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이 피었습니다” 찌그러진 냄비로 피운 꽃

입력 2018.10.02 (21:45) 수정 2018.10.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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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제목이나 해설서를 보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 속 친근한 사물을 활용해 작품을 보는 순간 저마다의 기억과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가 있다고 하는데요,

기현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 아래 민들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에 반짝이는 꽃잎은 집에서 쓰던 찌그러진 냄비와 프라이팬 등 식기 7천 개.

높이 9m에 달하는 이 대형 민들레는 지난 3월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시민들이 기증한 생활용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플라스틱 바구니, 밥상, 빗자루, 신발, 바다에 떠다니는 스티로폼까지.

일상의 모든 재료들을 쌓아 올리자 146개의 꽃탑으로 피어납니다.

쌓고 올리는 행위는 우리 민족에겐 익숙한 염원, 애도의 의미를 지닙니다.

[신원미/서울시 송파구 : "작품 소재가 편하고 친숙하니까 더 쉽게 감정이입이 되면서요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지만 끝내 오르지 못하는 왕관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어린 생명들을 추모합니다.

작가는 전국의 고물상 등을 돌아다니며 잡다한 폐품을 모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최정화/작가 : "일상이 예술보다 중요하고 예술은 일상에서 태어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우리의 삶의 현장, 삶의 느낌, 삶의 해석 이게 예술인 것이다 얘기죠."]

예술은 예술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

우리 마음속의 미학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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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꽃이 피었습니다” 찌그러진 냄비로 피운 꽃
    • 입력 2018-10-02 21:57:44
    • 수정2018-10-02 22: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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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제목이나 해설서를 보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 속 친근한 사물을 활용해 작품을 보는 순간 저마다의 기억과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가 있다고 하는데요,

기현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 아래 민들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에 반짝이는 꽃잎은 집에서 쓰던 찌그러진 냄비와 프라이팬 등 식기 7천 개.

높이 9m에 달하는 이 대형 민들레는 지난 3월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시민들이 기증한 생활용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플라스틱 바구니, 밥상, 빗자루, 신발, 바다에 떠다니는 스티로폼까지.

일상의 모든 재료들을 쌓아 올리자 146개의 꽃탑으로 피어납니다.

쌓고 올리는 행위는 우리 민족에겐 익숙한 염원, 애도의 의미를 지닙니다.

[신원미/서울시 송파구 : "작품 소재가 편하고 친숙하니까 더 쉽게 감정이입이 되면서요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하지만 끝내 오르지 못하는 왕관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어린 생명들을 추모합니다.

작가는 전국의 고물상 등을 돌아다니며 잡다한 폐품을 모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최정화/작가 : "일상이 예술보다 중요하고 예술은 일상에서 태어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우리의 삶의 현장, 삶의 느낌, 삶의 해석 이게 예술인 것이다 얘기죠."]

예술은 예술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

우리 마음속의 미학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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