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온라인 기업의 ‘변심’…매장 여는 이유는?

입력 2018.10.24 (18:06) 수정 2018.10.25 (15: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혹시 온라인 쇼핑 자주 하는 편이신가요?

손가락으로 터치 한 번이면 우리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쇼핑,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죠.

지난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이 16억 6천만 명.

이들이 구매한 비용은 우리돈 2천6백조 원이 넘습니다.

수치로만 봐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죠.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일까요?

미국에서는 20세기를 주름 잡던 유통 기업들이 하나둘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슈아 잉글러트/매장 매니저 : "그동안 수고하신 K마트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5분 뒤인 4시 30분에 K마트 맥머리 지점은 폐점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미국 유통업을 대표하던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최근 파산 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총 부채는 113억 달러, 우리돈 12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한때 미국 전역에 4천 여 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적자 누적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습니다.

다른 유통업체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는 지난 6월 폐업했고, 뉴욕을 상징하던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는 오는 12월 폐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대형 유통 기업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됐기 때문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미 유통업체의 몰락을 두고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삶의 방식과 쇼핑 방법은 다양해졌지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전자 상거래 업체들의 움직임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요.

문을 닫고 있는 기존 유통업체와 반대로 도심 곳곳에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경웁니다.

지난 9월 뉴욕에, 잡화점인 '아마존-4(포)스타'를 열었습니다.

주방용품부터 책, 전자기기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데요.

그렇다고 아무 제품이나 가져다 파는 건 아닙니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들에게 별점 4개 이상을 받은 인기 제품만 선별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스테판 자벨/방문객 : "구매하기 전에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어 매우 좋아요."]

유료 회원들은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아마존은 내년까지 50 여 곳에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입니다.

[앵커]

아마존은 앞서 식료품점과 서점, 무인 편의점 등을 잇달아 선보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계속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궁극적으론,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바로 '데이터'에 있는데요.

이 점이 왜 중요하냐면,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동선을 파악해 매장에 상품을 진열하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현금을 쓸 수 없습니다.

반드시 자사 앱에 등록된 신용카드로만 결제하게끔 돼 있는데요,

목적은 고객 정보 수집에 있죠.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의 경우 천장에 수백 대의 카메라와 센서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보안 목적도 있지만, 고객들의 구매 행태를 파악하는데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카메론 제인즈/아마존 오프라인 사업부 부사장 : "저희 사업은 고객들을 편의는 물론, 단순히 구매만을 목적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또, 각 오프라인 매장에 자사 배송 서비스까지 더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미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잘 운영하면 생존이 가능하다는 얘긴데요.

결국 기존 유통업체들이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난 유통업체들, 빼앗긴 손님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유통 체인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의 경우 직원들이 퇴근길에 직접,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해줍니다.

1883년 설립된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도 변화의 바람에 동참했습니다.

온라인 배송은 물론 매장 픽업 서비스도 시작했고요.

고객 수요가 많은 유기농 제품과 즉석 요리 제품에 집중, 앞으로는 와인도 배달할 예정입니다.

[앵커]

두 기업 모두 고객의 취향은 물론 편의까지 배려한 서비스가 돋보이는데요,

고객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면서 덕분에 이들 두 기업은 실적 부진을 딛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을 기준으로 월마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크로거는 66% 증가했습니다.

월마트는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점포 수를 5천 여 곳 까지 늘린 상탭니다.

콧대 높던 미국 백화점들도 고객 잡기에 나섰습니다.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미국 전역에 소규모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제품이 아닌 '체험'을 팔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전에 여기 매장에 와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건데요.

의상 전문가가 상주해 옷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요.

음료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히타 헤르조그/유통 데이터 분석가 : "쇼핑을 하면서 TV도 보고 이것저것 즐길 수 있는데 누가 백화점까지 가겠어요. 노드스트롬은 고객들이 자신의 집처럼 매장에서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노드스트롬은 자사 백화점 매장 안에도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입어보지 않고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체형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과 옷감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월마트와 크로거 등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로봇 등 IT 기술을 도입해 매장 관리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데요.

반격에 나선 기존 유통업체들과 아마존을 선두로 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 이들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온라인 기업의 ‘변심’…매장 여는 이유는?
    • 입력 2018-10-24 18:14:33
    • 수정2018-10-25 15:51:15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혹시 온라인 쇼핑 자주 하는 편이신가요?

