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교비로 명품 쇼핑까지…줄줄 샌 ‘2조 원’ 예산
입력 2018.10.15 (08:31)
수정 2018.10.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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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은 물론 해외여행 항공권까지, 어린이들 교비로 써야 할 돈이 이런 걸 사는데 쓰였습니다.
사립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유치원비만 한달에 3~50만원에 해마다 2조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정작 어린이들은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유치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엄마들이 유치원에 모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이거 완전 뿌리 뽑아야 해요. 진짜 화가 나서…."]
하지만 정작 유치원 원장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이 안 나왔어요. 입원했대요."]
이 유치원은 3백 명이 넘는 원아가 있을 정도로 지역에선 알려진 유치원, 그만큼 입학하기조차 어려운 곳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휴가 내서라도 입학설명회를 와야 한다니까요. 안 가면 추첨권을 안 줘요. (할머니, 할아버지 다 동원해야 해요.) (추첨권 받으려고) 아르바이트도 써요."]
감사가 끝난 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월 이 유치원 원장을 파면했는데요.
교육 당국이 사립 유치원 원장을 파면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적발된 비리 종류만 13가지로 6억 8천 여 만원 회수 조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파면 조치 이후에도 원장은 그대로였고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상담하러 왔을 때 자기는 원장이라고 소개를 하더라고요. (원감도 몰랐다는데….)"]
도대체 어떤 비리를 저질렀던 걸까?
이 유치원의 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데 썼다기엔 이상한 내역들이 수두룩한데요.
명품가방과 노래방, 숙박업소에다가 미용실과 화장품, 백화점 등에 사용된 게 무려 천 여 건, 총 5천만 원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인용품을 사거나 아파트 관리비나 외제차의 유지비,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도 교비에서 사용됐습니다.
유치원은 운영자가 월급 외엔 수익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원장은 월급 명목으로 2년간 4억 원을 받았고, 두 아들 역시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과 수당을 지급했는데요.
학부모들은 이제야 그동안 부실했던 급식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 케이크는 생일 잔치할 때 초만 부는 거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학부모/음성변조 : "(떡을) 더 달라고 하면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떡은 3개가 최대한이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 유치원은 2년간 정부에서 누리과정비로 25억 원을 지원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는 힘들게 벌어서 유치원 보내고 하는데 얼토당토 안 되는 데다 썼다는 자체가 더 배신감이 드는 거죠. 원장 믿고 보냈는데 그러니까 더…."]
전국의 17개 교육청이 2014년부터 5년 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00여 개의 유치원 가운데 1100여 곳에서 무려 6천 건에 가까운 비리가 적발됐는데요.
이 가운데 국공립 유치원은 60여 곳, 나머지는 사립유치원입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이곳은 설립자가 사무실장과 영양사로 등록한 뒤 두 번의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막상 급식비에서 인건비를 보태느라 1주일에 한 번만 식재료를 산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 식비에 들어갈 돈이 원장 월급에 쓰였다길래 그게 제일 엄마들이 격분했죠. 믿고 했는데…."]
인천의 한 유치원 원장은 교비를 건물 구입대금과 공사비, 자동차세 등에 사용해 적발됐는데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천 OO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구입한 건물은) 자주 특별실로 쓰고 있거든요. 아래층은 다 아이들이 쓰는 거예요. 원장들이 다 그런 의미로 그랬을 거예요. 내 자가용인데 사실 유치원 업무하면서 많이 쓰지…."]
