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책임은 적게, 보수는 더 많이?…경제개혁연대 “비합리적”

입력 2018.10.04 (15:52) 수정 2018.10.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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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이면서도 등기임원보다 많은 보상을 받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관련 공시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오늘(4일)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260개 상장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올해 상반기에 급여 등(보수에서 퇴직금과 스톡옵션 제외)으로 5억 원 이상을 받은 경우는 모두 19명(15개사)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에서 각각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급여 등으로 각각 12억 원가량을 받았습니다. 해당 회사에서 5억 원 이상을 받은 일반 임직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미등기 임원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에서 급여 등으로 받은 돈은 17억 3천여만 원에 달했지만, 등기임원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7억 6천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상법은 등기임원과 미등기 임원의 책임과 권한에 분명한 차이를 둔다"며 "아무리 미등기 임원의 직위가 높아도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구성원인 등기임원보다 낮은 수준의 책임을 지는 점을 고려하면 등기임원에 대한 보상이 미등기 임원보다 많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올해 상반기에 2개 이상 회사에서 5억 원 이상씩을 받은 임원 15명 중 14명은 총수 일가(동일인과 그 가족)였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국내 상장·비상장 계열사 중 모두 8개사에서 등기 및 미등기 임원을 맡았고 해외 계열사 2곳의 등기임원으로도 재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한진칼, 한진 등 4개 상장사에서 총 58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모두 6개사의 임원을 겸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벌 등 3곳에서 총 19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공시됐습니다.

또 3개사 임원을 겸하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개사에서 53억원을, 국내사 3곳과 해외법인 2곳의 임원을 맡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개사에서 50억원을 각각 받았습니다.

분석 대상자 15명 중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와 카카오M 대표를 겸하다 퇴직한 박성훈 넷마블 대표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재벌 총수 일가 출신입니다.

이은정 정책위원은 "이들 총수 중 상당수가 여러 회사에 '상근직'으로 있는 점이 문제"라며 "일정 시간 근무를 전제로 하는 상근의 통상적 개념과 판례 등을 고려할 때 다수 회사에서 임원을 맡고 있으면서 상근 임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공시는 보수가 성과와 연동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총수가임원 보수 결정에 자의적으로 개입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공시내용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며 "주총 공고 시 임원 보수 승인 내용과 사업보고서상의 공시내용을 강화하고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도 공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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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0-04 16:19:31
    경제
대기업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이면서도 등기임원보다 많은 보상을 받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관련 공시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오늘(4일)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 260개 상장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올해 상반기에 급여 등(보수에서 퇴직금과 스톡옵션 제외)으로 5억 원 이상을 받은 경우는 모두 19명(15개사)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에서 각각 미등기 임원으로 있으면서 급여 등으로 각각 12억 원가량을 받았습니다. 해당 회사에서 5억 원 이상을 받은 일반 임직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미등기 임원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에서 급여 등으로 받은 돈은 17억 3천여만 원에 달했지만, 등기임원인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7억 6천여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상법은 등기임원과 미등기 임원의 책임과 권한에 분명한 차이를 둔다"며 "아무리 미등기 임원의 직위가 높아도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구성원인 등기임원보다 낮은 수준의 책임을 지는 점을 고려하면 등기임원에 대한 보상이 미등기 임원보다 많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올해 상반기에 2개 이상 회사에서 5억 원 이상씩을 받은 임원 15명 중 14명은 총수 일가(동일인과 그 가족)였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국내 상장·비상장 계열사 중 모두 8개사에서 등기 및 미등기 임원을 맡았고 해외 계열사 2곳의 등기임원으로도 재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한진칼, 한진 등 4개 상장사에서 총 58억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모두 6개사의 임원을 겸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벌 등 3곳에서 총 19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공시됐습니다.

또 3개사 임원을 겸하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개사에서 53억원을, 국내사 3곳과 해외법인 2곳의 임원을 맡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개사에서 50억원을 각각 받았습니다.

분석 대상자 15명 중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와 카카오M 대표를 겸하다 퇴직한 박성훈 넷마블 대표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재벌 총수 일가 출신입니다.

이은정 정책위원은 "이들 총수 중 상당수가 여러 회사에 '상근직'으로 있는 점이 문제"라며 "일정 시간 근무를 전제로 하는 상근의 통상적 개념과 판례 등을 고려할 때 다수 회사에서 임원을 맡고 있으면서 상근 임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공시는 보수가 성과와 연동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총수가임원 보수 결정에 자의적으로 개입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공시내용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며 "주총 공고 시 임원 보수 승인 내용과 사업보고서상의 공시내용을 강화하고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도 공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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