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팀에 지고 싶지 않았다” 권순태는 왜 그랬을까?

입력 2018.10.04 (17:35) 수정 2018.10.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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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 골키퍼 권순태, 전반 막판 임상협에게 박치기

일본 프로축구 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의 경기 후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 (3일)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수원과 4강 1차전 경기에서 나온 박치기 뒤 해명 때문이다.

권순태의 박치기는 가시마가 수원에 2대1로 끌려가고 있던 전반 44분에 나왔다. 권순태는 염기훈의 슈팅 뒤, 가시마 골문 앞에서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수원 공격수 임상협과 몸이 살짝 부딪치자, 임상협에게 발길질한 뒤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임상협은 앞이마를 잡으며 경기장에 넘어졌고,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권순태가 퇴장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다.

권순태에게 박치기를 당하고 있는 임상협(사진-K-리그)권순태에게 박치기를 당하고 있는 임상협(사진-K-리그)

권순태 박치기 이후, 수원은 3대2 역전패

바로 앞에서 권순태의 박치기를 보고 있던 주심은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를 꺼냈다. 반칙 행위와 비교하면 너무 약한 카드였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바로 앞에서 그 상황을 가장 잘 봤던 사람 가운데 하나인 주심으로서 최선의 판단일 수도 있다.


임상협이 쓰러지고,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JTBC 중계화면)임상협이 쓰러지고,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JTBC 중계화면)


수원 선수들은 심판이 바로 앞에서 보았기 때문에 명백히 퇴장이라 생각했는데, 경고에 그치자 이후 냉정함을 잃어버리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사라져 가시마에 내리 2골을 허용했다.

3대2 역전승으로 홈경기 승리를 이끈 권순태는 경기 뒤, 역전승 소감과 박치기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권순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 상대가 한국 팀이라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순태 "상대가 한국 팀이라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다음은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케키사카' 실린 권순태 인터뷰 기사와 내용 가운데 일부다.

<경기 후 34세의 베테랑 수호신은 "상대가 한국 팀이었으니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전제한 그 장면을 회상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팀을 위해서도 필요할까 생각했다. 이길 수 있어 좋았다">
( 試合 後、34歳のベテラン守護神は「相手が韓国のチームだったので絶対に負けたくないという気持ちがあった」と前置きし、その場面を振り返った。「やってはいけないことだとは分かっていたが、チームのためにも必要かなと思ってやった。勝つことができてよかった」。)


권순태와 임상협, 전북에서 한솥밥 먹던 선후배

권순태와 임상협은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이다. 권순태가 2006년 입단했고, 임상협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2년 동안 함께 뛰었다. 임상협 쪽에선 권순태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경기 후 사과도 없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한 권순태는 이후 2016년까지 뛰다 지난 시즌 가시마로 이적했다.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도 거쳤다. 권순태는 수원이 자신의 전 소속팀 전북을 꺾고 올라온 팀이기에 절대 지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권순태, 비난 거세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 차단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 세계의 본질이다. 하지만 이기기 위한 전략과 전술에도 정도가 있고, 경기가 끝난 뒤엔 승자일지라도 패자를 위로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미덕이다. 경기에 나서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투지도 중요하지만, 사과가 필요할 땐 과감히 사과할 줄 아는 용기도 갖춰야 한다.

'전 소속팀 전북에 있을 때에도 경쟁자였던 수원팀이었던 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임상협에게 박치기한 것은 미안하다' 권순태의 인터뷰가 이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현재 수원 응원단과 한국 축구팬은 권순태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권순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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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팀에 지고 싶지 않았다” 권순태는 왜 그랬을까?
    • 입력 2018-10-04 17:35:25
    • 수정2018-10-04 17:38:07
    취재K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 전반 막판 임상협에게 박치기

일본 프로축구 가시마 앤틀러스의 골키퍼 권순태의 경기 후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제 (3일)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수원과 4강 1차전 경기에서 나온 박치기 뒤 해명 때문이다.

권순태의 박치기는 가시마가 수원에 2대1로 끌려가고 있던 전반 44분에 나왔다. 권순태는 염기훈의 슈팅 뒤, 가시마 골문 앞에서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수원 공격수 임상협과 몸이 살짝 부딪치자, 임상협에게 발길질한 뒤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임상협은 앞이마를 잡으며 경기장에 넘어졌고,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권순태가 퇴장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다.

권순태에게 박치기를 당하고 있는 임상협(사진-K-리그)
권순태 박치기 이후, 수원은 3대2 역전패

바로 앞에서 권순태의 박치기를 보고 있던 주심은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를 꺼냈다. 반칙 행위와 비교하면 너무 약한 카드였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바로 앞에서 그 상황을 가장 잘 봤던 사람 가운데 하나인 주심으로서 최선의 판단일 수도 있다.


임상협이 쓰러지고, 두 팀 선수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JTBC 중계화면)

수원 선수들은 심판이 바로 앞에서 보았기 때문에 명백히 퇴장이라 생각했는데, 경고에 그치자 이후 냉정함을 잃어버리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도 사라져 가시마에 내리 2골을 허용했다.

3대2 역전승으로 홈경기 승리를 이끈 권순태는 경기 뒤, 역전승 소감과 박치기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권순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 상대가 한국 팀이라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순태 "상대가 한국 팀이라 절대 지고 싶지 않았다"

다음은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케키사카' 실린 권순태 인터뷰 기사와 내용 가운데 일부다.

<경기 후 34세의 베테랑 수호신은 "상대가 한국 팀이었으니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전제한 그 장면을 회상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팀을 위해서도 필요할까 생각했다. 이길 수 있어 좋았다">
( 試合 後、34歳のベテラン守護神は「相手が韓国のチームだったので絶対に負けたくないという気持ちがあった」と前置きし、その場面を振り返った。「やってはいけないことだとは分かっていたが、チームのためにも必要かなと思ってやった。勝つことができてよかった」。)


권순태와 임상협, 전북에서 한솥밥 먹던 선후배

권순태와 임상협은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이다. 권순태가 2006년 입단했고, 임상협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2년 동안 함께 뛰었다. 임상협 쪽에선 권순태의 행동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경기 후 사과도 없어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한 권순태는 이후 2016년까지 뛰다 지난 시즌 가시마로 이적했다.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도 거쳤다. 권순태는 수원이 자신의 전 소속팀 전북을 꺾고 올라온 팀이기에 절대 지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권순태, 비난 거세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 차단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 세계의 본질이다. 하지만 이기기 위한 전략과 전술에도 정도가 있고, 경기가 끝난 뒤엔 승자일지라도 패자를 위로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미덕이다. 경기에 나서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투지도 중요하지만, 사과가 필요할 땐 과감히 사과할 줄 아는 용기도 갖춰야 한다.

'전 소속팀 전북에 있을 때에도 경쟁자였던 수원팀이었던 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임상협에게 박치기한 것은 미안하다' 권순태의 인터뷰가 이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현재 수원 응원단과 한국 축구팬은 권순태를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권순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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