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J] 인터뷰 조작과 가짜뉴스의 뿌리

입력 2018.10.14 (22:27) 수정 2018.10.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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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의 패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님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조선일보와의 종전선언을 꿈꾸는 최욱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김남근 변호사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남근] 안녕하십니까? 김남근 변호사입니다.

[최 욱] 요즘 법조인들 별로예요.

[정세진] 처음에 세게 나가고 나중에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 J>에 합류한 최경영 기자도 함께하겠습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최경영 기자는 KBS에 오래 다니다가 뉴스타파로 가서 5년 정도 있다가 다시 이번에 KBS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되는 겁니까?

[최경영] 그래도 되는 거냐고 아우성이 뉴스타파 측에서 많았죠.

[정세진] 근데 뉴스타파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참에 세대교체를 하면 된다, 전혀 뉴스타파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최경영] 뉴스타파에 문제가 없어야죠. 두고 온 곳에도 문제가 없어야 하고 KBS에 공헌해야 하고 그런 입장입니다.

[정세진] 김남근 변호사는 혹시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

[김남근] 사실 꼭 챙겨보는 역사 분석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그 프로그램 다음에 하는 것이어서 종종 보게 되는데요.

[최 욱] 저희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가 궁색하네요. 앞에 재밌는 프로그램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본다는 거.

[김남근] 어쩔 수 없이는 아니고, 올바른 시각으로 언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보고 있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보고 계십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연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정연우] 뉴스를 서빙합니다. 정연우입니다.

[최 욱] 뉴스웨이터.

[정세진] 저희 웨이터입니다.

[김남근] 멋지시네요.

[정연우] 감사합니다.

[정세진] 지난 1일이었는데요. MBC 정상화위원회가 지난 8월 퇴직한 김세의 전 기자의 재직 시절 리포트에서 인터뷰 조작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섯 건이 확인됐다 이렇게 기사가 되고 있는데요.

[정연우] 오늘 주제는 저희 프로그램 어떤 모토에 맞는 기레기 퇴치, 가짜뉴스 퇴출, 이런 주제에 가장 적합한 사례를 직접 몸소 보여준 이러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고요.

[정세진] 그러면 문제의 리포트들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정연우]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터뷰, 녹취록, 이런 것들이 대부분 다 들어가면 안 되는 사람들, 조작 사례들이 사용된 거예요. MBC 취재 촬영 운전해주시는 기사분께서 직접 일반 승객인 것처럼 들어가서 ‘가방 때문에 불편하다’ 이런 얘기하고. 마트, 백화점 가면 고객인 것처럼 하면서 마트 직원, 백화점 직원이 대신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단순히 부탁하는 수준이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조작했다, 그렇게 볼 수 있고. 또 애플 수리 문제 이쪽 같은 경우에는 어디서 해왔는지 정체불명이라는 거예요. 현장에서는 전혀 이런 녹취가 활용이 안 됐는데 이걸 다른 데에서 본인이 알아서 구해온 다음에 이 녹취록을 입힌 거죠.

[최경영] 마트 직원이나 백화점 직원에게 부탁했다는 가정도 약간 틀릴 수 있다. 왜냐하면 홍보실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 대기업 홍보실에서 ‘이러이러한 리포트를 하는데 해주세요’라고 기자에게 부탁했을 개연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이게 홍보자료인지 보도인지 구분을 못하게 되는 거죠. 아주 질 나쁜 뉴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세진] 뉴스 보시면서 저게 조작됐다는 걸 느끼실 수 있으신가요?

[김남근] 지금도 그런 느낌이 들긴 하는데요. 놀라운 것은 MBC 같은 경우, 방송법에 따라서 일정한 어떤 권한과 지위가 주어지는 그런 방송국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방송에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나름대로 이게 팩트체크를 하는 일정한 위계질서, 체계 이런 것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게 한 번도 아니고 일곱 번이나 이런 조작된 방송이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 것 같아요.

[정연우] 하나 더 봤으면 하는데요. 한번 보시면서 뭐가 조작됐을지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세진] 저희가 확인해보는 거예요? 찾아내는 거예요? 보겠습니다.

[정연우] 어떠세요? 보시기에.

[최 욱] 상당히 연기 톤이고 재연 배우들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정연우] 처음에 연기 톤이 너무 나오기 때문에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인데요. 처음에 보셨던 ‘다른 회사 제품까지 정리하시느냐?’ 이렇게 했더니 답변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늘 그렇게 해오고 있다’ 이렇게 답변하는데. 이 부분이 현장에서 확보된 목소리가 아니고 현장에서는 촬영만 하고 다른 데서 이 목소리를 구해 와서 이 화면에 입혔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대형마트의 갑질로 이 납품업체 직원들이 본인 업체의 상품이 아닌 것들도 정리를 해주고 있다’ 뉴스의 시작이 그렇게 그림 스케치를 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그 그림이 모자이크를 해서 그렇게 한 건데 원래는 이 납품업체 직원이 다른 업체 상품을 정리해주고 있는 게 아닌 거예요. 그냥 일상적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최 욱] 그래요?

[정연우] 여기에 모자이크 하고 아예 직원이 다른 업체 거까지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는 건데 시작부터. 시작부터 틀린 내용, 뉴스 자체가. 거의 지상파에서 가짜뉴스였다고 봐도 틀리지 않은 부분이고.

[정세진] 가짜뉴스로 봐야 하는 건가요? 이런 것도.

[정준희] 가짜뉴스조차 안 되죠. 그 정도의 성의도 없잖아요. 처음에는 (취재가) 어려웠을 수도 있고, 어떤 약간의 실수 플러스 애교였을 수도 있는데 안 밝혀지고 계속 간 거 아니에요. 그러고 나서 누군가 조장을 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데스킹에서 걸러지지도 않았고. 그러면서 자기 스스로가 갖고 노는, 판을 갖고 논다는 약간의 건방짐조차 느껴지거든요. 말 그대로 패브리케이트(Fabricate)라고 하죠. 조작해내고 있다는 인식까지 들어가 있는 그런 상태로까지 읽히기 때문에 이건 저널리즘이라고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죠.

[정세진] 정연우 기자, 김세의 기자는 어떤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정연우] 언론계에서는 이미 이전부터 유명했던 분입니다. 각종 문제나 기행을 많이 일으키셨던 분이고. 지난 보수 정권 당시에는 MBC 내부에서 굉장히 승승장구했던 분이죠. 그리고 MBC 노동조합, 제3노조인데 이곳에서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정세진] 어떤 사진이 굉장히 유명했었잖아요, 김세의 기자.

[최경영] 그렇죠. ‘빨갱이는 죽여도 돼.’ 이런 사진을 스님이랑 같이 찍었었는데, 이분 같은 경우는 극우 활동을 많이 했었고 대중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하다.’ 이런 연설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故 백남기 씨가 위독한 상황인데 딸이 휴양을 가 있다 해외로’ 이런 거짓 사실을 유포해서 징역 1년을 구형받기도 했고 1심 선고는 이번 달 26일에 나올 예정이긴 합니다만 하여간 굉장히 문제가 있는 기자 그리고 그런 활동을 굉장히 많이 했던 분이죠.

[정세진] 퇴직했잖아요. 김세의 전 기자가.

[정연우] 지금 회사를 퇴직하고 사표를 내고 야인이죠, 야인으로 돌아가서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한 다음에 10여 일, 얼마 되지 않아서 가로세로연구소라는 것을 설립해서 참여를 하는데요. 메인 홈페이지를 가보면 본인들이 어떤 연구소를 설립한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읽어드릴게요. ‘엘리트 정치, 분위기 편승 정치, 또 패거리 정치와는 철저히 거리를 두면서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연구와 토론, 검증을 통해 눈치 보지 않으며 용감하고 새로운 정책, 실질적인 대안 현실에 맞는 접근법을 찾아내겠다.’ 이렇게 본인의 향후 연구소 활동에 대해서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 욱] 이 중에 ‘눈치 보지 않으며’ 이건 확실히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정연우] 용감하다는 것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최 욱] 용감까지.

[정세진]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나요?

[정연우] 설립 취지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다루면서 이 영상 끝에 강용석 변호사가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지 여러분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런 말을 합니다. 설립 취지는 패거리 정치, 이런 것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어떤 뭐랄까요? 특정 이념, 특정 정치 집단. 이런 사람들과 거리를 가까이 두고 있다, 저는 이렇게 해석을 했고요. 이렇게 가다 보니까 때에 따라서는 가짜뉴스를 떡하니 클립으로 만들어서 방송을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세진] 이게 인터넷상으로 화제가 됐던 거였는데 저는 여기서 나온 지 모르고 있었어요. 누군가 가짜뉴스를 만들었나 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건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정연우 기자, 저 사진들 다 확인해봤을 거 아니에요.

[정연우] 그러니까 이거는 가짜 뉴스다, 거창하게 말할 거 없이 가짜예요.

[최 욱] 가짜예요?

[정연우] 문재인 대통령 갔을 때는 ‘영접하는 미국의 인사가 없다. 사실과 다르다.’ 그래서 다른 각국 정상들이 도착했을 때 사진들 저렇게 모아서 보여줍니다.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까 다 정상회담,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일이에요. 이렇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의전에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의전 지침이라는 게 5가지 통상 절차가 있는데 미 국무 방침 자체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할 때 의전을 제공한다.’ 이런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겁니다. UN 총회를 가는 건 UN 총회 가는 거지, 미국 대통령 만나러 가는 게 아니잖아요.

[정준희] 너무 당연하죠. 의전은 국가 대 국가 관계에서 나오는 건데 UN은 국가가 아니잖아요. 거기에 무슨 의전이 있을 이유도 없는 거죠.

[최 욱] 항상 의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저거 아까 의전 문제는 실수예요, 아니면 의도예요?

[정연우] 저거는 실수라고 보기에는 굉장히 어렵고요.

[최 욱] 어려워요?

[정연우] 성의를 가진 의도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데 비판하기 위해서 아주 많은 노력을 했구나.

[최경영] 이 세 분 다 어떻게 보면 강용석 변호사도 정치했었고요. 김세의 씨 같은 경우도 극우 활동을 했었던 기자고.

[정세진] 한 명 또 있었죠.

[최경영] 박상후 기자 같은 경우도. 이분 같은 경우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때 MBC 전국부장이었어요. 전국부장이 무슨 일을 하냐면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소식을 즉각 본사에 뉴스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때 목포 MBC 부장이 이분에게 ‘전원 구조 아니야. 잘못 보도되고 있어.’ 이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분이 ‘알겠습니다’하고 끊어버렸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상 세월호 참사 전원 구조 오보에 관한 책임이 있는 분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이런 분이 가서 다시 또 이런 극우 채널, 유사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정준희] 제가 이 아이템을 사실은 이렇게 잘 이야기 안 하는 이유가 되게 한심하기도 할뿐더러 사실 저는 이 사람들의 의도에 보무 해주는 게 클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른바 ‘관심종자(관심에 목마른 사람)’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이분들은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됐던 사람들이죠. 노출됐던 게 없어지면 굉장한 결핍감을 느끼거든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번 주목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세집니다.

