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영국의 동물복지 강화시킨 ‘루시 법’

입력 2018.10.03 (20:37) 수정 2018.10.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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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순서입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양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동물복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루시(의) 법'이라고 영국에서 이번 달부터 더 주목받게 된 법인데요.

영국 정부가 이달 초 발행한 보도자료 함께 보실까요?

새로운 법에 의거한 동물 복지 강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영국은 기존에도 동물 복지나 동물 권리 분야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뜬 선구자적 국가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번 달부터 새 법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물 복지 기준을 갖도록 한다"라는 걸 다시금 천명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새 법이라 함은 '루시(의) 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 이 사진을 보실까요, 이 강아지가 바로 '루시'입니다.

그런데 팻말과 함께 있죠. 여기에는 "강아지 농장을 없애고 싶은 분들은 이 포스트를 리트윗/공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루시라는 견공은 사연이 있는데요, 2015년에 죽었습니다.

[앵커]

아, 지금 살아있는 개가 아니에요?

[기자]

네, 아니고요, 이 루시는 바로 강아지 공장의 '번식견'이었습니다.

[앵커]

번식견이요?

[기자]

네, 영어로 '배터리 독' 즉, 배터리처럼 계속 충전해서 새끼만 낳는 용도의 강아지였는데, 태어나서 약 5년간 강아지 공장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1년에도 수 차례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고 그렇게 낳은 새끼들은 4주 만에 어미 곁을 떠났다는데요,

그렇게 고통받던 루시는 2013년에 구조됐지만, 열악한 환경의 강아지 농장에서 반복된 출산으로 척추가 심하게 휘고 엉덩이가 짓무르는 등의 후유증으로 2년이 채 안 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앵커]

아, 너무 불쌍하네요, 그래서 어떤 반향이 있었나요?

[기자]

네, 이 루시를 입양한 영국인 리사 가너 씨가 루시의 SNS 계정을 만들었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개나 고양이의 제3자 판매 금지법을 제정하자는 '루시(의) 법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촉발된 캠페인에 약 15만 명이 서명했고 루시 법이 공론화되게 된 거죠.

[앵커]

그러니까 루시 법은 개나 고양이의 상업적인 거래를 금지시켜 강아지 공장을 퇴출시키자는 거예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환경부 장관인 마이클 고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물의 복지를 무시한 사람들이 이 비참한 거래로 더 이상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

"'루시(의) 법'으로 많은 반려동물들이 사랑받는 삶의 출발점에 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죠.

이번에 규제가 강화된 내용을 한번 보시면요,

강아지를 팔 때 꼭 어미 개와 같이 있는 걸 확인시키도록 강제하고 있고요

강아지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강아지를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꼭, 면 대 면으로 사고 팔아야 되도록 한 거죠.

그리고 이게 아주 중요한데요,

8주 이하의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는 거래하지 못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강아지 분양업자에 대해 '등급제'를 도입해 펫샵, 그러니까 전문 판매업자 등이 분양업자들을 동물 복지 수준에 근거해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 번식에만 열중하는 강아지 공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거죠.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강아지 번식 농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데요, 그럼 이제 앞으로는 '직접 기른 동물'만 판매가 가능하게 되는 건가요, 영국에서는?

[기자]

네, 궁극적으로 제3자가 이익만을 취하기 위해 주도하는 동물 거래는 막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미로부터 너무 빨리 격리시키는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거고요,

나아가 전문적인 '판매'업자, 그러니까 펫샵을 통한 유료 분양도 막겠다는 방침인데요,

이렇게 자기가 직접 기른 동물을 거래하는 게 아니라 제3자가 오직 이윤을 위해 거래를 하게 되면 번식업자가 동물을 어떤 환경에서 키웠는지 어떤 어미에게서 태어났는지 등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를 기르고 싶은 사람은 입양센터를 통하거나 번식업자를 직접! 찾아가 6개월 이상! 된 새끼만 데려오게 하자는 겁니다.

[앵커]

요즘 동물학대 문제도 심각한데, 영국의 처벌 규정은 어떤가요?

[기자]

좋은 질문인데요, 동물 학대를 하면 앞으로는 최고 5년 금고형에 처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도축장에 CCTV 설치도 의무화된다고 합니다.

[앵커]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서는 얼마 전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캘리포니아주가 강아지 농장, 즉 퍼피밀에서 사육된 개 판매와 관련해 엄격한 법을 시행하고 있고 뉴욕주와 뉴저지주도 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강아지 공장에서 낳은 강아지들의 판매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아지 농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통적인 애완동물 가게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판매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인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도 함께 새겨봤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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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영국의 동물복지 강화시킨 ‘루시 법’
    • 입력 2018-10-03 20:42:39
    • 수정2018-10-03 20:57:20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순서입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국제부 양영은 기자 나왔습니다.