그렇다면, 왜 이제야 이같은 비리 의혹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걸까.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막무가내로 이 사람들이 감사를 거부한 거예요. 감사는 사법기관에서 수사하듯이 압수 수색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과정에서 일부 유치원 원장들은 감사관이나 교육감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관에게 금품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순영/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골든바를 보냈다거나 10억을 주겠다든가, 차를 바꿔주겠다든가 그렇게 회유책을 썼다고 해요. 현장실사를 나갔는데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됐지만 유치원에 내려진 처분은 95%가 주의와 경고 조치였습니다
막상 적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거나 규제할 법이 없다는데요.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사립 유치원은 그 사람, 개인이 운영하는 거예요. 개인 사업처럼. (국가) 보조금은 자기 소유의 돈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돈을 아이들을 위해서, 유치원 운영을 위해서 쓰지 않아도 그건 횡령죄가 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인데도, 엄마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오른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부들부들 떨리죠. (아이들을)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만 보낼 수 있으면 감사한 거예요. 선택권이 없어요. 공립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많이 뽑지도 않고…."]
무엇보다 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비리 유치원 감사 내용을 지속적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합니다.
[장하나/정치하는 엄마들 공동 대표 : "부모들이 계속 모르니까 그런 유치원을 기피하거나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이런 일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학부모의 알 권리가 중요하고 여기에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과 건강이 달려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엔 비리 유치원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고, 동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비리 유치원 명단이 추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은 물론 해외여행 항공권까지, 어린이들 교비로 써야 할 돈이 이런 걸 사는데 쓰였습니다.
사립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유치원비만 한달에 3~50만원에 해마다 2조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정작 어린이들은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유치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엄마들이 유치원에 모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이거 완전 뿌리 뽑아야 해요. 진짜 화가 나서…."]
하지만 정작 유치원 원장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이 안 나왔어요. 입원했대요."]
이 유치원은 3백 명이 넘는 원아가 있을 정도로 지역에선 알려진 유치원, 그만큼 입학하기조차 어려운 곳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휴가 내서라도 입학설명회를 와야 한다니까요. 안 가면 추첨권을 안 줘요. (할머니, 할아버지 다 동원해야 해요.) (추첨권 받으려고) 아르바이트도 써요."]
감사가 끝난 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월 이 유치원 원장을 파면했는데요.
교육 당국이 사립 유치원 원장을 파면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적발된 비리 종류만 13가지로 6억 8천 여 만원 회수 조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파면 조치 이후에도 원장은 그대로였고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상담하러 왔을 때 자기는 원장이라고 소개를 하더라고요. (원감도 몰랐다는데….)"]
도대체 어떤 비리를 저질렀던 걸까?
이 유치원의 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데 썼다기엔 이상한 내역들이 수두룩한데요.
명품가방과 노래방, 숙박업소에다가 미용실과 화장품, 백화점 등에 사용된 게 무려 천 여 건, 총 5천만 원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인용품을 사거나 아파트 관리비나 외제차의 유지비,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도 교비에서 사용됐습니다.
유치원은 운영자가 월급 외엔 수익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원장은 월급 명목으로 2년간 4억 원을 받았고, 두 아들 역시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과 수당을 지급했는데요.
학부모들은 이제야 그동안 부실했던 급식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 케이크는 생일 잔치할 때 초만 부는 거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학부모/음성변조 : "(떡을) 더 달라고 하면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떡은 3개가 최대한이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 유치원은 2년간 정부에서 누리과정비로 25억 원을 지원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는 힘들게 벌어서 유치원 보내고 하는데 얼토당토 안 되는 데다 썼다는 자체가 더 배신감이 드는 거죠. 원장 믿고 보냈는데 그러니까 더…."]
전국의 17개 교육청이 2014년부터 5년 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00여 개의 유치원 가운데 1100여 곳에서 무려 6천 건에 가까운 비리가 적발됐는데요.
이 가운데 국공립 유치원은 60여 곳, 나머지는 사립유치원입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이곳은 설립자가 사무실장과 영양사로 등록한 뒤 두 번의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막상 급식비에서 인건비를 보태느라 1주일에 한 번만 식재료를 산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 식비에 들어갈 돈이 원장 월급에 쓰였다길래 그게 제일 엄마들이 격분했죠. 믿고 했는데…."]