[최 욱] 그러면 오늘, 이 방송 나가고 나면 겉으로 화나는 척하겠습니다만, 내심 좀 좋아할 수도 있겠군요.

[정준희] 그럴 수도 있죠.

[정세진] 가로세로연구소에서 또 이런 내용 말고 다른 내용도 나왔던 거 같은데요.

[정연우] 지난 7월 제주 세화포구에서 30대 여성이 실종되면서 관련해서 관심을 많이 받았었고 이 문제가 ‘외국인 노동자 또 난민에 의한 범죄가 아니냐’ 이런 가짜뉴스가 많이 유언비어가 많이 유포됐었는데. 또 뭐라고 하냐면 단독이다, 취재를 하러 갔다 이렇게 해서 제주도를 가서 그 관련된 현장 취재한 영상이 나옵니다. 그런데 참 보고 교활하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보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던 게 이 현장 세화포구를 가서 ‘세화포구 주변에 양식장이 많이 있다’, ‘양식장에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만 이야기를 합니다.

[최 욱] 추측할 수 있게.

[정연우] 변호사니까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걸까요? ‘범죄자가 그랬다’라는 얘기가 없어요. 다만 거기에 갔고, 그 주변에 양식장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심지어 그런 내용을 다룰 거면서 거기 나오는 외국인 노동자한테 인터뷰도 합니다. 여기 몇 명이나 일해요? 이렇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최 욱] 그래도 희망적인 건 김세의 기자가 MBC 때는 게을렀는데, 지금 여기서는 아주 발로 뛰네요, 제주도까지 내려가.

[정준희] 저게 발로 뛰는 것처럼 보여요? 저건 세팅이 필요한 거예요. 정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제주도라는 배경을 찍으려고 간 거지 그 안에서 사실을 발굴하러 간 게 아니잖아요.

[최 욱] 그렇습니까?

[정세진] 교수님은 계속 화가 나 계세요.

[최 욱] 왜 저한테...

[정세진] 클릭 수, 구독자 수, 후원금, 많이 클릭이 될수록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거도 신경을 쓰고 있는 걸까요?

[정연우] 당황스러운 게 바로 옆에 후원계좌라고 대문짝만하게 붙여 놨어요. 그러니까 후원계좌로 돈을 보내 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정세진] 가로세로연구소 구독자 수가 어느 정도 되나요?

[정연우] 황당하고 심각한데요.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 지금 구독자가 5만 명이 넘습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5만 명이.

[정세진] 저희가 몇 명이죠?

[정연우] 이게 심각한 겁니다.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4만 명입니다. 저희보다 1만 명이 많습니다.

[정세진]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 욱] 우리도 좀 자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넥타이 매고 점잖게 하시면 안 됩니다.

[최경영] 너무 점잖아?

[최 욱] 네, 너무 점잖아요.

[정세진] 교수님 화가 나시더라도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함에도 그래도 마무리를 잘 해주시죠. 비판을 제대로.

[정준희] 저는 드라마를 찍고 있는 행위라고 봐요.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있어’라고 인식되는 드라마 수용 행위냐 아니면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있어가 아니라 ‘뉴스를 보고 있다’라고 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느냐 이 차이는 매우 큰 거란 말이죠. 이들이 지금 하는 건 아까 로케이션한 거잖아요. 현지 로케이션해서 여기저기 장소 써먹듯이 실제 제작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말 그대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과 과히 다를 바가 없는 건데 이걸 뉴스라는 이름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경고를 계속해서 해줄 필요는 있는 거겠죠.

[정세진] 저희뿐만 아니라 시청자 여러분이 구독자 여러분이 평가를 제대로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정연우 기자 오늘 많이 화나셨는데 내용은 충분히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연우] 감사합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가짜뉴스와 관련돼서 최근 한겨레에서 탐사보도, 기획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4회에 걸쳐서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기획 보도를 냈는데요. 그중에서 장기간 조직적으로 가짜뉴스 만들어낸 진원지로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단체를 지목해서 또 서로 가짜뉴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정세진] 한겨레 가짜뉴스 탐사 보도에 항의하는 시위 현장 모습이었습니다. 한겨레 김완 기자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 완] 안녕하세요? 한겨레신문 탐사팀의 김완입니다.

[최 욱] 얼굴 드러내면 어떡하려고 하세요. 화 많이 나셨는데.

[김 완] 다들 회사 앞에 와서 아주 격렬하게 내고 가셨습니다.

[최 욱] 저분들이 보기에는 가짜뉴스 공장 공장장 아닙니까?

[김 완] 저를 공장장으로 보는 거 같지는 않고요. 저희 보도 뒤에 엄청난 배후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걸 보니까 저는 한 전투원 정도로 보지 않을까.

[정준희] 깃털이에요? 몸통이 아니라.

[정세진] 한겨레 가짜뉴스 기획 보도. 탐사보도기 때문에 꽤 오래전에 기획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내용부터 짚어보도록 하죠.

[김 완] 저희가 두 달여 정도 준비를 했고요. 저희가 보도를 기획한 시점이 제주에 예멘 난민이 들어온 이후에 난민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버전의 가짜뉴스가 SNS상에 돌고 있었던 때였는데 ‘이 가짜뉴스의 시작점이 어디인가 추적을 해보자’ 이런 취지에서 시작했고요. 저희가 100여 개의 유튜브 채널, 그리고 50여 개의 가짜뉴스가 주요하게 유통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를 받아서 입장해서 거기서 계속 가짜뉴스들을 추적했고요. 동성애, 난민과 관련된 혐오 뉴스를 최초로 만들었던, 저희는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가짜뉴스 공장이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기독교 단체, 선교단체였다는 걸 보도를 했습니다.

[정세진] 처음부터 ‘에스더기도운동’을 염두에 두고 하신 거는 아니겠죠?

[김 완] 그렇지는 않고요. 주요하게 22개의 가짜뉴스를 선정했습니다. 이 가짜뉴스는 저희가 이미 가짜뉴스라고 보도된 것이 있었고 그 부분들에 대해서 저희가 다 일일이 팩트체크를 해서 이것이 왜 가짜뉴스인지를 확인을 하고 확정을 지은 22개의 가짜뉴스가 유튜브 내에 어느 채널에서 유통되고 있는가를 확인했습니다. 22가지가 다 주옥같은 가짜뉴스들인데요. ‘차별금지법이 교회탄압법이다.’ 그리고 제일 많이 또 나오는 것들이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예멘 난민 입국 이후에 많이 돌았던 ‘무슬림이 늘어나면 강간율이 높아진다.’ 그다음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개헌안이 나왔을 때 ‘개헌하면 공산주의 국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고려연방제였다.’ 이런 가짜뉴스들이 돌았는데 실제로 돌았던 화면들까지 저희가 확인을 해서 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 그리고 기준을 정해서 큰 채널들로 추렸습니다. 그러니까 20개 정도 채널들이 추려졌는데요. 이 20개 채널에서 어떤 가짜뉴스가 그럼 유포되고 있는지 저희가 일일이 그 부분들을 다 찾아서 확인해서 결국에는 25명의 인물, 이제 연결망 분석에서 드러난 인물 중에 가짜뉴스를 배포한 25명을 특정할 수 있게 접근을 했습니다.

[정세진] 유통되는 가짜뉴스들의 원래 작성자는 ‘에스더기도운동’이라고 보신 거잖아요.

[김 완]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돼서 동성애에 반대하는 목사나 부모가 처벌될 것이다’라는 것을 외신을 근거로 한 가짜뉴스가 돌아서 굉장히 성공한 사례들이 있거든요. 실제 외신 보도, 사건들은 아예 없는 사건들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동성애 커플의 주례를 거부해서 징역형에 처해다는 목사 얘기는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사건이에요. 그런데 징역형에 처하지도 않았고.

[최경영] 그렇게 주장을 한 거죠.

[김 완] 징벌적 액수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차별금지법상 최대치가 적용되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섞어서 이렇게 처벌이 됐다고 얘기를 한 거고.

[정준희] 그게 근원이 되는 게 ‘NOW THE END BEGINS’라고 하는 사이트인데 영어 명칭으로 봐서도 알듯이 상당히 근본주의 기독교적인 냄새가 되게 농후하고요. 재미있는 게 기사가 2014년 기사가 아직도 물론 나와 있고 그때가 실제로 아이다호주나 기타 미국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문제 가지고 상당한 논쟁이 있었던 시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지만 여기서 말했던 사실이 사실이냐는 그들이 확실히 공박 당한, 그런 내용입니다.

[김 완] 가짜뉴스를 저희가 검증을 하다 보면 한 80%, 90%, 95% 사실인 것도 있습니다. 단 마지막 5%를 비틀어서 전혀 다른 결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검증할 때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읽다 보면 ‘이건 맞는 이야기 아니야?’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런데 실제 보면 ‘아, 그래서 처벌이 된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였는데 이것들을 다 차별금지법의 문제로 치환을 해서 이렇게 만드는 거죠. 공포를 조장하는 거죠.

[정세진] 기사들 보셨습니까? 흥미로웠던 기사라든지.

[정준희] 이 자체가 흥미롭죠. 그러니까 저는 굉장히 칭찬을 받아 마땅한 기사라고 생각해요.

[김 완] 감사합니다.

[정준희] 우리 프로그램이 못한 걸 계속 얘기하는데 저는 잘한 걸 얘기할 수 있어서 되게 일단 기쁘고요. 이 가짜뉴스가 실제로 단속도 어렵고 실제 파악이 어려운 이유가 뭐냐 하면 소비 단위에서만 보여요. 어떻게 보는지가 보일 뿐이지 말 그대로 생산, 기원이 어디인지 찾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중간에 유통의 과정들을 일부는 볼 수 있으나 그 경로가 어떻게 그려지는가를 찾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또 한 가지는 이게 종교를 다루잖아요. 근데 종교를 다루는 건 정말 어려운 문제거든요. 종교는 왜 어렵냐면 종교 집단 스스로가 일부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자기 신념에 대한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집단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잖아요. 아까 내용도 보시면 이건 사실 특정한 집단에 관한 이야기인데 한국 교회 전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굉장히 과장하죠. 그리고 그게 굉장히 강력한 상대에 대한 폭력성으로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옳다고 믿기 때문에요. 그런데 그거를 과감히 다뤄준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최경영] 이용희 가천대 교수가 2007년에 설립한 단체라고 되어 있는데 저는 간단하게 극우 개신교 단체다, 그중에 한 개다.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정세진] 교회는 아니지 않아요?

