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안전은 안전할 때 지켜야

입력 2018.10.11 (07:43) 수정 2018.10.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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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고양저유소 화재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날린 풍등이 발화의 원인이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붙은 뒤 저유소로 옮겨 붙었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 잔디가 불에 타며 흰 연기를 내뿜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풍등에만 책임을 묻기에 곤란한 정황이 많아 보다 정확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연기가 나고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18분이 걸렸지만 그동안 송유관공사 직원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유류탱크 주변에 46대 CCTV가 운영 중이었고 직원 6명이 근무했지만 폭발음을 듣고서야 화재 사실을 알았습니다. 풍등의 불씨가 유증기 환기구로 들어가 폭발이 일어났다는 경찰의 수사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환기구에는 인화방지망이 설치돼있어서 불씨가 들어와도 곧바로 꺼져야 정상입니다. 인화방지장치가 작동되지 않았거나 고양저유소에 아예 인화방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을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기름탱크 주변이 불에 취약한 잔디밭으로 조성된 것과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젭니다.
이 때문에 검찰조차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여론도 이번 사태의 본질을 살펴야지 풍등을 날린 사람만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분위깁니다. 풍등이 단초가 됐지만 이번 사고는 미흡한 방재관리가 빚은 인재입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런 저장물 유출이나 폭발, 화재 사고가 48건이 발생했습니다. 위법사항에 대한 조치가 내려진 것만 9천 8백여 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경고나 시정명령 등 경미한 행정명령에 그쳤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우선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가 대폭 강화돼야 합니다. 저유소 뿐 아니라 국가의 주요 시설 전부에 대해 우발적 사고는 물론 고의적인 테러에 대비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주요시설에 대한 기준도 새로 점검해 누락된 시설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안전은 안전할 때 지켜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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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안전은 안전할 때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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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10-11 07: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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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고양저유소 화재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날린 풍등이 발화의 원인이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풍등이 잔디밭에 떨어져 불이 붙은 뒤 저유소로 옮겨 붙었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에 잔디가 불에 타며 흰 연기를 내뿜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풍등에만 책임을 묻기에 곤란한 정황이 많아 보다 정확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연기가 나고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18분이 걸렸지만 그동안 송유관공사 직원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유류탱크 주변에 46대 CCTV가 운영 중이었고 직원 6명이 근무했지만 폭발음을 듣고서야 화재 사실을 알았습니다. 풍등의 불씨가 유증기 환기구로 들어가 폭발이 일어났다는 경찰의 수사에도 허점이 있습니다. 환기구에는 인화방지망이 설치돼있어서 불씨가 들어와도 곧바로 꺼져야 정상입니다. 인화방지장치가 작동되지 않았거나 고양저유소에 아예 인화방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을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기름탱크 주변이 불에 취약한 잔디밭으로 조성된 것과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젭니다.
이 때문에 검찰조차 풍등을 날린 스리랑카인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여론도 이번 사태의 본질을 살펴야지 풍등을 날린 사람만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분위깁니다. 풍등이 단초가 됐지만 이번 사고는 미흡한 방재관리가 빚은 인재입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런 저장물 유출이나 폭발, 화재 사고가 48건이 발생했습니다. 위법사항에 대한 조치가 내려진 것만 9천 8백여 건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경고나 시정명령 등 경미한 행정명령에 그쳤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우선 주요 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가 대폭 강화돼야 합니다. 저유소 뿐 아니라 국가의 주요 시설 전부에 대해 우발적 사고는 물론 고의적인 테러에 대비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합니다. 주요시설에 대한 기준도 새로 점검해 누락된 시설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안전은 안전할 때 지켜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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