손가락으로 터치 한 번이면 우리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쇼핑,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죠.

지난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이 16억 6천만 명.

이들이 구매한 비용은 우리돈 2천6백조 원이 넘습니다.

수치로만 봐도 온라인 쇼핑 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죠.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일까요?

미국에서는 20세기를 주름 잡던 유통 기업들이 하나둘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조슈아 잉글러트/매장 매니저 : "그동안 수고하신 K마트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5분 뒤인 4시 30분에 K마트 맥머리 지점은 폐점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미국 유통업을 대표하던 백화점 체인 '시어스'가 최근 파산 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총 부채는 113억 달러, 우리돈 12조 8천억 원에 달합니다.

한때 미국 전역에 4천 여 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적자 누적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습니다.

다른 유통업체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는 지난 6월 폐업했고, 뉴욕을 상징하던 백화점 '로드 앤 테일러'는 오는 12월 폐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앵커]

대형 유통 기업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됐기 때문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미 유통업체의 몰락을 두고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삶의 방식과 쇼핑 방법은 다양해졌지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전자 상거래 업체들의 움직임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요.

문을 닫고 있는 기존 유통업체와 반대로 도심 곳곳에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경웁니다.

지난 9월 뉴욕에, 잡화점인 '아마존-4(포)스타'를 열었습니다.

주방용품부터 책, 전자기기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데요.

그렇다고 아무 제품이나 가져다 파는 건 아닙니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객들에게 별점 4개 이상을 받은 인기 제품만 선별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스테판 자벨/방문객 : "구매하기 전에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어 매우 좋아요."]

유료 회원들은 온라인과 동일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요.

아마존은 내년까지 50 여 곳에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입니다.

[앵커]

아마존은 앞서 식료품점과 서점, 무인 편의점 등을 잇달아 선보이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계속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이유가 뭔가요?

[답변]

궁극적으론,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바로 '데이터'에 있는데요.

이 점이 왜 중요하냐면,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동선을 파악해 매장에 상품을 진열하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현금을 쓸 수 없습니다.

반드시 자사 앱에 등록된 신용카드로만 결제하게끔 돼 있는데요,

목적은 고객 정보 수집에 있죠.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의 경우 천장에 수백 대의 카메라와 센서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보안 목적도 있지만, 고객들의 구매 행태를 파악하는데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카메론 제인즈/아마존 오프라인 사업부 부사장 : "저희 사업은 고객들을 편의는 물론, 단순히 구매만을 목적이 아니라 그들이 좋아하고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찾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또, 각 오프라인 매장에 자사 배송 서비스까지 더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미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기존 오프라인 매장도 잘 운영하면 생존이 가능하다는 얘긴데요.

결국 기존 유통업체들이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난 유통업체들, 빼앗긴 손님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 유통 체인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식품의 경우 직원들이 퇴근길에 직접,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해줍니다.

1883년 설립된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도 변화의 바람에 동참했습니다.

온라인 배송은 물론 매장 픽업 서비스도 시작했고요.

고객 수요가 많은 유기농 제품과 즉석 요리 제품에 집중, 앞으로는 와인도 배달할 예정입니다.

[앵커]

두 기업 모두 고객의 취향은 물론 편의까지 배려한 서비스가 돋보이는데요,

고객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입니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면서 덕분에 이들 두 기업은 실적 부진을 딛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을 기준으로 월마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크로거는 66% 증가했습니다.

월마트는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점포 수를 5천 여 곳 까지 늘린 상탭니다.

콧대 높던 미국 백화점들도 고객 잡기에 나섰습니다.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미국 전역에 소규모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제품이 아닌 '체험'을 팔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기 전에 여기 매장에 와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건데요.

의상 전문가가 상주해 옷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요.

음료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히타 헤르조그/유통 데이터 분석가 : "쇼핑을 하면서 TV도 보고 이것저것 즐길 수 있는데 누가 백화점까지 가겠어요. 노드스트롬은 고객들이 자신의 집처럼 매장에서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노드스트롬은 자사 백화점 매장 안에도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입어보지 않고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체형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과 옷감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월마트와 크로거 등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로봇 등 IT 기술을 도입해 매장 관리에 있어서도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데요.

반격에 나선 기존 유통업체들과 아마존을 선두로 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 이들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