[김 완] 교회는 아니고요. 선교 단체입니다. 2007년에 ‘거룩한 나라, 북한 구원, 통일 한국, 선교 한국’ 기치를 내걸고 본인들은 초교파 기독교 운동이라고 소개를 하는데요. 가장 많이 해왔던 게 청년교육입니다. ‘인터넷 사역자를 길러낸다’, ‘미디어 선교사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서 그렇게 교육을 한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냐면 ‘지저스 아미(JESUS ARMY)’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군대’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요. 그래서 그들이 벌이는 활동은 ‘영적 전쟁’이라고 내부에서는 표현합니다.

[정세진] 기사들 보니까 잠입 취재도 하셨더라고요.

[김 완] 미디어 선교교육에 저희가 잠입을 해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나 직접 확인을 했는데요. 두 차례 갔었습니다. 저희가 그 부분을 카메라로 찍어오기도 했는데 한번 영상을 보시면 저희가 길게 설명을 안 드려도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김 완] ‘전국탈북민인권연대, 탈북민 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 이 기사에 왜 기독교 단체에서 그 댓글을 달라고 하는지, 그리고 이걸 손가락 운동 실습이라고 하면서 막 ‘하루에 5개, 6개 댓글을 못 다냐’ 이런 식으로 강사가 유도를 하거든요.

[정세진] 몇 번 정도 가셨어요?

[김 완] 두 번을 갔었는데 30여 명 정도가 한 회당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보였고요. 청년은 그중에서는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청년들은 미디어나 인터넷 사용에 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교육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기에 강조하는 게 뭐냐 하면 ‘인터넷에서는 질보다 양이 진실을 결정한다’라는 얘기를 해요.

[정세진] 질보다 양이 진실.

[최경영] 괴벨스적 성향이죠.

[김 완] 그렇죠, 아까 보신 영상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한국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처럼. 그래서 ‘댓글이 그런 걸 만드는 거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댓글을 꼭 다셔야한다’ 이런 강의들을 하는 거죠.

[정세진] 이런 교육은 법적 제재가 가해질 수 있는 부분인가요?

[김남근] ‘특정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서 그 여론을 조작하겠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댓글 지형을 바꾸기 위해서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겠다.’ 이런 부분들은 최근에 여러 번 문제가 됐었지만 업무방해죄, 이런 것들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시하고 교사하고 있다고 그랬다 그러면 업무방해죄의 교사, 이런 게 문제가 될 수 있죠.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이 가짜뉴스, 이런 뉴스를 만들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라고 한겨레는 파악하고 있나요?

[김 완] 저희가 취재 결과 2012년 대선 전부터 가짜뉴스를 생산해온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는데요. 2012년 6월에 ‘에스더기도운동’ 측에서 작성한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12월 대선을 앞두고 친북 대통령 당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선전·선동, 여론몰이 등 북한 사이버 병력과 남한 종북 세력들에 의해서 국가적 위기가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적어도 300명 인터넷 전문 요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적시를 해놓고 이 기간에 이른바 ‘대선 필드 사역’이라는 것을 벌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박근혜 후보의 우호적인 글들을 퍼트리고 문재인 후보의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도 저희가 확인을 했는데 그때 퍼트린 가짜뉴스들이 예를 들면 ‘문재인의 공약은 고려연방제다’ 그다음에 ‘문재인 후보가 굿판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가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런 것들을 주요한 당시에 포털이 굉장히 미디어 영향력이 있을 때니까 그 포털 주요 카페들에 퍼트리고 트위터에 퍼트리고 이런 작업을 실제로 한 내역을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최 욱] 아까부터 제가 근원적으로 궁금한 게 있었는데. 종교단체가 도대체 왜 이렇게 수고로운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하고 있는지 그게 너무너무 궁금해요 저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김 완] 정치적인 입장이나 신념들이 분명히 있을 거고요. 그런데 이제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은 동기들을 저희가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을 확인했는데요. 이렇게 ‘대선 필드 사역’을 하겠다는 이런 문건을 박근혜 당시 캠프 외곽조직 대표에게 보냅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 5억 5천, ‘1년의 운영비가 5억 5000여만 원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을 적어서 보내는데 메일에 보면 ‘하나님의 부름을 꼭 받고 싶다’ 이런 표현들이 들어있어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뭐냐면 종교활동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 일을 수행해왔다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2013년에는 또 국정원 간부에게 (에스더기도운동 측이) 우파 청년을 양성하는 3년짜리 아카데미 계획안을 포함해서 약 4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이 필요한 계획안을 국정원 직원 간부에게 발송한 내역도 저희가 확인을 했는데요. 국정원 쪽에서 실제 돈을 집행했는지, 그다음에 박근혜 캠프 외곽 조직에서 실제 돈을 줬는지는 확인을 못했는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취재보다는 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 측은 본인들이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 부분도 있잖아요.

[김 완] 국정원 쪽에 보냈다는 것도 ‘에스더기도운동’의 대표인 이용희 대표가 감수자로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작성자가 작성한 거를 보낸 거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 메일을 보낸 사람이 ‘당시 에스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간사고 이용희 대표의 지시로 보냈다’라고 증언을 하고 있고요. 이용희 대표가 직접 국정원 직원의 메일을 알려주면서 ‘여기로 메일을 보내라’ 이렇게 지시하는 문자를 저희가 확보를 하고 확인을 한 겁니다.

[정세진] 이용희 대표는 교수님이시던데요. 가천대 교수님.

[김 완] 국제외교를 가르치고 지금 학교에서는 북한 정치·경제 이런 것을 수업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정세진] 지난 2일에 이낙연 총리의 발언을 보면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 계획적·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위법 처리해야 마땅합니다’ 이런 표현을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허위 조작 정보는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 아니’라며 좀 더 강력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가 ‘강력하게 엄단하겠다’, ‘이런 방침을 세우겠다’ 이러고 나서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김남근] 언론의 자유 영역에서 사상의 자유 영역에서 있어서 국가 개입 죄에 대해서는 항상 경계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 법제에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가 그 자체에 머물지 않고 혐오적인 공격으로 나가거나 그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러려면 그걸 규제하는 법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일단 잘 운영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국가가 너무 과도하게 새로운 규제들을 만들려고 하는 것들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최경영] 자유 언론 시장에서의 실효성 자체가 없는 거예요. 정부가 규제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해야 할 곳은 공영방송사예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사에서 적극적으로 싸워나가야 합니다.

[정세진] 정준희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저는 총리가 됐든 대통령이든 정부가 가짜뉴스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중들에게 이것에 대해서 뭔가 강한 의지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저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의지가 예를 들면 ‘파리를 잡으려고 하는 거냐’, ‘파리가 생기는 조건을 장기적으로 없애가려고 하는 거냐’라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오해하기로는 어떠냐면 파리를 잡느라고 파리약을 쓰고 파리채를 쓰고 이런 것처럼 느껴진단 말이에요. 근데 그렇게 해서 파리가 안 없어지면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질 거라는 거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바와 단기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바를 명확하게 구별해가는 방향으로 의견들을 모아나가는 그런 방식으로 간다면 저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요.

[김 완] 지금 말씀하신 것들을 보면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것에 피해는 결국 모든 언론이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가짜뉴스를 주목하는 사이에 기존 언론에 관한 관심과 기존 언론이 하는 좋은 보도들은 그만큼 묻혀간다’라는 인식 속에서 이 문제의 접근을 공동의 문제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정준희] 저는 약간 우리나라 언론계에 대해서도 한번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저는 굉장히 괜찮은 기사로 봤고 지속해서 계속 들여다보고 반박이 오고 가는 과정,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봤는데 우리나라 주요 언론사에서 이 보도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겨레가 공격받고 있다는 것도 거의 없었고요. 한겨레 보도 자체를 의미 있게 재보도해 주는 경우도 거의 없었어요. 가짜뉴스 되게 중요한 부분을 건드렸고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그럼 이 침묵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한겨레에 대한 질투일까? 아니면 종교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자신의 성향이 보수적이거나 약간 더 극우적인 게 가까운 거니까 동참하기 싫었던 걸까?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건 저는 가짜뉴스를 바라보는 한국 언론 일반의 태도 약점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정세진] 추가 취재 계획이나 내용들.

[김 완] 가짜뉴스가 ‘에스더기도운동’이라고 하는 집단만 만들어낸 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발원지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정치적 의도나 동기들이 분명히 있을 거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된 추적을 계속해나가려고 계획은 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 격려의 말씀?

[최 욱] 도입부에 항의 장면을 봐서 그런지 자꾸 입을 다물게 되네요. 저 같은 비겁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용기 내주시고 뒤에 배후가 없다고 했는데 “배후가 나요!” 국민을 믿고 열심히 달려주시기 바랍니다.

[김 완] 감사합니다.

[정세진] 나와주신 패널분들 진지한 토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세진]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남북 관계 보도 문제와 관련해서 특별한 손님 한 분 모셨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이자 통일외교안보 정책 분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종석] 반갑습니다.

[정세진] 멘토 입장에서 보시면 굉장히 남다른 소회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2000년에는 직접 가셨었고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시는 느낌은 어떠신지요.

[이종석]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제가 특별 수행원으로 갔었는데 전문가가 너무나 감정을 드러낸다고 할까봐 말을 못했는데 사실 굉장히 흥분됐고 아주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제는 한반도에서 뭔가 적대화 대결의 관계가 끝나고 화해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나 보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사실 좀 불안했어요. 왜 불안했냐면 남북관계는 이렇게 크게 획기적으로 전환이 되지만 북한하고 미국 관계가 여전히 적대 관계에 있었고, 거기에 우리가 그냥 뭔가 김정일 위원장하고 의기투합이 돼서 ‘우리 한번 뭔가 평화를 만들어보자’ 이래서 정상회담이 열렸다기보다는 우리가 김정일 위원장한테 ‘이제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설득을 했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설득을 당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또 정세가 변화되거나 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되고 이래서 사실 좀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 특히 판문점 회담부터 시작해서 세 번 되는 걸 보면서 상당히 정말 그때보다 훨씬 더 확신도 되고 그다음에 ‘이번에 뭔가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어요.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우리가 설득해서 한 게 아니고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나왔단 말입니다. 그때 상대를 설득해서 나올 때보다 ‘이번 평화는 정말 역진하기 어렵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자신 있게 웃고 있습니다.

[정세진] 표정이 밝으십니다.

[숄 츠] 저는 그때 4월 정상회담 그때는 킨텍스에 있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옛날부터 다른 회담 다 봤는데 저도 똑같은 느낌 있었어요. 아침부터 정말 그 선 넘어갔을 때부터 이거 뭔가 색다른 느낌인데, 저보다 훨씬 더 경험 많으신 분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으니까 저도 역시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정세진]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종석] 저는 더 그 연설을 보면서 나름대로 의미를 둔 건 어쨌든 간에 북한 사람들한테는 북한은 개인숭배 체제고 유일 체제인데 그러다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언어 구조가 다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기에서 정말 누군가 더욱이 작년까지만 해도 적대 국가였던 곳에 우리 대통령이 가서 어떤 말씀을 어떻게 할지 사실 모르잖아요. 그런 걸 허용했다는 건 허용하기도 했지만 사실 북한이 이미 그런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변화해 있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문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합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한반도에서 핵무기도 없는 평화를 만들게 됐다.’ 다시 말하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위원장 동지라든가 김정은 위원장님이라든가 이런 말을 안 붙이고 평어체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말을 북한 사람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는 건 우리가 볼 때 저러고도 괜찮을까, 이렇게 생각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사실 그것을 수용할 만큼 남한에 대해서 알고 있고 남북 관계에 대해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거죠.