양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동물복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루시(의) 법'이라고 영국에서 이번 달부터 더 주목받게 된 법인데요.

영국 정부가 이달 초 발행한 보도자료 함께 보실까요?

새로운 법에 의거한 동물 복지 강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영국은 기존에도 동물 복지나 동물 권리 분야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뜬 선구자적 국가입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번 달부터 새 법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물 복지 기준을 갖도록 한다"라는 걸 다시금 천명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새 법이라 함은 '루시(의) 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 이 사진을 보실까요, 이 강아지가 바로 '루시'입니다.

그런데 팻말과 함께 있죠. 여기에는 "강아지 농장을 없애고 싶은 분들은 이 포스트를 리트윗/공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루시라는 견공은 사연이 있는데요, 2015년에 죽었습니다.

[앵커]

아, 지금 살아있는 개가 아니에요?

[기자]

네, 아니고요, 이 루시는 바로 강아지 공장의 '번식견'이었습니다.

[앵커]

번식견이요?

[기자]

네, 영어로 '배터리 독' 즉, 배터리처럼 계속 충전해서 새끼만 낳는 용도의 강아지였는데, 태어나서 약 5년간 강아지 공장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1년에도 수 차례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고 그렇게 낳은 새끼들은 4주 만에 어미 곁을 떠났다는데요,

그렇게 고통받던 루시는 2013년에 구조됐지만, 열악한 환경의 강아지 농장에서 반복된 출산으로 척추가 심하게 휘고 엉덩이가 짓무르는 등의 후유증으로 2년이 채 안 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앵커]

아, 너무 불쌍하네요, 그래서 어떤 반향이 있었나요?

[기자]

네, 이 루시를 입양한 영국인 리사 가너 씨가 루시의 SNS 계정을 만들었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개나 고양이의 제3자 판매 금지법을 제정하자는 '루시(의) 법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촉발된 캠페인에 약 15만 명이 서명했고 루시 법이 공론화되게 된 거죠.

[앵커]

그러니까 루시 법은 개나 고양이의 상업적인 거래를 금지시켜 강아지 공장을 퇴출시키자는 거예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환경부 장관인 마이클 고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물의 복지를 무시한 사람들이 이 비참한 거래로 더 이상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

"'루시(의) 법'으로 많은 반려동물들이 사랑받는 삶의 출발점에 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죠.

이번에 규제가 강화된 내용을 한번 보시면요,

강아지를 팔 때 꼭 어미 개와 같이 있는 걸 확인시키도록 강제하고 있고요

강아지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강아지를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꼭, 면 대 면으로 사고 팔아야 되도록 한 거죠.

그리고 이게 아주 중요한데요,

8주 이하의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는 거래하지 못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강아지 분양업자에 대해 '등급제'를 도입해 펫샵, 그러니까 전문 판매업자 등이 분양업자들을 동물 복지 수준에 근거해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 번식에만 열중하는 강아지 공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거죠.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강아지 번식 농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데요, 그럼 이제 앞으로는 '직접 기른 동물'만 판매가 가능하게 되는 건가요, 영국에서는?

[기자]

네, 궁극적으로 제3자가 이익만을 취하기 위해 주도하는 동물 거래는 막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미로부터 너무 빨리 격리시키는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거고요,

나아가 전문적인 '판매'업자, 그러니까 펫샵을 통한 유료 분양도 막겠다는 방침인데요,

이렇게 자기가 직접 기른 동물을 거래하는 게 아니라 제3자가 오직 이윤을 위해 거래를 하게 되면 번식업자가 동물을 어떤 환경에서 키웠는지 어떤 어미에게서 태어났는지 등을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강아지나 새끼 고양이를 기르고 싶은 사람은 입양센터를 통하거나 번식업자를 직접! 찾아가 6개월 이상! 된 새끼만 데려오게 하자는 겁니다.

[앵커]

요즘 동물학대 문제도 심각한데, 영국의 처벌 규정은 어떤가요?

[기자]

좋은 질문인데요, 동물 학대를 하면 앞으로는 최고 5년 금고형에 처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도축장에 CCTV 설치도 의무화된다고 합니다.

[앵커]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미국에서는 얼마 전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캘리포니아주가 강아지 농장, 즉 퍼피밀에서 사육된 개 판매와 관련해 엄격한 법을 시행하고 있고 뉴욕주와 뉴저지주도 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강아지 공장에서 낳은 강아지들의 판매에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아지 농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통적인 애완동물 가게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판매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인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도 함께 새겨봤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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