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 “사랑 이야기 뺀 슬픈 노래…지금 제 이야기죠”

입력 2018.10.0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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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박원은 이번에도 음악 안에서 솔직한 자기 고백을 했다. 그러나 히트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all of my life)와 '노력'처럼 사랑과 이별 경험을 녹여낸 노래는 없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생각했을 법한 씁쓸한 고민과 진지한 생각들이 채워졌다. 그렇기에 스스로 "가장 슬픈 앨범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원은 1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새 앨범 '[r]' 쇼케이스를 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사랑 이야기가 없는데도 주위에서 공감해줬다. 부르면서 씁쓸해져서 전작들보다 슬픈 것 같다"고 말했다.

6곡이 수록된 앨범 제목은 '[r]'. 데모곡에 가제로 붙여둔 단어들이 모두 알파벳 'r'로 시작해 붙인 제목이다. 'r'로 시작하는 단어들은 모두 수록곡 부제로 담겼다.

타이틀곡 '나'는 부제가 '지휘하는 사람이 없는, 어쩔 줄 모르는'이란 뜻의 '러덜리스'(rudderless). 그는 3년 전 극장에서 본 동명 영화에 충격을 받고 이 단어를 적어뒀다고 한다. 이 곡에선 '네가 겪은 불행은 사실 큰 위로가 됐고/ 나보다 힘들고 슬픈 사람만 찾아내며 용기를 내'란 가사가 눈에 들어온다.

"억울할 때도 있고 사회에서 피해자 입장처럼 이야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또 제가 가해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러덜리스'란 단어를 적어놓고 그런 내용의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제 이야기여서 '나'란 제목을 붙였죠."

'우리'(re)는 지나간 것에 다시 미련을 갖지 말자는 곡. '잊어도 괜찮아', '소중한 그때가 지워지는 건 당연해'란 가사가 담겼다. 그는 "우린 지난 추억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요한다"며 "그런데 전 다음을 생각하는 편이어서 팬들이 '오늘을 잊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면 '다시 채워줄 테니 잊으라'고 한다"고 가사를 쓴 계기를 설명했다.

수록곡들을 연결하는 또 다른 고리는 나, 너, 우리, 뎀(그들) 등 제목 속 인칭대명사다.

'루머'(rumor)란 부제가 붙은 '뎀(Them)은 소문을 만들어내는 그들에 대한 일침이다.

그는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었고,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보면서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써본 곡이다. 제가 속에 화가 많아서"라고 웃었다.

'너'(ridiculous)도 우린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 함부로 남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그는 앨범을 채운 생각들에 대해 "새로운 사랑 경험을 하면 그때 들려드리고, 지금은 저의 생각을 들려주고 싶었다.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은 결국 자기 얘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당초 정규 3집을 계획하며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6곡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기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아 미니앨범 형태로 완성했다. 사랑 이야기 대신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앨범 작업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SBS TV 예능 '골목식당' 백종원 셰프를 꼽았다. 이전 '올 오브 마이 라이프' 때는 MBC TV '무한도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종원 셰프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더 많은 분이 음식을 좋아하도록 고민하는 모습이 참고됐어요."

'올 오브 마이 라이프'가 역주행을 하면서 차트 상위권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새 앨범 성적에 대한 기대도 있을 법하다.

그는 "차트 진입 여부로 노래 수명이 끝나는 것이 아닌데도 아쉬워하는 상황을 보면 저 역시 슬프다"며 "저도 역주행 경험이 있어 차트에 신경 쓰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오래 들을 음악을 만들겠다는 책임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쇼케이스를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꾸몄다. 막이 오르자 밴드와 현악기로 구성된 20인조 오케스트라가 눈앞에 등장했다. 타이틀곡 '나'와 대표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들려준 그는 "쇼케이스부터가 앨범 투어 시작이라고 여긴다"며 앨범 투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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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 “사랑 이야기 뺀 슬픈 노래…지금 제 이야기죠”
    • 입력 2018-10-01 18:42:52
    연합뉴스
싱어송라이터 박원은 이번에도 음악 안에서 솔직한 자기 고백을 했다. 그러나 히트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all of my life)와 '노력'처럼 사랑과 이별 경험을 녹여낸 노래는 없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생각했을 법한 씁쓸한 고민과 진지한 생각들이 채워졌다. 그렇기에 스스로 "가장 슬픈 앨범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원은 1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새 앨범 '[r]' 쇼케이스를 열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사랑 이야기가 없는데도 주위에서 공감해줬다. 부르면서 씁쓸해져서 전작들보다 슬픈 것 같다"고 말했다.