[최 욱] 우리 또 TV로 본 얘기는 그만하시고요. 장관님은 2000년에 평양에 갔다 오시지 않았습니까? 소소한 질문일 수 있는데 참 궁금해요. 평양냉면 혹시 드셨는지요.

[이종석] 언제 한번 같이 가시죠. 직접 드셔 보셔야 하지. 그런데 평양냉면이니까 익숙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양념 같은 걸 많이 넣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최 욱] 누군가는 너무 맛있다고 그러고 차범근 감독 같은 경우는 맛없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정세진] 남한에 맛있는 게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참 많이 변했다고 직접 느끼고 계시지만 남북관계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우리의 태도는 좀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준희] 저는 사실 계속해서 나온 얘기지만 진보 언론이 통일을 보는 방식과 보수 언론이 통일을 보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측면은 있으나. 일관성, 지적하신 일관성의 측면에서 분명히 질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이종석] 저는 외교·안보 통일 분야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거에 대해서 과연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생각할 때 과연 통일외교안보의 대한민국 목표는 무엇일까. 그건 국민의 안전, 나라의 안전, 그다음에 평화, 그리고 평화 통일, 평화 통일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보수 쪽인 사람들, 진보 사람들의 목표가 다를 리 없잖아요. 목표가 같잖아요. 보수 진보 이야기하지 말고 누가 더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해서 보도하고 있으며 또 논조를 가졌는지 이걸 봐야 하지 않느냐.

[최 욱] 이 부분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신 이유가 장관님이 언론으로부터 많이 혼났나 봐요.

[이종석] NLL과 휴전선상에서 남북한 간의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고 합의를 봤는데 남북이 휴전선상에서 확성기, 선전판을 떼기로 확정했는데 우리 쪽 군인들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가 북한보다 우월한 게 있다.’ 뭐냐 하면 ‘네온사인 판이 있는데 그 전기로 하는 건데 그게 우월한데 그거 떼고 싶지 않다’ 그래요. ‘남과 북이 지금 이 대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이거 다 떼어라.’ 이게 정부 방침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까 방침을 전달한 거죠. 그랬더니 이걸 갖다가 마치 제가 북한의 친북 좌파가 돼서 전부 다 들어주려고 지시한 것처럼 만들었는데 저렇게 만든 건 이유가 있었죠. 사실은.

[정세진] 무슨 이유요?

[이종석] 지방선거. (2010년) 6월 2일에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북풍을 만드는데, 이건 제 혐의지만 이명박 정부랑 동아일보가 이렇게 서로 어떤 공감대가 있었는지, 공감대가 없었는지 모르지만 6월 2일 지방선거 때 엄청난 북풍이 일어날 거라고 했는데 사실은 저 때 여당이 참패했습니다. 거꾸로. 그런데 저 때 제가 어차피 대북 포용 정책 관련해서 참여정부 시절에 책임을 지고했던 사람이니까 저를 공격함으로써 그야말로 과거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갖다가 입증시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최 욱] 그렇군요. 제가 정말 심도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은 반드시 해주시기 바랍니다. 통일은 언제 되나요?

[이종석] 제가 10년 전만 해도 그 질문을 받으면 백운학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어요. 점쟁이한테 물어보라 합니다.

[최 욱] 점쟁이요?

[이종석] 통일이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저는 통일에 관해서 얘기할 때 통일이 언제 올 거냐에 대한 거보다는 우리가 현재 통일에 대해서 너무 이념형을 가지고 남과 북이 완벽하게 하나의 생활공동체가 되고 하나의 제도가 되고 이런 것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처럼 적대 관계 해소하고 서로 오가고 그다음에 경제협력을 하고 이거부터가 이미 우리가 통일로 가는 길이다. 통일을 과정으로 봤으면 좋겠다.

[최 욱] 과정으로.

[이종석] 과정으로. 그래서 지금은 좀 더 덜 완성된, 아주 많이 미완성된 통일이고 갈수록 통일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거 아니냐. 그래야 저 같은 사람도 저보다 더 윗분들은 더 일찍 세상을 떠나실 텐데 뭔가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통일이 특정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언제 올 줄 알고 기다리겠습니까? 그러나 바로 이 지점들 하나하나가 통일이다. 지금은 낮은 수준의 통일로 가고 있다.

[최 욱] 통일한 독일 형이 자꾸 저를 안쓰럽게 봐서 여쭤본 거예요.

[숄 츠] 오늘 독일 통일의 날인데요. (녹화일 기준, 독일 통일의 날은 10월 3일) 독일 역사는 되게 재미있잖아요. 왜냐하면, 독일 통일, 6개월 8개월 전 누구도 상상도 못했어요. 갑작스럽게 통일됐고, 역사가 우리 상상할 수 없는 일도 생기는 거예요.

[정세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숄 츠] 정말 내년이나 통일 같은 게 생길 수도 있고, 뭐 10년, 20년, 30년 걸릴 수 있어요. 그런데 저의 인생에서 여기 통일 꼭 보고 싶어요. 기대 많아요, 양쪽에서 좋은 의미로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정준희] 저널리즘 하는 사람도 흔히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북한 보도는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거나 하고 그다음 완전히 오보거나 완전한 특종이거나 결국 되게 극단적이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이런 뭔가 말도 안 되는 사실의 보도들을 많이 접하셨을 것 같은데 예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종석] 글쎄요, 말도 안 되는 보도는 너무 많아요. 천안함 사태 때 이른바 보수 언론이라는 데서 결과적으로 이 천안함 사태가 난 거 자체가 햇볕정책 탓이라고 그렇게 표현했어요. 그래서 이게 들으면 그때 아마 많은 독자가 보시고 그러네, 그럴듯하게 느끼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거 궤변이거든요. 보세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햇볕정책, 포용정책은 2008년 2월 25일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거 안 하겠어’라고 폐기하고 비핵개방 3000이라는 자기 정책을 내놨어요. 강경 정책을. 그거 한 2년 몇 개월 하다가 천안함 사태가 났으면 그러면 북한 어뢰가 누구를 갖다 침몰시킨 겁니까? 비핵개방 3000을 침몰시킨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언론이 그런 것들을 갖다가 오히려 하나하나 나름대로 걸러내는 게 아니라 재생산해내는 거죠. 그런 것들이라든가 아니면 북한 인권에 관해서 매우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인권에 대해서 엄청난 애정을 가진 것처럼 얘기하면서 자기모순에, 반인권적인 행위, 이런 것들도 언론이 하고 있어요. 뭐냐 하면 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한때 보면 탈북자 입국하잖아요. 그러면 아주 유명한 탈북자들, 이미 알려진 사람들은 괜찮아요. 그렇지만 알려지지 않는 탈북자들이면 10명이 오건 20명이 오면 그 사람들은 인터뷰하면 안 됩니다. 왜? 인터뷰하면 북한에 있는 가족이 어려워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인정사정없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선거 때나 아니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뭔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쓰는 게 많은데 그럴 때 거기에 부역해주는 게 누구입니까? 언론이잖아요. 그러니까 막 같이 인터뷰하고. 그러면서 북한의 반인권을 선전해주기, 홍보하기 위해서 자기가 반인권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거잖아요. 언론의 이런 식의 자기 비합리적이고 자기 모순적이고 그리고 권력과 유착된 이런 것들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정준희] 이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KBS 이야기를 너무 안 했거든요. KBS가 대북 보도에 있어서 정권에 따라서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1977년도부터 시작된 ‘통일농단’, 1980년도부터 나온 ‘주간북한소식’, 1989년 이후에 ‘남북의 창’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1989년부터 ‘남북의 창’만 따져봐도 이게 정권에 따라서 보도 양상이 굉장히 달랐거든요. 궁극적인 의미는 사실은 정권마다 KBS가 딸랑이 역할을 했다가 아니라 인적으로 다른 인자들이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에요. 이게 단순히 출렁이는 거냐, 사실 그게 아니라 한 나라의 공영 방송이라면 아까 안보 문제를 얘기하셨지만, 적어도 통일 문제, 북한에 관련된 태도 문제에 있어서 공영 방송이 공동체를 위해서 어떤 지향과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가 명확해야 해요. 정권의 어떤 출렁임이나 이런 것과 상관없이 유지가 돼야 하거든요. 한국의 공영방송이 과연 대북 보도의 문제나 통일 보도의 문제에서 어떻게, 정권과는 또는 정파와는 무관한 표본을 세울 것이냐가 오늘 장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안보와 대북 문제, 통일의 문제에 있어서 언론이 해야 할 일들하고 곧바로 일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숄 츠] 중요한 점인데요. 언론인들도 이 책임에 대해서 정말 조금 더 책임자의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사실 한국에서도 민주주의 어느 정도 기둥 세 가지 있잖아요. 입법부, 그리고 사법부, 행정부 세 가지 삼권이나 말할 수 있는데 사실 독일 사람들 생각하는 게 하나 더 있어요. 이거 바로 언론이에요. 그래서 이 세 가지 잘못돼도 언론이 고쳐야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고칠 수 있는 힘도 있고 그런데 안 좋은 방향으로 사람들 밀 수 있는 힘도 있으니까 이런 책임감 정말 사람들, 기자들 좀 더 잘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종석] 저도 거기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우리가 남북이 공동 번영으로 가고 이러는 건 이견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평화는 전쟁을 반대하는 건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잖아요. 이걸 위해서 정말 언론이 중계방송을 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거 얘기하고 제대로 된 비판하고 치고 나가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우리 언론이 그런 점에서 저는 하나의 개선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정세진] KBS의 역할까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거에 있어서는 몰라도 적어도 우리가 평화, 통일 이런 거에 있어서는 가치 지향적인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지속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그 맥락이 유지되는 보도를 하도록 저희가 노력을 하겠습니다. 따끔한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종석 전 장관이셨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15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그리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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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널리즘 토크쇼J] 인터뷰 조작과 가짜뉴스의 뿌리
    • 입력 2018-10-14 22:23:32
    • 수정2018-10-14 23:25:12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의 패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죠? 정준희 교수님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조선일보와의 종전선언을 꿈꾸는 최욱입니다.

[정세진] 그리고 김남근 변호사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남근] 안녕하십니까? 김남근 변호사입니다.

[최 욱] 요즘 법조인들 별로예요.

[정세진] 처음에 세게 나가고 나중에 괜찮아집니다. 그리고 <저널리즘 토크쇼 J>에 합류한 최경영 기자도 함께하겠습니다.

[최경영] 안녕하십니까? 최경영입니다.