인천의 한 유치원 원장은 교비를 건물 구입대금과 공사비, 자동차세 등에 사용해 적발됐는데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천 OO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구입한 건물은) 자주 특별실로 쓰고 있거든요. 아래층은 다 아이들이 쓰는 거예요. 원장들이 다 그런 의미로 그랬을 거예요. 내 자가용인데 사실 유치원 업무하면서 많이 쓰지…."]
그렇다면, 왜 이제야 이같은 비리 의혹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걸까.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막무가내로 이 사람들이 감사를 거부한 거예요. 감사는 사법기관에서 수사하듯이 압수 수색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과정에서 일부 유치원 원장들은 감사관이나 교육감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관에게 금품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순영/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골든바를 보냈다거나 10억을 주겠다든가, 차를 바꿔주겠다든가 그렇게 회유책을 썼다고 해요. 현장실사를 나갔는데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됐지만 유치원에 내려진 처분은 95%가 주의와 경고 조치였습니다
막상 적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거나 규제할 법이 없다는데요.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사립 유치원은 그 사람, 개인이 운영하는 거예요. 개인 사업처럼. (국가) 보조금은 자기 소유의 돈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돈을 아이들을 위해서, 유치원 운영을 위해서 쓰지 않아도 그건 횡령죄가 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인데도, 엄마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오른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부들부들 떨리죠. (아이들을)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만 보낼 수 있으면 감사한 거예요. 선택권이 없어요. 공립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많이 뽑지도 않고…."]
무엇보다 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비리 유치원 감사 내용을 지속적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합니다.
[장하나/정치하는 엄마들 공동 대표 : "부모들이 계속 모르니까 그런 유치원을 기피하거나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이런 일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학부모의 알 권리가 중요하고 여기에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과 건강이 달려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엔 비리 유치원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고, 동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비리 유치원 명단이 추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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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10-15 08:38:34
- 수정2018-10-15 09:25:39
[기자]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은 물론 해외여행 항공권까지, 어린이들 교비로 써야 할 돈이 이런 걸 사는데 쓰였습니다.
사립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유치원비만 한달에 3~50만원에 해마다 2조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정작 어린이들은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유치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엄마들이 유치원에 모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이거 완전 뿌리 뽑아야 해요. 진짜 화가 나서…."]
하지만 정작 유치원 원장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이 안 나왔어요. 입원했대요."]
이 유치원은 3백 명이 넘는 원아가 있을 정도로 지역에선 알려진 유치원, 그만큼 입학하기조차 어려운 곳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휴가 내서라도 입학설명회를 와야 한다니까요. 안 가면 추첨권을 안 줘요. (할머니, 할아버지 다 동원해야 해요.) (추첨권 받으려고) 아르바이트도 써요."]
감사가 끝난 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월 이 유치원 원장을 파면했는데요.
교육 당국이 사립 유치원 원장을 파면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적발된 비리 종류만 13가지로 6억 8천 여 만원 회수 조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파면 조치 이후에도 원장은 그대로였고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상담하러 왔을 때 자기는 원장이라고 소개를 하더라고요. (원감도 몰랐다는데….)"]
도대체 어떤 비리를 저질렀던 걸까?
이 유치원의 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데 썼다기엔 이상한 내역들이 수두룩한데요.
명품가방과 노래방, 숙박업소에다가 미용실과 화장품, 백화점 등에 사용된 게 무려 천 여 건, 총 5천만 원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인용품을 사거나 아파트 관리비나 외제차의 유지비,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도 교비에서 사용됐습니다.
유치원은 운영자가 월급 외엔 수익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원장은 월급 명목으로 2년간 4억 원을 받았고, 두 아들 역시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과 수당을 지급했는데요.
학부모들은 이제야 그동안 부실했던 급식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 케이크는 생일 잔치할 때 초만 부는 거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학부모/음성변조 : "(떡을) 더 달라고 하면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떡은 3개가 최대한이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 유치원은 2년간 정부에서 누리과정비로 25억 원을 지원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는 힘들게 벌어서 유치원 보내고 하는데 얼토당토 안 되는 데다 썼다는 자체가 더 배신감이 드는 거죠. 원장 믿고 보냈는데 그러니까 더…."]
