 시간대별로 영업점을 지정해 운영하는 보다 정교한 '권리찾기'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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