[정세진] 최경영 기자는 KBS에 오래 다니다가 뉴스타파로 가서 5년 정도 있다가 다시 이번에 KBS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되는 겁니까?

[최경영] 그래도 되는 거냐고 아우성이 뉴스타파 측에서 많았죠.

[정세진] 근데 뉴스타파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참에 세대교체를 하면 된다, 전혀 뉴스타파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최경영] 뉴스타파에 문제가 없어야죠. 두고 온 곳에도 문제가 없어야 하고 KBS에 공헌해야 하고 그런 입장입니다.

[정세진] 김남근 변호사는 혹시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

[김남근] 사실 꼭 챙겨보는 역사 분석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그 프로그램 다음에 하는 것이어서 종종 보게 되는데요.

[최 욱] 저희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가 궁색하네요. 앞에 재밌는 프로그램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본다는 거.

[김남근] 어쩔 수 없이는 아니고, 올바른 시각으로 언론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보고 있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보고 계십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연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정연우] 뉴스를 서빙합니다. 정연우입니다.

[최 욱] 뉴스웨이터.

[정세진] 저희 웨이터입니다.

[김남근] 멋지시네요.

[정연우] 감사합니다.

[정세진] 지난 1일이었는데요. MBC 정상화위원회가 지난 8월 퇴직한 김세의 전 기자의 재직 시절 리포트에서 인터뷰 조작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섯 건이 확인됐다 이렇게 기사가 되고 있는데요.

[정연우] 오늘 주제는 저희 프로그램 어떤 모토에 맞는 기레기 퇴치, 가짜뉴스 퇴출, 이런 주제에 가장 적합한 사례를 직접 몸소 보여준 이러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고요.

[정세진] 그러면 문제의 리포트들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정연우]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터뷰, 녹취록, 이런 것들이 대부분 다 들어가면 안 되는 사람들, 조작 사례들이 사용된 거예요. MBC 취재 촬영 운전해주시는 기사분께서 직접 일반 승객인 것처럼 들어가서 ‘가방 때문에 불편하다’ 이런 얘기하고. 마트, 백화점 가면 고객인 것처럼 하면서 마트 직원, 백화점 직원이 대신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단순히 부탁하는 수준이 아니고, 진짜 말 그대로 조작했다, 그렇게 볼 수 있고. 또 애플 수리 문제 이쪽 같은 경우에는 어디서 해왔는지 정체불명이라는 거예요. 현장에서는 전혀 이런 녹취가 활용이 안 됐는데 이걸 다른 데에서 본인이 알아서 구해온 다음에 이 녹취록을 입힌 거죠.

[최경영] 마트 직원이나 백화점 직원에게 부탁했다는 가정도 약간 틀릴 수 있다. 왜냐하면 홍보실이 있거든요. 그러면 그 대기업 홍보실에서 ‘이러이러한 리포트를 하는데 해주세요’라고 기자에게 부탁했을 개연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이게 홍보자료인지 보도인지 구분을 못하게 되는 거죠. 아주 질 나쁜 뉴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세진] 뉴스 보시면서 저게 조작됐다는 걸 느끼실 수 있으신가요?

[김남근] 지금도 그런 느낌이 들긴 하는데요. 놀라운 것은 MBC 같은 경우, 방송법에 따라서 일정한 어떤 권한과 지위가 주어지는 그런 방송국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방송에서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나름대로 이게 팩트체크를 하는 일정한 위계질서, 체계 이런 것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이게 한 번도 아니고 일곱 번이나 이런 조작된 방송이 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놀라운 것 같아요.

[정연우] 하나 더 봤으면 하는데요. 한번 보시면서 뭐가 조작됐을지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세진] 저희가 확인해보는 거예요? 찾아내는 거예요? 보겠습니다.

[정연우] 어떠세요? 보시기에.

[최 욱] 상당히 연기 톤이고 재연 배우들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정연우] 처음에 연기 톤이 너무 나오기 때문에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내용인데요. 처음에 보셨던 ‘다른 회사 제품까지 정리하시느냐?’ 이렇게 했더니 답변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늘 그렇게 해오고 있다’ 이렇게 답변하는데. 이 부분이 현장에서 확보된 목소리가 아니고 현장에서는 촬영만 하고 다른 데서 이 목소리를 구해 와서 이 화면에 입혔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대형마트의 갑질로 이 납품업체 직원들이 본인 업체의 상품이 아닌 것들도 정리를 해주고 있다’ 뉴스의 시작이 그렇게 그림 스케치를 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그 그림이 모자이크를 해서 그렇게 한 건데 원래는 이 납품업체 직원이 다른 업체 상품을 정리해주고 있는 게 아닌 거예요. 그냥 일상적으로 분류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최 욱] 그래요?

[정연우] 여기에 모자이크 하고 아예 직원이 다른 업체 거까지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는 건데 시작부터. 시작부터 틀린 내용, 뉴스 자체가. 거의 지상파에서 가짜뉴스였다고 봐도 틀리지 않은 부분이고.

[정세진] 가짜뉴스로 봐야 하는 건가요? 이런 것도.

[정준희] 가짜뉴스조차 안 되죠. 그 정도의 성의도 없잖아요. 처음에는 (취재가) 어려웠을 수도 있고, 어떤 약간의 실수 플러스 애교였을 수도 있는데 안 밝혀지고 계속 간 거 아니에요. 그러고 나서 누군가 조장을 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데스킹에서 걸러지지도 않았고. 그러면서 자기 스스로가 갖고 노는, 판을 갖고 논다는 약간의 건방짐조차 느껴지거든요. 말 그대로 패브리케이트(Fabricate)라고 하죠. 조작해내고 있다는 인식까지 들어가 있는 그런 상태로까지 읽히기 때문에 이건 저널리즘이라고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죠.

[정세진] 정연우 기자, 김세의 기자는 어떤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정연우] 언론계에서는 이미 이전부터 유명했던 분입니다. 각종 문제나 기행을 많이 일으키셨던 분이고. 지난 보수 정권 당시에는 MBC 내부에서 굉장히 승승장구했던 분이죠. 그리고 MBC 노동조합, 제3노조인데 이곳에서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정세진] 어떤 사진이 굉장히 유명했었잖아요, 김세의 기자.

[최경영] 그렇죠. ‘빨갱이는 죽여도 돼.’ 이런 사진을 스님이랑 같이 찍었었는데, 이분 같은 경우는 극우 활동을 많이 했었고 대중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하다.’ 이런 연설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故 백남기 씨가 위독한 상황인데 딸이 휴양을 가 있다 해외로’ 이런 거짓 사실을 유포해서 징역 1년을 구형받기도 했고 1심 선고는 이번 달 26일에 나올 예정이긴 합니다만 하여간 굉장히 문제가 있는 기자 그리고 그런 활동을 굉장히 많이 했던 분이죠.

[정세진] 퇴직했잖아요. 김세의 전 기자가.

[정연우] 지금 회사를 퇴직하고 사표를 내고 야인이죠, 야인으로 돌아가서 쉬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한 다음에 10여 일, 얼마 되지 않아서 가로세로연구소라는 것을 설립해서 참여를 하는데요. 메인 홈페이지를 가보면 본인들이 어떤 연구소를 설립한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읽어드릴게요. ‘엘리트 정치, 분위기 편승 정치, 또 패거리 정치와는 철저히 거리를 두면서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연구와 토론, 검증을 통해 눈치 보지 않으며 용감하고 새로운 정책, 실질적인 대안 현실에 맞는 접근법을 찾아내겠다.’ 이렇게 본인의 향후 연구소 활동에 대해서 설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 욱] 이 중에 ‘눈치 보지 않으며’ 이건 확실히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정연우] 용감하다는 것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최 욱] 용감까지.

[정세진]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나요?

[정연우] 설립 취지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다루면서 이 영상 끝에 강용석 변호사가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지 여러분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런 말을 합니다. 설립 취지는 패거리 정치, 이런 것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어떤 뭐랄까요? 특정 이념, 특정 정치 집단. 이런 사람들과 거리를 가까이 두고 있다, 저는 이렇게 해석을 했고요. 이렇게 가다 보니까 때에 따라서는 가짜뉴스를 떡하니 클립으로 만들어서 방송을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세진] 이게 인터넷상으로 화제가 됐던 거였는데 저는 여기서 나온 지 모르고 있었어요. 누군가 가짜뉴스를 만들었나 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건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정연우 기자, 저 사진들 다 확인해봤을 거 아니에요.

[정연우] 그러니까 이거는 가짜 뉴스다, 거창하게 말할 거 없이 가짜예요.

[최 욱] 가짜예요?

[정연우] 문재인 대통령 갔을 때는 ‘영접하는 미국의 인사가 없다. 사실과 다르다.’ 그래서 다른 각국 정상들이 도착했을 때 사진들 저렇게 모아서 보여줍니다.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까 다 정상회담,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일이에요. 이렇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의전에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의전 지침이라는 게 5가지 통상 절차가 있는데 미 국무 방침 자체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할 때 의전을 제공한다.’ 이런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겁니다. UN 총회를 가는 건 UN 총회 가는 거지, 미국 대통령 만나러 가는 게 아니잖아요.

[정준희] 너무 당연하죠. 의전은 국가 대 국가 관계에서 나오는 건데 UN은 국가가 아니잖아요. 거기에 무슨 의전이 있을 이유도 없는 거죠.

[최 욱] 항상 의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저거 아까 의전 문제는 실수예요, 아니면 의도예요?

[정연우] 저거는 실수라고 보기에는 굉장히 어렵고요.

[최 욱] 어려워요?

[정연우] 성의를 가진 의도라고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데 비판하기 위해서 아주 많은 노력을 했구나.

[최경영] 이 세 분 다 어떻게 보면 강용석 변호사도 정치했었고요. 김세의 씨 같은 경우도 극우 활동을 했었던 기자고.

[정세진] 한 명 또 있었죠.

[최경영] 박상후 기자 같은 경우도. 이분 같은 경우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때 MBC 전국부장이었어요. 전국부장이 무슨 일을 하냐면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소식을 즉각 본사에 뉴스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때 목포 MBC 부장이 이분에게 ‘전원 구조 아니야. 잘못 보도되고 있어.’ 이 이야기를 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분이 ‘알겠습니다’하고 끊어버렸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상 세월호 참사 전원 구조 오보에 관한 책임이 있는 분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이런 분이 가서 다시 또 이런 극우 채널, 유사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정준희] 제가 이 아이템을 사실은 이렇게 잘 이야기 안 하는 이유가 되게 한심하기도 할뿐더러 사실 저는 이 사람들의 의도에 보무 해주는 게 클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른바 ‘관심종자(관심에 목마른 사람)’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이분들은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됐던 사람들이죠. 노출됐던 게 없어지면 굉장한 결핍감을 느끼거든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번 주목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세집니다.

[최 욱] 그러면 오늘, 이 방송 나가고 나면 겉으로 화나는 척하겠습니다만, 내심 좀 좋아할 수도 있겠군요.

