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신앙행위에 문화재 수난

입력 2018.10.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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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수령이 400년이 넘은
와흘 본향당의 신목이
태풍에 쓰러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사실 이 나무는
9년 전 무속 행위로 불이나면서
고사 위기에 있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큰 신앙 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에 밑동이 부러지며 쓰러진
400년 고목.

밑동 둘레가 어른 키를 넘는
나무가 쓰러진 이유는
9년 전 화재로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화재는
무속인들이 신앙행위를 하면서
나무에 오색천을 걸어놓고
촛불도 그냥 내버려두고 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난 이틀 뒤에도
신목 옆 제단에는
각종 술과 여성 신발이 놓여 있고
향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뭇가지에는
오색천을 주렁주렁 걸어놨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신앙행위를 하고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창석 와흘리 마을 만들기추진위원장[인터뷰]
"일주일이면 한 서너 번?, 그 정도 (옵니다.) 야간에 와서 하는 게 문제죠, 야간에 그분들은 모르게 와서 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와흘 본향당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해마다 100건이 넘게 적발되는
한라산 내 불법행위 가운데
무속인들이 등산로를 이탈하거나
몰래 촛불 등을 켜놓다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라산의 무속행위는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본향당에서의 신앙행위는
처벌도 애매합니다.

제주도 관계자[녹취]
"무속행위를 하는 게 아니고 거기서 비는 거잖아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단침입, 문화재보호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이런 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주도는 CCTV 설치 등의 대책엔
예산 등의 문제로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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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래 신앙행위에 문화재 수난
    • 입력 2018-10-14 22:36:19
    뉴스9(제주)
[앵커멘트] 수령이 400년이 넘은 와흘 본향당의 신목이 태풍에 쓰러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사실 이 나무는 9년 전 무속 행위로 불이나면서 고사 위기에 있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큰 신앙 행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풍에 밑동이 부러지며 쓰러진 400년 고목. 밑동 둘레가 어른 키를 넘는 나무가 쓰러진 이유는 9년 전 화재로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화재는 무속인들이 신앙행위를 하면서 나무에 오색천을 걸어놓고 촛불도 그냥 내버려두고 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태풍 콩레이가 지난 이틀 뒤에도 신목 옆 제단에는 각종 술과 여성 신발이 놓여 있고 향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뭇가지에는 오색천을 주렁주렁 걸어놨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신앙행위를 하고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천창석 와흘리 마을 만들기추진위원장[인터뷰] "일주일이면 한 서너 번?, 그 정도 (옵니다.) 야간에 와서 하는 게 문제죠, 야간에 그분들은 모르게 와서 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와흘 본향당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해마다 100건이 넘게 적발되는 한라산 내 불법행위 가운데 무속인들이 등산로를 이탈하거나 몰래 촛불 등을 켜놓다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라산의 무속행위는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본향당에서의 신앙행위는 처벌도 애매합니다. 제주도 관계자[녹취] "무속행위를 하는 게 아니고 거기서 비는 거잖아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단침입, 문화재보호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는." 이런 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제주도는 CCTV 설치 등의 대책엔 예산 등의 문제로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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