6곡이 수록된 앨범 제목은 '[r]'. 데모곡에 가제로 붙여둔 단어들이 모두 알파벳 'r'로 시작해 붙인 제목이다. 'r'로 시작하는 단어들은 모두 수록곡 부제로 담겼다.

타이틀곡 '나'는 부제가 '지휘하는 사람이 없는, 어쩔 줄 모르는'이란 뜻의 '러덜리스'(rudderless). 그는 3년 전 극장에서 본 동명 영화에 충격을 받고 이 단어를 적어뒀다고 한다. 이 곡에선 '네가 겪은 불행은 사실 큰 위로가 됐고/ 나보다 힘들고 슬픈 사람만 찾아내며 용기를 내'란 가사가 눈에 들어온다.

"억울할 때도 있고 사회에서 피해자 입장처럼 이야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또 제가 가해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러덜리스'란 단어를 적어놓고 그런 내용의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제 이야기여서 '나'란 제목을 붙였죠."

'우리'(re)는 지나간 것에 다시 미련을 갖지 말자는 곡. '잊어도 괜찮아', '소중한 그때가 지워지는 건 당연해'란 가사가 담겼다. 그는 "우린 지난 추억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요한다"며 "그런데 전 다음을 생각하는 편이어서 팬들이 '오늘을 잊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면 '다시 채워줄 테니 잊으라'고 한다"고 가사를 쓴 계기를 설명했다.

수록곡들을 연결하는 또 다른 고리는 나, 너, 우리, 뎀(그들) 등 제목 속 인칭대명사다.

'루머'(rumor)란 부제가 붙은 '뎀(Them)은 소문을 만들어내는 그들에 대한 일침이다.

그는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었고, 나도 누군가의 사랑을 보면서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써본 곡이다. 제가 속에 화가 많아서"라고 웃었다.

'너'(ridiculous)도 우린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 함부로 남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그는 앨범을 채운 생각들에 대해 "새로운 사랑 경험을 하면 그때 들려드리고, 지금은 저의 생각을 들려주고 싶었다.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은 결국 자기 얘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당초 정규 3집을 계획하며 이번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6곡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기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아 미니앨범 형태로 완성했다. 사랑 이야기 대신 다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앨범 작업에 영향을 준 사람으로 SBS TV 예능 '골목식당' 백종원 셰프를 꼽았다. 이전 '올 오브 마이 라이프' 때는 MBC TV '무한도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종원 셰프와는 다른 영역이지만, 더 많은 분이 음식을 좋아하도록 고민하는 모습이 참고됐어요."

'올 오브 마이 라이프'가 역주행을 하면서 차트 상위권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새 앨범 성적에 대한 기대도 있을 법하다.

그는 "차트 진입 여부로 노래 수명이 끝나는 것이 아닌데도 아쉬워하는 상황을 보면 저 역시 슬프다"며 "저도 역주행 경험이 있어 차트에 신경 쓰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오래 들을 음악을 만들겠다는 책임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쇼케이스를 미니콘서트 형식으로 꾸몄다. 막이 오르자 밴드와 현악기로 구성된 20인조 오케스트라가 눈앞에 등장했다. 타이틀곡 '나'와 대표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들려준 그는 "쇼케이스부터가 앨범 투어 시작이라고 여긴다"며 앨범 투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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