[정준희] 그럴 수도 있죠.

[정세진] 가로세로연구소에서 또 이런 내용 말고 다른 내용도 나왔던 거 같은데요.

[정연우] 지난 7월 제주 세화포구에서 30대 여성이 실종되면서 관련해서 관심을 많이 받았었고 이 문제가 ‘외국인 노동자 또 난민에 의한 범죄가 아니냐’ 이런 가짜뉴스가 많이 유언비어가 많이 유포됐었는데. 또 뭐라고 하냐면 단독이다, 취재를 하러 갔다 이렇게 해서 제주도를 가서 그 관련된 현장 취재한 영상이 나옵니다. 그런데 참 보고 교활하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보면서 굉장히 실망스러웠던 게 이 현장 세화포구를 가서 ‘세화포구 주변에 양식장이 많이 있다’, ‘양식장에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만 이야기를 합니다.

[최 욱] 추측할 수 있게.

[정연우] 변호사니까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었던 걸까요? ‘범죄자가 그랬다’라는 얘기가 없어요. 다만 거기에 갔고, 그 주변에 양식장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 심지어 그런 내용을 다룰 거면서 거기 나오는 외국인 노동자한테 인터뷰도 합니다. 여기 몇 명이나 일해요? 이렇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최 욱] 그래도 희망적인 건 김세의 기자가 MBC 때는 게을렀는데, 지금 여기서는 아주 발로 뛰네요, 제주도까지 내려가.

[정준희] 저게 발로 뛰는 것처럼 보여요? 저건 세팅이 필요한 거예요. 정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제주도라는 배경을 찍으려고 간 거지 그 안에서 사실을 발굴하러 간 게 아니잖아요.

[최 욱] 그렇습니까?

[정세진] 교수님은 계속 화가 나 계세요.

[최 욱] 왜 저한테...

[정세진] 클릭 수, 구독자 수, 후원금, 많이 클릭이 될수록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거도 신경을 쓰고 있는 걸까요?

[정연우] 당황스러운 게 바로 옆에 후원계좌라고 대문짝만하게 붙여 놨어요. 그러니까 후원계좌로 돈을 보내 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정세진] 가로세로연구소 구독자 수가 어느 정도 되나요?

[정연우] 황당하고 심각한데요.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 지금 구독자가 5만 명이 넘습니다. 유튜브 구독자가 5만 명이.

[정세진] 저희가 몇 명이죠?

[정연우] 이게 심각한 겁니다. 저희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4만 명입니다. 저희보다 1만 명이 많습니다.

[정세진]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 욱] 우리도 좀 자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넥타이 매고 점잖게 하시면 안 됩니다.

[최경영] 너무 점잖아?

[최 욱] 네, 너무 점잖아요.

[정세진] 교수님 화가 나시더라도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함에도 그래도 마무리를 잘 해주시죠. 비판을 제대로.

[정준희] 저는 드라마를 찍고 있는 행위라고 봐요.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있어’라고 인식되는 드라마 수용 행위냐 아니면 나는 드라마를 보고 있어가 아니라 ‘뉴스를 보고 있다’라고 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느냐 이 차이는 매우 큰 거란 말이죠. 이들이 지금 하는 건 아까 로케이션한 거잖아요. 현지 로케이션해서 여기저기 장소 써먹듯이 실제 제작 방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말 그대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과 과히 다를 바가 없는 건데 이걸 뉴스라는 이름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경고를 계속해서 해줄 필요는 있는 거겠죠.

[정세진] 저희뿐만 아니라 시청자 여러분이 구독자 여러분이 평가를 제대로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정연우 기자 오늘 많이 화나셨는데 내용은 충분히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연우] 감사합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는 KBS 1TV, myK, pooq,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가짜뉴스와 관련돼서 최근 한겨레에서 탐사보도, 기획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4회에 걸쳐서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기획 보도를 냈는데요. 그중에서 장기간 조직적으로 가짜뉴스 만들어낸 진원지로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단체를 지목해서 또 서로 가짜뉴스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정세진] 한겨레 가짜뉴스 탐사 보도에 항의하는 시위 현장 모습이었습니다. 한겨레 김완 기자 나와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 완] 안녕하세요? 한겨레신문 탐사팀의 김완입니다.

[최 욱] 얼굴 드러내면 어떡하려고 하세요. 화 많이 나셨는데.

[김 완] 다들 회사 앞에 와서 아주 격렬하게 내고 가셨습니다.

[최 욱] 저분들이 보기에는 가짜뉴스 공장 공장장 아닙니까?

[김 완] 저를 공장장으로 보는 거 같지는 않고요. 저희 보도 뒤에 엄청난 배후가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 걸 보니까 저는 한 전투원 정도로 보지 않을까.

[정준희] 깃털이에요? 몸통이 아니라.

[정세진] 한겨레 가짜뉴스 기획 보도. 탐사보도기 때문에 꽤 오래전에 기획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내용부터 짚어보도록 하죠.

[김 완] 저희가 두 달여 정도 준비를 했고요. 저희가 보도를 기획한 시점이 제주에 예멘 난민이 들어온 이후에 난민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버전의 가짜뉴스가 SNS상에 돌고 있었던 때였는데 ‘이 가짜뉴스의 시작점이 어디인가 추적을 해보자’ 이런 취지에서 시작했고요. 저희가 100여 개의 유튜브 채널, 그리고 50여 개의 가짜뉴스가 주요하게 유통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를 받아서 입장해서 거기서 계속 가짜뉴스들을 추적했고요. 동성애, 난민과 관련된 혐오 뉴스를 최초로 만들었던, 저희는 ‘가짜뉴스 공장’이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가짜뉴스 공장이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기독교 단체, 선교단체였다는 걸 보도를 했습니다.

[정세진] 처음부터 ‘에스더기도운동’을 염두에 두고 하신 거는 아니겠죠?

[김 완] 그렇지는 않고요. 주요하게 22개의 가짜뉴스를 선정했습니다. 이 가짜뉴스는 저희가 이미 가짜뉴스라고 보도된 것이 있었고 그 부분들에 대해서 저희가 다 일일이 팩트체크를 해서 이것이 왜 가짜뉴스인지를 확인을 하고 확정을 지은 22개의 가짜뉴스가 유튜브 내에 어느 채널에서 유통되고 있는가를 확인했습니다. 22가지가 다 주옥같은 가짜뉴스들인데요. ‘차별금지법이 교회탄압법이다.’ 그리고 제일 많이 또 나오는 것들이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예멘 난민 입국 이후에 많이 돌았던 ‘무슬림이 늘어나면 강간율이 높아진다.’ 그다음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개헌안이 나왔을 때 ‘개헌하면 공산주의 국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고려연방제였다.’ 이런 가짜뉴스들이 돌았는데 실제로 돌았던 화면들까지 저희가 확인을 해서 제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 그리고 기준을 정해서 큰 채널들로 추렸습니다. 그러니까 20개 정도 채널들이 추려졌는데요. 이 20개 채널에서 어떤 가짜뉴스가 그럼 유포되고 있는지 저희가 일일이 그 부분들을 다 찾아서 확인해서 결국에는 25명의 인물, 이제 연결망 분석에서 드러난 인물 중에 가짜뉴스를 배포한 25명을 특정할 수 있게 접근을 했습니다.

[정세진] 유통되는 가짜뉴스들의 원래 작성자는 ‘에스더기도운동’이라고 보신 거잖아요.

[김 완]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돼서 동성애에 반대하는 목사나 부모가 처벌될 것이다’라는 것을 외신을 근거로 한 가짜뉴스가 돌아서 굉장히 성공한 사례들이 있거든요. 실제 외신 보도, 사건들은 아예 없는 사건들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동성애 커플의 주례를 거부해서 징역형에 처해다는 목사 얘기는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사건이에요. 그런데 징역형에 처하지도 않았고.

[최경영] 그렇게 주장을 한 거죠.

[김 완] 징벌적 액수라든지 이런 것들도 다 차별금지법상 최대치가 적용되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섞어서 이렇게 처벌이 됐다고 얘기를 한 거고.

[정준희] 그게 근원이 되는 게 ‘NOW THE END BEGINS’라고 하는 사이트인데 영어 명칭으로 봐서도 알듯이 상당히 근본주의 기독교적인 냄새가 되게 농후하고요. 재미있는 게 기사가 2014년 기사가 아직도 물론 나와 있고 그때가 실제로 아이다호주나 기타 미국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문제 가지고 상당한 논쟁이 있었던 시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지만 여기서 말했던 사실이 사실이냐는 그들이 확실히 공박 당한, 그런 내용입니다.

[김 완] 가짜뉴스를 저희가 검증을 하다 보면 한 80%, 90%, 95% 사실인 것도 있습니다. 단 마지막 5%를 비틀어서 전혀 다른 결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검증할 때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읽다 보면 ‘이건 맞는 이야기 아니야?’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런데 실제 보면 ‘아, 그래서 처벌이 된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였는데 이것들을 다 차별금지법의 문제로 치환을 해서 이렇게 만드는 거죠. 공포를 조장하는 거죠.

[정세진] 기사들 보셨습니까? 흥미로웠던 기사라든지.

[정준희] 이 자체가 흥미롭죠. 그러니까 저는 굉장히 칭찬을 받아 마땅한 기사라고 생각해요.

[김 완] 감사합니다.

[정준희] 우리 프로그램이 못한 걸 계속 얘기하는데 저는 잘한 걸 얘기할 수 있어서 되게 일단 기쁘고요. 이 가짜뉴스가 실제로 단속도 어렵고 실제 파악이 어려운 이유가 뭐냐 하면 소비 단위에서만 보여요. 어떻게 보는지가 보일 뿐이지 말 그대로 생산, 기원이 어디인지 찾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중간에 유통의 과정들을 일부는 볼 수 있으나 그 경로가 어떻게 그려지는가를 찾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또 한 가지는 이게 종교를 다루잖아요. 근데 종교를 다루는 건 정말 어려운 문제거든요. 종교는 왜 어렵냐면 종교 집단 스스로가 일부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자기 신념에 대한 확신이 강하기 때문에 집단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잖아요. 아까 내용도 보시면 이건 사실 특정한 집단에 관한 이야기인데 한국 교회 전체를 공격하고 있다고 굉장히 과장하죠. 그리고 그게 굉장히 강력한 상대에 대한 폭력성으로 드러납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옳다고 믿기 때문에요. 그런데 그거를 과감히 다뤄준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요?

[최경영] 이용희 가천대 교수가 2007년에 설립한 단체라고 되어 있는데 저는 간단하게 극우 개신교 단체다, 그중에 한 개다.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정세진] 교회는 아니지 않아요?

