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민간위탁③되풀이되는 폐해…핵심은 '허술한 행정'

입력 2018.10.19 (16:45) 수정 2018.10.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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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민간 청소업체의 비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청소업체 비리는 돈과 직결돼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민간 청소업체 비리 근절책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정구청과 계약한 민간 청소용역업체의 2016년 미화원 인건비 지급 내역서입니다.

업체 대표의 개인 기사와 상무, 관리부장 등 10여 명이 서류상 미화원 행세를 하며 돈을 받았습니다.

1년 동안 적게는 3천만 원에서 많게는 4천 8백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미화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업체는 회유와 압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돈까지 동원해 입막음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김진규 / 민간청소업체 미화원
"회사에서 회유가 워낙 들어오기 때문에 자기들이 안 준 돈을, 오래된 사람은 돈 천만원 준다 하니까 그 돈에 넘어간 겁니다. 1년치 합의본 거는 저희들이 지난 일을 생각하면 어리석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 수사를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구속되고 금정구청 청소행정과 공무원 2명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는 민간 위탁 청소용역업체의 예산 비리.

1차적인 원인은 업체의 비윤리적인 행태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행정당국의 허술한 행정이 주된 원인입니다.

설계 용역에 나와있는 인원대로 인건비를 책정하라는 환경부 지침을 무시하는가 하면,

[인터뷰]구청 공무원
"그게 원가 계산 용역을 통해서 나온 결과인데 그건 추산하는 과정에서 절대적인게 아니에요"

서류로 유령 미화원을 확인하고도 다른 소리를 합니다.

[인터뷰]구청 공무원
"현장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안 하면 못 밝힙니다. 실제로 현장 나갔었어요. 따라다니면서 사람 다 체크하고 확인했죠."

경찰 수사에도 비협조적입니다.

[인터뷰]이복상 / 부산청 지능수사팀장
"(가짜 미화원을 확인하려면) 근로자의 명단을 저희가 확보해야 됩니다. 구청에서는 일단은 개인정보라는 이유 때문에 일단 근로자들의 이름은 가리고 그 옆에 임금내역만 주기 때문에..."

민간위탁 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다면 구청이 직영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인터뷰]한성안 / 영산대 교수
"(직영전환)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 정의를 훼손하는 것은 이건 민간기업과 똑같은 것이거든요. 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공공기관은 공동의 선과 공익을 위해서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부산지역 민간 청소업체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자 부산시가 처음으로 16개 구.군의 청소업체 운영에 대한 전면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위탁 운영의 폐해를 없애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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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 민간위탁③되풀이되는 폐해…핵심은 '허술한 행정'
    • 입력 2018-10-20 00:09:08
    • 수정2018-10-20 08:39:23
    뉴스9(부산)
[앵커멘트] 민간 청소업체의 비리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청소업체 비리는 돈과 직결돼 있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민간 청소업체 비리 근절책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정구청과 계약한 민간 청소용역업체의 2016년 미화원 인건비 지급 내역서입니다. 업체 대표의 개인 기사와 상무, 관리부장 등 10여 명이 서류상 미화원 행세를 하며 돈을 받았습니다. 1년 동안 적게는 3천만 원에서 많게는 4천 8백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미화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업체는 회유와 압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돈까지 동원해 입막음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김진규 / 민간청소업체 미화원 "회사에서 회유가 워낙 들어오기 때문에 자기들이 안 준 돈을, 오래된 사람은 돈 천만원 준다 하니까 그 돈에 넘어간 겁니다. 1년치 합의본 거는 저희들이 지난 일을 생각하면 어리석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경찰 수사를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구속되고 금정구청 청소행정과 공무원 2명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는 민간 위탁 청소용역업체의 예산 비리. 1차적인 원인은 업체의 비윤리적인 행태지만, 관리감독 기관인 행정당국의 허술한 행정이 주된 원인입니다. 설계 용역에 나와있는 인원대로 인건비를 책정하라는 환경부 지침을 무시하는가 하면, [인터뷰]구청 공무원 "그게 원가 계산 용역을 통해서 나온 결과인데 그건 추산하는 과정에서 절대적인게 아니에요" 서류로 유령 미화원을 확인하고도 다른 소리를 합니다. [인터뷰]구청 공무원 "현장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지 않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안 하면 못 밝힙니다. 실제로 현장 나갔었어요. 따라다니면서 사람 다 체크하고 확인했죠." 경찰 수사에도 비협조적입니다. [인터뷰]이복상 / 부산청 지능수사팀장 "(가짜 미화원을 확인하려면) 근로자의 명단을 저희가 확보해야 됩니다. 구청에서는 일단은 개인정보라는 이유 때문에 일단 근로자들의 이름은 가리고 그 옆에 임금내역만 주기 때문에..." 민간위탁 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할 수 없다면 구청이 직영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인터뷰]한성안 / 영산대 교수 "(직영전환)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 정의를 훼손하는 것은 이건 민간기업과 똑같은 것이거든요. 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공공기관은 공동의 선과 공익을 위해서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부산지역 민간 청소업체 비리가 잇따라 불거지자 부산시가 처음으로 16개 구.군의 청소업체 운영에 대한 전면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위탁 운영의 폐해를 없애는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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