전국의 17개 교육청이 2014년부터 5년 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00여 개의 유치원 가운데 1100여 곳에서 무려 6천 건에 가까운 비리가 적발됐는데요.
이 가운데 국공립 유치원은 60여 곳, 나머지는 사립유치원입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이곳은 설립자가 사무실장과 영양사로 등록한 뒤 두 번의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막상 급식비에서 인건비를 보태느라 1주일에 한 번만 식재료를 산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 식비에 들어갈 돈이 원장 월급에 쓰였다길래 그게 제일 엄마들이 격분했죠. 믿고 했는데…."]
인천의 한 유치원 원장은 교비를 건물 구입대금과 공사비, 자동차세 등에 사용해 적발됐는데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천 OO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구입한 건물은) 자주 특별실로 쓰고 있거든요. 아래층은 다 아이들이 쓰는 거예요. 원장들이 다 그런 의미로 그랬을 거예요. 내 자가용인데 사실 유치원 업무하면서 많이 쓰지…."]
그렇다면, 왜 이제야 이같은 비리 의혹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걸까.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막무가내로 이 사람들이 감사를 거부한 거예요. 감사는 사법기관에서 수사하듯이 압수 수색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과정에서 일부 유치원 원장들은 감사관이나 교육감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관에게 금품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순영/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골든바를 보냈다거나 10억을 주겠다든가, 차를 바꿔주겠다든가 그렇게 회유책을 썼다고 해요. 현장실사를 나갔는데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됐지만 유치원에 내려진 처분은 95%가 주의와 경고 조치였습니다
막상 적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거나 규제할 법이 없다는데요.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사립 유치원은 그 사람, 개인이 운영하는 거예요. 개인 사업처럼. (국가) 보조금은 자기 소유의 돈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돈을 아이들을 위해서, 유치원 운영을 위해서 쓰지 않아도 그건 횡령죄가 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인데도, 엄마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오른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부들부들 떨리죠. (아이들을)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만 보낼 수 있으면 감사한 거예요. 선택권이 없어요. 공립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많이 뽑지도 않고…."]
무엇보다 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비리 유치원 감사 내용을 지속적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합니다.
[장하나/정치하는 엄마들 공동 대표 : "부모들이 계속 모르니까 그런 유치원을 기피하거나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이런 일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학부모의 알 권리가 중요하고 여기에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과 건강이 달려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엔 비리 유치원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고, 동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비리 유치원 명단이 추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은 물론 해외여행 항공권까지, 어린이들 교비로 써야 할 돈이 이런 걸 사는데 쓰였습니다.
사립 유치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유치원비만 한달에 3~50만원에 해마다 2조 원의 예산이 지원되는데, 정작 어린이들은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경기도의 한 유치원.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엄마들이 유치원에 모였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이거 완전 뿌리 뽑아야 해요. 진짜 화가 나서…."]
하지만 정작 유치원 원장은 자리에 없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원장이 안 나왔어요. 입원했대요."]
이 유치원은 3백 명이 넘는 원아가 있을 정도로 지역에선 알려진 유치원, 그만큼 입학하기조차 어려운 곳인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휴가 내서라도 입학설명회를 와야 한다니까요. 안 가면 추첨권을 안 줘요. (할머니, 할아버지 다 동원해야 해요.) (추첨권 받으려고) 아르바이트도 써요."]
감사가 끝난 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월 이 유치원 원장을 파면했는데요.
교육 당국이 사립 유치원 원장을 파면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적발된 비리 종류만 13가지로 6억 8천 여 만원 회수 조치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파면 조치 이후에도 원장은 그대로였고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상담하러 왔을 때 자기는 원장이라고 소개를 하더라고요. (원감도 몰랐다는데….)"]