[김 완] 교회는 아니고요. 선교 단체입니다. 2007년에 ‘거룩한 나라, 북한 구원, 통일 한국, 선교 한국’ 기치를 내걸고 본인들은 초교파 기독교 운동이라고 소개를 하는데요. 가장 많이 해왔던 게 청년교육입니다. ‘인터넷 사역자를 길러낸다’, ‘미디어 선교사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설명을 하면서 그렇게 교육을 한 사람들을 뭐라고 부르냐면 ‘지저스 아미(JESUS ARMY)’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군대’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요. 그래서 그들이 벌이는 활동은 ‘영적 전쟁’이라고 내부에서는 표현합니다.

[정세진] 기사들 보니까 잠입 취재도 하셨더라고요.

[김 완] 미디어 선교교육에 저희가 잠입을 해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나 직접 확인을 했는데요. 두 차례 갔었습니다. 저희가 그 부분을 카메라로 찍어오기도 했는데 한번 영상을 보시면 저희가 길게 설명을 안 드려도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김 완] ‘전국탈북민인권연대, 탈북민 종업원 12명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 이 기사에 왜 기독교 단체에서 그 댓글을 달라고 하는지, 그리고 이걸 손가락 운동 실습이라고 하면서 막 ‘하루에 5개, 6개 댓글을 못 다냐’ 이런 식으로 강사가 유도를 하거든요.

[정세진] 몇 번 정도 가셨어요?

[김 완] 두 번을 갔었는데 30여 명 정도가 한 회당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으로 보였고요. 청년은 그중에서는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청년들은 미디어나 인터넷 사용에 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교육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기에 강조하는 게 뭐냐 하면 ‘인터넷에서는 질보다 양이 진실을 결정한다’라는 얘기를 해요.

[정세진] 질보다 양이 진실.

[최경영] 괴벨스적 성향이죠.

[김 완] 그렇죠, 아까 보신 영상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한국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 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처럼. 그래서 ‘댓글이 그런 걸 만드는 거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댓글을 꼭 다셔야한다’ 이런 강의들을 하는 거죠.

[정세진] 이런 교육은 법적 제재가 가해질 수 있는 부분인가요?

[김남근] ‘특정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서 그 여론을 조작하겠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댓글 지형을 바꾸기 위해서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겠다.’ 이런 부분들은 최근에 여러 번 문제가 됐었지만 업무방해죄, 이런 것들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지시하고 교사하고 있다고 그랬다 그러면 업무방해죄의 교사, 이런 게 문제가 될 수 있죠.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이 가짜뉴스, 이런 뉴스를 만들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라고 한겨레는 파악하고 있나요?

[김 완] 저희가 취재 결과 2012년 대선 전부터 가짜뉴스를 생산해온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는데요. 2012년 6월에 ‘에스더기도운동’ 측에서 작성한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12월 대선을 앞두고 친북 대통령 당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선전·선동, 여론몰이 등 북한 사이버 병력과 남한 종북 세력들에 의해서 국가적 위기가 발생한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적어도 300명 인터넷 전문 요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적시를 해놓고 이 기간에 이른바 ‘대선 필드 사역’이라는 것을 벌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박근혜 후보의 우호적인 글들을 퍼트리고 문재인 후보의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도 저희가 확인을 했는데 그때 퍼트린 가짜뉴스들이 예를 들면 ‘문재인의 공약은 고려연방제다’ 그다음에 ‘문재인 후보가 굿판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가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이 있다.’ 이런 것들을 주요한 당시에 포털이 굉장히 미디어 영향력이 있을 때니까 그 포털 주요 카페들에 퍼트리고 트위터에 퍼트리고 이런 작업을 실제로 한 내역을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최 욱] 아까부터 제가 근원적으로 궁금한 게 있었는데. 종교단체가 도대체 왜 이렇게 수고로운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하고 있는지 그게 너무너무 궁금해요 저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김 완] 정치적인 입장이나 신념들이 분명히 있을 거고요. 그런데 이제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은 동기들을 저희가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을 확인했는데요. 이렇게 ‘대선 필드 사역’을 하겠다는 이런 문건을 박근혜 당시 캠프 외곽조직 대표에게 보냅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 5억 5천, ‘1년의 운영비가 5억 5000여만 원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을 적어서 보내는데 메일에 보면 ‘하나님의 부름을 꼭 받고 싶다’ 이런 표현들이 들어있어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뭐냐면 종교활동이라고 생각을 하고 이 일을 수행해왔다는 거죠. 그리고 실제로 2013년에는 또 국정원 간부에게 (에스더기도운동 측이) 우파 청년을 양성하는 3년짜리 아카데미 계획안을 포함해서 약 4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이 필요한 계획안을 국정원 직원 간부에게 발송한 내역도 저희가 확인을 했는데요. 국정원 쪽에서 실제 돈을 집행했는지, 그다음에 박근혜 캠프 외곽 조직에서 실제 돈을 줬는지는 확인을 못했는데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취재보다는 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세진] ‘에스더기도운동’ 측은 본인들이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 부분도 있잖아요.

[김 완] 국정원 쪽에 보냈다는 것도 ‘에스더기도운동’의 대표인 이용희 대표가 감수자로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작성자가 작성한 거를 보낸 거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 메일을 보낸 사람이 ‘당시 에스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간사고 이용희 대표의 지시로 보냈다’라고 증언을 하고 있고요. 이용희 대표가 직접 국정원 직원의 메일을 알려주면서 ‘여기로 메일을 보내라’ 이렇게 지시하는 문자를 저희가 확보를 하고 확인을 한 겁니다.

[정세진] 이용희 대표는 교수님이시던데요. 가천대 교수님.

[김 완] 국제외교를 가르치고 지금 학교에서는 북한 정치·경제 이런 것을 수업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정세진] 지난 2일에 이낙연 총리의 발언을 보면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 계획적·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위법 처리해야 마땅합니다’ 이런 표현을 했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허위 조작 정보는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 아니’라며 좀 더 강력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가 ‘강력하게 엄단하겠다’, ‘이런 방침을 세우겠다’ 이러고 나서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김남근] 언론의 자유 영역에서 사상의 자유 영역에서 있어서 국가 개입 죄에 대해서는 항상 경계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우리 법제에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강하게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가 그 자체에 머물지 않고 혐오적인 공격으로 나가거나 그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러려면 그걸 규제하는 법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일단 잘 운영하는 것들이 필요하지, 국가가 너무 과도하게 새로운 규제들을 만들려고 하는 것들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최경영] 자유 언론 시장에서의 실효성 자체가 없는 거예요. 정부가 규제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해야 할 곳은 공영방송사예요.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사에서 적극적으로 싸워나가야 합니다.

[정세진] 정준희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준희] 저는 총리가 됐든 대통령이든 정부가 가짜뉴스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중들에게 이것에 대해서 뭔가 강한 의지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저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의지가 예를 들면 ‘파리를 잡으려고 하는 거냐’, ‘파리가 생기는 조건을 장기적으로 없애가려고 하는 거냐’라는 쪽에 맞춰져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오해하기로는 어떠냐면 파리를 잡느라고 파리약을 쓰고 파리채를 쓰고 이런 것처럼 느껴진단 말이에요. 근데 그렇게 해서 파리가 안 없어지면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질 거라는 거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바와 단기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바를 명확하게 구별해가는 방향으로 의견들을 모아나가는 그런 방식으로 간다면 저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요.

[김 완] 지금 말씀하신 것들을 보면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것에 피해는 결국 모든 언론이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가짜뉴스를 주목하는 사이에 기존 언론에 관한 관심과 기존 언론이 하는 좋은 보도들은 그만큼 묻혀간다’라는 인식 속에서 이 문제의 접근을 공동의 문제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정준희] 저는 약간 우리나라 언론계에 대해서도 한번 얘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저는 굉장히 괜찮은 기사로 봤고 지속해서 계속 들여다보고 반박이 오고 가는 과정,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봤는데 우리나라 주요 언론사에서 이 보도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겨레가 공격받고 있다는 것도 거의 없었고요. 한겨레 보도 자체를 의미 있게 재보도해 주는 경우도 거의 없었어요. 가짜뉴스 되게 중요한 부분을 건드렸고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그럼 이 침묵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한겨레에 대한 질투일까? 아니면 종교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자신의 성향이 보수적이거나 약간 더 극우적인 게 가까운 거니까 동참하기 싫었던 걸까?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건 저는 가짜뉴스를 바라보는 한국 언론 일반의 태도 약점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정세진] 추가 취재 계획이나 내용들.

[김 완] 가짜뉴스가 ‘에스더기도운동’이라고 하는 집단만 만들어낸 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발원지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정치적 의도나 동기들이 분명히 있을 거기 때문에 그 부분과 관련된 추적을 계속해나가려고 계획은 하고 있습니다.

[정세진] 최욱 씨 격려의 말씀?

[최 욱] 도입부에 항의 장면을 봐서 그런지 자꾸 입을 다물게 되네요. 저 같은 비겁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용기 내주시고 뒤에 배후가 없다고 했는데 “배후가 나요!” 국민을 믿고 열심히 달려주시기 바랍니다.

[김 완] 감사합니다.

[정세진] 나와주신 패널분들 진지한 토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세진]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남북 관계 보도 문제와 관련해서 특별한 손님 한 분 모셨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이자 통일외교안보 정책 분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종석] 반갑습니다.

[정세진] 멘토 입장에서 보시면 굉장히 남다른 소회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2000년에는 직접 가셨었고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시는 느낌은 어떠신지요.

[이종석]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제가 특별 수행원으로 갔었는데 전문가가 너무나 감정을 드러낸다고 할까봐 말을 못했는데 사실 굉장히 흥분됐고 아주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제는 한반도에서 뭔가 적대화 대결의 관계가 끝나고 화해 협력의 관계로 전환되나 보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사실 좀 불안했어요. 왜 불안했냐면 남북관계는 이렇게 크게 획기적으로 전환이 되지만 북한하고 미국 관계가 여전히 적대 관계에 있었고, 거기에 우리가 그냥 뭔가 김정일 위원장하고 의기투합이 돼서 ‘우리 한번 뭔가 평화를 만들어보자’ 이래서 정상회담이 열렸다기보다는 우리가 김정일 위원장한테 ‘이제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설득을 했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설득을 당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또 정세가 변화되거나 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되고 이래서 사실 좀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 특히 판문점 회담부터 시작해서 세 번 되는 걸 보면서 상당히 정말 그때보다 훨씬 더 확신도 되고 그다음에 ‘이번에 뭔가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어요.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우리가 설득해서 한 게 아니고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나왔단 말입니다. 그때 상대를 설득해서 나올 때보다 ‘이번 평화는 정말 역진하기 어렵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조금 더 자신 있게 웃고 있습니다.

[정세진] 표정이 밝으십니다.

[숄 츠] 저는 그때 4월 정상회담 그때는 킨텍스에 있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옛날부터 다른 회담 다 봤는데 저도 똑같은 느낌 있었어요. 아침부터 정말 그 선 넘어갔을 때부터 이거 뭔가 색다른 느낌인데, 저보다 훨씬 더 경험 많으신 분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으니까 저도 역시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정세진]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종석] 저는 더 그 연설을 보면서 나름대로 의미를 둔 건 어쨌든 간에 북한 사람들한테는 북한은 개인숭배 체제고 유일 체제인데 그러다 보니까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언어 구조가 다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기에서 정말 누군가 더욱이 작년까지만 해도 적대 국가였던 곳에 우리 대통령이 가서 어떤 말씀을 어떻게 할지 사실 모르잖아요. 그런 걸 허용했다는 건 허용하기도 했지만 사실 북한이 이미 그런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변화해 있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문 대통령이 그렇게 말씀합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한반도에서 핵무기도 없는 평화를 만들게 됐다.’ 다시 말하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위원장 동지라든가 김정은 위원장님이라든가 이런 말을 안 붙이고 평어체로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말을 북한 사람들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태어나서 처음 들어봤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가능하다는 건 우리가 볼 때 저러고도 괜찮을까, 이렇게 생각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사실 그것을 수용할 만큼 남한에 대해서 알고 있고 남북 관계에 대해서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거죠.

[최 욱] 우리 또 TV로 본 얘기는 그만하시고요. 장관님은 2000년에 평양에 갔다 오시지 않았습니까? 소소한 질문일 수 있는데 참 궁금해요. 평양냉면 혹시 드셨는지요.

[이종석] 언제 한번 같이 가시죠. 직접 드셔 보셔야 하지. 그런데 평양냉면이니까 익숙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양념 같은 걸 많이 넣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최 욱] 누군가는 너무 맛있다고 그러고 차범근 감독 같은 경우는 맛없다고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정세진] 남한에 맛있는 게 많아서 그렇습니다. 그렇게 참 많이 변했다고 직접 느끼고 계시지만 남북관계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우리의 태도는 좀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준희] 저는 사실 계속해서 나온 얘기지만 진보 언론이 통일을 보는 방식과 보수 언론이 통일을 보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측면은 있으나. 일관성, 지적하신 일관성의 측면에서 분명히 질적 차이가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이종석] 저는 외교·안보 통일 분야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거에 대해서 과연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생각할 때 과연 통일외교안보의 대한민국 목표는 무엇일까. 그건 국민의 안전, 나라의 안전, 그다음에 평화, 그리고 평화 통일, 평화 통일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보수 쪽인 사람들, 진보 사람들의 목표가 다를 리 없잖아요. 목표가 같잖아요. 보수 진보 이야기하지 말고 누가 더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해서 보도하고 있으며 또 논조를 가졌는지 이걸 봐야 하지 않느냐.

[최 욱] 이 부분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신 이유가 장관님이 언론으로부터 많이 혼났나 봐요.

[이종석] NLL과 휴전선상에서 남북한 간의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고 합의를 봤는데 남북이 휴전선상에서 확성기, 선전판을 떼기로 확정했는데 우리 쪽 군인들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가 북한보다 우월한 게 있다.’ 뭐냐 하면 ‘네온사인 판이 있는데 그 전기로 하는 건데 그게 우월한데 그거 떼고 싶지 않다’ 그래요. ‘남과 북이 지금 이 대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이거 다 떼어라.’ 이게 정부 방침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있으니까 방침을 전달한 거죠. 그랬더니 이걸 갖다가 마치 제가 북한의 친북 좌파가 돼서 전부 다 들어주려고 지시한 것처럼 만들었는데 저렇게 만든 건 이유가 있었죠. 사실은.

[정세진] 무슨 이유요?

[이종석] 지방선거. (2010년) 6월 2일에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북풍을 만드는데, 이건 제 혐의지만 이명박 정부랑 동아일보가 이렇게 서로 어떤 공감대가 있었는지, 공감대가 없었는지 모르지만 6월 2일 지방선거 때 엄청난 북풍이 일어날 거라고 했는데 사실은 저 때 여당이 참패했습니다. 거꾸로. 그런데 저 때 제가 어차피 대북 포용 정책 관련해서 참여정부 시절에 책임을 지고했던 사람이니까 저를 공격함으로써 그야말로 과거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갖다가 입증시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최 욱] 그렇군요. 제가 정말 심도 있는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은 반드시 해주시기 바랍니다. 통일은 언제 되나요?

[이종석] 제가 10년 전만 해도 그 질문을 받으면 백운학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했어요. 점쟁이한테 물어보라 합니다.

[최 욱] 점쟁이요?

[이종석] 통일이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저는 통일에 관해서 얘기할 때 통일이 언제 올 거냐에 대한 거보다는 우리가 현재 통일에 대해서 너무 이념형을 가지고 남과 북이 완벽하게 하나의 생활공동체가 되고 하나의 제도가 되고 이런 것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처럼 적대 관계 해소하고 서로 오가고 그다음에 경제협력을 하고 이거부터가 이미 우리가 통일로 가는 길이다. 통일을 과정으로 봤으면 좋겠다.

[최 욱] 과정으로.

[이종석] 과정으로. 그래서 지금은 좀 더 덜 완성된, 아주 많이 미완성된 통일이고 갈수록 통일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거 아니냐. 그래야 저 같은 사람도 저보다 더 윗분들은 더 일찍 세상을 떠나실 텐데 뭔가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통일이 특정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언제 올 줄 알고 기다리겠습니까? 그러나 바로 이 지점들 하나하나가 통일이다. 지금은 낮은 수준의 통일로 가고 있다.

[최 욱] 통일한 독일 형이 자꾸 저를 안쓰럽게 봐서 여쭤본 거예요.

[숄 츠] 오늘 독일 통일의 날인데요. (녹화일 기준, 독일 통일의 날은 10월 3일) 독일 역사는 되게 재미있잖아요. 왜냐하면, 독일 통일, 6개월 8개월 전 누구도 상상도 못했어요. 갑작스럽게 통일됐고, 역사가 우리 상상할 수 없는 일도 생기는 거예요.

[정세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숄 츠] 정말 내년이나 통일 같은 게 생길 수도 있고, 뭐 10년, 20년, 30년 걸릴 수 있어요. 그런데 저의 인생에서 여기 통일 꼭 보고 싶어요. 기대 많아요, 양쪽에서 좋은 의미로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정준희] 저널리즘 하는 사람도 흔히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북한 보도는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거나 하고 그다음 완전히 오보거나 완전한 특종이거나 결국 되게 극단적이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이런 뭔가 말도 안 되는 사실의 보도들을 많이 접하셨을 것 같은데 예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종석] 글쎄요, 말도 안 되는 보도는 너무 많아요. 천안함 사태 때 이른바 보수 언론이라는 데서 결과적으로 이 천안함 사태가 난 거 자체가 햇볕정책 탓이라고 그렇게 표현했어요. 그래서 이게 들으면 그때 아마 많은 독자가 보시고 그러네, 그럴듯하게 느끼셨을 거예요. 그런데 이거 궤변이거든요. 보세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햇볕정책, 포용정책은 2008년 2월 25일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거 안 하겠어’라고 폐기하고 비핵개방 3000이라는 자기 정책을 내놨어요. 강경 정책을. 그거 한 2년 몇 개월 하다가 천안함 사태가 났으면 그러면 북한 어뢰가 누구를 갖다 침몰시킨 겁니까? 비핵개방 3000을 침몰시킨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언론이 그런 것들을 갖다가 오히려 하나하나 나름대로 걸러내는 게 아니라 재생산해내는 거죠. 그런 것들이라든가 아니면 북한 인권에 관해서 매우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인권에 대해서 엄청난 애정을 가진 것처럼 얘기하면서 자기모순에, 반인권적인 행위, 이런 것들도 언론이 하고 있어요. 뭐냐 하면 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한때 보면 탈북자 입국하잖아요. 그러면 아주 유명한 탈북자들, 이미 알려진 사람들은 괜찮아요. 그렇지만 알려지지 않는 탈북자들이면 10명이 오건 20명이 오면 그 사람들은 인터뷰하면 안 됩니다. 왜? 인터뷰하면 북한에 있는 가족이 어려워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인정사정없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선거 때나 아니면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 뭔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쓰는 게 많은데 그럴 때 거기에 부역해주는 게 누구입니까? 언론이잖아요. 그러니까 막 같이 인터뷰하고. 그러면서 북한의 반인권을 선전해주기, 홍보하기 위해서 자기가 반인권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거잖아요. 언론의 이런 식의 자기 비합리적이고 자기 모순적이고 그리고 권력과 유착된 이런 것들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정준희] 이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KBS 이야기를 너무 안 했거든요. KBS가 대북 보도에 있어서 정권에 따라서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1977년도부터 시작된 ‘통일농단’, 1980년도부터 나온 ‘주간북한소식’, 1989년 이후에 ‘남북의 창’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1989년부터 ‘남북의 창’만 따져봐도 이게 정권에 따라서 보도 양상이 굉장히 달랐거든요. 궁극적인 의미는 사실은 정권마다 KBS가 딸랑이 역할을 했다가 아니라 인적으로 다른 인자들이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에요. 이게 단순히 출렁이는 거냐, 사실 그게 아니라 한 나라의 공영 방송이라면 아까 안보 문제를 얘기하셨지만, 적어도 통일 문제, 북한에 관련된 태도 문제에 있어서 공영 방송이 공동체를 위해서 어떤 지향과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가 명확해야 해요. 정권의 어떤 출렁임이나 이런 것과 상관없이 유지가 돼야 하거든요. 한국의 공영방송이 과연 대북 보도의 문제나 통일 보도의 문제에서 어떻게, 정권과는 또는 정파와는 무관한 표본을 세울 것이냐가 오늘 장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안보와 대북 문제, 통일의 문제에 있어서 언론이 해야 할 일들하고 곧바로 일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숄 츠] 중요한 점인데요. 언론인들도 이 책임에 대해서 정말 조금 더 책임자의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사실 한국에서도 민주주의 어느 정도 기둥 세 가지 있잖아요. 입법부, 그리고 사법부, 행정부 세 가지 삼권이나 말할 수 있는데 사실 독일 사람들 생각하는 게 하나 더 있어요. 이거 바로 언론이에요. 그래서 이 세 가지 잘못돼도 언론이 고쳐야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고칠 수 있는 힘도 있고 그런데 안 좋은 방향으로 사람들 밀 수 있는 힘도 있으니까 이런 책임감 정말 사람들, 기자들 좀 더 잘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종석] 저도 거기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우리가 남북이 공동 번영으로 가고 이러는 건 이견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평화는 전쟁을 반대하는 건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잖아요. 이걸 위해서 정말 언론이 중계방송을 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거 얘기하고 제대로 된 비판하고 치고 나가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우리 언론이 그런 점에서 저는 하나의 개선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정세진] KBS의 역할까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거에 있어서는 몰라도 적어도 우리가 평화, 통일 이런 거에 있어서는 가치 지향적인 보도를 했으면 좋겠다, 지속해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그 맥락이 유지되는 보도를 하도록 저희가 노력을 하겠습니다. 따끔한 지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종석 전 장관이셨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15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pooq, 그리고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다음 주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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