도대체 어떤 비리를 저질렀던 걸까?
이 유치원의 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데 썼다기엔 이상한 내역들이 수두룩한데요.
명품가방과 노래방, 숙박업소에다가 미용실과 화장품, 백화점 등에 사용된 게 무려 천 여 건, 총 5천만 원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인용품을 사거나 아파트 관리비나 외제차의 유지비,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과 학원비도 교비에서 사용됐습니다.
유치원은 운영자가 월급 외엔 수익을 가져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원장은 월급 명목으로 2년간 4억 원을 받았고, 두 아들 역시 직원으로 채용해 월급과 수당을 지급했는데요.
학부모들은 이제야 그동안 부실했던 급식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엄마 케이크는 생일 잔치할 때 초만 부는 거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학부모/음성변조 : "(떡을) 더 달라고 하면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떡은 3개가 최대한이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 유치원은 2년간 정부에서 누리과정비로 25억 원을 지원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는 힘들게 벌어서 유치원 보내고 하는데 얼토당토 안 되는 데다 썼다는 자체가 더 배신감이 드는 거죠. 원장 믿고 보냈는데 그러니까 더…."]
전국의 17개 교육청이 2014년부터 5년 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00여 개의 유치원 가운데 1100여 곳에서 무려 6천 건에 가까운 비리가 적발됐는데요.
이 가운데 국공립 유치원은 60여 곳, 나머지는 사립유치원입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유치원, 이곳은 설립자가 사무실장과 영양사로 등록한 뒤 두 번의 월급을 받아갔습니다.
막상 급식비에서 인건비를 보태느라 1주일에 한 번만 식재료를 산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학부모/음성변조 : "아이들 식비에 들어갈 돈이 원장 월급에 쓰였다길래 그게 제일 엄마들이 격분했죠. 믿고 했는데…."]
인천의 한 유치원 원장은 교비를 건물 구입대금과 공사비, 자동차세 등에 사용해 적발됐는데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천 OO유치원 원장/음성변조 : "(구입한 건물은) 자주 특별실로 쓰고 있거든요. 아래층은 다 아이들이 쓰는 거예요. 원장들이 다 그런 의미로 그랬을 거예요. 내 자가용인데 사실 유치원 업무하면서 많이 쓰지…."]
그렇다면, 왜 이제야 이같은 비리 의혹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걸까.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막무가내로 이 사람들이 감사를 거부한 거예요. 감사는 사법기관에서 수사하듯이 압수 수색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이 과정에서 일부 유치원 원장들은 감사관이나 교육감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관에게 금품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순영/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골든바를 보냈다거나 10억을 주겠다든가, 차를 바꿔주겠다든가 그렇게 회유책을 썼다고 해요. 현장실사를 나갔는데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됐지만 유치원에 내려진 처분은 95%가 주의와 경고 조치였습니다
막상 적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거나 규제할 법이 없다는데요.
[송병춘/전 경기도 교육청 시민감사관 : "사립 유치원은 그 사람, 개인이 운영하는 거예요. 개인 사업처럼. (국가) 보조금은 자기 소유의 돈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돈을 아이들을 위해서, 유치원 운영을 위해서 쓰지 않아도 그건 횡령죄가 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인데도, 엄마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리 유치원 명단에 오른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부들부들 떨리죠. (아이들을) 볼모로 잡혀있기 때문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만 보낼 수 있으면 감사한 거예요. 선택권이 없어요. 공립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많이 뽑지도 않고…."]
무엇보다 유치원에 국가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비리 유치원 감사 내용을 지속적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합니다.
[장하나/정치하는 엄마들 공동 대표 : "부모들이 계속 모르니까 그런 유치원을 기피하거나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이런 일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학부모의 알 권리가 중요하고 여기에는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과 건강이 달려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엔 비리 유치원을 강력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고, 동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비리 유치원 명단이 추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고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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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2by82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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